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크리모사 (트레져 헌터)

내용 누설 주의 이 부분 아래에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열람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로췌 팀
로췌 라크리모사 파즈 39
호문쿨루스
(잃어버린 것)
라크리모사
(자기자신)
로췌
(눈[眼])
크로미
(표정)
시빌 나비
(언어)
아쉬타
(생명)
모사
(도덕심)
39
(마음)
쉬타카두르
(죽음)
스포일러
(???)




















라크리모사 (트레져 헌터).png



웹툰 트레져 헌터 2기의 주인공.

어렸을 적에 나는 초능력을 쓰고 싶어 했었지... 기억 나냐?
초인으로 만들어 달라고 별의별 것에 기도해본 적도 있어.
내 주변에 있는 모든게 귀찮고 짜증났다. 그래서 이런 것도 생각했었지.
내가 가진 모든 걸 바쳐도 좋으니까 만화 같은 힘과 능력을 달라고.
그 터무니없는 소원이 철든 지금에야 이루어졌군..
가족, 친구... 김진호로서 가진 모든 것이 사라져 버렸으니...
나는 라크리모사.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호문쿨루스...
운명이 왜 운명인지 알아?
운명이란 건 절대로 바뀌는 게 아니니까. 운명인거야.
지랄 같은 운명에 발버둥도 지친다.
내가 괴물이 된 것도,
그리고 앞으로 괴물로서 무슨 짓을 할지도 운명 속에 있다면.
어디 한번 날 어디까지 데려갈지 보겠어.

개요

김진호의 기억과 인격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호문쿨루스. 즉 본인에 대한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호문쿨루스로서 잃은 것은 찌질함 비중 자기 자신. 일명 무아(無我)의 호문쿨루스라고도 불린다. 능력은 김진호와 마찬가지로 카토그래퍼. 다만 김진호처럼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자'는 아니고, 대신 호문쿨루스라서 일반인을 상회하는 육신와 재생 능력을 지니고 있다.

흔히 말하는 도플갱어와 같은 존재. 다만 김진호와 완전히 다른 존재라고 볼 수는 없다. 김진호의 미래 모습이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1]

2기 극초반에는 찌질했다김진호와 성격이 같았다. 그러나 자신이 김진호의 기억과 모습을 가진 전혀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후에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로 성격이 진지해지고 정신적으로도 우울하고 어두워졌다. 김진호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인간적인 면모나 용감함은 여전히 남아있으며, 오히려 더 뚜렷해진 것처럼 보인다. 김진호와 비교해보면 여러 면에서 오히려 라크리모사가 주인공처럼 보일 정도. 실제로도 2기는 라크리모사가 주인공이기도 하고 말이다.

작중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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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1부

여기서 도망치면...!? 도망쳐도 가짜인 내가... 어디로 돌아간단 말인가...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이제는 돌아갈 수 없다....
난 모든 걸 잃었다... 어쩌다 이렇게 돼 버린 거지....?
아쉬타가 나에게 왔기 때문에?...
아쉬타....! 네가 내 모든 걸 빼앗았다!!!! 아쉬타로스!!
날 이용해서 아쉬타를 구하겠다고?!?!
발루치, 넌 날 이곳에 보냈으면 안 됐어!!!
아쉬타를 가장 증오하는 존재가 그녀의 집으로 가고 있는 거니까!!!
김진호는 아쉬타의 소원을 이루어 주었다... 하지만...
나 라크리모사는 김진호와 같은 시간을 함께 걷는 그림자로서... 아쉬타를 죽일 것이다!
— Season. 2. 1부 10화

에필로그(1화)

1기 완결 시점이다.

대회는 끝났다. 라크리모사는 허천도김진호를 찾아 자취방으로 갔다. 허천도는 편지를 읽느라 한눈을 팔고 있다. 라크리모사가 손가락을 튕기자, 김진호는 소멸했다.[2] 라크리모사는 등 뒤의 아딤에게 말을 걸었다.

아딤, 당신이 원하는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자’의 기억입니다. 가져가세요.
필요 없어. 네가 알고 있으면 나도 아는 거니까.
네가 원하는 대로 이제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자는 더 이상 없다.
하지만 너는 이제 어쩔 셈이지?
책임을 질 생각입니다. 제가 한 짓에 대해서....
책임?
네가 아쉬타의 아버지 쉬타카두르를 죽이고 그 힘을 이어받았다고 해도,
책임을 질 필요는 없어. 김진호
지금 돌아서서 당신을 후려치고 싶습니다, 아딤.
하지만 당신의 모습은 제가 상상하는 대로 보인다고 하셨죠.
지금 제가 당신을 보면...
악마로 보일 것 같아? 하지만 난 악마가 아니야. ‘왕’이지.
....그 아이의 마지막이 눈에서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아딤..
서른아홉 번의 죽음을 겪었던 그 아이의 마지막이...

라크리모사는 손등에 흉터가 나 있는 왼주먹을 꽉 쥐었다...

Back to the Past(1화~3화)

1기 1화와 동일한 시점이다.

대회 막바지에 이르러 의식을 잃고 쓰러진 김진호.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자취방 앞 평상이었다. 왼팔과 목에는 깁스가 되어 있었다. 허천도(이하 천도)가 아쉬타의 서신을 발견하여 이를 읽느라 한 눈을 판 사이, 진호는 자신을 닮은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발견한다. 김진호는 크게 놀라서 천도에게 도망치라고 외치려 했지만, 다가오던 이가 손가락을 튕기자 또 기절해버렸다. 깨어나보니 그는 한 손에 로또를 쥔 채로 자취방 근처에 널브러져 있었다.

김진호는 자취방 앞 평상으로 가려 했는데, 거기에는 친구인 천도와 함께 자기 자신이 있었다. 김진호는 급히 건물 뒤편에 숨어 속으로 경악하며 놀랐다.[3] 둘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들어보니, 막 로또를 손에 넣고 서로 다투고 있는 듯했다. 김진호는 자신이 아쉬타와 시빌을 만나기 바로 전의 과거로 돌아왔음을 깨달았다. 마침 담벼락 너머로 아쉬타시빌 나비(이하 시빌)가 지나가는 것을 발견한 김진호. 그는 잠깐 고민하다 바로 자취방으로 들어가 숨었다. 과거의 자신과 천도가 대회에 나간 사이, 로또의 당첨금을 가져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김진호는 자신의 잔머리에 스스로 탄복하며 기뻐했으나, 그것도 잠시. 시빌이 자취방 안으로 쳐들어왔다! 김진호는 최대한 인상을 일그러뜨려 “나는 김진호랑 좀 닮은 다른 누군가입니다.”라고 주장했다. 거짓말이 제대로 통했는지, 시빌은 그에게 인사를 하고는 창문 쪽으로 걸어 나갔다. 그녀는 창밖으로 뛰쳐나가면서 나무와 빌라 벽을 차례로 밟아 타며 마당의 깡패들에게 달려들었다. 김진호는 처음 시빌을 만난 순간을 떠올렸다. 생각해보니 그때도 시빌은 우리 집 창문에서 튀어나와 깡패들을 공격했다. 뭐야 ...그럼 예전에도 내가 이미 있었다는 거야? 그때 갑자기 방안으로 조폭들이 들이닥쳤다. 김진호는 시빌에게 했던 것처럼 얼굴을 찡그리며 보였지만, 정상인에겐 통하지 않는 방법이어서 되레 얻어맞고[4] 마취제에 정신을 잃었다.

보면 알겠지만 1기 1화~7화 시점과 맞물린다.

발루치(5화~6화)

김진호가 카타콤에 도착한 날의 시점과 동일하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나는 과거로 돌아왔다. 그리고... 한심스럽게도 또 이런 꼴이 되는구나...
결국, 다시 이런 이상한 일에 휘말렸다. 왜?...
이유가 없을 리는 없다. 하지만.. 마치 엉망진창인 직소 퍼즐을 보는 기분이다.
나는 ‘결과’라는 하나의 조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 한 조각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김진호는 자신의 어릴 적 모습과 마주쳤다. 어린 김진호가 말했다.

사건에 우연은 있을 수 있어도 이유가 없을 수는 없지.
제갈공명은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관우가 죽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왜 그는 그런 속 보이는 거짓을 말했을까?
첩자나 정체를 밝힐 수 없는 것으로부터 정보를 받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했겠지.
그래, 그런 식으로 너한테 일어난 일에 대해 한번 풀어보라고.
적당한 이유를 대면서.
으음~ 우선 쉬운 문제! 시빌이 왜 나를 그렇게 괴롭혔던 걸까?
시빌은 과거로 돌아온 나를 봤다.
말을 할 수 없는 그녀는 나를 의심하고는 있지만, 말로 전달할 수 없으니,
그것을 신체적 언어(폭력)로 표출한 거다.. 물론 짜증도 함께 말이지.
그럼 다음 문제. 나와 똑같이 생긴 남자의 정체는 과연 뭘까?
기억을 더듬어봐, ‘카토그래퍼’. 무엇을 봤지?
외견적으로는 나와 똑같았지만... 나에게 없는 신체적 특징이 하나 있었다.
왼손에 커다란 흉터가 있었다?
내가 잘 아는 사람 중에 지금 왼팔을 감추고 있는 사람이 한 명 있지.
깁스를 할 정도치고는 하나도 아프지 않은데 말야?
지금 깁스로 감춰져 있는 손에 흉터가 있다면 그건 뭘 뜻할까?
잘 생각해보라구.

김진호는 정신을 차렸다. 그의 앞에는, 지난 날 아니 머지않은 미래에 자신을 습격했던 갈색 피부의 금발 남자가 있었다. “흥신소 분들이 조금 거친 방법을 쓴 것 같군요. 사과드립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제 이름은 발루치라고 합니다.” 당시 크롤카의 행동을 떠올린 순간, 김진호는 발루치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당황하며 경계한다. 그런데 발루치는 "실례지만 누구십니까?"라며 황당한 질문을 했다. 김진호는 '잘하면 그냥 돌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적당히 상황을 얼버무리려 한다. 그러나 발루치의 말은 계속되었다.

김진호는 발루치로부터 자신이 김진호가 아닌 다른 누군가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김진호는 그 말에 화를 내려 했으나, 웬 여자가 끼어들어 발루치와 대화를 나누면서 진정되었다. 발루치는 그녀를 로췌라고 불렀다. 로췌가 나가고, 김진호는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모두 발루치에게 알려주었다. 아쉬타를 만나 함께 대회에 출전하기로 한 것, 카타콤에서 발루치 일행을 마주쳤던 것, 대회에 출전한 것 등등... 발루치는 김진호가 ‘미래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는 것에 놀라면서도, 표정이 그리 밝지는 않았다. 발루치가 원하는 것은 ‘아쉬타의 생존’이었다. 그는 미래가 김진호의 기억대로 흐른다면, 대회가 끝나고 아쉬타는 반드시 죽게 된다고 말했다. 발루치는 “당신은 로또에 친구와 자기자신을 스스로 팔아넘겼다.”며 공격적으로 몰아붙였다. 그 말에 이성을 잃은 김진호는 발루치에게 분노를 토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곧 이상함을 감지했다. 깁스를 하고 있던 왼팔은 어떤 부상도 없었으며, 오히려 힘을 준 것만으로도 깁스가 박살나버렸다. 또한 오른 주먹으로 친 벽은 아무렇지 않게 금이 가버렸다. 보통 사람이라면 절대 불가능한 일들이다.

김진호의 화가 가라앉자, 발루치가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연금술사와 호문쿨루스들은 쉬타카두르의 법에 따라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자와는 결코 개인적으로 접촉할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연금술사는 기억을 제거하고 호문쿨루스는 생명을 반환한다. 아쉬타는 김진호와 접촉한 그 시점에서 이미 사형을 선고받은 셈이었다. 진호는 대회가 끝나고 그녀의 서신을 받았다고 반박했지만, 발루치는 “잡혀가기 전에 쓴 것일 수도 있다.”며 그것만으로는 아쉬타의 생존을 확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진호에게 아쉬타를 구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김진호는 그의 부탁을 무시하려 했지만, 발루치는 김진호의 친구 천도를 거론하며 말했다. “능력을 사용하여 사람을 공격하는 데에 즐거움이나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면, 허천도는 그 감각에 점점 잠식될 것이며, 일상으로 돌아오더라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력성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라는 발루치의 말에, 김진호는 소중한 친구 천도에 대한 죄책감으로 좌절하다, 발루치와 거래를 하기로 했다. 김진호는 발루치를 도와 아쉬타를 구하고, 발루치는 모든 일이 끝난 후 천도의 기억을 지우기로 말이다. 발루치는 카타콤을 침입하기로 결심했다.[5]

아딤을 만나다(7화~20화)

진호천도가 카타콤에 오고 다음 날 저녁의 시점이다. 김진호 항목의 1기 8화~14화 시점과 맞물린다.

진호는 씻으면서 거울을 보았다. 왼손 손등에는 큰 흉터가 남아있었다. 목에도 마찬가지. 흉터가 남을 만큼 크게 다친 기억은 없었는데... 데스티니 챔버에서 기절한 뒤에 생긴 상처인가.. 그는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아쉬타는... 그녀의 아버지와 같은 편이었다. 자신의 목숨을 바치고 소원을 이루기를 바랐다..
천도와 나는.. 아쉬타 대신 ‘소원을 빌 사람’이었다.
이미 아쉬타에겐 그녀의 아버지와 한 계약이 있으니 천도와 나 둘 중 한 명만 대회에 출전하면 되는 거였다.
발루치는... 그녀를 살리려고 했다. 소원 대신 목숨을 바치려는 아쉬타를 ‘방해했다.’
‘구원자’이면서 동시에 ‘방해자’였다.
지금의 나는... 가짜. 그리고 자신이 가짜가 된 이유일지도 모르는 여자의 목숨 때문에 협박당하고 있다..
밉다.... 밉다.... 지금의 나는 아쉬타를 증오한다.
내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모든 일이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이었다. 그중 아쉬타를 본 건 4일 정도..
누군가 나에게 말해보라. 내 증오가 타당하지 않다고.
발루치.. 날 이용해서 아쉬타를 구한다고? 깨닫게 해주지...
까마귀에게 길 안내를 맡기면 개의 시체가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는 걸..

