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요리

Senior9324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11월 1일 (일) 14:18 판

Монгол хоол(몽골홀)

몽골에서 만들어 먹는 요리. "붉은 음식, 하얀 음식(улаан идээ, цагаан идээ. 오라안이데 차가안이데.)"이라는 말로 정리할 만큼 고기와 유제품 섭취량이 절대적이고, 야채나 과일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데다 심하면 곡류마저도 보기 힘든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수산물 따위는 거의 혐오식품 취급.[1] 과거에 비해 운동량이 현저히 낮은 현대사회의 관점으로 보면 건강에 좋을리 없는 음식들이지만, 굉장히 쌀쌀한 몽골의 날씨[2]와 걷고 걸어도 끝이 안 보이는 초원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겐[3] 더할나위 없는 보양식이다.

고기는 주로 방목이 쉬운 양고기와 염소고기를 선호한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같은 축산물도 있기는 하지만 울란바토르같은 도시가 아니면 구경도 못하는 것이 대부분. 야채는 당근과 감자같은 장기보존이 가능한 구황작물이 주류고, 신선한 야채는 익숙하지 않다보니 먹질 않는다. 적어도 건조시켜 먹기라도 할 정도로 날 것을 먹는 문화는 없다.

외국인의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요리로 유명하며, 농경민족인 한국이나 일본 사람에게는 가히 충격과 공포로 점철되는 음식들이 많다. 아무래도 주기적으로 움직여야만 하는 유목민족이다보니 좀 더 맛나게 먹겠다며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갈 수는 없는 노릇. 즉, 어지간한 요리가 기본적인 조리수준에 그치며, 간 맞추기도 기껏해야 돌소금이 전부일 정도로 심심한 편[4]이다. 게다가 흔히 국물을 낼때 여분의 지방을 제거하는 과정이 있기 마련인데 몽골에서 그랬다간 어르신에게 뒤통수 후려맞는다. 또한 가축을 잡을 때 피를 질질 흘리면 다른 야생동물들이 그 냄새를 맡고 습격할 위험이 있었다보니 피를 빼지 않은 고기를 먹는다. 고기 비린내 대부분 피에서 나는 것임을 감안하면... 그냥 흠좀무라고 할 수 밖에.

러시아와 동유럽 및 북중국(내몽골)의 영향을 받았지만, 거의 원형에 가깝게 들여왔을 정도로 몽골 요리에 끼친 영향은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도리어 자신들의 고기문화를 외국에 전파한 경우가 더 많다.

참고로 몽골리안 스타일이라 하여 몽골식 바베큐라던가 몽골식 볶음면이라던가 하는 음식이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이들은 일본 요리의 텟판야키(철판구이)에 가깝다. 몽골 현지에도 외국인을 위한 "몽골리안 바베큐"집이 있긴 한데, 현지인들에게도 듣보잡에 가까운 생소한 음식이라고. 또한 햄버거의 패티가 되는 함부르크 스테이크(일명, 햄버그)나 육회에 가까운 음식인 스테이크 타르타르 몽골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몽골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생식을 안하는 고로, 고기의 보관법으로 유럽에 전파되었다가 변형되버린 음식이라 보는 시각이 있다.

몽골 음식의 종류 (미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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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르헉(хорхог) : 몽골에 가는 여행자들이 한 번쯤은 먹어보길 기대하는 음식으로, 양을 통째로 잡아다가 뜨겁게 달군 차돌로 익혀만드는 잔치용 음식이다. 고비 투어와 같은 여행자를 상대로 하는 경우는 피를 적절히 빼고 야채를 듬뿍 넣어 순화시키지만, 현지인들의 허르헉은 야채따위는 장식이고, 굳은 핏덩이가 다닥다닥 붙은 고기의 몰골부터가 범상치 않다.
  • 보르츠(борц) : 전투식량으로서 태어난 음식. 아무런 간이 되어있지 않은 고기를 바싹 말려 가루로 만들고, 이걸 더운물이나 마유에 타서 마신다. 이쯤되면 거의 고기로 만든 스팀팩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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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즈(бууз) : 중국에서 유래한 찐만두로, 설날 음식 취급이다. 당연하지만 양고기와 양기름으로 가득차 있다.
  • 호쇼르 : 넓고 납작한 튀김만두. 이것도 중국 유래.
  • 초이방 : 볶음 국수. 양고기를 듬뿍 넣어 만들되, 당근같은 야채도 조금 들어간다. 간은 소금간이 기본이지만 간장을 넣기도 한다.
  • 골리아쉬 : 헝가리의 대표적인 스튜 요리인 굴라쉬의 몽골어식 표현. 다만 주로 쇠고기로 끓이는 헝가리식과는 달리 양고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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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롤 : 우유에서 치즈성분을 걸러 부드럽게 혹은 바짝 말린 것. 과자처럼 수시로 먹는다.
  • 아이락(айраг) : 내몽골에선 체게(цэгээ)라고 하며, 발효시킨 마유주를 말한다. 이름과는 달리 알코올은 없으며, 살짝 크리미하면서도 새콤하게 쏘는 맛이 난다. 대략 막걸리 비슷하다고. 다만 유제품에 내성이 없다면 기묘한 냄새에 질겁할 수도. 중앙아시아(쿠미스)는 몰론 터키(아이란)까지 퍼져나간 음료수. 외지인이 현지인의 게르에 방문하면 호의적인 의미로 반드시 대접하게 되어있는데, 그것을 반드시 마셔야만 한다.
  • 수테차(Сүүтэй цай) : 소금을 넣은 차를 끓인 다음 마유를 붓고 마무리로 으름을 넣어 만든 것. 차 자체는 17세기경 티벳불교를 받아들이며 들여온 것인데, 워낙 귀한 비타민 공급원이라 음료수보다는 수프에 가까운 형태로 만들어 먹는다. 아이락 대신 이것을 대접하는 경우도 있다. 몰론 주면 주는대로 마셔야 하는 것이 예의.
  • 으름(өрөм) : 대략 무염, 무가당 버터정도의 식재료.
  • 호륵(хуурга) : 잡채. 길게 채썬 음식을 볶은 것.
  • 어러먹(Ороомог)
  • 티프텔(Тефтель) : 몽골식 고기완자.
  • 슐(шөл) : 수프, 탕류를 일컫는다.
    • 고릴타이 슐 (гурилтай шөл) : 고기에 면을 넣고 끓인 수프.
    • 노고토이 슐 (ногоотой шөл) : 고기에 야채를 넣고 끓인 수프.
  • 반쉬(банштай) : 물만두. 수테차로 끓여 먹으면 반쉬차이가 된다.
  • 차나산 마흐(чанасан мах) : 그저 삶은 고기. 일상식이다.
  • 보독(боодог) : 고기 통구이.
  • 쇼록(шорлог) : 꼬치구이. 러시아 요리의 샤슬릭과 동일하다.
  • 아르히(архи) : 증류주.

각주

  1. 생선까지는 허용범위.
  2. 단적인 예로 울란바토르는 세계에서 가장 추운 수도이다. 러시아의 이미지때문에 모스크바인 줄 아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모스크바는 그나마 비라도 내리지... 완전한 대륙성 기후인 울란바토르엔 그딴거 없다.
  3. 몽골의 인구밀도는 세계 최저급(1.78명/km^2)이다. 2009년에 독립을 선언한 그린란드가 우월한 수치(0.03명/km^2)로 빼앗아 가긴 했지만, 그린란드는 아예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9할이 넘으니까... 실질적으론 몽골만한 곳이 없다고 볼 수 있다.
  4. 이 마저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