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영야초/프롤로그

< 동방영야초
KJS615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9월 6일 (일) 18:49 판 (실수 편집)

동방영야초의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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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 그것은 매미 울음소리가 방울벌레 울음소리로 바뀌어 가던 무렵의 이야기.
이곳 환상향의 더위도 밤이 되면 완전히 물러나고, 인간에게 있어서도 요괴에게 있어서도 쾌적한 계절이었다

여느 때처럼 평화로웠다.

적어도 인간들에겐 그렇게 보였었다.

-1-

이 곳은, 환상향의 경계에 존재하는 오래된 저택.
그 역사를 느끼게 하는 모습은, 사람의 방문을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를 내뿜었다.
이 집엔 왜인지 인간계의 도구인 것 같은 것이 몇 가지 있다.
용도를 모르는 기계, 뭐라고 쓰여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책, 잡지.

외부 세계에서는 영상수신기였을것 같은 철제 상자도, 단순한 영기 저장소였다.
사람의 모습이 비춰져 있던 것에는 영혼도 깃들기 쉬운 것이라고, 그녀는 자신의 식신에게 말했다.

경계의 요괴 야쿠모 유카리는 이 곳에 있었다.
그녀는, 환상향의 작은 이변을 깨닫고, 낮에도 자지 못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적의 모습을 보지는 않았지만, 이런일이 가능하다는 건 상당히 강한 적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평소에도 잘 돌아다니지 않는 그녀에게 혼자 움직인다는 건 아주 성가신 일이었다.

「그래, 그 녀석을 꼬드겨서 그 녀석에게 시키면 되는거야」

이렇게 유카리는 같은 환상향의 경계에 위치한 신사를 향해 나갔다.
아는 인간이 한 명 그 곳에 있다.
그 인간은, 언제나 태평해서 지루해하고 있겠지.

어떤 일이든 반드시 받아들일 것이 틀림없다.

-2-

불길한 냄새가 난다.
이 숲은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인간은 보통 가까이하지 않는 곳이다.
항상 불길한 요기가 넘쳐 있었다.

마법의 숲, 환상향의 마귀가 자연스레 모인 숲.
그 숲에, 작은 사람인형을 모은 작은 건물이 있다.
인간보다 한층 더 작은 인형.

칠색의 인형사 앨리스 마가트로이드는, 인형 무더기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왜 저 인간들은 이 대이변을 눈치채지 못할까?」
「글쎄?」

이대로는 언제나 그걸 즐길 수가 없잖아.
평소 그리 밖에 나가지 그녀였지만 모두가 이변에 무관심하였기 때문에 조사하러 나가보기로 했다.

하지 말까 생각했다.

「귀찮네. 이런거에 익숙해진 그 녀석들이 하면 좋을 텐데」
「맞아 맞아」

적이 누군지도 실마리가 안 잡히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계속 생각하다 결국, 그녀와 마찬가지로 이 숲에 살고 있는 인간이 있는 곳에 찾아가기로 했다.

손에는 몇 권의 책... 인간이 좀처럼 손에 넣을 수 없는 책. 마도서이다.

이제 그 인간이 움직이지 않을 순 없겠지.

-3-

사쿠야~ 어딨어~?

이 곳은 호수 근처에 있는 양옥, 붉은 건물. 오늘도 요란한 소리가 울린다.
호수의 흰색과 숲의 녹색, 그 곳에 세워진 붉은 양옥.
몹시 요란한 색 배치임에도 이상하게 조화로웠다.

이 저택, 홍마관은 시간이 멈춘다고 한다. 비유가 아니다.

흡혈귀레밀리아 스칼렛은 자신의 전속 메이드를 찾고 있었다.

「부탁해둔 그건 다 했어?」
「그렇게 말씀하셔도, 죄송합니다만 저는 잘 모르겠어서...…」

아무래도, 눈 앞의 인간에게는 말이 안통하는 것 같다.

「됐어! 내가 갈테니까 사쿠야는 집을... 아니, 마음대로 해」

집을 보라고 명령하지 않은 건 분명했다. 결국 메이드는 시중을 들러 가지 않을수 없게 된다.
해가 뜨면 혼자선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서, 라고 생각하며......