김진호라고 계속 서술하고 있긴 했으나 엄연히 말하면 그는 더 이상 김진호가 아니었고, 이는 발루치는 물론 본인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발루치로부터 라크리모사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았다. 얼마 전에 죽은 호문쿨루스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발루치는 아딤이 라크리모사(이하 라크)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보았다. 라크가 카타콤에 들어간다면, 분명 아딤이 접촉해오리란 것이다. 문제는 카타콤의 또 다른 주인인 쉬타카두르와, 카타콤의 수호자인 미카엘. 카타콤의 결계도 난점이다. 발루치는 라크와 아딤을 만나게 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간단히 요약하면, 쉬타카두르와 미카엘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그 틈에 라크가 카타콤에 잠입하는 것이었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발루치크롤카는 카타콤을 직접 찾아가 쉬타카두르를 만난다. 크롤카의 힘은 크롤카 본인도 제대로 통제를 못할 정도로 위험하고, 물리적인 면에서는 쉬타카두르와도 대등한 수준이다. 따라서 쉬타카두르는 발루치와 크롤카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6][7] 쉬타카두르를 완벽하게 속여야 하므로, 크롤카에게는 이 계획을 비밀로 한다.
  • 그 동안 크로미는 카타콤 입구를 서성이며, 카타콤을 침입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카타콤의 수호자 미카엘은 침입자를 공격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지만, 침입하지 않은 자에게는 무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또한 스스로 판단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 대해서는 주인인 쉬타카두르에게 보고하고 그의 명령을 따르도록 되어 있다. 크로미가 실제로 카타콤을 침입하지 않는 한, 미카엘은 그녀에게 결코 물리적으로 위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크로미가 카타콤에 들어가려는 의향을 내비치는 한, 미카엘은 절대 그녀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쉬타카두르는 손님들을 맞고 있으니, 미카엘은 그에게 명령을 받을 수도 없다. 따라서 미카엘은 크로미를 두고 다른 곳으로 갈 수 없을 것이다.
  • 로췌와 라크는 카타콤 외곽에서 대기한다. 발루치와 크롤카가 쉬타카두르를 만나고, 크로미가 미카엘의 발을 묶는 데 성공하면, 행동을 시작한다. 라크는 카토그래퍼 능력으로 카타콤의 지도를 생성하여 로췌에게 건네준 뒤 카타콤으로 출발한다. 로췌는 라크가 결계에 의해 길을 잃지 않도록, 지도를 보면서 원격 통신으로 라크에게 길을 알려준다.[8]
  • [스포일러 주의!] 사실 발루치는 계획이 하나 더 있었다. 그는 비밀리에 크로미에게서 라크를 소환할 수 있는 카트릿지를 받아 두었다. 그는 쉬타카두르가 아쉬타의 목숨을 노리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쉬타카두르아딤에게서 불사의 저주를 받았으며, 저주를 풀고 죽음을 맞기를 원했다. 아쉬타는 아딤의 힘 중 하나인 아쉬타로스를 소유하고 있다. 만약 그 힘을 취할 수 있다면, 쉬타카두르는 아딤의 힘을 이해하게 되어 저주를 풀고 죽을 수 있게 된다. 발루치는 쉬타카두르에게 협상을 제시할 속셈이었다. 만약 쉬타카두르가 아쉬타의 목숨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아딤의 힘을 받은 또 다른 존재 라크를 그에게 인도하겠다는 것. 그러나 쉬타카두르는 사람의 목숨은 함부로 거래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협상을 거절했다. “그러실 줄 알았다.”며 쿨하게 넘어간 걸 보아, 발루치 역시 쉬타카두르와의 협상을 진지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 듯하다.


계획에 따라 라크는 카타콤으로 향했다. 그런데 도중에 카타콤의 수호자 미카엘이 나타나 그를 가로막았다! [9] 격전 끝에 미카엘을 물리쳤지만, 본인도 중상을 입고 말았다. 결국 그는 카타콤 내부로 진입하고 얼마 되지 않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잠시 정신을 되찾은 라크는 누군가가 자신을 부축한 것을 확인했다. 어질어질한 정신으로 간신히 눈을 떠 보니, 방금 전 물리친 미카엘이 쫓아온 것 같다. 라크는 급히 그의 목을 붙잡아 부러뜨렸다. 시간이 조금 흐르니 의식이 완전히 깼다. 라크는 주변을 둘러보다 방금 전 자신이 공격한 상대를 보았다. 그는 미카엘이 아니라 천도였다! 천도는 라크의 공격에 의해 숨이 끊어져 있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라크는 친구를 죽여 버렸다는 사실에 절규하다가,[10] 아딤을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배꼽이 드러나는 검은 터틀넥 탱크탑에 검은 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옷이 몸에 착 달라붙어 요염한 분위기를 풍겼다. 라크가 생각한 그대로의 모습, 악의 여왕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아무튼 아딤으로부터 천도는 죽지 않았다[11]는 말을 듣고, 라크는 안심하며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대회가 끝난 후 김진호(이하 진호)의 기억과 외형을 본뜬 호문쿨루스를 만들어 대회 이전의 과거로 보낸 것은 아딤이 맞지만, 그것을 부탁한 건 바로 라크 자신이었다는 것이다! 아딤은 라크의 몸속에서 자신이 만들어 뒀던 LC단검을 꺼내, 라크에게 건넸다. 그리고는 아딤의 힘을 이어받은 세 존재 김진호, 아쉬타, 라크리모사 중 하나를 이 단검으로 찌르면, 그 존재는 소멸하고 깃들어 있던 아딤의 힘은 단검에 흡수되며, 힘을 흡수한 단검으로 쉬타카두르를 찌르면 쉬타카두르는 죽게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라크에게 셋 중 하나를 죽여 단검에 힘을 흡수한 후, 그것으로 쉬타카두르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아쉬타를 증오한다고? 네가 아쉬타를 진심으로 죽이고 싶어 한다고?
후후후... 그럼 잘 된 일이지.
이 단검으로 아쉬타의 심장을 찌르렴. 튀어 오르는 피 속에서 웃어보는 거야.
다시 김진호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간단하지.
김진호를 죽이고 네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거야, 라크리모사.
그게 싫다면.. 자기 자신을 찌르면 되겠네? 그렇지?
난 발루치에게 네게 시킨 일을 대신시키겠지. 사랑에 눈이 먼 자가 어떻게 행동할지는 뻔하지.
나는 인간들이 사랑스러워 견딜 수가 없구나!
사랑 때문에 스승을 배신하고, 친구를 위해 분노하고. 내가 만들어준 상황에 너무나도 잘 움직여주지.
내가 하는 건 그저 그들을 내려다보면서, 아주 조금만 상황을 비틀어 줄 뿐이야.
그러면 발루치같이 사랑을 위해 스승을 죽일 수도 있는 인간이 탄생한단다.
사랑은 정말 좋아. 멋진 감정이야. 광기와 닮은 주제에 뭐든 정당화시켜. ‘이해받을 수 있는 광기’.
물론 난 네가 발루치보다 신중히 결정해줄 거라 믿는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야. 진호는 내가 재워두도록 하지.

라크는 내가 왜 그런 짓을 해야 하냐며 강하게 반발하지만, 대답을 듣지 못한 채 아딤과의 접촉은 끝났다. 그는 남몰래 진호의 방에 들어왔다. 진호는 의식을 잃고 잠들어 있다. 라크는 그 앞에서 LC단검을 쥔 채 한참을 서 있었다...

2기 2부

2기 1부 완결로부터 1주일 후의 시점이다.

알고 있어!! 알고 있다고!! 그만 말해!!
너희가 말하지 않아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내가 김진호가 아니란 것... 사실 어떤 방법을 써도 내가 돌아갈 수 없다는 것쯤은...
하지만... 그게 안 된다면.. 그것마저 포기한다면...
나는 무엇을 바라보고 살아야 하지?...
— Season. 2. 2부 11화

귀환(2화~5화)

라크는 카타콤을 나와, 발루치 일행이 머무는 폐 교회로 돌아왔다. 발루치의 방에 들어온 그는 카토그래퍼 능력으로 벽에 글씨를 썼다.

ashtar
kimjinho
lacrimosa

“저기 적힌 이름들은 무슨 뜻입니까.” 발루치의 물음에 라크는 대답했다. “죽어야 하는 자들. 쉬타카두르가 죽음을 맞이하려면 저 3명 중 한 명은 반드시 죽는다.” 라크는 아딤에게 받았던 LC단검을 셋의 이름이 적힌 벽면에 던졌다. 라크는 아딤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알려주었다. 그리고는 “자기 계획에 엿 먹은 기분이 어떠냐.”며, 발루치를 비웃었다.

발루치는 라크의 기억을 바탕으로 카타콤 침입을 계획했다. 이 계획에서 크롤카의 역할은 단지 쉬타카두르의 주의를 끄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시빌이 크롤카의 봉인 하나를 부숴버렸다. 이제 크롤카는 안전핀이 반쯤 날아간 폭탄과도 같다. 그런 그를 쉬타카두르의 대항마로 활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찌 보면 이는 발루치가 라크의 기억에만 의존했기에 벌어진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라크의 기억은 크롤카에게 붙잡혔다가 기절한 것으로 끝났다. 그 이후 크롤카가 봉인 하나를 잃는다는 건 라크도 몰랐던 일이다. 또한 아딤은 라크에게 LC단검을 주었으며, 그것으로 진호나 라크나 아쉬타 셋 중 하나를 죽여 힘을 흡수하라고 했다. 발루치는 아쉬타의 생존을 바라면서 라크를 카타콤에 보냈지만, 오히려 라크가 아쉬타를 죽일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아쉬타를 노리는 자가 한 명 더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도 발루치의 안색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당신 선택을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는 없다.”며 라크에게 순응하는 듯이 말하면서도, “당신이 누구도 선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당신이 죽게 될 거다. 아딤이 3명 중 한 명이 죽을 것이라 했다면, 당신도 그 안에 포함된다는 걸 잊지 마라.”라고 말했다.

발루치의 방을 나온 라크는 로췌와 마주쳤다. 로췌는 라크의 안면에 주먹을 날렸다.

너 이 새끼 어금니 꽉 다물어!!!
죽고 사는 건 네맘이지만 남이 보는 앞에서 목숨 내던지지 마라. 꿈자리 사나우니까.
젠장... 뭡니까?
뭐냐니!?!? 이 미친 놈아! 걱정했잖아!!
어?.. 왜요? 왜 절...
왜는 미친. 사람이 사람 걱정하는데 이유 있어야 하냐?
그럼 공인인증서 쓰고 부가가치세 떼고 걱정해줄까? 자격 증명해줘?
이놈이나 저놈이나 싸이코패스같이 구는군! 정신 나간 놈들 같으니.

라크는 세면실로 가서 머리를 깎았다. 로췌도 따라왔다. 깎은 머리는 순식간에 원래 길이로 돌아왔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라크는 이제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 호문쿨루스다.

로췌는 라크에게 왜 돌아왔냐고 물었다. 넌 더 이상 김진호가 아니다. 쉬타카두르를 죽인다고 뭐가 달라지나. 그가 어떤 존재인지는 아는가. 그를 죽이면 넌 이름 있는 개새끼가 될 거다. 아딤은 ‘생명의 어머니’다. 인간을 위한 존재가 아닌 그녀가 너를 이용해서 무슨 일을 벌일지 생각해본 적은 있나?

개소리로군. 그건 지금 내게 중요한 게 아니야, 그렇지?
옳은지 그른지. 선인지 악인지 그딴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누가 살아남느냐는 거지. 김진호인가, 라크리모사인가!
그들이 우두머리를 잃고 전쟁을 일으켜 천 명이 죽건 만 명이 죽건 그딴 건 전혀 문제가 안 돼.
‘내’가 살아남아야 돼. 그게 가장 기본적인 거야.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어!
‘살고 싶어.’ 당연한 거 아냐?
내가 죽어야 하는 백 가지 정당한 이유를 써서 보여줘 봐. 그럼 거기에 침을 뱉어주지!!
김진호를 죽여 버려. 그리고 네가 김진호가 된다.
네가 할 수 없다면... 내가 대신 해주겠어!!!

거울 속의 자기 자신이 말을 걸어왔다. 라크는 멍하니 그 말을 들었다. “당장 그 벽에서 떨어져!!! 라크!!” 별안간 로췌가 다급히 외쳐왔다. 다음 순간 검은 무언가가 거울을 부수고 튀어나와 라크를 덮쳤다. 크롤카의 ‘증오’였다. 로췌는 슈터 능력으로 증오를 공격했다. 라크 역시 LC단검으로 증오를 찔렀다. 그러자 증오가 단검에 흡수되었다. 거울에서 튀어난 증오의 힘은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보였지만, 라크는 그것이 단지 표면적인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움직임을 잠깐 멈추게 했을 뿐이다. 크롤카의 증오는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다. 크롤카의 힘은 점점 그의 제어를 벗어나고 있었다.

그때 발루치가 둘을 찾아왔다. 그도 크롤카의 증오에 다친 듯하다. 발루치는 크롤카는 요양이 필요하다며, 라크에게 그를 무명사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LC단검이 크롤카의 힘을 흡수한 건 아딤의 표지라는 것이다. 크롤카를 이곳에 방치하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 것이다. 라크의 카토그래퍼 능력이라면, 결계를 뚫고 무명사까지 갈 수 있다. 무명사까지 가는 동안은 LC단검으로 크롤카의 힘을 통제할 수 있다. 그리고 무명사에선 크롤카의 힘을 억누를 수 있다.

