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성과 유일성: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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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stence and Uniqueness
Existence and Uniqueness
== 개요 ==
== 개요 ==
존재성과 유일성이란 수학에서 수학자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 “답이 존재하냐?” 그리고 “답이 존재하면 답이 몇 개냐? 한 개? 여러 개?”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죽을 때까지 온종일 씨름하는 개념이다. 고등학교까지의 수학에서는 존재성과 유일성에 대해 심도있게 다루지 않으며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해야 비로소 듣게 되는 단어이다. 사실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도 존재성과 유일성을 배우기는 한다. 다만 특별히 개념화하지 않고 또 증명도 하지 않고“이건 그냥 이래”라는 식이라 그렇지…
존재성과 유일성이란 수학에서 수학자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 “답이 존재하냐?” 그리고 “답이 존재하면 답이 몇 개냐? 한 개? 여러 개?”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죽을 때까지 온종일 씨름하는 개념이다. 고등학교까지의 수학에서는 존재성과 유일성에 대해 심도있게 다루지 않으며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해야 비로소 듣게 되는 단어이다. 사실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도 존재성과 유일성을 배우기는 한다. 다만 특별히 개념화하지 않고 또 증명도 하지 않고 “이건 그냥 이래”라는 식이라 그렇지…


아래에서 존재성과 유일성을 따로 살핀다.
아래에서 존재성과 유일성을 따로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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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존재성이 궁금하면 '''“존재하냐?”'''라고 물어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방정식의 해의 존재성이 궁금하면 “[[해#해(解)|해]]가 존재하냐?”라고 물어 보면 된다. 아래에서 간단한 예시를 통해 알아보자.
쉽게 말해 존재성이 궁금하면 '''“존재하냐?”'''라고 물어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방정식의 해의 존재성이 궁금하면 “[[해#해(解)|해]]가 존재하냐?”라고 물어 보면 된다. 아래에서 간단한 예시를 통해 알아보자.


{{인용문|<math>2x+4=0</math>의 해를 찾아라.}}
{{인용문|<math>2x+4=0</math>의 해를 찾으라.}}
{{--|어지간히 공부를 못하지 않았으면}}저 문제의 답이 −2라는 것은 모두 알 것이다. 즉, 우리는 저 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해가 “왜 존재하냐”라고 묻는다면, “-2를 넣어보니 되더라, 그러니까 존재해”라고 답해주면 된다. 뭔가 허무한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이 방법은 해의 존재성을 보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실제로 맞아 떨어지는 것을 찾는다면 그 문제의 해의 존재성이 증명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답이 되는 것을 찾는 것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니다. 위 예시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예시를 들었지만, [[중국인의 나머지 정리]]같은 항목을 보면 '''아니 저딴 걸 무슨 수로 생각해 내?'''같은 답도 있다. [[미분방정식]]으로 가면 해의 존재성을 증명하는 것(= 방정식을 푸는 것)만으로도 수학사에 자기 이름을 남길 수 있을 지경.
{{--|어지간히 공부를 못하지 않았으면}}저 문제의 답이 −2라는 것은 모두 알 것이다. 즉, 우리는 저 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해가 “왜 존재하냐”라고 묻는다면, “-2를 넣어보니 되더라, 그러니까 존재해”라고 답해주면 된다. 뭔가 허무한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이 방법은 해의 존재성을 보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실제로 맞아 떨어지는 것을 찾는다면 그 문제의 해의 존재성이 증명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답이 되는 것을 찾는 것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니다. 위 예시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예시를 들었지만, [[중국인의 나머지 정리]]같은 항목을 보면 '''아니 저딴 걸 무슨 수로 생각해 내?'''같은 답도 있다. [[미분방정식]]으로 가면 해의 존재성을 증명하는 것(= 방정식을 푸는 것)만으로도 수학사에 자기 이름을 남길 수 있을 지경.


