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경제학 편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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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었다면 "도대체 계량경제학이 통계학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계량경제학이 일반적인 통계학과 다른 점은 내생성(endogeneity) 문제 혹은 인과관계(causality)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실험을 통해 자료를 얻을 수 있는 대부분의 자연과학과는 달리, 경제학적 자료는 많은 경우 실험된 자료가 아니라 관측된 자료이다.<ref>물론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실험경제학]]에서는 실험을 통해 직접 자료를 수집하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소득 레벨의 대규모 실험은 여전히 불가능하며, 무엇보다도 실험경제학조차 수집한 실험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계량경제학을 사용한다.</ref> <math>X</math>라는 변수가 <math>Y</math>라는 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다고 치자. 자연과학에서는 물체를 미는 힘(<math>X</math>)을 여러 단계로 바꾸어가면서 그로부터 나오는 가속도(<math>Y</math>)를 측정함으로써 자료를 만들어내고, 이 자료를 통해 <math>F=ma</math>라는 관계가 성립함을 알 수 있다. 경제학에서 교육(<math>X</math>)이 임금(<math>Y</math>)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다고 하자. 실험을 위해 올해 태어난 애들을 데리고 '이 애는 중퇴까지만 만들고, 저 애는 대졸까지 만들자'처럼 실험을 할 수 있을까? 정말 아이들이 그 통제를 따를 지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 인권 문제와 막대한 비용 때문에 [[북한]]이 아니면 불가능한 얘기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도대체 계량경제학이 통계학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계량경제학이 일반적인 통계학과 다른 점은 내생성(endogeneity) 문제 혹은 인과관계(causality)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실험을 통해 자료를 얻을 수 있는 대부분의 자연과학과는 달리, 경제학적 자료는 많은 경우 실험된 자료가 아니라 관측된 자료이다.<ref>물론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실험경제학]]에서는 실험을 통해 직접 자료를 수집하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소득 레벨의 대규모 실험은 여전히 불가능하며, 무엇보다도 실험경제학조차 수집한 실험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계량경제학을 사용한다.</ref> <math>X</math>라는 변수가 <math>Y</math>라는 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다고 치자. 자연과학에서는 물체를 미는 힘(<math>X</math>)을 여러 단계로 바꾸어가면서 그로부터 나오는 가속도(<math>Y</math>)를 측정함으로써 자료를 만들어내고, 이 자료를 통해 <math>F=ma</math>라는 관계가 성립함을 알 수 있다. 경제학에서 교육(<math>X</math>)이 임금(<math>Y</math>)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싶다고 하자. 실험을 위해 올해 태어난 애들을 데리고 '이 애는 중퇴까지만 만들고, 저 애는 대졸까지 만들자'처럼 실험을 할 수 있을까? 정말 아이들이 그 통제를 따를 지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 인권 문제와 막대한 비용 때문에 [[북한]]이 아니면 불가능한 얘기다.


그렇다면 현실세계에 중졸, 고졸, 대졸 등이 넘쳐나는데 그 사람들의 임금을 조사해보면 되지 않겠는가? 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이다. 먼저 단순히 학력간에 임금 격차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고자 하는 게 목적이라면, '관측된 자료에서 보자면 대졸이 고졸보다 시급이 만원 정도 높더라'하는 이야기로 충분하다. 그러나 만약 앞에서 말했듯이 교육(<math>X</math>)이 임금(<math>Y</math>)에 미치는 '영향' 내지는 인과관계를 알고 싶다면, 즉 '다른 조건이 똑같을 때 학교를 1년 더 다닌다면 임금이 얼마나 오를까' 하는 질문에는 부적합하다. 왜냐하면, 현실에서 관측되는 사람들의 교육수준은 그 사람들 자신이 직접 선택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가령 고졸을 선택한 사람은, 자신이 생각건대 자기는 대학교육보다는 직접 시장에서 뛰는 사업수완이 탁월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학교를 졸업하느니 차라리 고등학교까지만 다니고 시장에 뛰어드는 편이 자신에게 더 이롭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고졸을 선택할 것이다. 