지그림 자보로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자보로의 자보로 씨족의 일원으로, 어릴 적 부모를 잃고 백부인 키타타 자보로 밑에서 자랐다. 자보로를 다스리던 세도 자보로 마립간이 죽은 뒤 씨족의 추대를 받아 새로운 마립간이 되었다.

제왕병자였던 그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위엄왕[1]이라고 칭하고 키타타를 대장군에 임명했다. 물론 고다인 대덕을 비롯한 자보로 사람들은 그에게 왕의 자질이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나마 그의 임금 노릇에 어울려주는 키타타 역시 '이 얼간아! 네가 왕이라고?'라고 외치는 것을 가까스로 참고 있는 상황.

평소 사이가 나쁘던 이웃 도시인 메헴과의 전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보로를 지나는 여행자들로부터 은편 다섯 닢의 통행세를 받았다. 그러나 자보로의 문지기들은 자보로를 방문한 구출대로부터 은편 여섯 닢씩을 받은 뒤 남는 돈을 횡령하였다.

사모 페이와 구출대 사이의 다툼에 휘말려 대호 마루나래의 아목구멍 안에 머리가 삼켜지는 고난을 겪었고, 풀려난 뒤에는 한동안 넋이 나간 모습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나선 구출대를 감금하고 그들로부터 을 빼앗아 전쟁에 사용하려 했으나 실패, 자칭 '왕 잡아먹는 괴물'인 티나한에게 개박살이 났다.

그러고 나서도 정신을 못차렸는지 이번에는 대호를 탐내었고, 조카에 철딱서니 없는 행동에 인내심이 바닥난 키타타 자보로는 칼집으로 지그림을 두들겨 패 전치 한 달의 부상을 입혔다. 지그림은 얻어맞는 그 순간에도 "무엄한 반역이다!"라고 외쳐댔으나, 키타타를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자보로 씨족 원로들은 '키타타의 근력이 아직 쓸만하다'며 흡족해 했고, 자보로 주민들 역시 씨족 내의 집안 문제로 여기고 신경을 껐다.

이후 마립간 자리로 돌아간 듯하며, 제2차 대확장 전쟁이 벌어진 뒤 자보로 성이 무너졌을 때 다른 자보로 씨족들과 함께 나가에 의해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각주

  1. 그러나 자보로의 높은 성벽 때문에 사모 페이에게는 '담장왕'이라고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