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맹

Terrazergtoss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4월 29일 (수) 16:42 판

정보화 시대의 문맹

컴맹이란?

컴퓨터를 잘 못 다루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컴퓨터의 '컴'자와 문맹의 '맹'자를 따와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

기본적으로 사실 문자 그대로 놓고 봤을때 '컴맹'이라는 개념은 성립할 수 없다. 현대 사회에서 컴퓨터라는 개념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 하다못해 어디 오지의 이름 모를 원주민들도 컴퓨터로 SNS를 이용해 관광상품을 만들어 홍보하고 판매하는 중이다. 그래서 컴맹이라고 하면 주로 '컴퓨터의 특정 기능을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사람' 정도를 일컫지만, '특정 기능을 어떻게 쓰는지 모른다'라는 말도 사실 딱히 기준이 없는 말인데, 사람마다 컴퓨터로 하는 일들이 제각각 달라서 3D CG 그래픽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플래시 게임만 하는 사람이 있는 등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아는 분야가 있고 모르는 분야가 있다. 3D CG 영상을 만드는 사람은 정작 플래시 게임을 어떻게 실행시키는지를 모르고 반대로 플래시 게임만 하던 사람은 3D CG 영상을 만드는 방법을 전혀 모르는 식이다. 이런 것을 가지고 '모르는 분야가 있으니 컴맹이다'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단지 모르는 것이 있어서 컴맹이라 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로 유명한 빌 게이츠OS X를 쓸 줄 모르니 컴맹이라고 할 수 있고, 애플의 창업자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윈도우즈를 쓸 줄 모르니 컴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잡스는 진짜 컴맹이라서 빌 게이츠보다 OS X를 쓸 줄 모른다[1]

따라서 일반적으로 '컴맹'이라 함은, '컴퓨터를 사용함에 있어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나 그 자신이 그것을 스스로 익혀나갈 의지는 없고 매번 타인에게 의존만 하려드는 무능한 사람'을 일컫는 멸칭으로 주로 쓰이고 있다.

분포

기본적으로 컴맹은 주로 나이드신 분들(2015년도를 기준 40대 이상 정도)이 대다수라고 생각되기 쉬우나, 의외로 컴맹은 거의 모든 계층에 고루 분포되어있다. 사람이 게으름을 피우는거지 컴퓨터가 게으름을 피우는건 아니기 때문(...). 즉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상술한 컴맹의 조건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오히려 중장년층이 전문가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들이 한창 공부를 하던 청년 시기에 한국에 컴퓨터가 도입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컴퓨터를 만졌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 내 IT 업계에서 유명하다고 일컫어지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식으로 한국에서 최초로 컴퓨터들을 공부한 이른바 IT 1세대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오히려 나이 든 사람보다 어린 사람들이 컴맹인 경우가 많다.

만약 당신이 인문학부 학생이라면 컴맹을 만날 확률이 꽤 높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인문학부 교수님, 학생들 중에는 컴맹이 조금 많은 편.

만행

문제는 이들이 주변 컴덕을 빡치게 만든다는 것. 상술했듯 이들은 특정 기능에만 관심을 보여 그것만 습득하는 선에서 자기개발을 끝마치고 나머지는 아는 컴덕들을 동원하여 땜빵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이 과정에서 도움을 준 당사자에 대한 보답을 소홀히 하는 것은 물론 그것을 공부하려 하지 않고 나중에 똑같은 문제로 또 같은 사람을 소환하고 심지어는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물에 빠진걸 구해다줬더니 봇짐 내놓으라고 뻔뻔하게 나오는 등 컴덕을 화나게 만드는 짓을 행한다. 이하 대략적인 정리.

무상 봉사 강요

컴퓨터는 보기와는 달리 굉장히 섬세한 물건이다. 섬세하기 때문에 그렇게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의 몸을 진찰하고 수술할때 많은 수고가 들어가는 것처럼 컴퓨터를 진찰하고 수정할때 역시 많은 수고가 들어간다. 그런데 그런 어려운 작업을 도와준것을 빈말이라도 고맙다고는 못할망정 흡사 자기가 주문한 자판기 커피 한잔이 완성된것마냥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를 보이면 당연히 컴덕이 기분나빠한다. 의사가 중환자를 힘들여 수술해서 살려주었는데 환자가 수술비를 주지 않으면서 '당연히 해야 할 당신 일을 한거다'라고만 하면 의사가 기분 좋을리가 없다. 물론 컴퓨터를 사람의 존엄성과 동률로 봐서는 안되겠지만 그래도 공통적으로 난이도 높은 일을 처리해주었는데 그냥 쉽게 넘어가는 건 옳지 않다.

컴덕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컴덕이 그에 응해 도움을 주었으면 (결과가 만족스럽고 아니고를 떠나) 밥을 사주거나 택시비를 쥐어 보내는 정도의 성의는 보이도록 하고 정 그게 안되어도 와주어서 고맙다는 정도의 격려의 말 정도는 해주자. 만약 컴덕이 손을 봐주었는데 전혀 해결이 안되면? 그래도 와준것만으로도 고맙다고는 해주어야 한다. 일단, 상대는 컴덕이다. 즉 그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인거지 전문가가 아니다(전문가면 아예 그 직종으로 먹고 살지 단순 덕후일리가 없다). 그러니 컴덕의 레벨에서도 해결 안되는 문제도 있을 수 있으며, 어찌되었던 컴덕은 당신을 위하는 마음으로 달려와준 것이니 도의적으로 그에 보답할 필요는 분명히 있는 것이다. 물론 컴덕이 애초에 수리비를 받기로 먼저 얘기를 하고 와서 수리를 못한것이면 그것에 대해 한마디 할 수는 있지만, 댓가를 요구하지 않고 순수한 호의로 온 사람에게도 일을 못했다고 뭐라고 하는건 도리가 아니다.

