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르스트뢰밍

Serving Surströmming.jpg

수르스트뢰밍(Surströmming)은 스웨덴 요리에 쓰이는 발효식품 중 하나이다. 직역하면 시큼한(sur) 청어(strömming)라는 뜻이다.

상세[편집 | 원본 편집]

발트해(및 북해) 권역은 한류성 어종인 청어의 주요 서식지로 다른 북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스웨덴에서도 청어를 많이 먹어왔는데, 문제는 아무리 쌀쌀한 스웨덴이라도 부패하기 쉬운 생선이라는 점이었다. 하물며 땔감이나 소금조차 귀했기에 이를 모두 해결한 방법으로 초창기에는 바닷물에 푹 담궈서 발효시키고[1], 이후 오크통으로 옮겨 채워서 발효시키는 밀폐식을 이용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통조림이 발명된 이후부터는 통조림에 넣어서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통조림은 속을 채운 후 살균처리를 하고 밀봉하여 보존하는데, 수르스트뢰밍은 살균처리를 하지 않고 밀봉하여 내부에서도 계속 발효가 진행된다. 때문에 오랜 세월이 지난 수르스트뢰밍 캔은 자기자신이 폭탄인 것을 알리기 위해 내부 발효과정에서 만들어진 가스로 가득차 빵빵하게 부풀어 올라있다. 보통 수르스트뢰밍은 다른 통조림들과 마찬가지로 출하된 지 1달 이내의 것, 그러니까 발효과정이 짧은 것을 사먹는 것이 일반적이고, 쌓아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부푼 것은 이미 식재료가 아닌 젓갈로 바뀐 것이나 다름없다.

취식 방법[편집 | 원본 편집]

스웨덴의 전통음식인 것은 맞으나 향토색이 강하여 모든 스웨덴인이 즐겨먹지는 않고, 미리 맛을 들여놓지 않으면 현지인들이라고 해도 입에 잘 대지 못한다. 비유하자면 모든 한국인이 홍어선지국을 즐겨먹지는 않는 것과 동일하다. 우선 통조림을 까면 살코기만 있는 게 아니라 생선 전체가 몇 마리씩 들어가 있어서 먹을 때 내장과 뼈를 다 발라서 먹어야 한다. 어떤 건 암컷이라 알이 들어가 있기도 한다.[2]

수르스트뢰밍은 훈제 청어하링처럼 그 자체로만 먹지는 않고 다진 양파 따위를 더해서 빵과 함께 식사로 먹거나 슈냅스와 같은 스피릿의 술안주로 즐긴다. 가장 유명한 취식법으로는 '수르스트뢰밍스클러마(surströmmingsklämma)'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스웨덴 납작빵의 일종인 툰브뢰드(Tunnbröd)에 버터를 얇게 바르고 다진 붉은양파, 으깬감자 등을 넣어 수르스트뢰밍과 사워크림(Gräddfil, 그러드필)을 얹고 딜 등의 허브로 살짝 포인트를 주어 접어내 우유와 함께 먹는 것이다. 강렬한 신 맛에 밸런스를 잡기 위해 마찬가지로 향취가 강한 치즈를 곁들여 먹기도 한다.

참고로 수르스트뢰밍 자체의 맛은 아릴 정도로 짠 맛에 치즈+암모니아를 섞은 듯한 발효취가 더해진 시큼한 맛이 물컹해진 생선회 질감에 더해진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네타화[편집 | 원본 편집]

수르스트뢰밍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냄새가 가장 심한 음식으로서 유명하다. 너무 지독한 나머지, 수르스트뢰밍을 집 안에서 까먹으면 안 된다[3]는 불문율이 있을 정도이고, 캔따개로 딸 때도 반드시 물 속에서 담근 상태로 따내어 냄새를 최대한 지워가며 처리한다. 실제로 스웨덴에서는 공공 장소에서 수르스트뢰밍을 까먹는 것이 아예 불법인데, 왜냐면 학교나 공공 시설의 환기구나 에어컨 냉방 시설에 넣어서 장난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태 때문에 학교를 일시적으로 닫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1981년 독일에서는 집주인이 수르스트뢰밍을 까서 독한 냄새를 피웠다는 이유로 세입자를 내쫓은 사건을 가지고 재판까지 끌고온 적이 있었는데, 판사진이 그 냄새가 어느 정도인지를 몰라 증거로서 직접 까보도록 시키자마자, 피어오르는 냄새로 법원이 초토화되어 내쫓은 것을 인정(!)한 판례가 있었다. 2002년에는 EU에서 수르스트뢰밍을 다이옥신 기준을 초과한 음식으로 지정한 적이 있었고 (2011년 해제), 2006년에는 몇몇 항공사에서 수르스트뢰밍이 상공에서 폭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수화물로 받지 않는다는 규정을 넣기도 하는 등으로 갖은 수난을 겪었다.[4] 이렇게 악명세를 떨치는 도중에도 주로 스웨덴에 체류경험이 있던 외국인들에 의해 더더욱 악명이 전세계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어떻게 알았는지 2000년대 초반부터 예능 벌칙용 도구로서 활용되어 온데다 세균을 소재로 한 만화 모야시몬[5]에서도 등장한 바가 있고, 한국에서는 2009년 경 케이블 예능프로 이경규의 복불복쇼와 지상파 예능프로 스펀지에서 언급되며 본격적으로 알려졌을 것이라 추측된다. 2017년 현재는 가끔가다 대명사로서 쓰이게 될 정도로 유명해진 상태이다.

다만 저 악명을 이용해 인터넷 방송이 흥하게 된 2010년대 중후반부터 일부 자극적인 소재를 방송하는 BJ유튜버에 의해 '어쩐지 인간이 먹으라고 만든 것 같지 않은 음식'으로 이미지가 변질되는 일이 많아졌다. 예를 들면 앞서 언급한 젓갈화 된 오래된 수르스트뢰밍을 그대로 까서 흡입(!)하거나 취두부같은 심한 냄새가 나는 음식을 무자비하게 섞어서 먹거나 하는 등이 대표적이다.

비슷한 음식[편집 | 원본 편집]

대구 등을 사용한 루테피스크, 연어를 사용한 그라블락스는 본래 수르스트뢰밍과 거의 흡사한 방식으로 발효시켜 만드는 음식이었지만,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점차 발효방식을 바꾸거나 기간을 줄여서 수르트스뢰밍 정도의 악명은 면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아이슬란드의 발효 상어인 하우카르틀, 그린란드의 키비악과는 발효방식이 달라도 냄새에 있어 좋은(?) 라이벌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음식 중에서 가장 비슷한 음식을 꼽자면 삭힌 홍어 정도지만, 수르스트뢰밍이 이루어낸 위의 업적(?)과 비교하면 아예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주

  1. 본래 부패를 막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바닷물만으로는 발효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때문에 바닷물에 놔두어 맛이 시큼해진 청어를 두고 저런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2. 홍어 보다 냄새 심한 음식 찾았다: 스웨덴🇸🇪썩힌 청어!!!🤢 (YouTube, 영국남자)
  3. 캔 속의 가스가 집안에 들러붙는다는 이유도 있다.
  4. 이 조항 역시 논란 후 어느 시점부터 삭제되었다.
  5. 애니메이션에서도 언급되었기에 이쪽을 통해 알게 된 사람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