“누가..” 라크가 입을 열려는 순간, 갑자기 로췌가 끼어들었다. “그럼 나도 함께 가겠어.” 로췌는 “그렇게 싸이코패스처럼 필요 때문에 사람을 조종하지 마라!!”라고 발루치를 꾸짖었다...

무명사로(5화~14화)

그때 난... ‘누가 죽든 내가 무슨 상관이냐.’라고 말하려 했었다.
아마 로췌가 없었다면 분명 그렇게 말했겠지.
그 환상... 그건 크롤카의 짓이 아냐. 그는 그런 짓을 할 정신이 아니었으니까.
그런 게 가능한 존재는 하나뿐이지. 아딤, 당신이 날 몰아세우고 있어.
토끼 몰 듯 날 빠져나가지 못하게 몰아가고 있다.
대체 무슨 속셈이지? 나를 통해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거야.

라크는 로췌, 크롤카와 함께 길을 떠났다. 로췌의 말에 따르면, 무명사의 숲은 정상이 아니라고 한다. 진(陳)이 쳐져 있어서, 나무 하나 돌 하나까지 사람을 현혹시켜 길을 잃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길을 잃으면 처음 들어온 곳으로 돌아가게 된다. 카타콤보다도 더 심하다. 자칫 잘못하면 행방불명 정도로 끝나지 않을 거란다.

“라크. 앞으로 반말해라. 간지러우니까.” 로췌는 낮에는 사물이 잘 보여 더 쉽게 현혹되니, 이동은 무조건 밤에 한다고 말했다. 숲을 나아가며 라크는 몰랐던 것에 대해 질문했고, 로췌는 그 물음들에 친절히답했다.

로췌, 왜 한국에 이런 것들이 있는지 알려줄 수 있어? 왜 하필 우리나라인 거지?
‘김진호’가 한국에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우리는 김진호가 사는 세상을 이해해야만 했었다.
덕분에 이 어려운 언어를 배우고 좁아터진 나라에 옹기종기 모여들었지.
김진호가 당신들에게 그 정도로 중요한 존재인가?
이미 당신들은 엄청난 능력들을 가지고 있잖아? 세상을 놀라게 할 보물들도 숨기고 있고.
능력? 그저 신기할 뿐이지, 그딴 ‘거짓말’이 중요하진 않아.
현실을 속여서 다른 결과를 내는 용도일 뿐이야.
연금술사들이 원하는 건 ‘지식’이다. 힘이 아냐.
사람을 칼로 찌르면 피를 흘리고 상처가 남고, 심장에 총알이 박히면 죽어야 한다. 그게 옳다.
네가 봤던 능력들은 매력적일 수는 있어도, ‘정상적’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난 것들뿐이다.
연금술사들은 전설 속의 보물들을 숨기지.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성배, 그람(gram), 아스캘론(Ascalon) 같은 용을 죽였다는 무기나 신기(神器)들도 숨겨놨다.
그것들이 내는 힘이 기이하고 신비할수록 더 엄중히 보관하지.
예전에 연단술사들이 너희 나라의 보물인 천부인(天符印)을 가지고 소동을 부린 적이 있었지.
결국, 쉬타카두르가 직접 처리했다.
그리곤 이런 ‘정상적’이지 않은 보물을 사람을 홀리는 거짓말로 규정했다.
하지만 도움이 될 만한 물건도 있잖아. LC만 해도...
임마누엘 칸트란 사람이 연금술사 협회에 온 이후 많은 게 바뀌었지.
그나저나 넌 LC의 힘을 우습게 보는군.
앞으로 갈 곳에서 네가 LC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기대되는군, 라크리모사.
연금술사들은 그곳을 inferna(지옥)라고 부르지.

“로췌, 발루치에 대해서 이야기해줄 수 있어? 그는 어떤 사람이지?” 라크의 물음에 로췌는 그의 인생은 한편의 블랙코미디 같다며 이야기해주었다.(‘로췌의 과거’ 항목 참고) 이야기를 마친 그녀는 웃으라면서 손뼉을 쳤다.

넌 발루치가 밉겠지. 이해한다. 슬픈 과거가 있다고 용서될 건 아냐.
그 녀석의 웃음은 언제나 비틀려 있지. 진심으로 미소짓지 않아.
가슴이 박살나고 찢어져 고름이 쏟아지는데도 그 녀석은 끝까지 나를 돌봐줬어. 안심하라며 광대처럼 웃었지.
내 몸이 나은 이후에도 눈이 보이지 않는 날 위해 새로운 눈을 만들어 줬지.
사람들은 아쉬타에 대한 발루치의 사랑을 겁쟁이의 사랑이라 비웃지. 뒤에 숨어 헌신만 하는 가짜 사랑이라고.
하지만, 난 그 사랑의 방식이 무엇에서 시작됐는지 알고 있다.
발루치는 사랑하는 건 알지만 받는 법을 몰라. 받아본 적이 없으니까. 그게 내 탓이라 싫다.
이 빌어먹게 건강한 육체도, 호문쿨루스란 사실도 모두 싫다.
날 둘러싼 정상적이지 않은 인간들이 싫다.
나는 모든 비정상이 싫다.
나는 네가 싫다, 라크리모사.[12]

무명사의 방어는 매우 엄중했다. 라크는 자칫 제 발로 낭떠러지로 걸어갈 뻔 했다. 로췌는 무명사에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일행은 한 남성을 만났다. 그는 자신을 ‘제이콥 로스터’(이하 제이콥)라고 소개했는데, 라크 일행과 마찬가지로 무명사를 찾고 있었다. 제이콥의 뒤에는 누군가가 서 있었는데, 그에게서는 아쉬타의 집에서 만났던 미카엘과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제이콥은 이 숲에서 한 달 가까이 헤맸다고 한다. 그는 사업가였는데, 누군가가 자신의 사업 기밀을 가지고 무명사로 숨어버려, 그를 쫓아 여기까지 왔단다. 그러나 GPS를 써도 도저히 길을 찾지 못했고, 언제나 처음 들어왔던 곳으로 돌아왔다. 그의 이야기를 듣더니, 크롤카가 “무명사가 널 만나길 거부했다.”며 돌아가라고 경고했다. 로췌 역시 제이콥을 ‘연금술사들의 보물을 훔쳐 무기로 만들어 파는 쓰레기’라고 칭하면서, “무명사가 이 숲에서 싸움을 금지하지 않았다면 내 손에 개박살이 났을 거다.”라며 적의를 드러냈다. 그러자 제이콥은 총을 꺼내 일행에게 쐈다. 총에 맞은 것은 크롤카. 결국 크롤카는 감정을 더 이상 참지 못해, 증오를 발산하며 폭주하기 시작했다! 크롤카가 이성을 잃고 날뛰자, 무명사의 숲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아까 제이콥은 무명사의 누군가가 자신을 방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카토그래퍼 능력 덕분인지, 무명사의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 알 것 같다. 라크는 자신이 폭주한 크롤카를 막아 시간을 벌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로췌에게는 그들의 위치를 알려줄 테니 데려오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로췌는 “난 누가 나 대신 피해 입는 게 제일 싫다.”면서, 라크더러 무명사의 사람들을 찾으라고 말했다. 그녀는 LC단검을 뺏어들었다. 크롤카를 막는 일은 자신이 맡을 생각이었던 것이다. 라크는 조심하란 말을 남기고 그곳을 떠났다.

라크는 아까부터 두 사람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카토그래퍼 능력으로 둘의 흔적을 쫓아갔다. 그들을 따라잡는 데 성공하자, 라크는 크롤카의 폭주를 막아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라크가 찾아낸 이들은, 무명사의 사람이 아니라 천도와 시빌이었다. 천도는 라크를 가짜라 부르며 달려들었고, 시빌도 공격해왔다. 결국 라크는 천도에게 제압당했다.

크롤카라면 아쉬타의 저택에서 진호를 기절시킨 괴물 팔을 가진 놈 이름이었지....
맞나? 한 패였군...
너야말로 왜 여기서 그런 옷을 입고 있는 거냐.
능력이 어떤 건지도 모르고 아쉬타에게 속아서....
닥쳐!! 내가 듣고 싶은 건 그딴 게 아니야!!
뭐 뜯어먹을 게 있다고, 내 친구를 건드리냐는 거다!!! 괴물 자식들아!!
발루치 말이 거짓말이 아니었군. 잠깐 사이에 아주 훌륭하게 변했어.
거울이 있다면 보여주고 싶군, 네 꼴을 ... 내가 알던 그 녀석이 맞긴 한 거냐?
전부터 날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하지 마라!
진호가 기절해 있는 게 너와 관련이 있는 건가?
어차피 무슨 말을 해도 믿을 리가 없잖아?
최소한 노력은 해봐, 이 도플갱어 자식아!
말했지. 너랑 말싸움할 시간 없다고.
아니 시간 내야 할 걸? 네가 내 친구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있는 한은!!

라크는 천도에게 사실을 알려주었다. 라크가 진호의 호문쿨루스란 얘기를 듣고, 천도는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때 누군가가 나타나 천도를 공격했다. 라크는 천도를 밀치고 공격을 받아냈다. 라크는 천도에게 “이쪽 세계는 너와 내가 있을 만한 곳이 아니야.”라는 말을 남기고는 도망쳤다.

시간을 너무 많이 끌었다. 이대로라면 로췌가 위험하다. 라크는 로췌에게로 되돌아갔다. 능력을 이용하여, 로췌의 반응이 사라진 곳까지 도달해보니, 온통 연기가 자욱했다. 라크는 LC단검이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걸 발견했다. 연기가 조금 걷히자, 등 뒤의 풍경이 보였다. 제이콥이 데리고 다니던 기계와 비슷하게 생긴 것들이 고철이 되어 한 더미 쌓여 있었다. 그리고 폭주로 이성을 잃은 크롤카가 그 위에 서 있었다. 크롤카는 라크를 발견하자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꼼짝없이 당할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검보랏빛 뱀이 라크를 덮쳐 멀리 밀쳐내고 크롤카의 공격을 대신 받아냈다. 저만치에 하늘색 머리칼의 여자 아이가 보였다. “작은 스님이 오고 계시는 중입니다. 조금만 참으세요.” 아이는 무심히 크롤카에게 말했지만, 크롤카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하다. 이대로라면 저 아이도 위험하다. 라크는 도망치라고 외쳤지만, 아이는 오히려 자기가 크롤카를 막을 거라며 나섰다. “크롤카!!! 너 이 개자식, 내 말 똑바로 들어!! 그 애 건드리지 마!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 내 말 들리냐고!?” 라크는 다급히 크롤카에게 외쳤지만, 크롤카는 꼬리로 라크를 짓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는 아이에게 달려들었다. 라크는 아이가 크롤카에게 산 채로 씹혀 먹히는 것을 두 눈 뜨고 지켜보아야만 했다. 화가 난 라크는 LC단검으로 크롤카를 공격하며 아이를 뱉어내라고 소리쳤지만, 그 공격은 크롤카에게 큰 타격을 주지 못했다. 라크는 이내 크롤카에게 붙잡혀 땅바닥에 처박혔다.

그때 갑자기 주변의 돌들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크롤카의 몸 한 곳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빛의 중심에는 아까 크롤카에게 잡아먹혔던 아이가 있었다. 빛은 그 아이에게서 나오는 것이었고, 크롤카의 증오를 살라먹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하늘에서 크롤카에게로 벼락이 내리쳤다. “라크!! 내 손을 잡아!!” 로췌의 목소리다. 그녀는 무사했던 것이다. 라크는 안도하며 정신을 잃었다... “애당초 이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었어. 제기랄.. 그래도 이렇게까진 안 되길 바랐는데. 지금 너에게 있어서 최악의 존재와 만나게 되었군, 라크리모사.”

무명사에서(16화~22-2화)

대범천왕?... 여기선 아딤을 그렇게 부르시는 겁니까?
그래.. 하지만 특별히 깊은 뜻이 있는 것은 아니란다.
그냥 어쩌다 보니 우리는 그렇게 부르고 있는 것이지.
그 분은 결과를 미리 정해놓고 이유를 만들 수 있는 분이시지..
우리는 그 뜻을 헤아릴 수 없을 거야... 대스승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앞으로 큰 폭풍이 몰아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자꾸 드는구나..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린다. 정신을 차린 라크는 몸을 일으켰다. 그가 누워있던 곳은 어떤 절간이었다. 곁에는 로췌가 앉아 있었고, 불상 앞에는 노스님이 한분 앉아 있었다. 문 너머 마루에는 덩치 큰 스님이 방을 등진 채 앉아 있었다. 마침내 무명사에 도착한 것이다. 노스님은 자신을 무명사의 주지라 소개하며, 이름은 딱히 없으니 그냥 큰스님(이하 종정 스님)이라고 부르라고 말했다. 연금술사들은 자신을 종정 스님이라고 부르는데 과분한 명칭이라며 투덜거리기도 했다. 크롤카는 가둬두었다고 한다. LC에는 힘을 흡수하는 능력도 있기에, 크롤카는 한동안 정신도 못 차리고 곤히 잘 거란다. 라크는 크롤카를 상대할 때 보았던 아이를 떠올리고는, 그 애는 어떻게 되었는지 물었다. 종정 스님이 답했다.