이렇게 평화롭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좀 움직이면 지쳐서 돌아오게 될 거라고 메이드는 가볍게 생각했다.

-4-

환상향에서도 이 곳만큼 조용한 장소는 없을 것이다.
단지 황량하다는 말이 아니다. 마치 영혼이 편안해지는 듯 조용한 것이다.
소란스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풍부한 자연에 상쾌한 바람소리만이 들린다.

명계. 죽은 자가 사는 곳.
이 곳엔 살아있는 사람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망령들은 망령 주제에 활기차게 살고 있었다.

유유코님은 눈치채지 못한 것일까?」

그 조용한 장소에서 가장 화려하고 넓은 곳. 백옥루.
정원사 콘파쿠 요우무는 아가씨에게 이변을 알릴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 때, 아가씨가 이 곳으로 오고 있었다. 좋은 타이밍.

「아, 유유코님...」
「요우무. 그건 아직 그대로이니?」
「네?...그거, 라는 건 무엇인가요?」
「어머, 눈치채지 못한거니? 이러니까 정원사는 둔감하단 소릴 듣는거야」

그런 소릴 들은 기억은 없지만, 아무래도 아가씨도 이변을 눈치채고 있던 것 같다.

「혹시 달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건 눈치챘어요~. 갑자기 그거라고 말씀을 하셔서...」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거 같고, 요우무. 가보지 않을래?」
「네? 왜 그래야 하는 것인가요?」
「거짓말이야. 요우무는 의지할 수 없으니까. 요전에 본 인간들 쪽이 차라리 나을 것 같고.. 내가 갈게」
「그런 짓궃은 말 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갈게요~」
「의지할 수 없다는 건 사실이야」

사이교우지 가의 망령소녀 사이교우지 유유코는, 요우무를 형편없다고 말했다.

「잠깐, 아가씨는 어디로 가야 할지 짐작이 가시는건가요?」
「물론 엄청 많이. 뭐 그런건 그 근처 적당히 날아다니는 걸 떨어트리면 언젠간 맞추겠지」
「그러니까 틀린거에요. 유유코님은 언제나 힘에만 의지하고 목표를 정하지 않으니 시간이 걸리는거에요. 좀 더, 목표를 줄이고 공격하는 거에요. 이렇게...」
「요우무, 뒤가 텅 비어 있어」

유유코는, 정말로 요우무만으론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움직이기로 했다.

이 이변을 일으킬 뿐인 상대라면, 두 명이라도 좋겠지.

-5-

평화로웠다
평화로운 듯했다.

하지만 요괴들은 곤란해 하고 있었다.

그렇게 이변은,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조용히, 어느 사이에......
환상향의 밤에 보름달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원래는, 보름달이 되어야 할 밤에 아주 약간 부족해서, 완전한 보름달이 되지 못한 것이다.
보통의 인간이 눈치채지 못하는 것은 무리도 아니다, 달은 아주 조금 부족한 것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요괴들에게 있어 보름달이 되지 못하는 달은, 말그대로 달의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거였다.
특히 햇빛에 약한 요괴들에게 있어선 생사의 문제였다.

인간과 요괴 2인조는 밤의 환상향에 날아올랐다.
물론, 달의 조각을 찾아내고, 환상향의 보름달을 되찾기 위해서이다.

찾아낼 때까지 밤을 멈춰서라도
영원한 밤이 된다고 하더라도

여름의 끝, 추석의 보름달까지 그다지 시간이 남지 않은 때.

인간과 요괴의 2인조는, 밤을 멈춘다.

-E-

빛나는 태고의 막대 물건.

눈 앞에 보이는 대량의 둥근 물건.

작은 구슬. 빛나는 구슬. 죽어가는 듯한 영혼. 그리고 아주 큰 구슬.

그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둥근 물건을 보고 생각한다.

이 곳은 시간이 멈추는 곳, 그리고 반복되는 역사.

그녀 또한, 환상향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