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길

도로에서 차량이 달리는 차선 바깥쪽 가장자리에 별도로 길을 더 만들어 둔 것을 의미한다.

이름에 대하여[편집 | 원본 편집]

종래 노견(路肩)이라 불렀으나 이는 이른바 ‘한국식 일본식 한자어’로서, 영어 road shoulder를 일본어로 직역한 말인 로카타(ろかた, 路肩)를 그대로 우리식 한자음으로 읽은 것이다.[1] 이에 1992년에 국어순화 차원에서 ‘갓길’이라는 새로운 말을 만들었으며(국어순화자료집 1992), 현재 공식 명칭이다.

이러한 공식 명칭과 달리 노견(路肩) 그대로 뜻을 풀어 ‘길어깨’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나[1], ‘길어깨’는 다른 의미로도 쓰이고 있어(도로의 구조·시설에 관한 규칙 제12조) 부적절한 면이 있다.

또한 갓길은 후술하는 용도를 달성하기 위해 보통 때는 주행을 할 수 없는데, ‘노견’은 길이 아니라는 어감이 있으나 ‘갓길’은 어쨌든 길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원래 있던 우리말인 ‘길섶’의 뜻을 확장하여 쓰자는 의견이 있다.[2][3] 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유의어로 ‘길귀’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 낱말은 공식 명칭은 아닐지언정 ‘길’이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는 측면에서 좀 더 타당한 면이 있다.

한편 한국식 일본식 한자어를 그대로 고유어로만 치환한 것이라는 점에서 일본말 찌꺼기라고 씁쓸해하는데[1], 명백한 잘못이다. 이를 가리키는 우리말이 원래 있었던 바도 아니고 ‘갓길’이건 ‘길어깨’이건 결국 새로 만들어진 역어인데, 공식적으로 채택되었다는 점 외에 ‘갓길’이 ‘길어깨’보다 나은 점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일본말이 먼저 만들어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것과 다른 독창적인 우리말을 꼭 만들어야 하는 것이 절대 아닌데, 아주 비경제적이고 비생산적인 생각을 하면서 우리말 사랑이라고 포장하고 있다.

용도[편집 | 원본 편집]

사고나 비상상황시 긴급차량이 지나가기 위해서, 혹은 고장난 차량이 임시로 정차하는 곳으로 사용된다. 이외에 고속도로 구간에서 차량이 넘쳐나는 상습정체 구간일 경우 이 갓길을 가변차로로 돌려서 사용하기도 한다.

주의사항[편집 | 원본 편집]

긴급차량이나 비상상황이 아니면 갓길 주행 및 주정차를 해서는 안 된다. 만일 고속도로 주행중에 급똥이 마럽거나 자동차 연료가 부족해 보인다면 휴게소를 이용하자. 아님 졸음쉼터라도... 특히 고속도로의 갓길 정차는 매우 위험한데, 고속주행시 시야가 좁아져서 앞차만 보고 달리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면 갓길에 정차된 차량을 주행중인 차로 착각하여 추돌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으며, 갓길의 노폭은 긴급통행을 위해 정규차로보다 훨씬 좁기때문에 하위차선을 달리는 대형 버스나 트럭과 추돌로 인한 대형사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용도로가 아닌 일반도로에 갓길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 이쪽으로 보행자나 우마차 등이 이동할 수 있다. 물론 사고위험이 높기 때문에 거의 이용되지는 않지만 국토대장정이나 자전거 여행자들에게는 그나마 다닐만한 길이라 보면 된다. 대신 갓길에 널려있는 각종 쓰레기와 경우에 따라서는 동물 사체를 볼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그럼 어디로 다니라고?)

사고,고장 등의 상황으로 부득이하게 정차하고자 한다면 야광 표지판(삼각대)을 세우거나 비상등을 작동시켜 정지중인 차량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최근에는 야간에 시인성 확보 차원에서 강렬한 불빛을 생성하는 플레어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사고나 고장 등으로 갓길에 차량을 세웠다면, 운전자는 112119, 1588-2504[4] 등으로 연락을 취해 후속조치를 강구하며, 운전자와 차량에 탑승했던 인원들은 최대한 빨리 차량에서 하차하여 갓길에 설치된 가드레일 바깥으로 이동후, 차량 후방[5] 방향으로 멀리 떨어져서 수신호 등으로 주행중인 다른 차량들에게 상황을 전파해야 한다.

각주

  1. 1.0 1.1 1.2 [사진] '길어깨 없음'이라니... 기가 막힌다, 오마이뉴스, 2014.11.24.
  2. 우리말글 다듬기 10/길엔 '길섶'이 있고, 물엔 '갓길'이 있다, 미디어가온, 2001.5.1.
    그러나 ‘강갓길’, ‘호숫갓길’, ‘바닷갓길’이라는 낱말 자체가 쓰이질 않는 상황에서 ‘갓길’이 이들을 뭉뚱그리는 말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3. 한글학회 한글사랑방 물음과 대답 – '노견'의 국어순화
  4. 한국도로공사에서 운영하는 고장차량 긴급견인 서비스
  5. 차량 전방으로 이동시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추돌 등 2차 사고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