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버스터미널 주차장 살인 사건

광양 버스터미널 주차장 살인 사건
광양 주차장 살인 1.jpg
실제 사건 현장의 모습
사건 정보
날짜 2009년 6월 14일
장소 전라남도 광양시 중마동 광양종합터미널
원인 살인
인명피해 사망 1명

개요[편집 | 원본 편집]

광양 버스터미널 주차장 살인 사건전라남도 광양시 중마동 광양종합버스터미널의 주차장에서 한 여성이 차량[1] 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사건이다. 강력한 용의자가 잡히기도 했고 재판까지 진행이 되었지만, 결국 무죄 판결이 나면서 이 사건은 현재까지도 사실상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다.

사건 진행[편집 | 원본 편집]

2009년 6월 14일. 찌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때, 한 남성이 광양시 중마버스터미널로 자신의 차를 몰고 들어온다. 남성은 일요일이었지만, 근처 자신의 사무실로 외근을 하기 위해서 터미널 주차장에 자신의 차를 주차해두고 사무실로 외근을 나가게 된 것.

그 때부터 남성은 뭔가 꺼림칙한 느낌을 느꼈다. 자신의 차 옆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이 있었는데, 해당 차량은 움직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동이 켜져 있었으며, 차 안에는 마치 에어컨이라도 틀어놓은 듯 엔진룸에서 팬이 작동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당시 해당 남성은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느끼긴 했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워낙 더운 여름이기도 했기 때문에 별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고, 즉 하나의 단순한 해프닝으로 여기고는 예정대로 근처에 있던 자신의 사무실로 외근을 나가게 된다.

그리고 그날 오후 6시 53분, 해당 남성은 사무실 동료들과 터미널 주차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었는데, 잘못 찬 축구공이 어쩌다 주차되어있는 남성의 옆 차량, 즉 아까 남성이 무언가 꺼림칙한 느낌을 받았던 바로 그 차량의 밑으로 굴러들어간다. 이 때, 해당 차량의 밑으로 굴러들어간 축구공을 꺼내려던 남성이 한 번 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게 되는데, 우선 해당 차량은 아까 남성이 처음 주차장에 들어왔을 때부터 전혀 움직이는 낌새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몇 시간동안이나 시동이 켜져 있었다는 점이고, 결정적으로 차량 안에는, 한 여성이 앞좌석 의자를 뒤로 젖힌 채 누워 있었다.

여성은 두 손을 배 위에 가지런히 올린 채 마치 잠든 듯이 누워있었으며, 입 주변과 허벅지 부분이 멍이 든 듯 파랬다. 조금 더 정확히 얘기를 해보자면, 단순히 잠든 것이 아닌, 죽은 것만 같았다. 이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 남성은 급히 경찰과 119 구급대에 신고 전화를 했고, 잠시 후 거의 동시에 도착한 경찰과 구급대가 차문이 잠겨 있던 탓에 결국 창문까지 깨고 차문을 따고 드디어 차 안에 진입하였을 때, 거의 모두가 예상했던대로 여성은 이미 사망해 있었다.

수사[편집 | 원본 편집]

사건의 피해자[편집 | 원본 편집]

차 안에 사망해있던 여성은 당시 43세였던 정 씨였으며, 2009년 당시에 사건 현장에서 불과 350m 정도 떨어진 곳에 거주하던 인물이었다.

정 씨는 사건 당일 아침 8시 57분경,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는 급히 외출한 것이 마지막으로 목격되었으며, 당시 정 씨의 유족들은, 이 때까지만 해도 정 씨의 죽음을 사고로 생각하고 있었다. 당시 정 씨가 먹고 있던 약이 워낙에 독한 나머지, 해당 약을 섭취하게 되면 멀쩡한 사람도 졸음이 쏟아지고 몽롱한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약이었다고 하는데, 유족들은 정 씨가 이 약을 차 안에서 먹고 미처 차 안에서 잠이 드는 바람에 결국 차 안에서 질식사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수사 과정, 그리고 초반 몇 가지 의문점[편집 | 원본 편집]