아아.. 먼저 만났구나. 그 아이는 너와 같은 호문쿨루스란다.
아마 너희들 중에 가장 안타까운 아이일 거야.
너희가 한 가지씩 잃었다면 그 아인 수십 가지를 잃었으니..
부를 때는.... 이제 39라고 부르면 되겠군..
이름의 숫자는 한 번 죽을 때마다 하나씩 더해진단다. 이제 서른아홉 번을 죽었다는 뜻이지.[13]

그의 설명은 계속되었다. 39가 호문쿨루스로서 잃은 것은 마음이다. 그러니까 희로애락을 비롯해서 마음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감정이 사라진 것이다. 한 가지를 잃은 게 아니라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잃은 셈이다. 사실은 아직도 저 아이에게 어떤 마음이 남아있거나 사라졌는지 모른다. 호기심과 책임감 정도가 남아있다는 것이, 무명사가 39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였다. 라크는 그 말을 듣고 경악했다.

왜... 누가 저 애를 저렇게 만든..
누가 저 아이를 호문쿨루스로 만들었냐고?
나다. 내가 저 애를 저렇게 바꾸었지. 바로 이곳에서.
이 땅에 묻힌 LC가 영향을 미친 듯하더구나...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예상?... 결과? ...실험이라도 한 겁니까?
왜 저 어린애를 가지고 그딴 짓을 한 겁니까.
그때는... 그게 최선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이유지.
아직 꼬마애잖아!
이제 돌릴 수도 없는 짓거릴 해놓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이 미친 새끼들이!!
적당히 뭐 하나 잃어버리면 성공이었다고 생각했던 건가?!
사람 인생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연금술 배우면 남의 인생 찢어발길 자격이라도 생기는 건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한지도 이해 못하는 개새끼들!!

라크는 LC단검을 챙겨들고 방을 나갔다. 그는 어느 나무 아래 바위에 걸터앉았다. LC단검의 칼끝이 왼손에 닿았다. 두근. 두근. 심장 고동을 느끼며 라크는 LC단검에 힘을 주었다. 칼끝이 손을 파고들면서 피가 흘러나온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가 등에 몸을 기대왔다. 로췌였다. 라크는 당황해서 움직임을 멈췄다.

......야, 크롤카도 데려다 줬겠다. 이제 너 할 거 없잖냐? 이제 때려치고 도망치는 게 낫지 않겠냐?
대회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고 도망치려면 충분히 그럴 수 있어. 전에 말했지? 도망치는 건 도와주겠다고.
단검은 무명사에 버리고 가면 발루치가 알아서 하겠지. 시X! 아쉬타가 죽건 말건 뭔 상관이야!
어때, 꽤 괜찮은 제안 아니냐?

[14]

라크가 망설이자, 로췌는 바보냐고 핀잔을 주다가, “절에 돌아가면 파즈 스님한테 사과해라.”라고 주의를 주었다. “남의 상처 찢어발겼으면 사과할 줄은 알아야지. 그 39란 꼬마, 파즈 스님의 딸이다.” 로췌는 파즈 스님의 과거를 들려주었다.

김현식이라는 이름의 남자. 그리고 그의 딸 김윤지. 김윤지는 뇌종양으로 인해 죽음을 앞둔 상황이었다. 이를 견딜 수 없었던 김현식은 딸과 함께 동반자살을 하려고, 차를 타고 절벽을 질주했다. 그러나 차가 우연히 무명사의 결계를 뚫고 들어오는 덕에 그들은 목숨을 건졌다. 무명사의 주지 종정 스님은 그들 부녀를 발견하고, LC의 힘으로 상처를 치료해주었다. 상처를 치료하는 LC의 힘을 직접 보게 되자, 김현식은 그 힘으로 딸을 살려달라고 간청했다. 종정 스님은 그의 부탁을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김현식은 절 앞에서 부복한 채 계속해서 간곡하게 부탁했고, 그들 부녀의 사정이 너무나도 딱해서, 종정 스님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 결국 종정 스님은 LC의 힘을 빌려 김윤지를 호문쿨루스로 만들었다. 김현식은 이후 무명사의 일원이 되었으며, 파즈(法治)라는 이름을 받았다. 김윤지는 죽은 숫자를 이름으로 삼게 되었다.

로췌는 그 뒤의 이야기는 위생에 좋지 않다며, 이야기를 끝내려 했다. 라크가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그녀는 그를 어느 무덤가로 데려갔다. “말했듯이 그다지 위생에 좋은 이야기는 아니다. 그 꼬마와 파즈 스님에게 해피 엔딩은 더더욱 아니지.” 수십 개의 무덤이 눈에 들어온다. 그 무덤들 앞에는 모두 윤지라는 이름의 묘비가 있었다. 로췌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윤지는 인간일 적 뇌종양을 앓고 있었다. 종양 또한 몸의 일부기에, 호문쿨루스가 된 후에도 종양은 제거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윤지는 2, 3개월이 될 때마다 사망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새로운 몸을 가지고 다시 태어났다. 여기 이 무덤들에는 윤지가 헌옷처럼 벗어둔 몸들이 묻혀 있다. 그리고 그건...

파즈가 뒤에서 나타나 이어 말했다. “살아있다. 단지 숨을 쉬는 것뿐이라면, 그건 시체가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지. 윤지의 새로운 몸이 만들어져도 그 전의 몸은 움직이거나 생각하지 못할 뿐 살아 숨 쉬고 있다.” 어째서 그렇게 된 거냐고 라크가 묻자, 파즈가 대답했다. “나는 모르겠구나. 하지만... 넌 우리 작은 애기를 자유롭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구나. 우린 널 오랫동안 기다려왔단다. 네가 이곳에 나타나기를...!” 파즈의 말은 계속되었다. 아쉬타를 제외한 호문쿨루스들은 몸 안에 있는 LC의 힘으로 거대한 생명력을 가진다. 그리고 인간으로서 한 가지를 잃는다. 그렇다고 생각해왔고, 그런 줄로만 알았다. 이해하지도 못할 힘을 쓰려 하면서도, 마치 당연히 그래야한다는 듯이 생각했었다. ‘이제껏 그래 왔었다..’라는 말은 얼마나 어리석고 소용없는 말이었나...

파즈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후, 라크는 그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아니, 그건 오히려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내가 김현식일 무렵에는 슬픈 일에 슬퍼할 수 있었고, 죽음을 죽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지.
하지만 이제는... 아무 것도 모르겠더구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슬퍼할 수도 없으니까.
그리고 내 마음속도 텅텅 비어서 눈물을 흘리는 법도 잊어버렸단다.
고맙구나, 라크리모사. 나를 대신해 눈물을 흘려줘서.
누군가는 묻혀있는 아이를 위해 눈물을 흘려주어야겠지.

“작은 스님, 큰스님께서 손님들 가시기 전에 한번 뵙자고 하십니다.” 39가 파즈를 찾아왔다. 파즈는 39에게 안내를 부탁하고, 잠깐 주변을 돌고 들어가겠다며 등을 돌렸다. “잠깐만요! 기다려 주세요! 절 기다렸다고 하셨잖습니까. 제가 뭘 하면 되는 겁니까?” 라크가 다급히 그를 불러 세우자, 파즈가 말했다. “‘육도(六道)가 모이는 날’ 자신을 잃은 자가 새로운 길을 만들어줄 것이다.” 이는 큰스님이 참선 중에 대범천왕에게 들었던 39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라 한다.

로췌가 그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종정 스님은 아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이다. 자신을 잃은 자는 대놓고 라크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육도라... 불교 쪽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어 그리고 마지막은... 하늘을 뜻하는 단어였는데, 뭐 어찌 됐건 하늘.

라크와 로췌는 39의 안내를 따라 종정 스님의 방으로 왔다. “큰스님, 들어가겠습니다.” “아니 굳이 신발 벗을 필요 없다. 길게 나눌 이야기는 아니니 그냥 거기서 듣거라.”

라크리모사, 너는 지금 네 상황에 만족하고 있느냐.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가능하다면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넌 사람이 가장 바라는 두 가지의 신비한 힘인
‘미래를 아는 것’, ‘인간을 초월한 힘’을 얻었지 않았느냐.
그건 많은 사람의 꿈이 아닌가?
그런 걸 바란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생활, 가족, 친구, 저를 구성하던 모든 것을요.
그래 그랬지. 로가텐의 힘으로 태어난 신비한 힘들은 반드시 불행한 결과로 인도한단다.
큰놈이의 이야기, 발루치로췌의 이야기도 들었겠지. 그 일이 어떤 슬픔을 만들어 냈는지도.
로췌, 연금술사들이 이름을 받을 때 꼭 해주는 말이 있었지? 말해주겠니?
....우주적인 전망 내에서는
비열한 것도, 정직하지 못한 것도, 사악한 것도, 범죄도 아닌 것이 된다.
사실 신의 섭리에 따라 정리된 모든 것은 선하고 아름답고 정당하다.[15]
그 말을 반대로 돌리면 신의 섭리를 어긴 것은 그게 어떤 것이든 옳지 않다는 말이 되지.
나는 신을 믿는 자는 아니지만, 이 세상을 움직이는 하늘의 섭리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사람이 나고, 죽고 상처 입는 건 하늘이 이 세상에 내려준 섭리다.
물론 슬픈 일이지만, 그 슬픔을 딛고 이겨내는 것은 사람이 해야 할 도리지.
하지만 하늘의 섭리란 연약한 인간이 감당하기엔 너무 힘들 때가 있단다.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것은 너무도 힘들어서,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힘에 기대서 섭리를 거스르길 원하기도 하지.
섭리를 거스르는 것이 어떤 불행을 불러들일지 모른 채,
그 힘을 사용하고 그 결과에 더 큰 슬픔에 빠질 수도 있어.
로가텐의 힘은 신비함이다. 그리고 그 힘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하는 순간 그 힘은 더 이상 신비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힘을 두려워하거나 경배한다. 그리고 그것에 취하지.
힘에 취한 인간들... 그것보다 무서운 게 어디 있을까.
힘을 손에 들고 거짓된 힘으로 사람들을 휘두르려 하는 자들과 막으려는 자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려는 자들이 서로 다투게 될지도 몰라.
아니... 내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 이미 그런 싸움들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구나.
라크리모사, 자신을 잃은 자여. 잘 듣거라.
대범천왕님은 세 명 중 한 명을 선택하라 했다 했지.
난 네가 이제껏 보고 들은 것들은 앞으로 네가 해야 할 선택을 위해서 마련된 것이라 생각한다.
너는 평범한 사람과, 신비한 힘을 가진 자 둘 다를 대변할 수 있는 존재니까.
대범천왕님이 널 만들고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게 한 것 또한 그 선택을 위해서일 것이다.
그것이 무슨 의미를 가진지는 모르겠지만, 무척이나 중요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겠지.
너에게 힘든 일을 맡긴 것 같아 미안하지만, 널 대신할 자가 없구나.
하지만 네가 어떤 선택을 하건 무명사는 대범천왕님의 뜻을 믿고 널 지지할 것이다.
네가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날이 온다면,
다시 이곳으로 찾아오거라. 우린 네 선택에 따를 것이다.
가거라. 다시 볼 때를 기다리마.

라크와 로췌는 무명사를 나섰다...

3기 1부~2부

3기 1부 12화가 되도록 별다른 이야기는 없공기 취급다가 13화 끝에서야 마침내 등장한다... 그것도 로췌에게 얼굴을 걷어차이는 장면으로...이로써 라크리모사가 호문쿨루스로서 잃어버린 것은 찌질함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누가 김진호 카피 아니랄까봐

무명사까지 크롤카를 인도한 후 라크리모사는 로췌와 함께 발루치의 저택으로 되돌아갔다.[16] 비록 종정 스님이 자신을 도와주겠다고 말하였으며 파즈도 힘을 보태겠다고 했지만, 정작 본인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 지 제대로 결단을 내리지 못한 상태였다. 며칠 간 이에 대해 고민했지만 다 허사였고, 이내 체념하고 로췌 핸드폰으로 몰래 게임을 하며 시간을 허비했다.그러다가 걸려서 로췌에게 처맞거나 때때로 자신을 닮은 환상을 보며 대화를 나눌 정도로 상태가 안좋아졌다. 아예 이 환상에게 오토스카피라고 따로 이름까지 붙여줬을 정도.혼자놀기의 진수[17]

어느 날 라크리모사는 늘 그랬듯 또 '오토스카피'를 만나 그와 대화를 나눈다. 오토스카피는 라크리모사에게 이대로는 진전이 없을 것임을 환기시키고, 자신에게 좋은 생각이 있다면서 어떤 계획을 알려준다. 라크리모사는 그 계획에 따라 로췌의 핸드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물품을 거래한다. 그가 사려고 한 것은 배낭과 운동복이었다.[18] 꽤 구려보였는지 로췌가 누구 센스냐고 묻자, "김진호가 아쉬타에게 받았던 모델을 주문한 것."이라고 밝혔다. 로췌가 물품을 산 이유를 추궁하자, 라크리모사는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계획인즉슨...

  1. 김진호의 배낭과 동일한 모델을 준비하고 LC단검을 넣은 후, 아쉬타의 저택에 잠입해서 김진호의 배낭과 바꿔치기.
  2. 김진호의 곁에 자신이 쓴 메모를 남겨, 그가 배낭을 갖고 대회에 출전하도록 유도한다.
  3. 김진호가 대회에 출전하여 아쉬타와 합류할 때까지, 카토그래퍼 능력으로 그의 뒤를 따라간다.
  4. 이후 기회를 보아 배낭을 빼돌리고, 아쉬타 팀을 따라 데스티니 챔버까지 간다. 5. PROFIT!


라크리모사는 LC단검을 갖고 대회에 출전, 데스티니 챔버까지 가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기억대로라면 김진호는 배낭을 가진 상태에서 아쉬타와 합류하지만, 데스티니 챔버로 향하던 중 어느 시점부터 갑자기 배낭이 사라져 버린다. 이는 아쉬타 팀을 따라가다보면, 배낭을 빼돌릴 찬스가 생긴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김진호는 데스티니 챔버에서 기지를 발휘하여 로가텐의 돌에 소원을 비는 것에 성공하고, 이 덕분에 아쉬타 팀 이외의 사람들도 데스티니 챔버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아쉬타 팀의 뒤만 잘 따라가면 알아서 데스티니 챔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위와 같은 계획이 가능한 것이다. 김진호의 기억과 카토그래퍼 능력 덕분에 배낭 자체는 물론 그 안의 내용물까지 동일하게 준비할 수 있었고, 김진호와 허천도의 필체가 동일하므로 김진호는 '라크리모사가 남긴 메모'를 '허천도의 메시지'로 여길 것이다.