결과물을 컴덕의 탓으로 전가

컴퓨터라는 존재는, 그 자신의 사용자가 어떻게 다루어주었느냐에 따라 있는 그대로 만들어지는 존재이다. 말인즉슨 악성 프로그램이 깔리고 온갖 불필요한 것들이 얹어지면 최신컴이 똥컴 되고, 꼭 필요한 프로그램만 깔고 주기적으로 내부 청소(참고로 이거 빗자루로 컴퓨터 기계 내부를 쓴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물론 그런 청소도 중요하긴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건 각종 불필요한 파일이 저장되지 않게 삭제 작업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를 하는 등 잘 다루면 양산형도 최신형 부럽지 않게 잘 굴러간다.

컴맹이 컴덕을 부르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십중팔구는 결국 컴맹이 컴퓨터를 효율적으로 다루지 못해서 생겨나는 일들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물론 그것은 몰라서 그런 것이니 참작은 가능하다만, 진짜 문제는 이 트러블을 해결하기 위해 컴덕이 조치를 취하였으면 그에 따르는 결과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컴덕 탓으로 돌리는 후안무치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례로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제대로 부팅조차 되지 않는다면 해답은 그냥 싹 밀어버리는 것(참고로 이거 무슨 대패로 밀어버린다거나 그냥 말 그대로 손으로 꾹꾹 밀어버린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안에 있는 자료들을 싹 다 지우고 완전히 새로 운영체제를 설치해 처음 컴퓨터를 구입한 상태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다는 뜻이다)이 전부일때, 이렇게 하면 필연적으로 안에 남아있는 자료들은 몽땅 다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엄밀히 따지면 이것은 애초에 컴퓨터에 바이러스를 들인 컴맹의 탓이지만, 일부 컴맹을 그걸 컴덕이 실력이 없는 탓이라며 화를 낸다. 그럼 왜 실력없는 사람인줄 알면서도 자청해서 컴덕을 부른거지?

특히나 이런 케이스일 경우 보통 자신이 컴퓨터를 망치는 방법으로 사용중이란걸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손을 봐줘도 자신이 컴퓨터로 하는 행동들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여 다시 똑같은 행위를 반복하다 같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또 컴덕을 소환하고...

따라서 상술한대로, 컴퓨터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대우한 만큼의 결과물을 선사한다. 따라서 이후 컴덕이 봐줌으로서 나오는 결과 또한 오롯이 사용자 자신의 책임일 뿐이며 그것을 컴덕 때문에 그렇다고 봐서는 안된다. (물론, 종종 컴덕 자신이 실수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그걸 따지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은 그런 경우가 아니다)

관련 분야 착각

전자회로를 학습하는 사람에게 이메일에 파일 첨부하는 방법을 물어보는 등, 그저 컴퓨터를 만진다 하면 컴퓨터와 관련된 것은 뭐든 다 할줄 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부탁받은 컴덕도 난처하기는 매한가지이다. 물론 전공분야를 착각하는것 정도는 문제축에 끼지 못한다. 진짜 문제는 전공분야를 착각하여 잘못 물어봤으면서 부탁받은 상대가 곤란하다는 의사를 내비치면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폄하하는 일부 컴맹들의 잘못된 태도가 문제이다.

똑같이 요리하는 사람이지만 동네 김밥집 이모님과 7성급 호텔 쉐프의 철학과 방향에 엄연한 차이가 있고, 똑같이 음악하는 사람이지만 발라드 가수와 트로트 가수의 음역과 박자에 엄연한 차이가 있듯, 똑같이 컴퓨터를 만지는 사람이지만 컴퓨터의 물리적인 부분(하드웨어)을 만지는 사람, 비물리적인 부분(소프트웨어)을 만지는 사람의 기술은 서로 방향이 다르다. 따라서 컴퓨터를 만진다고 해도 서로 아는 것이 있고 모르는 것이 있는것이 당연한 것이며 그걸 도매금으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탈출법

일단 컴퓨터를 배우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대게 컴맹들은 자신이 직접 컴퓨터를 배우려 하지 않거나, 설령 마음은 먹었다 해도 실천에 옮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살아가면서 컴덕 수준 까진 아니여도 어느 정도 컴퓨터 지식이 있으면 편하기에 컴퓨터를 배워보려는 시도를 해보자.
그리고 심각한 고장이 아니면 일단 검색을 먼저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터넷에는 많은 정보들이 있고 웬만한 오류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 있다.

그리고 주변의 컴덕이 무언가 알려주면 기억해두자. 나중에 똑같은 증상이 발생했을 때 컴덕을 다시 소환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1. 물론 잡스가 빌 게이츠보다 OS X를 더 못쓴다는건 약간 과장된 농담이지만, 흔히 알고들 있는 것과는 달리 잡스는 컴퓨터에 대해 아는게 거의 없다. 잡스는 회사 경영 및 마케팅 분야만 담당하지 프로그래밍은 조금도 모르고 약간도 참여하지 않는다. 그러니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에게 스티브 잡스처럼 되라고 하는건, 기술자에게 훌륭한 장사치가 되라는 황당한 소리와 다를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