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한계

로슈한계(Roche limit)는 행성의 고리 형성과 관련된 개념이다.

중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어떤 행성 주위를 공전하는 위성이 충분히 모행성과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위성의 각 지점이 받는 모행성의 중력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위성이 모행성에 가까이 접근해있을 경우에는 위성의 각 지점[1]이 각기 받는 모행성의 중력 세기는 달라질 것이다. 위성의 모행성을 향하고 있는 부분은 더 강하게 당겨질 것이고, 그 반대쪽은 약하게 당겨질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위성은 미세하게 타원형을 이룬다.

만약 위성이 모행성에 너무 가까이 있다면, 모행성에 의해 발생한 기조력이 위성을 파괴할 정도로 강해질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위성은 처음 얼마간은 제 형태를 유지하다가도, 언젠가는 파괴되어 산산조각날 것이다. 그리고 그 산산조각난 파편들이 행성의 고리를 구성하게 된다. 이때 위성이 기조력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모행성을 공전할 수 있는 궤도 반경 한계를 로슈한계라고 부른다.

로슈한계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닌데, 일단 위성의 구성물질에 따라서 로슈한계가 달라진다. 밀도가 높고 강도가 강한 물질로 구성된 위성은, 보다 밀도가 낮고 약한 물질로 구성된 위성보다 더 모행성에 가까이 접근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로슈한계 안에서 위성이 발견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반대로 혜성처럼 치밀하게 구성되지 않은 천체는 로슈한계 내에서 장기간 지속적으로 기조력을 받는 상황이 아니라도 기조력에 의해 파괴되기도 한다.

또한 로슈한계 밖에서 고리가 발견되기도 한다. 토성의 바깥쪽 고리들이 그 예시인데, 이러한 고리들은 먼 옛날에 위성이 되지 못한 채 그대로 남아 있거나, 공전궤도가 타원형인 위성이 로슈한계 안에서 파괴된 뒤에 그 파편이 바깥쪽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각주

  1. 특히 행성과 가까운 곳과 먼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