이 계획에서 문제점은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배낭을 잃어버리는 시점이 기억나지 않으며,[19] 대회에서 김진호가 자신을 닮은 다른 이를 만난 적이 없다는 점. 다른 하나는 아쉬타와 김진호 그리고 자기 자신 중 누구를 죽여 LC단검에 그 힘을 비축하냐는 것. 전자는 발루치가 가지고 있던 흰 양귀비의 힘으로 일정 시간 동안의 기억을 지움으로써 해결할 수 있었지만, 후자(누구를 죽일 것인가?)는 아직 결단을 세우지 못한 상태였다. 라크리모사는 자신이 결코 이를 결정하지 못할 것임을 직감하지만, 그럼에도 대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출전할 것임을 로췌에게 밝혔다. 라크리모사의 의지를 확인한 로췌는 흰 양귀비를 건네주며 사용법을 가르쳐준다. 그녀의 말을 듣던 중, 라크리모사는 무심결에 로췌에게 "너랑 같이 사는 거라면 나쁘지 않겠다."며 고백을 했다!!! 정색하는 로췌의 모습에 위기감을 느낀 라크리모사는 흰 양귀비를 사용하려 했지만, 로췌가 낚아채어 기억을 지우는 데 실패했다. 민망해진 라크리모사는 냅다 벽을 타고 위로 도망쳤지만, 너무도 간단히 로췌에게 잡혀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기절했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그는 매트릭스에 누워 있었고 로췌는 그 곁에 앉아 있었다. 라크리모사가 깨어나자 로췌는 그의 고백에 대한 대답을 들려줬다. "전에도 말했지만 난 네가 싫다."몸 쪽 꽉 찬 돌직구!!! 라크리모사는 구질구질하게 계속 매달렸지만, 로췌는 냉정하게 현 상황에 대해 조목조목 짚어가며 확인사살 거절 의사를 분명히 하였다. 그녀가 라크리모사의 고백을 거절하는 이유는 그가 호문쿨루스라는 점 때문이었다. 이 말을 듣고 라크리모사는 문득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회 마지막 지점인 데스티니 챔버에 있는 소원의 돌을 이용하면 그것이 가능하다. 라크리모사는 이를 로췌에게 말하려 했지만, 로췌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딴 생각만 하고 있던 것에 분노했다. 그녀는 라크리모사에게 눈을 감을 것을 강요한다. 의아해하면서도 겁이 나서 순순이 눈을 감은 라크리모사에게 로췌는 말했다. "자기 몸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다면 뜯어버리겠다."고...몸은 거짓을 숨기기엔 너무 정직하지!!! 입 닥치고 평생 솔로 vs 고백하고 고자되기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으나, 다행히 크로미가 난입한 덕에 어떻게 위험한 순간은 넘어간 듯하다.크로미의 리액션을 볼 때 이제 크롤카가 위험할 차례

그리고 마침내 대회 날. 라크리모사는 리췐에게 자신의 카토그래퍼 능력을 담은 쪽지를 건네주었다. 리췐 일행이 대회에 참전하는 동안, 그는 카타콤에 진입하여 계획대로 LC단검이 든 배낭을 김진호의 방에 두었다. 그런데 방을 나서던 중, 웬 놈과 마주쳤다. 카타콤은 무명사와 마찬가지로 진이 쳐져 있으므로, 아무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거기다 맞닥뜨린 놈은 고작 주먹 한 방에 쓰러져버렸다. 아무리 봐도 일반인이다. 옷차림을 보아하니 김진호와 허천도가 자취방에 있을 때 찾아왔던 조폭들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 놈들이 여기를 침입할 이유가 있나? 라크리모사는 크게 당황했다. 김진호의 방에 두었던 배낭을 들키게 되면 모든 계획이 틀어지기 때문. 그때 뒤편에서 누군가가 나타나 말을 걸었다. 자신을 강도라고 소개(...)한 그 사내는 라크리모사를 김진호로 착각하고, 그에게 사시미를 보이며 자신을 도울 것을 강요했다. 그런데 칼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라크리모사가 식칼에 묻은 피에 반응을 보이자, 사내는 입구에서 어떤 놈이 덤벼들더라는 얘기를 했다. 이 집에서 김진호 말고 놈이라 불릴 놈은 한 명뿐이다. 순간 울컥한 라크리모사는 그대로 달려들어 그의 머리를 후려갈겨 쓰러뜨렸다.

3기 3부

카타콤에서(~9화, 13화, 15화)

라크리모사는 급히 발루치에게 통신으로 접속해[20] 어찌해야 할지를 물어보았다. 사실 호문쿨루스인 그로서는 조폭들 물리치는 것쯤 일도 아니었지만, 자신이 김진호가 아니라는 것을 들키게 되면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발루치는 자기도 바쁜 일이 있어서 도와주기 힘들다며, 알아서 하라는 대답과 함께 통신을 끊었다. 그때 방금 전 쓰러뜨렸던 사내가 뒤에서 달려들었다. 라크리모사는 전혀 몰랐던 참이라 위험한 순간이었지만, 다행히 시빌이 나타나 그 사내를 공격하여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아래층에 가보니 허천도가 조폭들에게 붙잡혀 있었다. 허천도는 그를 김진호라고 착각하며 말을 걸었고, 라크리모사 역시 자신이 김진호인양 연기하며 그를 상대했다. 곧 시빌이 나타나 조폭들을 물리쳤다. 남은 적은 이제 한 명. 라크리모사는 급히 시빌에게 허천도를 데리고 먼저 대회장으로 가라고 외쳤다. 아쉬타는 내가 데려가겠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저 덩치 큰 친구는 옆구리에 칼빵 한 대 놔줬다.
시빌! 천도를 데리고 문으로 들어가.
LC가 상처를 완화시켜 줄 거야.
아쉬타는 내가 데려간다!
깡패 아저씨, 의뢰인 무시하고 여긴 왜 온거야?
발루치라고 했었나?
그 외국인 새끼 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더라고.
돈 좀 줬다고 지멋대로야.
오늘은 당신이 나를 방해하지 못해.
난 오늘 대회에서 우승할 운명이거든...
여기서 자빠질 일은 없단 뜻이지.
이야~ 진호라고 했던가?
못 본 사이에 많이 남자다워졌다.
너 뒤지고 싶냐?
그때는 우리들이 너무 신사적이었지?
발루치가 그러더군.
니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의 무기는 쓰지 말라고.
지금은 사정 봐줄 필요 없겠지.
.......
그때 봤던 그 장면이었나.[21]
...난 아저씨에게 절대 안 져.
특히나 그런 위험한 흉기를 들고 있다면 말이야.

"괴물들 사이에서 재주 좀 배웠나보다?" 조폭은 움츠러들지 않고 라크리모사에게 그대로 사시미 칼을 휘둘렀다. 곧 칼끝이 라크리모사의 몸을 파고 들었다. 그러나 그게 전부. 조폭은 칼을 그 이상 쑤셔넣을 수 없었다. 그 몸은 너무 단단했다.

나에 대해 오해를 하는 모양인데.
난 괴물들 사이에서 재주를 배운 게 아니라!!
내가 괴물이 돼버렸거든!
운명이 왜 운명인지 알아?
운명이란 건 절대로 바뀌는 게 아니니까. 운명인거야.

라크리모사는 몸에 박힌 사시미 칼을 뽑은 뒤 한 손으로 그 칼을 쥐어 박살내버렸다. 조폭은 그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렸다. 라크리모사는 조폭에게 패거리들 데리고 꺼지라고 외쳤다. 모든 게 운명이라면. 아딤이 정한 것이라면. 끝까지 따라가주겠어. 라크리모사는 마음을 완전히 굳혔다. 조폭들이 사라지고, 라크리모사는 아쉬타를 찾아 카타콤 내부로 들어갔다. 내부는 김진호일 때 알고 있었던 것보다 훨씬 넓어져 있었으나, 카토그래퍼 능력을 이용하면 길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아쉬타는 왜 숨어있는 걸까? 왜 천도를 구하려 하지 않았던 걸까? 라크리모사는 아쉬타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다. 그녀가 로또를 미끼로 자신을 낚지만 않았다면, 이런 이상한 일에 휘말리지도 않았을 테고, 그리고 호문쿨루스가 되어 자신을 잃어버리지도 않았을 테니... 그런 생각을 할 때면, 아쉬타에 대한 살의가 솟구치곤 했다...

문득 앞의 벽면에 붙어 있던 기계가 빛났다. Emergency call. 누군가가 전화를 걸었다. 아쉬타겠지... 라크리모사는 무명사에서 종정 스님과 했던 대화를 떠올렸다.

아직도 널 끌어들였던 아쉬타를 원망하니?
대범천왕님이 네게 어떤 운명을 안배해놨는지는 모르겠구나.
네가 그 단검으로 3명 중 누군가를 찌르게 되는 게 운명이라면...
그걸 선택하고 받아들이는 건 네 업보가 될 거야.
하지만 난 네가 원망하는 마음을 담아 그 선택을 하길 바라지는 않는구나.
그래서 이해하고 용서하도록 노력해 보라고요? 그게 어떤 상대든?
스님은 그게 가능한가요?
미쳤냐? 그게 되면 내가 부처게?
내가 절 밥이 입에 맞아 속세를 버렸겠냐. 꼴보기 싫은 놈들 피해서 도망친 거야.
하지만 내가 미워하고 원망했던 자들의 대부분은 진짜 그 사람이 아닌,
내가 마음속으로 멋대로 키워낸 기억들이었어.
심지어는 그 사람이 날 해코지 하려는 게 아닌 어쩔 수 없는 일들을 했음에도
이해나 용서를 하려 하지 않았지.
아니 이해는 해도 용서는 안했어. 그게 나에게 더 편했으니까.
너무 늦게 나의 바보 같음을 인정했지만, 이젠 그들 모두 내 곁에 없단다.
너무 오래된 원망은 후회가 되어 버려.
내가 너에게 바라는 건 그저...
할 수 있을 때 노력은 해볼 수 있단 거지.
어떻게요?
만나서 이야기나 나눠보려무나.
네 마음속에 멋대로 만들어낸 아쉬타가 아닌, 진짜 그 아이와.
깊은 원망도 만나서 풀면 의외로 쉽게 풀리는 일도 있는 법이니.
그러고도 원망이 가시지 않으면 별 수 없지.
제가 왜 그렇게까지 노력해서 아쉬타에 대한 원망을 버려야 합니까?
그게 선한 일이라서?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하니까?
바보 같지만 착하고, 잔머리 굴리며,
이기적이고 감정에 따라 지멋대로 행동하지만 친구를 자기보다 아낄 줄 아는...
말주변도 없는데 주둥아리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는 멍청이.
잃어버린 너 자신을 되찾기 위해서.

우린 널 오랜 기간 봐왔단다.
내가 이제껏 알았던 '넌' 그랬다.
자신을 자신으로서 있게 하는 게 무엇이라 생각하니?
육체? 기억? 난 아니라고 생각한단다.
...제가 세 명중 한 명을 찔러야 한다는 건 아시죠?
아쉬타를 안 미워하면 남은 선택지가 별로 없는데요. 설마...
...그건 니가 알아서 잘 결정하겠지. 난 모른다.
.......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닙니까?
유서에 내 이름 쓰고 자살하든가.

라크리모사는 김진호인 척 연기하면서 아쉬타와 통화하며, 천도시빌의 상황을 알려주었다. 아쉬타는 천도, 시빌과 함께 게이트를 사용하여 경계로 건너갔다. 시간이 촉박하여 아쉬타와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통화하는 순간 아쉬타에 대한 증오심은 사그라들었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친구가 잘못될까 두려워서. 율법을 깨지도 못하고, 율법을 철저히 지키지도 못한 채. 그저 망설이고 울면서, 라크리모사에게 미안하다는 말만을 반복했다. 라크리모사가 모든 것이 잘 해결될 거라고 다독이며 "일행을 데리고 먼저 떠나라."고 말해주자, 그녀는 구원을 받기라도 한 것처럼 허둥지둥 떠났다. 지금 통화를 하고 있는 상대가 라크리모사일 수도 있다는 의심조차 하지 못했다. 라크리모사는 그런 그녀를 더 이상 미워할 수 없었다. 아쉬타는 똑똑하고 모든 걸 다 아는 완벽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저 사람을 대하는 게 어색한 녀석일 뿐이었다.

경계(Limbus)의 중추(13화~16화)

아무튼 변수는 모두 해결되었다. 라크리모사는 발루치와 함께 카타콤에 남아있던 이들을 처리하고, 아쉬타를 따라 경계로 건너왔다. 아니, 건너오려고 했다. 그러나 정신을 차려보니 라크리모사는 발루치 일행과 떨어져 다른 곳에 와 있었다. 어떻게 된 걸까? 의아해하던 중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던가? 반갑군. 라크리모사." 그는 바로 쉬타카두르였다! 쉬타카두르는 라크리모사가 경계로 넘어오는 것을 감지하고, 그를 자신이 있는 곳으로 가로채기한 것이었다.

전날 무명사에서는 대회에 대한 회의가 열렸다. 그들의 목표는 트리니티의 힘을 에게 반환하는 것. 하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믿는 것은 아딤에게 직접 계시를 받은 존재, 라크리모사였다. 발루치는 라크리모사가 쉬타카두르와 대화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았다. 현재 아딤은 쉬타카두르의 힘에 구속당한 상황이다. 만약 라크리모사와의 대화가 쉬타카두르의 심중에 영향을 준다면, 아딤에 대한 구속이 약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쉬타카두르는 이천 년이 넘는 세월을 대스승으로 헌신한 사람이다. 그런 그를 동요시키는 건 쉽지 않으리라.

