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소고기 장국밥

국밥한국 요리의 일종으로, 을 말아다 내오는, 혹은 직접 말아서 먹는 음식이다. 일본덮밥처럼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한자어로는 탕반(湯飯)이라 한다.

토렴과 따로국밥[편집 | 원본 편집]

국밥은 본디 밥이 국물에 담궈져 있는 것을 가리킨다. 이는 국밥의 유래에서도 드러난다.

원래 한국(조선시대)의 식사예절에서 갱반(羹飯, 장국과 밥)을 섞는 것을 천한 것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꺼려하였다. 그나마의 예외가 병자를 위해서 뜨거운 밥을 미지근하거나 덥힌 물에 조금씩 말아 먹일 때 정도에 불과했는데, 이때도 탕을 말아내는 것은 매우 꺼려하였다. 그렇지만 나무 장작을 주 연료로 하여 가마솥으로 밥을 짓던 시절에는 밥 양을 조금씩 여러번 만드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고, 남은 밥을 다시 데우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국밥은 주막에서 주로 취급하던 음식이었는데, 언제 올 지 모르는 손님들을 위해서 아까운 장작 태워가며 가마솥에 군불을 계속 때고 있을 수는 없고, 설령 장작이 충분하다 하더라도 가마솥의 밥을 데운다는 건, 밥을 짓는 것보다도 더 섬세한 불 조절 과정이 필요하였다. 그럴바에야 국물을 끓이는 것이 훨씬 쉽기도 하고, 그 국물의 열기로 밥을 데우는 것(토렴)[1]이 더 경제적이어서 대부분의 주막은 토렴 방식의 탕반을 식사로 제공하였고, 그 명칭을 한자어(갱/탕+반)를 훈독한 '국밥 (장국밥)'으로 불렀기 때문에 국밥이라는 명칭과 음식이 대중화 될 수 있었다.

19세기 말기에는 각종 사건사고로 인해 기존 사회체제(사농공상)가 무너지고 상업의 발달이 눈에 띄게 나타났으며, 이에 맞춰 국밥을 전문으로 하는 주막까지 생겨나는 마당에 높으신 분들도 국밥을 접해보지 않을 수 없었으며, 아예 양반가문 위주에서 저술된 고전 조리서에서도 탕반 제법을 설명하면서 밥 위에 국(탕)을 얹어 내오라고 설명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세월이 바뀌었어도 여전히 밥을 국에 말아먹는 것을 꺼려하던 일부 고지식한 양반들을 위하여 밥과 국을 따로 내놓고 먹는 사람이 직접 말아먹게끔 하는 방식도 나타났는데, 백반도 아니고 이 주객이 전도된 것이 따로국밥의 기원이다. 1950년대에 본격적으로 대두된 따로국밥의 본고장을 대구로 보는 것도, 경북 지역(특히 안동)의 양반가문이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했던 배경에서 비롯하였다.[2] 그렇지만 2000년대 무렵부터 외식 산업의 구조가 서서히 바뀌고, 위생에 관한 인식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토렴을 비위생적[3]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면서, 따로국밥이 대세가 된다.

국밥과 건강문제[편집 | 원본 편집]

