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투구

진흙
싸울

진흙탕 속에서 싸우는 개의 모습과 같다는 의미로, 경쟁관계인 두 사람 혹은 세력이 명분없이 혹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볼썽 사납게 다투는 모습을 비유할 때 쓰는 사자성어이다. 유래와는 다르게 사자성어의 의미 자체가 변형되어 사용되고 있다.

유래[편집 | 원본 편집]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그의 모사인 정도전이 나눈 대화에서 유래하였다.

태조가 조선을 건국한 이후 정도전에게 조선 팔도 사람들을 평가하라고 하였다. 이에 정도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기도는 경중미인(鏡中美人, 거울 속에 비친 아름다운 사람), 충청도는 청풍명월(淸風明月, 맑은 바람과 밝은 달빛과 같은 인품), 전라도는 풍전세류(風前細柳, 바람에 하늘거리는 버드나무), 경상도는 송죽대절(松竹大節, 소나무와 대나무 같은 곧은 절개), 강원도는 암하노불(岩下老佛, 바위 아래 있는 늙은 부처와 같은 품성), 황해도는 춘파투석(春波投石, 봄 물결에 돌을 던진 것과 같음), 평안도는 산림맹호(山林猛虎, 곧 산 속에 사는 사나운 호랑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경도 사람들은 이전투구, 즉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들처럼 악착같다고 평했다.

이 말을 듣던 태조는 자신의 근거지인 함경도를 개에 비유한 것에 심기가 불편해져서 얼굴빛이 붉어졌고, 이를 눈치챈 정도전이 재빠르게 함경도는 또한 석전경우(石田耕牛, 돌밭을 가는 소와 같은 우직한 품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고 이에 태조의 기분이 누그러졌다고 한다.

즉 정도전은 이전투구의 의미를 산세가 험한 척박한 함경도 환경에서도 강한 생활력을 보여주는 그 지역 사람들의 강인함을 치켜세운 의도였는데 하필 이걸 개에 비유했다가 태조의 심기를 거스른 것.

현재 사용되는 이전투구의 의미가 문자 그대로를 해석하여 진흙탕에서 물불 안가리고 다투는 모습만을 의미하지만, 실상 그 유래를 파악해보면 상당히 의미가 와전된 경우라 할 수 있다.

용례[편집 | 원본 편집]

대한민국에서 특히 선거철이 되면 경쟁관계인 후보들끼리 선의의 정책 대결을 펼치는 대신 상대방의 사소한 흠결을 침소붕대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표하거나, 각종 흑색선전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비판하는 의미로 많이 언급된다. 이와 관련되어 보도를 내는 언론 표제어로도 자주 등장하는 사자성어이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