라크리모사는 막상 쉬타카두르를 대면하자,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아딤은 그에게 쉬타카두르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발루치 역시 쉬타카두르를 노리고 있다. 무명사도 마찬가지. 하지만 라크리모사가 그들의 뜻을 따라야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죽음을 원하는 쉬타카두르에게 라크리모사는 오히려 구원과도 같다. 라크리모사는 조심스레 그의 눈치를 살피며, "당신의 죽음을 이룰 수 있는 LC단검은 다른 곳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쉬타카두르는 아딤을 믿지 않았기에, 그녀가 원하는 방식대로 LC단검을 사용할 생각은 없었다. 그는 라크리모사와 LC단검을 속박해둘 생각이었다. 지금 그들이 있는 장소인, 경계의 중추에.

눈앞에 있는 쉬타카두르는 실체가 아니다. 그를 공격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곳이 경계의 컨트롤룸이라면, 공간을 조종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할 것이다. 커다란 비석이 신경쓰인다. 라크리모사는 카토그래퍼 능력을 활용하여 비석의 내용을 읽었다. 순간 너무도 방대한 양의 정보가 갑작스레 그의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왔다. 그 비석에는 쉬타카두르가 이천년간 축적해놓은 정보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자칫 정신을 잃고 광인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라크리모사는 자신에게 필요없는 지식은 전부 흘려들어 간신히 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검은 머리가 하얗게 탈색이 될 정도로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말이다. 라크리모사는 죽음을 이루고 싶다는 이유로 이런 짓을 벌여도 되는 거냐면서, 오래 살다보니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에 별 감흥이 없는 거냐며, 쉬타카두르에게 따졌다. 하지만 쉬타카두르는 인간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이곳 Limbus는 쉬타카두르의 기억으로 이루어진 비석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Limbus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기억을 담아 마침내 가득 차버렸다. 쉬타카두르의 정신은 이미 한계였던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불사의 운명을 내린 아딤을 원망하고 있었고, 그 원념은 이미 Limbus를 장악해가고 있었다. 과거에 그 악의가 형체를 갖추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적이 있다. 그리고 그의 악의가 Limbus에서 넘쳐흘러 다시 세상에 나오려 하고 있다. 과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아딤이 죽음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쉬타카두르의 악의가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면, 그것은 아딤과 로가텐의 힘을 모조리 잡아먹고 세상 자체를 파멸시킬 것이다.

쉬타카두르는 비석의 앞에 서서 무언가를 시작했다. 역시 저 비석에 뭔가가 있다. 무명사의 사람들은 모두 이번 일에 목숨을 걸었다. 그냥 넋놓고 있을 수는 없어. 저 비석이 쉬타카두르와 연결되어 있다면, 그를 동요하게 만들 약점이 있을지도 모른다. 라크리모사는 다시 카토그래퍼 능력으로 비석의 내용을 읽었다. 이번에도 막대한 양의 정보가 뇌리로 흘러들어왔지만, 두 번째 시도여서인지 견뎌볼 만했다. 쉬타카두르의 마음이 전해져 온다. 그는 조금 초조한 듯하다. 아쉬타의 발을 늦추고자 미궁을 조정하고 있다. 라크리모사는 쉬타카두르의 마음 속 좀더 깊은 곳을 살펴보고자, 카토그래퍼 능력을 더 끌어 올렸다. 그러나 쉬타카두르는 그의 움직임을 알고 있었고, 마음 속에서 라크리모사를 쫓아냈다. 쉬타카두르는 직접 자신의 내면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폐허.

그렇게... 내 안을 들여다 보고 싶나? 그렇다면 봐라.
이것이 지금 나의 세계다. 무엇이 느껴지지? 기쁨? 슬픔?
그런 것들은 이미 집어 삼켜져버렸어. 이것이 아쉬타가 가지게 될 미래고, 현재의 나다.
이것이 나다. 넌 이해할 수 있나? 그저 들여다 보는 것만으로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이런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아쉬타뿐이다.
영겁의 시간 동안 남겨질 자의 말로.
긴 시간 동안 나의 곁에서 나의 고통을 나누었던 유일한 존재.
아쉬타는... 아쉬타는 당신을 이해 못해.
무슨 소리지? 이 계획의 시작이 아쉬타라는 것을 잊었나?
이건 그녀 본인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여기 오기 전, 전 아쉬타와 잠시 통화를 했습니다. 라크리모사가 아닌 김진호로서.
솔직히 전 화가 나 있는 상태였습니다.
당장 내 친구를 구하지 않고,
당신들의 원칙을 지키고, 외부인들로부터 보물들을 숨기는 데 열중인 모습에 화가 났습니다.
그저 그 모습을 보고 원망을 쌓을 수도 있었겠지만, 전 아쉬타와 통화했습니다.
그 짧은 통화로 아쉬타가 널 이해시킬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아뇨. 아쉬타는 절 이해시키진 않았습니다.
아쉬타는 그때... 울고 있었습니다.
친구가 잘못될까 두려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
자신의 친구를 구하기 위해 원칙을 깨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철면피처럼 원칙을 지키지도 못한 채.
그 사이에서 어떤 것도 하지 못한 채 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게 연신 미안하다고 말하더군요.
제가 모든 것이 잘 해결될 거라고, 시빌과 천도를 데리고 먼저 떠나라고 했을 때는
마치 구원받은 자처럼 허둥지둥 떠나더군요.
전... 그 순간 더 이상 아쉬타를 미워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 아쉬타와 함께 있는 순간이 적었습니다. 친구가 될 수 있을 만한 시간은 없었죠.
제멋대로 아쉬타는 똑똑하고, 모든 걸 다 아는 완벽한 인물인 줄 착각하고 있었죠.
울먹이는 목소리를 듣고 깨달았습니다. 그냥 사람 대하는 게 어색한 녀석이라고요.
아쉬타를 당신 손에 죽게 놔두지 않을 겁니다.
아직 그녀를 친구라고 부를 순 없지만. 적어도 제 친구의 친구니까요.
사람 살리는 데 그런 이유면 충분하지 않나요?
아쉬타가 당신을 이해한다고? 삶의 의미를 모두 포기할 정도로 닳아버린 당신을?
그런 녀석이 친구를 위해 운다고?
아쉬타는 그저 아버지인 당신의 슬픔을 이해해 보기 위해
그런 괴로움을 아는 척했을 뿐이라구요.
하지만 그 녀석은 아직 살아가고 싶어 합니다!
당신은 그런 딸을 죽이려 하고 있어!!
자네의 처분은 미뤄 두도록 하지.
아딤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
많은 사람이 답을 알기 위해 내게 찾아왔지.
하지만 답을 알려주기 위해 온 자는 없었다.
네가 처음이다. 라크리모사.

쉬타카두르는 라크리모사가 아딤에게 받았다는 LC단검에 대해 물을 속셈이었다. "고맙군, 라크리모사. 난 아쉬타의 마음도 모른 채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가려 했다. 또 다시 나의 목적을 위해 자식을 죽이고 싶진 않아." 또 다시? 쉬타카두르의 말을 듣고 라크리모사는 자신이 읽었던 그의 기억을 떠올렸다. 쉬타카두르는 아직 인간이었던 시절, 권력을 위해 자식을 처형시킨 적이 있다. 쉬타카두르는 원래 콘스탄티누스 대제였다.[22][23] 라크리모사가 콘스탄티누스라는 이름을 언급하자, 쉬타카두르의 표정이 무섭게 변했다. 당황한 라크리모사가 자신이 실언을 한 거냐며 표정이 무섭다고 말하자, 쉬타카두르는 그 말에 당황하며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쉬타카두르는 돌연 라크리모사를 향해 손짓했고, 그 순간 라크리모사는 돌로 변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라크리모사의 말에 납득하고 있던 그였으므로, 이러한 행동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라크리모사는 당황하며 그를 불렀지만, 쉬타카두르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라크리모사는 완전히 돌로 변해버렸다...

아딤과의 재회(19화~23화)

라크리모사가 정신을 차려보니, 아딤이 입술을 내밀며 뽀뽀를 하려던 참이었다.(...)[24] 라크리모사는 발렌타인 뚜껑을 외치며[25] 기겁하면서 아딤을 뿌리쳤다.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하얗다. 영화에서나 보던 사후세계인가? 아딤은 "너는 지금 반쯤 죽은 몸이지만, 내가 도로 살려주겠다."라며 라크리모사를 안심시켰다. 라크리모사는 아딤에게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해 알려주었다. 쉬타카두르가 본인의 진명을 듣자 별안간 자신을 돌로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아딤은 쉬타카두르를 그분이라 칭하면서 "그분은 프리텐더(모방자)이기 때문에, 그런 짓을 한 거다."라고 답했다.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 여기면, 실제로는 화가 나지 않더라도, 화가 난 척하는 사람. 쉬타카두르는 그런 사람과 비슷한 부류이며, 본인의 진명인 '콘스탄티누스'는 바로 그가 화를 내는 척하는 상황(방아쇠)이라는 것이다.

아딤은 라크리모사에게 그분(쉬타카두르)의 마음속이 어땠냐고 물었다. 라크리모사는 제대로 보이는 건 없었다고 말했지만, 아딤은 제대로 의미를 찾아보라며 계속 채근했다. "네가 아쉬타를 미워했을 때를 떠올려봐. 분명 달랐을 거야." 라크리모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원망. 저주를 건 주체인 당신에 대한 원망이 없어요.
누군가를 지독하게 원망하면, 마음속에서 원망하는 자의 그림자가 더욱 더 커집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마음속에는... 아무 것도 없었어요. 용서도 원망도.
그저 자기 파괴뿐. 그건... 정상이 아닙니다.

라크리모사는 쉬타카두르를 용서해줄 수는 없냐고 물었지만, 아딤은 "강이 바다를 받아들일 순 없어."라고 답했다.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딤이 밝힌 쉬타카두르의 죄는 바로 신을 모욕한 것이었다. 아딤이 나직하게 말했다. "미안하구나. 라크리모사. 아니 진호야. 난 모두에게 거짓말을 했단다."

자신의 힘을 쪼개어 다른 둘에게 내린 왕,의 이야기. 로가텐의 실종과 그로 인해 벌어진 세상의 이변... 아딤이 처음 라크리모사를 만났을 때 들려준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모두 거짓이었다. "왕관의 주인, 사라진 로가텐. 모두 너희에게 전한 나의 거짓이다. 난 그분의 힘을 빌려쓰는 자일 뿐이야. 그분이야말로 진정한 왕관의 주인이지." 아딤이 말하는 그분이란 쉬타카두르였다. 쉬타카두르는 자신이 콘스탄티누스라고 착각하고 있는 절대자였다! 아딤은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다. 소원을 빈 후 육체와 영혼이 소멸된 황제. 인간의 모습으로 강림한 절대자 쉬타카두르. 라크리모사가 이야기를 들어 보니 황제의 삽질 때문에 이 모든 일들이 시작된 셈이었다. 어처구니가 없다. 그 작자가 아딤 속에서 충분히 고통 받았으면 좋겠다. 아딤은 "네가 그렇게 말해주니 내 마음이 편하군." 하고 대답하고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절대자의 강림으로 세상이 혼란에 빠질 것을 막기 위해 로가텐은 꿈의 세계(이하 레이어)를 창조하고, 그 속에 절대자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모든 힘이 소진되어 영혼이 사라져 버졌다. 쉬타카두르는 본인이 황제 콘스탄티누스라고 착각했고, 황제의 소원에 의해 강림한 절대자(본인)가 아딤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황제가 소멸했기에, 그가 빌었던 소원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래서 쉬타카두르는 속박을 벗어나 원래대로 되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다. 그러나 쉬타카두르는 자신의 이러한 처지는 '무모한 소원을 빈 것에 분노하여 아딤이 저주를 내렸기 때문'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아딤은 쉬타카두르를 포함한 모두에게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아딤에게서 직접 이야기를 들은 종정 스님과, 스스로 진실을 알아낸 발루치, 이 둘만이 모든 것을 알고 있을 뿐이었다. 아무튼 아딤은 계획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쉬타카두르를 안정시키고자, 레이어에 새로운 주민을 들였다. 그들이 바로 연금술사를 위시한 비밀 조직들이다. 그런데 레이어의 주민이 되는 데는 조건이 있다. 죽음의 경계를 넘은 자일 것. 죽었어야 할 존재들만이 레이어의 주민이 될 수 있다. 로췌나, 허천도가 능력을 각성한 것도 그 때문이다. 예외는 아딤에게서 직접 힘을 받은 라크리모사뿐. "녀석에게는 미안한 일을 했어. 널 움직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아딤의 중얼거림에, 라크리모사가 분노를 터뜨렸다. 아딤은 라크리모사를 통제하기 위해 허천도를 끌어들였고, 그로 인해 허천도는 죽은 것과 다름 없는 꼴이 돼버렸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왜!?!? 왜 날 선택해서 이런 일들을 벌이는 거야!? 내가 대체 당신들에게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아딤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무슨 잘못을 저질렀냐고? 큭..! 하하...! 아하하하하하!
아직도 눈치채지 못한 건가? 내가 왜 널 데리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내가 널 이유도 없이 선택했을 거라 생각하나?
콘스탄티누스는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신을 원했어. 그의 소원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
그래서 그분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녀석의 육체와 영혼은 갈기갈기 찢어져 사라져 버리고 말았지.
그래서 난 녀석의 영혼 가장 조그마한 조각을 찾아서 복원해 나갔지.
그걸 위해선 수많은 사람의 영혼의 힘이 필요했어. 실로 수많은 자들이 자신도 모른 채 그 영혼의 숙주가 되었다.
그건 쉬타카두르가 절대로 눈치채선 안 되는 존재였다. 연금술사들 또한 마찬가지였지.
그 누구도 그 숙주들에 영향을 주거나 접속해선 안 됐다.
콘스탄티누스의 영혼은 그때 그 사막의 시간축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운명을 설정하고 그들의 인생을 인도했지.
흘러가는 시간 속의 존재들에게 있어 숙주들은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존재'였다.
그 마지막 숙주는 그 영혼과 완전히 동화되어 김진호란 인물로 살았지.
그리고 난 마침내 완성된 영혼을 꺼내 새로운 육체를 주었다.
다시 만나 기쁘구나, 죄악의 황제여.