이번엔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이번엔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인용문|24를 [[소인수분해]] 하여라.}}
{{인용문|24를 [[소인수분해]]하라.}}
{{--|초등학교 중퇴가 아닌 이상}} <math>24=2^3\cdot3</math>라고 누구나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 "24의 [[소인수분해]]가 왜 존재하냐?" 라고 묻는다면 “<math>24=2^3\cdot3</math>니까 존재해”라는 답은 50점 짜리 정답. 결과는 알아도 그 '''과정'''을 모르기 때문. 설령 눈 앞에서 직접 과정을 보여줘도 “모든 [[자연수]]에 대해 소인수분해가 존재하냐?”라고 묻는다면 그대로 [[데꿀멍]]... 방정식은 문자를 사용해서 계산하면 되지만,<ref><math>ax+b=0</math>과 같이</ref> '''임의의''' 자연수의 소인수분해 과정을 수학적으로 어떻게 보일 것인가? 이 문제의 답은 모든 경우에 성립하는 '''유한한 기계적 절차'''를 제시하는 것으로 해결된다. 여기서 “유한한”은 글자 그대로 “언젠가는 끝나는”을 뜻하고, “기계적”이란 “기계가 할 수 있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즉, 간단한 [[덧셈]], [[곱셈]]부터 시작해서, [[극한]]이나 [[미분]]같은 [[알고리즘]]을 말한다. 위 임의의 자연수의 [[소인수분해]]의 유한한 기계적 절차, 즉 존재성에 대한 증명은 항목에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도록 하자.<ref>간단히 설명하자면, 두번째로 작은 약수를 찾아 쪼개는 것을 반복한다.</ref>
{{--|초등학교 중퇴가 아닌 이상}} <math>24=2^3\cdot3</math>라고 누구나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 “24의 [[소인수분해]]가 왜 존재하냐?라고 묻는다면 “<math>24=2^3\cdot3</math>니까 존재해”라는 답은 50점 짜리 정답. 결과는 알아도 그 '''과정'''을 모르기 때문. 설령 눈 앞에서 직접 과정을 보여줘도 “모든 [[자연수]]에 대해 소인수분해가 존재하냐?”라고 묻는다면 그대로 [[데꿀멍]]... 방정식은 문자를 사용해서 계산하면 되지만,<ref><math>ax+b=0</math>과 같이</ref> '''임의의''' 자연수의 소인수분해 과정을 수학적으로 어떻게 보일 것인가? 이 문제의 답은 모든 경우에 성립하는 '''유한한 기계적 절차'''를 제시하는 것으로 해결된다. 여기서 “유한한”은 글자 그대로 “언젠가는 끝나는”을 뜻하고, “기계적”이란 “기계가 할 수 있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즉, 간단한 [[덧셈]], [[곱셈]]부터 시작해서, [[극한]]이나 [[미분]]같은 [[알고리즘]]을 말한다. 위 임의의 자연수의 [[소인수분해]]의 유한한 기계적 절차, 즉 존재성에 대한 증명은 항목에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도록 하자.<ref>간단히 설명하자면, 두번째로 작은 약수를 찾아 쪼개는 것을 반복한다.</ref>