우선 사건 현장이었던 자동차부터가 의문이었는데, 사건이 일어난 그 날, 광양시의 최고온도는 섭씨 28도를 찍을 정도로 찌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그런데 기이했던 것은 차 내에는 에어컨도 아닌 히터가 무려 32도, 즉 최고 온도로 틀어져있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맨 처음에는 사실 자살 현장인 것으로 추정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정 씨의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던 모든 기록들이 누군가에 의해 삭제된 것이 확인된다. 아무리 휴대폰 정리를 하려 한다고 해도 보통 오래된 자료들만 삭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렇게 무엇 하나 남긴 것 없이 모조리 다 삭제가 되었다는 점은 결국 정 씨의 휴대폰 기록들이 다른 누군가에 의해 삭제되었으리라는 의심을 사기 충분했다. 앞서 언급한 히터 건도 자살이 아닌 타살로 연결할 수도 있는데, 누군가가 정 씨를 살해하고, 시체를 급속히 부패시키기 위해 히터의 온도를 높였을 수도 있는 것.

그리고 결정적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그녀의 시체를 부검한 결과,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사'로, 누군가에 의해 목이 졸려 사망하게 된 것임이 밝혀진다. 결국 이 일은 단순한 한 여자의 죽음이나 사고가 아닌, 살인 사건이었던 것.

우선 경찰은 가장 의심스러웠던 정 씨의 휴대폰 기록들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모두 복원하였다. 그 결과, 정 씨는 그 날 오전에 자신의 직장 상사(사장)와 몇 차례 문자를 주고받았으며, 사망하기 직전인 10시 17분까지 휴대폰으로 통화를 했다는 사실마저 밝혀진다. 여기서 정 씨의 휴대폰의 기록들 중 당일 10시 35분 이후로 축적된 기록들은 삭제되지 않았음이 밝혀지는데, 이는 정 씨가 사망하여 더 이상 휴대폰의 기록들을 지우지 않아도 된다고 범인은 판단했다 추정되었고, 결국 사건은 정 씨가 마지막으로 사장과 통화한 오전 10시 17분부터, 휴대전화 기록이 모두 삭제되기 전인 10시 35분까지 20분이 채 안 되는 그 짧은 시간에, 정 씨가 발견된 승용차 안에서 발생했다고 보았다. 경찰은 우선적으로 정 씨가 오전에 통화하였던 직장 상사, 동시에 그녀가 다니던 회사의 사장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사해보지만, 조사 결과 해당 인물은 자신의 회사의 보안키에 사건 발생 시각에 들어왔었다는 로그가 남아있었고, 결국 알리바이가 입증되어 풀려나게 된다.

유력한 용의자의 등장[편집 | 원본 편집]

범인의 지문이나 DNA, 심지어 제대로 된 목격자마저 없었던 이 사건은 수사하면 수사할수록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만 갔다. 결국 증거랍시고는 정 씨가 생존했을 때 그녀의 직장 상사, 즉 회사의 사장과 주고받은 몇 마디 문자밖에 없었다. 사장이 정 씨에게 보내온 문자의 내용들을 모두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지금 밖에 나갈 수 있어요?
- XX병원 앞에 가요
- XX엄마 약 하나 줄거요
- 바로 먹고 집에서 쉬고 있어요
- 답하지 말고 바로 가요
- 이유 묻지 말고 바로 내려가 빨리요
- 이따 문자할거요

사장은 위와 같은 문자 내용들을 총 3차례에 걸쳐 정 씨에게 보내왔고, 정 씨가 사망 직전까지 통화한 사람 역시 사장이었다. 그런데 사장은 이미 상술했듯이 회사의 보안키에 의해 알리바이가 입증되었으므로 용의 선상에 올릴 수도 없었다. 그런데 이 때, 경찰은 조사를 통해 또 하나의 사실을 알아낸다. 위에 저 문자들을 보낸 것은 사장 본인이 아닌, 사장의 내연녀, 안 씨였다는 것.