비록 오랫동안 한국인의 든든한 한끼 식사를 책임져온 국밥이지만 현대 한국인의 성인병 유병률을 끝내주게 올려주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아닌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아밀라아제 소화를 거쳐야 흡수가 되는 다당류 음식 중에서도 순간 혈당과 혈압을 폭탄 수준으로 올려주는 음식이 바로 국밥이다. 이는 아예 설탕 범벅의 열량 덩어리인 도너츠보다도 더 위험한 수준이다. 이유는 일단 밥이 뜨거운 국물에 말리면 녹말이 호화되면서 빠르게 많이 씹어삼켜 소화시키기 쉬워지는데다 아밀라아제에 의한 당류 분해 효율도 상승하고 덧붙여 국물에 대량으로 들어가는 소금간이 삼투압을 올려 포도당 흡수를 가속하기 때문. 즉 대량의 따뜻한 물+포도당+나트륨 이온이 흡수속도의 시너지를 일으켜 한꺼번에 혈액 속으로 녹아들어가는 것. 의학계에서 콜레라로 인한 중증 탈수 및 영양실조 환자에게 응급 구명용으로 먹이는 경구수액도 같은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따라서 국밥은 원래 땀을 많이 흘리는 고된 육체노동으로 인한 피로상태를 신속히 회복시키는 점심식사 내지는 새참으로 주효한 것이었고 오늘날 아침 해장이나 점심으로 국밥을 먹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주효한 것이지만 문제는 현대에 들어 일과를 마치고 아예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로 국밥을 즐기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것. 취중 수면 중에는 고혈당이나 고염분에 대한 인체의 대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결국 췌장과 신장만 개고생하게 되고 결국 심혈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기본적으로 당뇨과 고혈압을 깔고 들어가는 마당에 알콜까지 추가되면 답도 없다. 아예 습관적으로 저녁 술상에 매운 국밥을 즐기는데서 발생하는 해악은 이루 다 열거하기도 어렵고 암까지 가시권에 드는 수준이다. 물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난 뒤 저녁 술상에 매운 국밥만큼 얼큰하고 든든한 것도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습관적으로 즐기다간 말 그대로 오장육부가 너덜너덜해질 정도의 데미지를 입는다는 것. 오죽하면 한국 의사들이 환자한테 하는 잔소리 중에 국밥 좀 끊으라는 말이 순위권에 들 정도이니. 국밥은 먹는다 해도 습관적으로는 먹지 않는것이 좋다 하겠다.

뿐만 아니라 뜨거운 국에 뜨거운 밥을 함께 말아먹게 되면 치아와 식도의 건강도 나빠진다.

은어/밈[편집 | 원본 편집]

뜨끈한 국밥을 든든하게 먹고 말지

2010년대 중후반경부터 '○○같은 거 먹을 돈이면 국밥 ○그릇 먹겠다!' 같은 게시글이 인터넷 커뮤니티 위주로 서서히 나타나더니, 2020년 경에 이르러서는 국밥충으로서 밈화로 발전하였다. 본래 '국밥'은 '말아먹다'라는 의미로서 사용되긴 했으나, 그 국밥이라는 단어가 다시 급부상한 이유는 가성비를 따지는 상황에서 갑자기 등장해서는 "뭣하러 그런 고민들을 해 차라리 뜨끈한 국밥 든든하게 먹고 말지" 라는 답을 수 없이 내놨기 때문이다. 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국밥만 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근데 진짜 국밥만 먹고 사는 것이 딱히 불가능하진 않다는게 포인트., 그럼에도 국밥을 운운하면서 분위기를 흐리는 역할을 던지는 것이 주 목적이다.

또 다른 의미로는 UBD와 함께 가상화폐의 개념으로 활용되었다. 대강 국밥의 가격을 5천원으로 잡은 다음 3만원짜리 음식을 빗대어 국밥이 6그릇이라 말하는 방식이다. 되려 위 국밥충들을 놀리기 위해 발전한 용어이기도 하지만, 현실에도 적용되는 만큼[4] 의미심장한 말이 되었다.

그런데 2022~2023년에 이르러서는 국밥 가격이 (수도권 기준으로) 기어코 1만원에 도달하며 편의점 도시락이나 (할인 기간 중인) 햄버거와의 가성비가 역전되어 버리자, 거꾸로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다. 2022년 말 경에는 한솥도시락이 짤툰과 협업하여 국밥 밈을 뒤집어 이용한 광고를 한 적이 있다.

여담[편집 | 원본 편집]

  • 따로국밥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융합되지 못하고 겉도는 상태를 비유하는 어휘로 자주 사용된다. 직장에서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직원들 손발이 안맞아 일의 진척이 느리거나 전혀 엉뚱한 결과가 도출되는 광경을 목격한 관리자가 자조적인 의미로 내뱉는 용어.

각주

  1. 용기에 을 먼저 담고, 국물을 부었다 따라내는 행위를 반복해 밥알을 빠르게 불리고 국물이 스며들게 하는 작업이다. 1990년대까지는 대부분의 국밥집에서 토렴을 했으나, 점차 끓이는 방식으로 변화하다가, 따로국밥이 대세가 되어버렸다.
  2. '따로국밥', 왜 굳이 서로 다른 그릇에?, YTN, 2017.11.20.
  3. 싫어하는 사람들은 거의 반찬 재사용급으로 본다. 하지만 토렴 방식이 생각보다 위생문제는 없다.
  4.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으로 인해 국밥만큼 든든하게 먹을 음식이 많이 사라진 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