또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이번엔 [[선형대수학]]의 지식이 필요하다.
또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이번엔 [[선형대수학]]의 지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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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성에 대해 정리하자면, 크게
존재성에 대해 정리하자면, 크게
# 직접 찾아서 보이거나,
# 직접 찾아서 보이거나,
# 답을 찾을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제시하고나
# 답을 찾을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제시하거나
# 그냥 공리로 된다고 만드는(...)
# 그냥 공리로 된다고 만드는(...)
세가지 방법이 있다. 물론 이 외에도 다른 증명 방법이 있다. 주의할 점은, 답이 존재함을 아는 것과 실제로 답을 찾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세가지 방법이 있다. 물론 이 외에도 다른 증명 방법이 있다. 주의할 점은, 답이 존재함을 아는 것과 실제로 답을 찾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반대로 어떤 것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존재성 증명에 실패한 것과 존재하지 않음('''부존재''')을 보이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0칸)×(2010칸)짜리 공간을 (2칸)×(2칸)짜리 테트로미노로 전부 덮을 수 '''있음'''을 보이는 것은 실제로 덮는 방법 하나를 보이면 될 것이다. 그러나 ㅗ모양의 테트로미노로는 전부 덮을 수 없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이때 덮을 수 '''없음'''을 대체 어떻게 보일 수 있을까? ‘모든 방법’을 다 시도해도, 각 방법이 다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보이면 될 것인데, 도무지 어떻게 ‘모든 방법’을 빼먹지 않고 전부 탐색할 수 있을지 대단히 난감하다.
반대로 어떤 것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존재성 증명에 실패한 것과 존재하지 않음('''부존재''')을 보이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0칸)×(2010칸)짜리 공간을 (2칸)×(2칸)짜리 테트로미노로 전부 덮을 수 '''있음'''을 보이는 것은 실제로 덮는 방법 하나를 보이면 될 것이다. 그러나 ㅗ모양의 테트로미노로는 전부 덮을 수 없다는 것이 알려져 있는데, 이때 덮을 수 '''없음'''을 대체 어떻게 보일 수 있을까? ‘모든 방법’을 다 시도해도, 각 방법이 다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보이면 될 것인데, 도무지 어떻게 ‘모든 방법’을 빼먹지 않고 전부 탐색할 수 있을지 대단히 난감하다.


이처럼 부존재성의 증명은 존재성의 증명보다 훨씬 어려운 경우가 보통이다. 보통 함수를 이용하면 깔끔하게(아름답게) 증명해낼 수 있으며, 그 함수를 어떻게 찾는지가 관건인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은 경우 위 “‘모든 방법’을 빼먹지 않고 전부 탐색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찾아야 하며, 대개 증명이 단순하지만 지저분해지고, 빼먹은 경우가 있음으로 인해 틀리게 될 가능성도 상당히 많아진다.
이처럼 부존재성의 증명은 존재성의 증명보다 훨씬 어려운 경우가 보통이다. 보통 함수를 이용하면 깔끔하게(아름답게) 증명해낼 수 있으며, 그 함수를 어떻게 찾는지가 관건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위 공간 덮기 문제에서는 ‘색칠하기’라는 기법이 사용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위 “‘모든 방법’을 빼먹지 않고 전부 탐색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찾아야 하며, 대개 증명이 단순하지만 지저분해지고, 빼먹은 경우가 있음으로 인해 틀리게 될 가능성도 상당히 많아진다.