안 씨는 상술한 회사 사장과 얼마 전 처음 만남을 이루어서 3살배기 아이까지 낳아 살고 있었으며, 사건이 일어났던 2009년 당시에도 사장과 동거남 사이였다. 경찰이 수사를 하면서 알아낸 점은, 안 씨가 사장의 휴대폰을 통신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여 전부터 계속해서 사장의 휴대폰 사용 기록, 즉, 통화 기록이나 문자 기록과 수발신자등을 전부 다 지켜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여기서 휴대폰 문자를 확인해보던 안 씨가 분노를 느끼게 되는데, 그동안 사장이 당시 새로운 신임 직원이었던 피해자 정 씨와 문자를 주고받고, 같이 출장을 다니기도 하고, 심지어 서로의 모임에 서로를 초대하면서 마치 커플인 양 행동해왔다는 사실을 사장의 문자 기록으로 다 알게 된 것이다. 이에 안 씨는 사건 당일이었던 14일 아침에 웹을 통해 정 씨의 휴대폰으로 상술한 문자메시지들을 보냈으며, 발신인이 본인이 아닌, 자신의 동거남, 즉, 사장의 이름으로 메시지들을 정 씨에게 보내게 된다. 결국 질투가 나서 그런 행위를 한 것.

여기까지만 봤을 때, 안 씨가 이번 사건의 범인일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사장과 서로 챙겨주며 잘 지내는 정 씨를 질투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그녀가 보여온 행각들이 그녀가 유력한 용의선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살인 동기도 뚜렷했고 증거도 나왔겠다 경찰은 안 씨를 살해 용의자로 체포하게 된다.

잡혀온 안 씨는 맨 처음에는 범행을 강력히 부인했지만, 결국 모든 범행을 인정하고 자백하게 되며, 그녀가 진술한 내용은 다음과도 같다. 사건 당일, 안 씨는 사건이 벌어진 차 안에서 정 씨와 마주하게 되고, 이 때 안 씨는 자신이 먹던 신경안정제를 정 씨에게 먹어보라 권유하게 된다. 이후 안 씨는 정 씨에게 더 이상 회사의 사장을 만나지 말라, 관계를 이제 끊을 때도 됐다, 내가 문자를 전부 다 봤으니 연락 끊어라 등등 회사 사장에 관한 얘기를 줄줄 늘어놓으며 정 씨에게 회사의 사장과 연을 끊을 것을 요구했고, 이에 정 씨는 본인과 사장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발뺌을 하게 된다. 안 씨의 주장으로는 정 씨가 지속적으로 발뺌을 하며 빠져나가려 들자 둘 사이의 대화가 격렬해졌고, 결국 질투심과 분노를 이기지 못한 안 씨는 우발적으로 정 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것. 여기서 안 씨가 정 씨에게 신경안정제를 줬다고 했는데, 피해자 부검 결과 해당 신경안정제 성분까지 검출되었으니 말 다했다.

그리고 더 기가막힌 것은, 안 씨가 초범이 아니었다는 것, 즉, 이전에 질투로 범행을 저지른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 원래 회사의 사장에게는 최 씨라는 본부인이 있었다고 한다. 최 씨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인 2004년 7월 27일, 자신의 집에서 원인미상의 기절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는데, 그녀가 마침내 5년만이자 사건이 일어난 당해였던 2009년에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하였다. 다만, 최 씨는 사고를 당한 이유를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이 발생하고 안 씨의 범행동기가 사장과 만나는 여성들에 대한 질투인 것이 밝혀지자 경찰이 미심쩍게 여겼던 부분은, 만약 사장이 내연녀 안 씨와 2004년 이전부터 불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었다면 혹시 최 씨의 사고도 안 씨의 소행이 아닐까라는 점이다. 최 씨는 회사 사장의 본부인이었고 안 씨는 사장과 만나기만 해도 해당 인물에 대해 질투를 하는 사람이었다보니 충분히 일리가 있었고, 경찰은 결국 최 씨에게 최면수사를 권하게 된다. 2009년 8월 10일, 최 씨에 대한 최면수사를 진행한 결과, 최 씨는 그 날 자신의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던 와중 자신의 방에 안 씨가 들어왔고, 자신의 목을 마구 졸랐다고 진술하게 된다. 물론 최면수사였기에 100% 정확하다 단정짓기는 애매하지만 당시의 상황을 워낙 생생하게 말하는 최 씨를 보고 결국 안 씨는 최 씨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 또한 피할 수 없었다.

