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Black hole lensing web.gif

블랙홀(Black hole)이란 표면적이 무한히 0으로 수렴하는 천체이다. 무한히 수축하므로 상대 탈출속도도 무한에 수렴하며 자신을 중심으로 자신의 질량에 비례하는 범위의 사상의 지평선을 형성해 외부에서는 암흑의 구체로 보인다.

생성[편집 | 원본 편집]

조건[편집 | 원본 편집]

블랙홀이 만들어지려면 질량이 원자의 핵은 물론 핵자까지 모두 붕괴될 정도로 강하게 압축되어야 한다. 이런 큰 질량이 일정 반지름보다 작은 공간 안에 압축되면 블랙홀이 되고, 이 일정한 반지름을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고 부른다. 태양의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3km, 지구는 9mm정도밖에 안 된다.

생성 과정[편집 | 원본 편집]

더이상 핵융합을 할 연료가 없는 항성은, 수축 방향으로 작용하는 중력에 대항하여 원래의 부피를 유지시켜주는 팽창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래서 원래의 부피를 유지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중력에 의해 수축하게 된다.

중력에 의한 수축은 첫번째로 전자 축퇴압에 의한 저항을 받는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구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 원자의 전자구름은 일정 범위 내에선 끊임없이 자신의 원자핵과 다른 원자의 전자구름을 밀어내는 힘을 갖는데 이것이 전자 축퇴압이며 수축하는 도중에표면중력과 전자 축퇴압이 평형상태에 이르러 원자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수축을 멈춘 밀집성이 백색왜성이다. 백색왜성이 되는 것은 항성이 겉껍질을 날려버린 뒤에 남아있는 질량이 태양의 1.44배 밑일 경우다. 이 태양의 1.44배라는 질량을 찬드라세카르 한계라고 한다.

전자 축퇴압은 전자기력이다. 전자기력은 우주의 네 가지 기본 힘 중 두 번째로 강한 힘이다. 그리고 항성의 질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중력은 네 가지 기본 힘 중 가장 약한 힘이다. 보통은 중력이 전자기력을 이기지 못한다. 하지만 질량이 커져서 표면중력이 일정치 이상이 되면 전자 축퇴압까지 이길 정도로 강해진다. 표면중력이 전자 축퇴압을 이길 정도로 강해지기 위해서는, 항성이 초신성을 일으키거나 한 뒤에 남은 질량이 태양의 1.44배를 넘어야한다. 찬드라세카르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표면중력이 전자 축퇴압을 넘어서면 원자의 전자 구름이 수축하다 못해 깨지면서 원자핵의 양성자와 강제로 결합해 중성자로 바뀐다. 이러한 과정이 완료되면 오로지 중성자로만 이루어진 별이 되어버린다. 이 중성자성은 오로지 일정 범위 내에선 중력에 의한 수축에 저항해 본래의 부피를 절대적으로 유지하려고 하는 중성자 축퇴압에만 의존해서 형체를 유지한다.

그런데 원래 질량이 너무 큰 항성은 연료가 떨어진 후에 수축하면서 표면중력이 중성자 축퇴압까지 이기면서 중성자를 찌그러뜨려 붕괴시켜버린다. 중성자 축퇴압은 '물질'이 스스로 부피를 유지하기 위한 절대적인 힘이자 최후의 힘이므로 천체의 표면중력이 중성자 축퇴압 한계를 넘어서면 결국 천체를 구성하는 모든 질량이 형체를 잃고 표면적이 0인 점을 향해 무한히 수축하기에 이르는데 이것이 블랙홀이다.

블랙홀이 되기 위해서는 초신성 이후 남은 질량이 태양의 3배를 넘어야한다. 아직 블랙홀이 되기 위한 최소질량에 대한 정확한 값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태양질량의 3배를 넘는 중성자성이 없는 것으로 보아 블랙홀의 최소질량이 태양의 3배라고 추측하고 있다.

종류[편집 | 원본 편집]

블랙홀은 질량, 전하, 각운동량으로밖에 구분되지 않는다. 만약 저 세 요소가 동일하다면, 두 블랙홀을 구분할 방법이 없다. 이것을 대머리 정리(...)라고 한다.

슈바르츠실트 블랙홀[편집 | 원본 편집]

카를 슈바르츠실트라는 독일 천문학자에 의해 제안된 가장 단순한 형태의 블랙홀로, 회전하지도 않고 전하도 없다. 가지고 있는 특징은 오로지 질량 뿐으로, 이러한 단순함 덕분에 시공간에 있는 블랙홀이 주변에 미치는 공간왜곡을 설명하는 해를 가장 먼저 도출해낼 수 있었다. 이를 슈바르츠실트 계량(또는 해)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형태의 블랙홀은, 우주의 대다수 항성들은 느리건 빠르건 어쨌든 자전을 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이론상으로만 존재할 수 있는 블랙홀이며, 우주에 존재하는 대다수 블랙홀은 후술할 커 블랙홀이다.

카를 슈바르츠실트는 1차대전 때 마흔이 넘는 나이로 입대하여 전선에 투입된 와중에도 연구를 손에서 놓지 않았으며, 1915년에 발표된 일반상대성이론을 이용하여 중력장의 특수해를 구했다. 그는 이 논문을 아인슈타인에게 편지로 전달하였고, 그걸 보고 놀란 아인슈타인은 학계에 그 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슈바르츠실트는 논문을 보내고서 4개월 뒤, 질병으로 인해 전장에서 사망했다.