== 유일성(Uniqueness) ==
== 유일성(Uniquen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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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문|어떤 함수 <math>f\left(x\right)</math>의 <math>x=a</math>에서의 극한값이 존재한다고 하자. 그러면 이 극한값은 유일하다.}}
{{인용문|어떤 함수 <math>f\left(x\right)</math>의 <math>x=a</math>에서의 극한값이 존재한다고 하자. 그러면 이 극한값은 유일하다.}}
{{인용문2|<math>\lim_{x\to a}f\left(x\right)=L_1,\,\lim_{x\to a}f\left(x\right)=L_2</math>라 가정하자.<ref>여기서 귀류법과의 차이점은 굳이 <math>L_1\neq L_2</math>임을 가정하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두 개가 같음을 보일 것이므로.</ref> 그럼 임의의 <math>\epsilon>0</math>에 대해 <math>0<\left|x-a\right|<\delta_1</math>이면 <math>\left|f\left(x\right)-L_1\right|<\epsilon/2</math>를 만족시키는 <math>\delta_1>0</math>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math>0<\left|x-a\right|<\delta_2</math>이면 <math>\left|f\left(x\right)-L_2\right|<\epsilon/2</math>를 만족시키는 <math>\delta_2>0</math>가 존재한다. 이제 <math>0<\left|x_0-a\right|<\delta_1,\,0<\left|x_0-a\right|<\delta_2</math>인 <math>x_0</math>을 뽑자. 그러면 <math>\left|L_1-L_2\right|=\left|L_1-f\left(x_0\right)+f\left(x_0\right)-L_2\right|\leq\left|L_1-f\left(x_0\right)\right|+\left|L_2-f\left(x_0\right)\right|<\epsilon/2+\epsilon/2=\epsilon</math>이 성립한다.<ref>[[삼각부등식]]을 이용한다. 참고로 이 테크닉은 입실론 델타 논법에서 자주 쓰인다.</ref> 그런데 <math>\epsilon</math>이 임의의 양수이므로 이를 만족하는 경우는 <math>L_1=L_2</math>밖에 없다. 따라서 극한값은 유일하다.}}
{{인용문2|<math>\lim_{x\to a}f\left(x\right)=L_1,\,\lim_{x\to a}f\left(x\right)=L_2</math>라 가정하자.<ref>여기서 귀류법과의 차이점은 굳이 <math>L_1\neq L_2</math>임을 가정하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두 개가 같음을 보일 것이므로.</ref> 그럼 임의의 <math>\epsilon>0</math>에 대해 <math>0<\left|x-a\right|<\delta_1</math>이면 <math>\left|f\left(x\right)-L_1\right|<\epsilon/2</math>를 만족시키는 <math>\delta_1>0</math>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math>0<\left|x-a\right|<\delta_2</math>이면 <math>\left|f\left(x\right)-L_2\right|<\epsilon/2</math>를 만족시키는 <math>\delta_2>0</math>가 존재한다. 이제 <math>0<\left|x_0-a\right|<\delta_1,\,0<\left|x_0-a\right|<\delta_2</math>인 <math>x_0</math>을 뽑자. 그러면 <math>\left|L_1-L_2\right|=\left|L_1-f\left(x_0\right)+f\left(x_0\right)-L_2\right|\leq\left|L_1-f\left(x_0\right)\right|+\left|L_2-f\left(x_0\right)\right|<\epsilon/2+\epsilon/2=\epsilon</math>이 성립한다.<ref>[[삼각부등식]]을 이용한다. 참고로 이 테크닉은 입실론 델타 논법에서 자주 쓰인다.</ref> 그런데 <math>\epsilon</math>이 임의의 양수이므로 이를 만족하는 경우는 <math>L_1=L_2</math>밖에 없다. 따라서 극한값은 유일하다.}}
뭔가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여러 가지 해보니 두개가 같아야 함ㅇㅇ"을 보인 것이다. 이 방법의 다른 테크닉으로는 두 근 (혹은 [[함수]], [[행렬]] 등등)을 <math>x,y</math>라 했을 때 <math>x-y=0</math>을 보이는 것, <math>x\leq y</math>이고 <math>y\leq x</math>을 보이는 것 등이 있다. [[집합]]의 경우는 <math>A\subset B</math>이고 <math>B\subset A</math>을 보이면 된다.
뭔가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여러 가지 해보니 두개가 같아야 함ㅇㅇ”을 보인 것이다. 이 방법의 다른 테크닉으로는 두 근 (혹은 [[함수]], [[행렬]] 등등)을 <math>x,y</math>라 했을 때 <math>x-y=0</math>을 보이는 것, <math>x\leq y</math>이고 <math>y\leq x</math>을 보이는 것 등이 있다. [[집합]]의 경우는 <math>A\subset B</math>이고 <math>B\subset A</math>을 보이면 된다.