재판, 그리고 반전[편집 | 원본 편집]

그런데 1심, 2심에 이어 2014년 상반기에 진행된 최종 3심까지 결국 재판부는 내연녀 안 씨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안 씨는 경찰에게는 그렇게 자신의 범행을 자백해놓고는 법정에 서자 또다시 강력히 범행을 부인하였는데, 이번에 말하기로는, 본인이 정 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은 맞으나, 정작 자신은 아이가 갑자기 펑펑 울어대는 바람에 정 씨를 전혀 만나지 못했다고 법정에서 얘기한 것이다. 따라서 그녀가 경찰에게 한 모든 자백과 진술은 거짓이었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

물론 피고의 주장만으로 재판이 뒤집어진 것은 아니었다. 안 씨는 경찰에게 그 날 본인이 정 씨를 만나 범행을 저질렀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냐고 묻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경찰 수사팀은 안 씨가 정 씨에게 사장의 번호를 이용하여 보낸 것으로 확인되는 의심스러운 문자 몇 통을 제외하면 그 어떠한 증거도 전혀 확보하지 못한 상황.

사실 사장의 본부인 최 씨가 증언한 바도 있긴 했지만 그 일은 우선 시점부터가 2004년으로 상당히 오래된 시점이었고, 더구나 최면 수사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신빙성을 장담할 수 없어 이 진술만으로 안 씨를 범인으로 몰고 가기에는 당연히 애매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증거가 너무나도 부족했던 탓에 안 씨는 1심에서 3심까지 모두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되었으며, 사건은 답답함을 남기고 또다시 미제로 돌아가게 된다. 물론 유력한 용의자가 검거되어 재판까지 받았지만 범인에게 처벌을 내리지 못했기에 사실상 미제 사건으로 분류되는 것이 맞다.

여담[편집 | 원본 편집]

너무나도 미흡했던 초동수사[편집 | 원본 편집]

사실 이 사건은 사건 현장이었던 자동차 내외부를 꼼꼼히 잘 살피고 수사만 조금만 더 열심히 했어도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수사팀이 멍청했던 건지 대충 수사하고 해결할 의지가 없었는지 경찰은 사건 현장인 차량 내부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고, 그냥 성급하게 질식사 사고인줄로만 생각하고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다음 날인 6월 15일에 내부 사진 몇 장만 찍은 채 바로 유가족들에게 해당 차량을 줘버렸으며, 정 씨가 사망하고 장례비 등이 부담되었던 유가족은 그 날 바로 세차를 하고 짐을 뺀 뒤에 해당 차량을 중고차 매매장에 넘겨버렸다. 어쩌면 가장 중요하고도 거의 유일한 단서이자 사건의 현장인 자동차, 또한 사건을 푸는 열쇠가 될 지도 모를 자동차를 전혀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지며 이 사건은 국민들에게 큰 공분을 샀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미 차를 팔고 난 6월 16일이 되어서야 경찰이 정 씨의 차량을 정밀감식하기 시작하였으며, 유족들에게 타살 가능성을 얘기해줬다고 한다. 사건 발생 2주가 지난 6월 27일에는 경찰이 본인들 입으로 뭔 증거 하나 발견하지 못했다는 자동차 내에서 머리카락을 십수 가닥 씩이나 발견하는 등 초동 수사의 미흡했던 점들이 방송과 언론을 통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은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경찰이 맨 처음부터 이 사건을 반드시 제대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고 자동차를 꼼꼼히 조사하여 물증을 더 확보했더라면, 이렇게 막장으로 수사하고도 유력한 용의자를 잡아 법정에 서게까지한 이 사건은 어쩌면 완벽한 증거와 함께 미제 사건이라는 타이틀을 달 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자신들의 딸, 혹은 누나가 사망한 자동차를 세차 한 번 만 한 채 아무 의심 없이 중고로 팔아버렸다는 점에 약간의 의문과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결국 결정적으로 경찰 측에서 초동 수사를 미흡하게 했다는 것은 자명하기에 결국 사건이 알려지고 해당 경찰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또한 경찰의 미흡한 초동 수사로 인해 용의자를 처벌할 기회를 눈 앞에서 놓쳐버렸으니 매우 답답한 사건이기도 하다.

기타[편집 | 원본 편집]

같이보기[편집 | 원본 편집]

  • '디바제시카'라는 이름의 유튜버가 이 사건에 대해 다루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