(자세한 내용은 쉬타카두르 항목의 마인의 이야기(진실), 아딤 항목의 진상 부분 참조)

라크리모사는 콘스탄티누스의 영혼을 재구성해서 만든 존재였다. 아딤은 라크리모사가 용서를 배우길 바랐다. 그래서 일부러 LC단검을 주어 선택을 강요했다. 자신을 이 일에 끌어들인 아쉬타에 대한 원망을 그만두고, 김진호란 인간으로 남고 싶은 욕망과 악의까지 떨치기를 바라고, 도박을 건 것이다. 만약 라크리모사가 원망을 참지 못해 아쉬타를 죽이거나, 김진호로 살기 위해 원래의 김진호를 죽였다면, 아딤의 도박은 실패했을 것이다. LC단검으로 셋 중 하나를 찔러 힘을 충전한다는 얘기는 거짓말이었으니까... LC단검은 라크리모사의 몸속에서 나왔다. 이미 단검 안에는 라크리모사의 영혼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아딤이 원했던 대로, 라크리모사는 용서를 배웠다. 그의 영혼이 담긴 LC단검으로 쉬타카두르를 찌른다면, 쉬타카두르는 라크리모사의 영혼과 만나게 된다. 그러면 쉬타카두르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될 테고, 황제의 소원(절대자가 '황제의 괴로움을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의 모습으로 강림하기를)도 이루어질 것이다. 아딤은 라크리모사에게 쉬타카두르를 설득하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연금술사들의 영혼들을 조력자로 보냈다. 뒤를 돌아보니, 은색 장발의 사내가 서 있었다. 그 뒤로 붉은 머리의 남성과 보라색 머리의 여성도 보였다. 그들은 바로 영국의 트레져키퍼들인 루시우스, 칼, 루킬라였다.[26] 루시우스는 "생각보다 너와 난 공통점이 많아서 내가 대표로 나왔다."라고 말했다. 그들 셋을 비롯한 아딤이 품고 있던 천 명의 능력자들, 그리고 그들의 피로 묶여 있는 성물들이 도울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라크리모사가 "어째서 천 명이나 되는 영혼들이 날 돕는 거냐."며 이상해하자, 트레져키퍼들은 "우린 늘 너와 함께 있었어."라고 대답했다.

신나게 가자구. 고대 영혼들의 힘을 받아서. 능력을 얻고.
세계를 구하기 위해 마왕과 맞서는 용사 같잖아?
물론 결말이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실패하더라도 날 원망하진 마라.

걱정마라, 실패하면 모두 사라질 테니까.

천 명이나 되는 사람이 참견해준다면 잘 될지도 모르지.
그런데 당신들을 뭐라고 불러야 하는 거지?

영혼에 이름을 붙이는 건 위험한 일이지. 본질이 변해버리니까.
그렇다고 야, 너 할 수는 없으니. 그냥 부르던 대로 부르라고.
'오토스카피'라고.

부활한 라크리모사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경계의 중추다. "볼 만한 곳이군." "계획은 있는 거야?" 라크리모사는 영혼들의 힘으로 보물 칼리번을 불러냈다. 그의 눈은 비석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비석을 읽으려다 정신이 붕괴될 뻔 했다. "설마 또 그 짓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 "두 번이나 실패했잖아." 이번엔 좀 다르다. 쉬타카두르의 기억을 읽으려는 게 아니라, 경계의 통제권만 가져 갈 거니까. 김진호의 배낭에 넣어뒀던 단검이 필요하다. 그걸 돌려받아야 해. 라크리모사는 미궁을 통째로 훔치기로 마음먹었다...

합류(24화~)

라크리모사는 오토스카피와 칼리번의 힘을 빌어 미궁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출전자들은 인디스터럭터블 크리쳐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라크리모사는 급히 미궁의 지형을 변화시켜 크리쳐들과 출전자들을 떼어놓았다. 안타깝게도 미궁 외곽을 변형시켜 출구를 만든다거나, 인디스터럭터블 크리쳐들을 사라지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기이하게도 파즈와 라크는 소통이 가능했다. 라크는 파즈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그와 대화를 나눴다. 파즈는 출전자들이 보물의 힘에 익숙해질 시간을 벌 수 있도록 미궁의 지형을 조정해달라고 부탁했다. 라크는 출전자들을 이대로 대회 밖으로 보내려 했지만, 파즈의 반박에 생각을 접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 이상 죽어나가는 것만큼은 방관할 수 없다. 라크는 미궁 내의 모든 출전자들에게 LC를 부여했다. LC소지자는 대회의 규칙에 따라 힘이 제한되지만, 치명상을 입더라도 대회가 끝날 때까지 탈락 처리가 될 뿐 죽지는 않는다. 라크는 "아쉬타 팀이 김진호와 정해진 장소에서 만나야 한다."며, 파즈에게 그들을 막고 시간을 끌어달라고 부탁했다.

파즈와 소통을 끊은 라크는, 출전자들이 인디스터럭터블 크리쳐들과 맞닥뜨리지 않게 지형을 바꾸는 한편, 김진호의 위치를 조정해나갔다. 그런데 파즈 쪽을 확인해보니, 그들은 아쉬타 팀에게 패배하여 탈락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라크는 오토스카피의 힘을 빌어 포인트 무버 능력을 발동하여, 파즈가 갖고 있던 종이[27]를 매개체로 로췌 팀이 있는 곳 부근으로 이동했다. 간발의 차로 아쉬타의 스컬나이트가 39를 공격하는 것을 막아냈으나, 파즈는 이미 탈락당한 뒤였다. 39가 말을 걸어왔다.

또 그런 표정이네요.
절 보실 땐 늘 그런 표정이세요.
전 궁금해요.
당신도 제게 감정이 없어진 게 슬픈 일이라 생각하나요?

그럼 슬픈 일이고 말고.

하지만 제겐 감정이 남아있지 않아요. 슬프지 않은 걸요.
네가 아니야. 널 보는 내가 이렇게 슬프거든.

라크는 스컬나이트에게 39를 공격하지 말라고 명령했다.[28] 39는 파즈의 곁에서 나직하게 동요 클레멘타인을 불렀다...

그 밖의 내용

내용 누설 주의 이 부분 아래에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열람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다른 호문쿨루스들이 잃어버린 것들을 생각해보면 비교적 양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은 현재 정신적으로 매우 피폐한 상태로 언제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비록 스스로 김진호의 기억을 이식받았음을 잘 알고 있지만, 그가 지닌 기억이라고는 김진호의 기억뿐이므로 여전히 '나는 김진호'라는 생각을 은연 중에 품고 있으며, 그래서 기존의 기억을 떨쳐내고 김진호가 아닌 다른 존재로서 새로운 삶을 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김진호로서 살아갈 수도 없는 처지에 놓여, 끊임 없이 갈등하고 고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기가 살자고 남을 죽일 수 있는 그런 무자비한 성격도 아니며, 마음 독하게 먹고 다른 사람을 죽인다고 해도 정신적인 고뇌는 계속될 것이다.[29] 아딤은 그런 그를 계속 몰아붙이고 있으며, 누구보다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허천도는 그를 '가짜'라며 강하게 경계하고 있고, 김진호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그에게 큰 고통을 주고 있다. 그나마 로췌 등 다른 이들과의 만남으로 얻은 인연 덕에 간신히 그런 고민들을 잊으며 고통을 견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어째 등장할 때마다 얻어맞거나 기절한다.샌드백 조폭들에게 얻어맞고 기절하고, 카타콤 가다가 미카엘에게 떡이 되도록 쳐맞고 탈진하고, 무명사로 향하다가 래더의 사이보그와 허천도 등등을 만나 쳐맞고 결국 기절하고, 발루치 자택에 돌아온 후에는 매일 로췌에게 쳐맞고... 기절해서 쓰러지는 것도 일상다반사다. 본인도 이를 의식했는지, 사람들이 기절 페티시라도 있는 거냐며 한탄하기도 했다.(...) 내가 이 구역의 동네북이다!
  • 2기 2부 3화에서 발루치가 크로미와 대화하는 내용을 보면, 발루치는 라크리모사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가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던 모양이다. 그에게 라크리모사란 이름을 지어준 것도 그 때문이라고한다. 실제로 라크리모사는 작중의 내용을 보면 발루치가 언급한 죽음의 5단계(부정, 분노, 협상, 우울, 수용)을 착실히 밟고 있다. 2기 2부 17화 후반부에서 자살을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 것이나 3기에서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한 것을 볼 때, 죽음의 5단계 중 4번째인 우울에 접어들었거나 우울과 수용의 중간에까지 이른 듯하다. 3기 3부 8화에 와서는 마침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기로 결심했다. 사실상 수용의 단계에 온 셈이다. 또한 발루치는 라크리모사라는 이름을 지어준 것에 대해 다른 이유도 있다고 말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고 얼버무렸다. 이것도 하나의 떡밥일지도 모른다.
  • 트레져 헌터 1기 28화를 보면 허천도가 김진호에게 가짜가 아니냐며 증명해보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1기 당시는 둘이 평소에 하는 바보 같은 농담인 것처럼 넘어갔지만, 라크리모사의 존재를 생각해보면 그냥 던진 말이 아니었던 듯하다.
  • 2기 1부 1화의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라크리모사의 미래는 어느 정도 짐작 가능하다. 쉬타카두르를 죽이고 그 힘을 이어받았으며, 죽은 쉬타카두르의 뒤를 이을 생각을 하고 있는 듯. 더군다나 39번의 죽음을 겪은 아이의 마지막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39는 결국 영원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 듯하다.
  • 또한 흥미로운 것은 이 2기 1부 1화에서 아딤이 라크리모사[30]김진호라고 부른다는 사실이다. 호문쿨루스는 죽은 뒤에 진명을 받는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라크리모사는 이후 한 번은 죽음을 맞게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31]
  • 2기 2부 1화에서는 또다른 떡밥이 나왔는데, 바로 호문쿨루스 종족의 시조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작중에서 로췌와는 점점 사이가 가까워지고 있고, '거짓을 숨기기엔 몸은 너무 정직하다'는 예고편까지 함께 생각해보면 로췌와의 사이에서 나온 자식들과 인류 사이에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전개도 예상 가능하다. 어쩌면 후속작 K-9에 대한 떡밥일지도...
  • 2기 1부 7화를 보면 라크리모사의 왼손 손등, 이마, 목 등에 흉터가 있다. 즉 호문쿨루스 라크리모사를 만들 당시, 김진호의 신체에 이미 그런 상처들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1기 마지막 화를 보면, 김진호는 나무 둥치에 자신의 머리를 박아대는 등 자해를 했다. 또한 왼팔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32] 이때 김진호는 LC를 갖고 있지 않았으므로 상처가 치료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마의 흉터 등은 이때 생긴 상처이며, 이 시점 이후의 김진호를 호문쿨루스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그전의 김진호는 얼굴에 흉터가 없었고, 과거로 돌아간 라크리모사는 왼팔에 깁스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1기 마지막 화에서, 김진호는 목의 흉터와 관련된 부상을 입은 적은 없다.[33] 떡밥으로 볼 수 있는 부분.그냥 아딤이 대충 만들어서 그런 거라카더라
  • 3기 3부 예고편에서 쉬타카두르가 지었던 죄가 무엇인지 드러났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쉬타카두르를 죽이고 그 힘을 이어받은 이는 바로 라크리모사이다. 이는 라크리모사 역시 쉬타카두르와 같은 죄를 짓게 된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다. 2기 첫 화에서 라크리모사는 아딤에게 "할 수 있다면 당신 얼굴을 후려치고 싶다.", "나의 죄를 속죄할 생각이다.", "그 아이의 마지막을 잊을 수가 없다." 등의 말을 했는데, 단순히 쉬타카두르를 죽인 것 때문에 보이는 반응이라 하기엔 과격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34] 어쩌면 대회에서 쉬타카두르를 죽이는 것 이상의 대형사고를 저지른다는 암시일지도 모른다.
  • 아딤은 LC 단검으로 자신이 말한 셋(김진호, 아쉬타, 라크리모사) 중 하나를 찌르면, 그 존재는 사라지고 깃들어 있던 힘은 단검에 흡수된다고 했다. 그리고 라크리모사는 '무아(無我)'의 호문쿨루스다. 혹시 단검으로 라크리모사를 찌르면, 라크리모사가 지니고 있던 무아의 특성이 단검에 흡수되어 라크리모사가 김진호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혹은 이미 라크리모사는 자신이 없는 존재이기에, 단검으로 찔러도 무탈하다(존재가 없으니[無我] 다시 또 사라지지 않는다)는 암시일지도 모른다.
  • 3기 3부 13화에서 라크리모사는 비석을 통해 쉬타카두르의 지식을 입수했다. 2기 1화의 내용(라크리모사가 쉬타카두르를 죽이고 그 힘을 이어받았다는 것.)과 함께 생각하면, 라크리모사가 쉬타카두르의 힘과 지식을 이어받아 새로운 대스승이 될 것이라는 복선으로 볼 수 있을지도...[35]