유일하지 않음의 증명은 어떤 것이 두 개가 있음을 직접 찾아서 보여 주면 되기 때문에 유일성의 증명보다 더 간단한 경우가 많다. 물론 찾을 수는 있지만 직접 이거다 하고 보여주기 어려운 경우 찾는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앞의 존재성 증명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유일하지 않음의 증명은 어떤 것이 두 개가 있음을 직접 찾아서 보여 주면 되기 때문에 유일성의 증명보다 더 간단한 경우가 많다. 물론 찾을 수는 있지만 직접 이거다 하고 보여주기 어려운 경우 찾는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앞의 존재성 증명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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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6일 (수) 00:31 판

틀:학술 Existence and Uniqueness

개요

존재성과 유일성이란 수학에서 수학자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 “답이 존재하냐?” 그리고 “답이 존재하면 답이 몇 개냐? 한 개? 여러 개?”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죽을 때까지 온종일 씨름하는 개념이다. 고등학교까지의 수학에서는 존재성과 유일성에 대해 심도있게 다루지 않으며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해야 비로소 듣게 되는 단어이다. 사실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도 존재성과 유일성을 배우기는 한다. 다만 특별히 개념화하지 않고 또 증명도 하지 않고 “이건 그냥 이래”라는 식이라 그렇지…

아래에서 존재성과 유일성을 따로 살핀다.

존재성(Existence)

어떤 것의 존재성(existence)이란 그냥 그게 존재한다(exist)는 말을 바꿔 말한 것이다. ○○이 존재한다 = ○○이 존재함 = ○○의 존재 = ○○의 존재성 다 같은 말로 보면 된다.[1] 뭔가 전문적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존재성을 증명한다는 것은 그게 진짜로 존재한다고 따져 가며 설명한다는 뜻이고, 존재성이 부정된다고 하면 그냥 그런 거 없다는 뜻이다.

하늘을 봐. 저게 가 아니면 뭐냐

쉽게 말해 존재성이 궁금하면 “존재하냐?”라고 물어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방정식의 해의 존재성이 궁금하면 “가 존재하냐?”라고 물어 보면 된다. 아래에서 간단한 예시를 통해 알아보자.

[math]\displaystyle{ 2x+4=0 }[/math]의 해를 찾으라.

어지간히 공부를 못하지 않았으면저 문제의 답이 −2라는 것은 모두 알 것이다. 즉, 우리는 저 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해가 “왜 존재하냐”라고 묻는다면, “-2를 넣어보니 되더라, 그러니까 존재해”라고 답해주면 된다. 뭔가 허무한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이 방법은 해의 존재성을 보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실제로 맞아 떨어지는 것을 찾는다면 그 문제의 해의 존재성이 증명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답이 되는 것을 찾는 것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니다. 위 예시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예시를 들었지만, 중국인의 나머지 정리같은 항목을 보면 아니 저딴 걸 무슨 수로 생각해 내?같은 답도 있다. 미분방정식으로 가면 해의 존재성을 증명하는 것(= 방정식을 푸는 것)만으로도 수학사에 자기 이름을 남길 수 있을 지경.

이번엔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24를 소인수분해하라.

초등학교 중퇴가 아닌 이상 [math]\displaystyle{ 24=2^3\cdot3 }[/math]라고 누구나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 “24의 소인수분해가 왜 존재하냐?” 라고 묻는다면 “[math]\displaystyle{ 24=2^3\cdot3 }[/math]니까 존재해”라는 답은 50점 짜리 정답. 결과는 알아도 그 과정을 모르기 때문. 설령 눈 앞에서 직접 과정을 보여줘도 “모든 자연수에 대해 소인수분해가 존재하냐?”라고 묻는다면 그대로 데꿀멍... 방정식은 문자를 사용해서 계산하면 되지만,[2] 임의의 자연수의 소인수분해 과정을 수학적으로 어떻게 보일 것인가? 이 문제의 답은 모든 경우에 성립하는 유한한 기계적 절차를 제시하는 것으로 해결된다. 여기서 “유한한”은 글자 그대로 “언젠가는 끝나는”을 뜻하고, “기계적”이란 “기계가 할 수 있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즉, 간단한 덧셈, 곱셈부터 시작해서, 극한이나 미분같은 알고리즘을 말한다. 위 임의의 자연수의 소인수분해의 유한한 기계적 절차, 즉 존재성에 대한 증명은 항목에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도록 하자.[3]

또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이번엔 선형대수학의 지식이 필요하다.

