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컨

페미컨의 옛 제작방식을 재현

페미컨(Pemmican)은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처음 만든 고단백 고지방 보존음식이다. 현대 영양바의 전신이라고 할 수도 있다. '페미컨'이란 이름은 북아메리카 원주민 언어 중 크리어 단어인 피미칸(pimîhkân)이 영어화한 것인데, '피미'가 크리어로 기름, 지방이란 뜻이다. 북미에서 구하기 쉬운 육류를 말려서 빻고 동물지방으로 덩어리지게 굳힌 것이다. 만들 때 블루베리 등을 함께 넣기도 하지만, 이런 것은 여행용이 아니라 결혼식 등 특별한 자리에서 사용한다.

맛은 없지만 고단백질지방으로 힘든 여행길에서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필요한 영양소와 열량을 맞춰준다. 유럽인들도 그래서 페미컨을 받아들여 긴 항해나 모험길에서 식량으로 지니고 다녔으며, 극지방 탐험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따라서 페미컨 시장이 커졌으며 페미컨을 전문적으로 제작, 유통하는 회사들도 생겼다.

지금은 영양바나 다른 비상식량, 전투식량이 발전하여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북미에서는 지금도 여행용, 혹은 비상식량용으로 간혹 페미컨을 찾는 사람들이 있으며 상품도 나온다.

만드는 법

유튜브에 보면 '내가 페미컨을 이렇게 만들었음 ㅎㅎ' 하는 내용으로 영상이 올라와 있다. how to make pemmican이라는 검색어로 검색해보면 줄줄 나오므로 확인해보고 싶은 사람에겐 검색 추천. 페미컨을 만드는 방법에 있어서 '표준'이란 것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표준에 가까운 방법을 여기서 글로 설명해본다.[1]

  1. 지방질이 최대한 적은, 가급적 순살인 쇠고기와 우지를 구입한다.[2]
  2. 쇠고기에 조금 붙어 있는 지방이 있다면 해당 부위를 제거하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3. 건조기로 65도, 12시간 동안 쇠고기를 말려 육포로 만든다.
  4. 육포를 갈아서 쇠고기 가루로 만든다.
    음식 분쇄기를 사용하는 편이 가장 좋지만, 대충 믹서기로 갈아도 된다.
  5. 우지를 잘게 잘라 그릇에 담고 가열해서 비계를 녹인다.
    오븐을 쓸 수도 있고 가스레인지로 가열할 수도 있다.
  6. 비계가 다 녹으면 거름망으로 녹지 않는 찌꺼기를 걸러낸다.
  7. 쇠고기 가루를 거름망으로 걸러낸 쇠기름과 섞는다. 가루와 기름을 중량 기준으로 5:5 (혹은 6:4)로 맞춘다.
    맛을 위해서 후추나 칠리, 마늘, 커민 가루 등을 섞을 수 있으나, 간장, 견과류 등은 안 된다.
  8. 우유팩, 혹은 지퍼락 같은 데에 담아 굳힌다.

한국에서 이걸 만들어 보려고 한다면, 아마 순살 쇠고기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다들 1등급 쇠고기라면서 마블링이 많은 것만을 파니까.

영어권 인터넷 사이트에서 페미컨을 먹어보았다는 사람들의 평을 들어보면 '정말 더럽게 맛없다'라고 한다. 만드는 방법만 봐도 맛없어 보이지 않나? 그야말로 살기 위해서 먹는 음식.

대중매체에서

  • 로그라이크 생존 게임인 림월드에서는 '부족' 단계의 문명 수준에서 만들 수 있는 보존식량으로 나온다. 주로 상단을 파견할 때 페미컨을 식량으로 해서 보내는 경우가 많다.

각주

  1. 방법상 세세한 차이에 불과한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쇠고기 가루와 땅콩버터를 섞어놓고 페이컨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동물 지방을 녹여서 굳히는 방법이 원조 페이컨이기도 해서, 누가 그렇게 지정하지는 않았어도, 대체로 표준으로 통한다.
  2. 돼지고기는 비추천. 북미에서는 엘크 고기 등도 괜찮다고 한다. 동물지방은 고기의 원료가 되는 동물의 지방을 사용하라고 한다. 즉 쇠고기로 만든다면 우지(소 지방)을, 엘크 고기를 사용한다면 엘크 지방을 쓰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