각주

  1. 시즌2 1부 19화를 보면 김진호를 호문쿨루스로 만들어 과거로 보내달라고 했다는 말이 나온다. 또한 2기 예고편에서 작가가 "2기 역시 진호가 주인공.왜냐하면 진호는 아직 덜 맞았으니까"이라고 직접 댓글을 달기도 했다.
  2. 김진호가 사라진 직후, 그 자리에 빛나는 작은 알갱이 같은 것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잠시 후 이 알갱이는 라크리모사가 들고 있던 책으로 날아가 깃든다.
  3. 사.. 사륜안인가? 아니야!!! 그건 만화잖아!! 이...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 아버지가 드디어 주식으로 대박을 치신 건가? 대체 종자돈으로 뭘 거신 거야?! 아..아니 렉인가? 대한민국 서버 점검 시간인가? 아니지..!! 음식이 문제인 건가? 버섯!! 그래 버섯이 문제야!!! ...버섯 먹은 적 없자네?!!”
  4. 나랑 지금 장난 까냐?장난 나랑 지금 하냐? 껍데기 안 펴? 이게 누굴 병신으로 보고..!
  5. 필요한 것은 포인트 무버의 이동 능력과 카타콤의 좌표인데, 크로미가 포인트 무버고 카타콤의 좌표는 진호가 알고 있었다.
  6. 발루치는 라크의 기억을 듣고, 카타콤의 김진호(이하 진호)는 전투 시뮬레이션 당시 LC가 없었음을 간파했다. 1기에서 카타콤에 쳐들어온 크롤카는 김진호를 붙잡은 후 그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그리고 김진호는 그 상처로 인해 기절하여 몇 주 동안 깨어나지 못했다. 만약 김진호에게 LC가 있었다면 진작에 상처가 치유되었을 테니 오랜 시간 기절한 채로 있었을 리 없다. 발루치가 김진호에게 LC가 없음을 확신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7. 그러므로 진호는 크롤카의 힘에 노출되면 위험하며, 그가 위해를 입으면 천도도 아쉬타의 의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될 것이다. 진호와 천도가 대회에 참가하지 않게 된다면, 아쉬타는 소원을 이룰 수 없으니 대회를 포기할 것이다. 라크의 기억대로라면 쉬타카두르는 아딤의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대회에서 아쉬타를 노렸다. 아쉬타가 대회에 참가하지 않으면 그는 그녀의 힘을 뺏을 방법이 없다.(대회 이외의 곳에서는 아딤이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자를 이용하여 운명을 조작함으로써, 쉬타카두르의 행동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 즉 쉬타카두르 입장에서 진호는 절대로 죽거나 크게 다치면 안 된다.(진호가 건재해야 천도도 아쉬타의 의뢰를 순순히 행할 것이고, 그렇다면 아쉬타도 대회에 그대로 출전할 것이므로.) 당연히 크롤카에게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8. 카토그래퍼의 지도는 좌표를 기억하는 능력이다. 라크에게는 김진호의 기억이 있기에 카타콤의 지형을 지도로 생성해낼 수 있다. 또한 결계로 인해 카타콤의 지형이 변화하더라도, 카토그래퍼의 지도는 그 내용까지 반영한다. 따라서 로췌가 길라잡이 역할을 하면, 라크는 문제없이 카타콤으로 나아갈 수 있다.
  9. 위에서 말했듯이, 원래 크로미가 미카엘의 발을 묶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미카엘이 크리처를 소환하여 크로미를 경계하게 하고, 라크를 막으러 이동했다.
  10. “야.. 야 임마. 크으으!! 젠장! 엉망진창이군, 진짜. 그 깡통이 내 몸을 완전 박살을 내놨구만! 호문쿨루스의 몸이 아니었으면 벌써 죽었겠군. .......쉬고 있을 때가 아닌데.. 빨리.. 가야 하는데.. 아! 얼굴을 숨겨야 되는데. 조심해야지. 여기에 천도도 있으니까 이러고 다니다가 걸리면.. 어.. 걸리면.. 안 되는데.. 그날 천도가 LC가 있었나? 훈련 끝나고.. 있었나?.. 없..었나? 맞다. 오래 가지고 있으면 위험하다고 아쉬타가 없애버렸지? 킥!.. 크히히! 키키키! 킬킬킬!! 내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 안 나오네!! 호문쿨루스가 좋긴 좋다? 그자? 내가 널 한 방에 골로 보낼 줄 누가 알았냐? 그거 좀 비틀었다고 뒤지냐? 미친 새끼야? 나 봐 임마. 이 꼬라지인데 살아있잖아. 왜 거기 쳐 누워있어?.... 장난치지 말고 일어나봐. 숨 그만 참고. 씨발! 진짜!!.. 그거 쪼끔.. ......으으으으으!!!! 흐으으그으흐윽...!!”(2기 1부 16화 참조)
  11. 2기 1부 16화에서 라크가 벽?을 치는 순간 째깍째깍 소리가 나는 대목이 있다. 해당 화는 김진호크롤카의 기습을 받는 1기 14화 초반부와 시간대가 동일하며 그 1기 14화에서 발루치는 김진호를 사로잡은 크롤카에게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자를 건드리면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는 말을 한다. 발루치의 말대로 이때 이미 시간이 반대로 흘러 허천도가 죽기 전의 시점으로 돌아간 듯하다. 다만 허천도는 시간이 반대로 돌아갔음에도 여전히 라크에게 자신이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는 아딤이 손을 썼기 때문인 듯하다. 아니면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과정에서 라크의 공격이 통하지 않았던 것으로 운명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12. 이후 로췌와 라크리모사 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생각하면...싫다고 했지, 안 덮칠 거라고 하진 않았다
  13. 2기 2부 1화 이전까지의 이름은 37이었다. 2기 2부 1화에서 사망하면서(뇌종양으로 죽은 것 같다.) 이름이 38로 바뀌었고, 크롤카에게 잡아먹히면서 다시 이름이 39로 바뀌었다.
  14. 2기 2부 17화 베스트 댓글 : 로췌야 돌려말하지 말고 제대로 얘기해 그러니까 이 말이잖아. 로췌 : 이제 때려치고 (나랑) 도망치는게 낫지 않겠냐? (너랑 같이 못 있을거 같은) 대회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고 (나랑) 도망칠려면 충분히 그럴 수 있어. 전에 말했지? (나랑) 도망치는건 도와주겠다고 (너 죽일 수 있는 뭐같은 도구인) 단검은 무명사에 버리고 나면 (우리 사랑 갈라 놓는) 발루치가 알아서 하겠지. 시x(새Rl). (내 연적) 아쉬타가 죽건 말건 뭔 상관이야! 어때. 꽤 괜찮은 제안[고백] 아니냐?
  15. 2기 2부 1화 머릿글에 나온 글귀이기도 하다. 9세기, 요하네스 스코투스 에리우게나의 ‘자연구분론’에 나오는 내용이라고...
  16. 이때 발루치는 크로미와 함께 연단술사 총본산으로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크롤카 역시 무명사에서 요양 중이다.외진 숲속 폐건물에서 남녀가 단둘이.avi
  17. 현대 정신의학 용어인 오토스카피(Autoscopy)에서 유래된 이름인 듯하다. 뜻은 자기상환시. 자신을 닮은 환영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사실 망상을 하며 또 다른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짓은 예전부터 하긴 했었다.
  18. 배낭의 생김새는 나오지 않았지만, 운동복은 1기에서 대회에 참전했던 김진호가 입고 있던 것과 동일하다.
  19. 1기 28화 참조. 김진호가 아쉬타 일행과 합류한 직후에는 분명 배낭이 존재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장면, 그러니까 넷이서 대화를 나누며 길을 가는 장면에서는 배낭이 사라지고 없다.
  20. 2기에서 라크리모사는 이어폰 같은 것을 귀에 끼고 로췌의 지시를 받아가며, 카타콤으로 잠입했다. 그때의 장치를 이용한 듯하다.
  21. '김진호가 대회장 입구를 들어설 때 봤던 환영'을 떠올리는 대목이다. 환영 속의 김진호는 라크리모사였던 셈이다.
  22.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아내 미네르바나와의 사이에서 큰아들 크리스푸스를 얻었다. 그런데 미네르바나와 이혼하고 다시 파우스타와 재혼했으며, 파우스타에게서 6남매를 얻었다.(파우스타는 크리스푸스보다 나이가 10살 정도 더 많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크리스푸스를 처형했다. 공식적인 죄목은 파우스타와의 불륜.(파우스타가 황제에게 신고했다고 한다.) 크리스푸스는 끝까지 무죄를 주장했으나, 결국 사형을 받았다. 크리스푸스가 죽고 수 개월 후, 파우스타 역시 열탕과 사우나가 있는 칼라다리움(Calidarium)에서 처형되었다.(삶아죽인 것인지, 지나친 열기로 체온이 상승해서 죽은 것인지, 증기로 질식사시킨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23.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이러한 행동에는 여러 해석이 있다. 첫째는 정말로 크리스푸스가 불륜을 저질러서 그에 대해 처벌했다는 것. 둘째는 부자간의 권력 다툼이었다는 것. 셋째는 파우스타가 그녀의 친아들을 황제로 만들고자 일을 벌인 결과라는 것.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파우스타를 처형한 뒤에도 크리스푸스의 명예를 복권하지 않았다는 점이 첫째 주장의 근거이다. 두 번째 주장과 세 번째 주장의 근거에는 파우스타가 황제와의 사이에서 얻은 6남매의 존재이다. 크리스푸스는 자신의 배다른 동생들이 차츰 성장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지위가 위태로움을 느끼고 반란을 꾀했는데, 이를 들켜 불륜 여부와 관계없이 처형당했다는 것이 두 번째 주장의 내용이다. 반대로 파우스타가 자신의 아들을 황제로 올리고자, 이미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굳혀가고 있던 크리스푸스를 모함하여 죽였으며, 이 계획이 탄로나 파우스타 본인도 죽음을 맞았다는 것이 세 번째 주장의 내용이다.
  24. Good Morning Kiss (Treasure Hunter).png
  25. 특별편에서 김진호가 소개팅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발렌타인 20년산에 빗대며, 숙성된 자신을 따줄 여자를 찾는다는 드립을 치는 대목이 있다. 1기에서는 김진호가 학과 사무실의 푸르스름한 수염자국이 인상적인앙큼이겅듀 누님을 떠올리는 대목이 있는데, 이 회상에서 그 누님은 자신을 임페리얼에 빗대며 "오늘 내 마음의 임페리얼 따개를 뜯어도 되나."라고 말한다. 김진호는 그 모습을 떠올리며, "따개 뜯어도 환불되나요?"라며 덜덜 떨었다.(...)
  26. 루시우스가 "저번에는 인사를 못 했다."는 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무명사에서 쉬타카두르를 막기 위한 회의를 할 당시 마주친 듯하다.
  27. 대회에 출전하기 전 라크는 리 췐에게 자신의 카토그래퍼 능력이 담긴 종이를 주었고, 리 췐은 다시 대회 도중에 그 종이를 파즈에게 건넸다.
  28. 카타콤에 도착한 다음 날, 김진호는 능력 각성을 위한 훈련을 받았다. 이때 김진호는 스컬나이트를 상대했으며, 그래서 스컬나이트는 김진호의 목소리를 알고 있었다. 스컬나이트가 라크의 말을 순순이 따른 것은 이 때문인 듯하다.
  29. 김진호를 죽이고 김진호를 연기하며 살아간다해도, 호문쿨루스와 인간은 육체적으로 현격한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감추기 위해 평생 동안 숨 죽이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30. 쉬타카두르의 로브를 뒤집어쓴 자는 마루에 앉아있던 김진호의 기억을 책에 담은 후, 아딤에게 이를 건네주면서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자의 기억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딤은 마루에 앉아있던 김진호가 사라진 이후, 로브를 착용한 자에게 "이제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즉 사라진 김진호가 바로 원래의 김진호임을 알 수 있다.
  31. 하지만 아딤은 카타콤에서 라크리모사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를 김진호라고 불렀다. 2기 1부 1화에서 라크리모사가 아딤에게 김진호라 불린다는 것만으로는, 그가 진명을 돌려받았다고 보기 힘들다.
  32. 허천도가 데스티니 챔버에 들어왔을 때, 김진호는 오른손으로 (축 늘어진)왼팔을 움켜쥐고 괴로워하고 있다. 로가텐의 돌에 소원을 빌 때도, 김진호는 오른손을 돌에 얹고 있었다.
  33. 그전에 쉬타카두르에게 목을 베인 적이 있긴 하지만, 1기 마지막화를 보면 (시간이 되돌아간 덕인지)목에 아무런 상처가 없다. 자신의 목에 나무 조각을 찔러 넣으려 하긴 했지만, 쉬타카두르가 제지해서 실패했다.
  34. 아딤은 처음부터 라크리모사에게 단검으로 쉬타카두르를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으며, 라크리모사 본인도 살인은 원치 않으나 작중에서는 스스로 대회에 참전할 결심을 하는 등 무의식적으로는 이미 아딤의 뜻을 따르고 있었다. 즉 쉬타카두르를 죽이도록 조종한 것을 불쾌하게 여길 수는 있지만, 저런 수준의 언사를 뱉을 정도로 싫어한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자신도 이미 아딤의 뜻을 따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35. 불로의 육신. 인류 역사 2000년을 아우르는 방대한 지식의 소유자. 아딤의 힘을 물려받은 존재. 비밀조직들의 사법기관인 무명사에게 지지를 받고 있는 존재. 자기 자신을 잃었기에 누구보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존재. 또한 라크리모사는 쉬타카두르의 기억을 읽으면서 받은 정신적 충격으로 머리색이 하얗게 탈색되었는데, 쉬타카두르의 머리색과 동일하다. 라크리모사가 대스승이 되기 위한 절차를 하나하나 밟아나가고 있다는 암시가 상당히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