임의의 벡터공간 (Vector Space)의 기저 (Basis)는 항상 존재하는가?

공대에서 선형대수학을 들었다면 존재한다고 배웠을 것이다. 직접 기저를 찾는 문제도 풀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임의의 벡터 공간이라는 데에서 발생한다. 위 소인수분해와 같이 알고리즘을 제시하면 되지 않겠냐고? 된다면 이렇게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았겠지 이 문제의 답은 특정 공리를 취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선택 공리(Axiom of Choice)를 취함으로써 해결된다.[4]

마지막으로 어떤 문제의 해가 존재함을 보였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해의 존재성과 해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는 다른 경우가 많다. 예시로 4차 이하의 방정식은 근의 공식이 존재해서 해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는 알지만, 5차 이상의 방정식은 수학자 아벨이 “5차 이상은 근의 공식 따윈 없음 ㅇㅇ”라고 증명을 해버렸다. 대수학의 기본정리를 통해 해의 존재성은 알고 있는데도! 다른 예시로는 미분방정식이 있는데, 피카르 반복이 대표적. 이건 “해가 (특정 범위 안에서) 존재해. 알고리즘도 알아. 근데 어떻게 생겼는지는 몰라”라고 말하며 수학도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정리이다.

존재성에 대해 정리하자면, 크게

  1. 직접 찾아서 보이거나,
  2. 답을 찾을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제시하거나
  3. 그냥 공리로 된다고 만드는(...)

세가지 방법이 있다. 물론 이 외에도 다른 증명 방법이 있다. 주의할 점은, 답이 존재함을 아는 것과 실제로 답을 찾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반대로 어떤 것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존재성 증명에 실패한 것과 존재하지 않음(부존재)을 보이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0칸)×(2010칸)짜리 공간을 (2칸)×(2칸)짜리 테트로미노로 전부 덮을 수 있음을 보이는 것은 실제로 덮는 방법 하나를 보이면 될 것이다. 그러나 ㅗ모양의 테트로미노로는 전부 덮을 수 없다는 것이 알려져 있는데, 이때 덮을 수 없음을 대체 어떻게 보일 수 있을까? ‘모든 방법’을 다 시도해도, 각 방법이 다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보이면 될 것인데, 도무지 어떻게 ‘모든 방법’을 빼먹지 않고 전부 탐색할 수 있을지 대단히 난감하다.

이처럼 부존재성의 증명은 존재성의 증명보다 훨씬 어려운 경우가 보통이다. 보통 함수를 이용하면 깔끔하게(아름답게) 증명해낼 수 있으며, 그 함수를 어떻게 찾는지가 관건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위 공간 덮기 문제에서는 ‘색칠하기’라는 기법이 사용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위 “‘모든 방법’을 빼먹지 않고 전부 탐색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찾아야 하며, 대개 증명이 단순하지만 지저분해지고, 빼먹은 경우가 있음으로 인해 틀리게 될 가능성도 상당히 많아진다.

유일성(Uniqueness)

어떤 것의 유일성(uniqueness)이란 그냥 존재하는 어떤 것이 유일하다(unique)는 말을 바꿔 말한 것이다. ○○이 유일하다 = ○○이 유일함 = ○○의 유일 = ○○의 유일성 다 같은 말로 보면 된다.[5] 뭔가 전문적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유일성을 증명한다는 것은 그게 진짜로 유일하다고 따져 가며 설명한다는 뜻이고, 유일성이 부정된다고 하면 여러 개가 있다는 뜻이다.