이 경우 이 사람을 대학교에 진학시키고 졸업시켰다면, 대학교 교육의 효과로 우리가 지금 관찰하는, 대학교육을 선택한 사람들만큼 임금이 상승할까? 아마 그보다는 낮은 수준일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대졸과 고졸의 임금을 비교함으로써 교육이 그만큼 임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고졸/대졸 임금의 차이에는 교육의 효과 뿐만 아니고 자기선택(self-selection)의 효과도 끼어 있는 것이다.<ref>예시가 딱딱했다면, 다음 주장을 생각해보자. "내가 보니까 역 주변 지역은 발전된 곳이 많더라. 그러니 우리 동네에도 [[오송역|역]] 하나 만들면 걔들만큼 발전할 수 있을 거야." 이미 역이 세워진 곳은 애초에 발전이 되었거나 발전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역이 지어졌을 것이다. 따라서 이 사람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다. 즉 관측된 자료를 단순히 보는 것으로는 인과관계를 제대로 추론할 수 없다.</ref> 이 경우 교육은 내생적으로 결정되었다고 말한다.<ref>경제학에서 등장하는 거의 모든 변수들은 내생적으로 결정된다. 아주 드물지만 예외가 있기는 하다. "어떤 국가의 법 체계가 [[성문법]](civil law)인가 아니면 [[불문법]](common law)인가"가 금융산업 발전에 영향을 끼쳐왔다는 것이 실증적으로 알려져 있다.</ref>
그렇다면 현실세계에 중졸, 고졸, 대졸 등이 넘쳐나는데 그 사람들의 임금을 조사해보면 되지 않겠는가? 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이다. 먼저 단순히 학력간에 임금 격차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고자 하는 게 목적이라면, '관측된 자료에서 보자면 대졸이 고졸보다 시급이 만원 정도 높더라'하는 이야기로 충분하다. 그러나 만약 앞에서 말했듯이 교육(<math>X</math>)이 임금(<math>Y</math>)에 미치는 '영향' 내지는 인과관계를 알고 싶다면, 즉 '다른 조건이 똑같을 때 학교를 1년 더 다닌다면 임금이 얼마나 오를까' 하는 질문에는 부적합하다. 왜냐하면, 현실에서 관측되는 사람들의 교육수준은 그 사람들 자신이 직접 선택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가령 고졸을 선택한 사람은, 자신이 생각건대 자기는 대학교육보다는 직접 시장에서 뛰는 사업수완이 탁월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학교를 졸업하느니 차라리 고등학교까지만 다니고 시장에 뛰어드는 편이 자신에게 더 이롭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고졸을 선택할 것이다. 이 경우 이 사람을 대학교에 진학시키고 졸업시켰다면, 대학교 교육의 효과로 우리가 지금 관찰하는, 대학교육을 선택한 사람들만큼 임금이 상승할까? 아마 그보다는 낮은 수준일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대졸과 고졸의 임금을 비교함으로써 교육이 그만큼 임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고졸/대졸 임금의 차이에는 교육의 효과 뿐만 아니고 자기선택(self-selection)의 효과도 끼어 있는 것이다.<ref>예시가 딱딱했다면, 다음 주장을 생각해보자. "내가 보니까 역 주변 지역은 발전된 곳이 많더라. 그러니 우리 동네에도 [[오송역|역]] 하나 만들면 걔들만큼 발전할 수 있을 거야." 이미 역이 세워진 곳은 애초에 발전이 되었거나 발전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역이 지어졌을 것이다. 따라서 이 사람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다. 즉 관측된 자료를 단순히 보는 것으로는 인과관계를 제대로 추론할 수 없다.</ref> 이 경우 교육은 내생적으로 결정되었다고 말한다.


계량경제학은 이처럼 경제학 자료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다양한 이론을 통해 해소하려고 한다. 이를테면 다중회귀분석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도구변수 방법 (instrumental variables method) 등은 계량경제학에서 가장 기초적으로 내생성을 해결하는 방안이다. 어쨌든 관측자료를 다룰 수밖에 없는 경제학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내생성을 극복하려고 한다는 점이 통계학과 뚜렷이 구별되는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계량경제학은 이처럼 경제학 자료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다양한 이론을 통해 해소하려고 한다. 이를테면 다중회귀분석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도구변수 방법 (instrumental variables method) 등은 계량경제학에서 가장 기초적으로 내생성을 해결하는 방안이다. 어쨌든 관측자료를 다룰 수밖에 없는 경제학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내생성을 극복하려고 한다는 점이 통계학과 뚜렷이 구별되는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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