그가 구한 특수해에서는 두 개의 특이한 지점을 서술하는데, 그 중의 하는 질량 중심이고, 다른 하나는 2GM/c^2로 표시되는 지점이다. 이는 천체의 질량과 중력상수를 곱한 값에 2를 곱한 뒤, 광속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이 특이점 중에서 전자는 말 그대로 특이점으로, 블랙홀의 모든 질량이 모여있는 중력중심을 가리킨다. 그리고 후자는 천체가 중력붕괴를 일으키는 임계 반지름인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을 가리킨다.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안에 천체의 모든 질량이 들어가게 되면 천체는 무한히 중력붕괴하여 특이점에 수렴하는 블랙홀이 된다. 즉, 슈바르츠실트는 중력장에서의 특수해를 구하여, 블랙홀의 존재를 예측한 것이다.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편집 | 원본 편집]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블랙홀은 전하를 갖는 슈바르츠실트 블랙홀로, 질량 이외에도 전하라는 특징을 갖는다. 독일의 한스 라이스너와 핀란드의 군나르 노르드스트룀은 슈바르츠실트 계량이 발견된 직후에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계량이라는 해를 발현했다.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계량에 따르면, 블랙홀에는 두 개의 지평선이 존재한다. 둘 중에서 바깥쪽에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상의 지평선이고, 안쪽에 있는 것은 코시 지평선이라고 한다. 시공간에서 사상의 지평선은 공간적인, 코시 지평선은 시간적인 지평선이다.

여기에서 블랙홀의 질량과 전하의 크기(절댓값)가 중요한데, 보통은 블랙홀의 질량이 전하보다 크기 때문에 코시 지평선이 사상의 지평선 안쪽에 위치한다. 블랙홀이 가질 수 있는 전하의 최대값이 질량에 의해 제한되기 때문이다. 전하와 질량이 같으면 그 블랙홀은 가능한 최대의 전하를 갖게 되며, 사상의 지평선과 코시 지평선이 일치하게 된다. 그리고 만약에 전하의 절댓값이 질량보다 커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블랙홀의 특이점이 외부로 노출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이게 바로 노출 특이점이고, 우주 검열관 가설에 따르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1]

커 블랙홀[편집 | 원본 편집]

커 블랙홀은 회전하는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다. 즉, 질량에 더해 각운동량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뉴질랜드 수학자인 로이 커가 발견한 커 계량에 따른 것으로, 슈바르츠실트 이후 거의 50년이 지난 1963년에 발표되었다. 블랙홀이 회전하는 특징에 의해서 작용권(ergosphere)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작용권은 블랙홀이면서도 블랙홀이 아닌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블랙홀이 자전하면서 사상의 지평선 바깥으로 빠져나온 부분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블랙홀에 붙잡혀있으면서 탈출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영국의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에 의해 제창된 펜로즈 과정에 따라서 블랙홀로부터 에너지를 얻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인터스텔라에서는 초대질량 블랙홀인 가르강튀아의 작용권에 들어갔다가 필요없는 다른 모든 부분을 버리면서 에너지를 얻어 우주선을 탈출시키는 방식으로 이용했다.

블랙홀이 회전하다보니,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에서는 중심의 특이점이 점이었지만, 커 블랙홀의 특이점은 원심력 때문에 고리모양이 된다.

대부분의 항성들이 크던 작던 자전을 하고 있으므로 우주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블랙홀은 커 블랙홀이다.

커-뉴먼 블랙홀[편집 | 원본 편집]

실존하는 블랙홀처럼 질량, 전하, 각운동량이 모두 있는 블랙홀에 대해서는, 커 계량의 발견에서 2년이 지난 뒤에 미국의 에즈라 뉴먼이 발견한 커-뉴먼 개량을 서술할 수 있다. 이를 커-뉴먼 블랙홀이라고 한다. 블랙홀 뿐만이 아니라, 일반 상대성 이론이 그리는 시공간의 모습을 잘 설명하는 해라고 할 수 있다.

커-뉴먼 블랙홀에서 전하가 0이되면 커 블랙홀이 되고, 각운동량이 0이 되면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블랙홀이 된다. 그리고 전하와 각운동량이 모두 0인 블랙홀은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 된다.

관련 현상[편집 | 원본 편집]

플라스마 제트
블랙홀의 주변에 존재하는 강착 원반(Accretion disc)를 통해 물질이 블랙홀의 회전축 방향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2013년에서 2014년의 관측[2]에 따르면, 블랙홀에서 빠져나가는 플라즈마의 초기 속도는 광속의 80%나 된다고 한다.
호킹 복사
블랙홀의 경계면에서 입자반입자쌍생성되면 입자는 날아가고 반입자가 블랙홀로 떨어져 내부의 입자와 쌍소멸하게 된다. 결국 쌍소멸에서 에너지를 방출해 블랙홀의 질량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스티븐 호킹이 예측했다.

오해[편집 | 원본 편집]

블랙홀의 중력이 강하다는 오해가 있으나 애초에 항성이 블랙홀이 된다고해서 본래의 중력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지구가 껍데기만 남고 내부가 블랙홀로 변한다고 해 보자. 그래도 지상에 사는 우리는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중력장의 크기는 중력장을 발생시키는 질량의 크기에 영향을 받는데, 지구의 질량은 블랙홀이 된다고 해도 여전히 똑같기 때문이다.

각주

  1. 하지만 블랙홀이 증발하는 것처럼 특이한 상황에서는 노출 특이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
  2. https://www.kasi.re.kr/kor/publication/post/newsMaterial/3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