다만 당연히 유일성은 일단 존재한 뒤에 문제되는 것이다. 즉 앞서 ‘유일하다’라고 했는데 엄밀히 말하면 ‘유일하게 존재한다’는 뜻이고, 유일성이란 ‘존재의 유일성’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유일하게 존재함’을 유일성이라고 해 버리면 존재성이 유일성에 포함되는 개념이 돼 버린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유일하게 존재함’에서 ‘존재함’ 부분은 오로지 존재성의 영역으로 넘기고, i)존재하는 ○○에 대해 그게 ‘유일하게’ 존재하는지, 혹은 ii)(존재하는지 아닌지는 아직 모르는데)혹시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그게 ‘유일하게’ 존재하는지를 보통 ‘유일성’이라고 한다.[6] 즉 유일성의 증명에서 존재성은 가정된다.

쉽게 말해 유일성이 궁금하면 “존재하면 유일하냐?”라고 물어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방정식의 해의 유일성이 궁금하면 “가 존재하면 유일하냐?”라고 물어 보면 된다. 태양계에는 가 하나뿐 예를 들어 우리는 “일차방정식 [math]\displaystyle{ ax+b=0 }[/math]의 해는 유일하다(단, [math]\displaystyle{ a\neq0 }[/math])”라는 점을 중학교 때 배워 알고 있다.

한편, 존재하는 어떤 것이 유일한 경우에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이차방정식 [math]\displaystyle{ ax^2+bx+c=0 }[/math](단, [math]\displaystyle{ a\neq0 }[/math])의 경우 우리는 그 해가 서로 다른 두 실근, 서로 다른 두 허근 혹은 중근(서로 같은 두 실근)의 어느 하나의 경우로 됨을 고등학교 때 배워 알고 있다. 이때 해는 유일하지는 않지만 유이하며 언제나 꼭 두 개가 존재하며, 그보다 적지도 않고 그보다 많지도 않다. 이런 내용도 대충 유일성이라고 하기도 한다. 즉 유일성에서는 “존재하면 몇 개나 존재해? 하나? 둘? 무수히 많아?”와 같은 질문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존재성을 보이는 데에는 여러 가지 증명 방법이 있는 반면, 유일성을 보이는 방법은 사실상 한 가지밖에 없다. 바로 귀류법. 이제 예시를 통해 귀류법이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해 보자.

일차 방정식 [math]\displaystyle{ 2x+4=0 }[/math]의 근이 유일함을 보여라.
답이 -2 하나밖에 없음은 모두 알고 있다. 이제 그 답이 유일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답이 유일하지 않다고 가정하자. 즉, [math]\displaystyle{ 2a+4=0 }[/math]인데, [math]\displaystyle{ a\neq-2 }[/math][math]\displaystyle{ a }[/math]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 이제 4를 이항하고 양변을 2로 나눠주면, [math]\displaystyle{ a=-2 }[/math]가 튀어나온다. 근데 처음 가정에서 [math]\displaystyle{ a\neq-2 }[/math]라 했으므로 이는 모순이고, 따라서 답이 유일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만약 문제가 자연수에 관한 것이라면 자연수의 정렬성(Well-ordering Principle)을 사용해서 증명하는 경우가 있다. 자연수의 정렬성이란, 자연수의 공집합이 아닌 부분집합은 반드시 가장 작은 원소[7]를 가진 다는 성질이다. 참고로 굳이 자연수가 아닌 자연수의 부분집합의 부분집합에도 정렬성이 성립한다. 또한 0을 포함해도 정렬성은 변함없이 성립한다. 이 원리를 사용한 증명은 소인수분해√2에 있으니 역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참고하자.

간혹 귀류법을 쓰지않고 두개의 답이 존재한다고 가정한 뒤, 두 답이 사실은 같다는 것을 증명하는 경우도 있는데, 본질적으로는 귀류법과 동일한 방법이다. 아래 예시를 확인해 보자. 이번엔 엡실론-델타 논법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다.

어떤 함수 [math]\displaystyle{ f\left(x\right) }[/math][math]\displaystyle{ x=a }[/math]에서의 극한값이 존재한다고 하자. 그러면 이 극한값은 유일하다.
[math]\displaystyle{ \lim_{x\to a}f\left(x\right)=L_1,\,\lim_{x\to a}f\left(x\right)=L_2 }[/math]라 가정하자.[8] 그럼 임의의 [math]\displaystyle{ \epsilon\gt 0 }[/math]에 대해 [math]\displaystyle{ 0\lt \left|x-a\right|\lt \delta_1 }[/math]이면 [math]\displaystyle{ \left|f\left(x\right)-L_1\right|\lt \epsilon/2 }[/math]를 만족시키는 [math]\displaystyle{ \delta_1\gt 0 }[/math]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math]\displaystyle{ 0\lt \left|x-a\right|\lt \delta_2 }[/math]이면 [math]\displaystyle{ \left|f\left(x\right)-L_2\right|\lt \epsilon/2 }[/math]를 만족시키는 [math]\displaystyle{ \delta_2\gt 0 }[/math]가 존재한다. 이제 [math]\displaystyle{ 0\lt \left|x_0-a\right|\lt \delta_1,\,0\lt \left|x_0-a\right|\lt \delta_2 }[/math][math]\displaystyle{ x_0 }[/math]을 뽑자. 그러면 [math]\displaystyle{ \left|L_1-L_2\right|=\left|L_1-f\left(x_0\right)+f\left(x_0\right)-L_2\right|\leq\left|L_1-f\left(x_0\right)\right|+\left|L_2-f\left(x_0\right)\right|\lt \epsilon/2+\epsilon/2=\epsilon }[/math]이 성립한다.[9] 그런데 [math]\displaystyle{ \epsilon }[/math]이 임의의 양수이므로 이를 만족하는 경우는 [math]\displaystyle{ L_1=L_2 }[/math]밖에 없다. 따라서 극한값은 유일하다.

뭔가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여러 가지 해보니 두개가 같아야 함ㅇㅇ”을 보인 것이다. 이 방법의 다른 테크닉으로는 두 근 (혹은 함수, 행렬 등등)을 [math]\displaystyle{ x,y }[/math]라 했을 때 [math]\displaystyle{ x-y=0 }[/math]을 보이는 것, [math]\displaystyle{ x\leq y }[/math]이고 [math]\displaystyle{ y\leq x }[/math]을 보이는 것 등이 있다. 집합의 경우는 [math]\displaystyle{ A\subset B }[/math]이고 [math]\displaystyle{ B\subset A }[/math]을 보이면 된다.

유일하지 않음의 증명은 어떤 것이 두 개가 있음을 직접 찾아서 보여 주면 되기 때문에 유일성의 증명보다 더 간단한 경우가 많다. 물론 찾을 수는 있지만 직접 이거다 하고 보여주기 어려운 경우 찾는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앞의 존재성 증명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각주

  1. 물론 존재이라고 하였으므로 ‘존재하는지 아닌지’의 뜻으로 쓸 수도 있다.
  2. [math]\displaystyle{ ax+b=0 }[/math]과 같이
  3. 간단히 설명하자면, 두번째로 작은 약수를 찾아 쪼개는 것을 반복한다.
  4. 간단히 설명하자면, 벡터를 하나하나 선택해서 그 벡터 집합을 기저로 만드는 것이다. 선택 공리는 기저가 되는 벡터의 선택을 보장해준다.
  5. 물론 유일이라고 하였으므로 ‘유일한지 아닌지’의 뜻으로 쓸 수도 있다.
  6. 앞서 유일성은 일단 존재한 뒤에 문제된다고 한 것과 배치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꼭 그렇게 생각할 것만은 아니다. 어떤 것이 항상 존재하지는 않더라도 존재하는 경우를 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고, 그 경우에는 이 증명이 유효할 것이기 때문이다.
  7. 책에 따라서는 첫번째 원소
  8. 여기서 귀류법과의 차이점은 굳이 [math]\displaystyle{ L_1\neq L_2 }[/math]임을 가정하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두 개가 같음을 보일 것이므로.
  9. 삼각부등식을 이용한다. 참고로 이 테크닉은 입실론 델타 논법에서 자주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