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 편집을 되돌리려면 아래의 바뀐 내용을 확인한 후 게시해주세요.
최신판 | 당신의 편집 | ||
15번째 줄: | 15번째 줄: | ||
빗물받이를 하필 괴물이나 맹수의 모습으로 조각하는 이유는 전통적인 액막이 신앙과 관계가 있다. 무섭고 위협적인 존재의 조각 및 그림 등을 건물 안팎에 두어서 재앙이나 악령을 쫓아내려는 민간신앙은 전 세계적으로 흔한 것이다. 이런 액막이 신앙을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이렇게 무서운 게 우리 집을 지키고 있으니 나쁜 것들은 얼씬도 하지 마라." ……라는 뜻이다. | 빗물받이를 하필 괴물이나 맹수의 모습으로 조각하는 이유는 전통적인 액막이 신앙과 관계가 있다. 무섭고 위협적인 존재의 조각 및 그림 등을 건물 안팎에 두어서 재앙이나 악령을 쫓아내려는 민간신앙은 전 세계적으로 흔한 것이다. 이런 액막이 신앙을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이렇게 무서운 게 우리 집을 지키고 있으니 나쁜 것들은 얼씬도 하지 마라." ……라는 뜻이다. | ||
『가고일』이라는 용어 자체는 중세 유럽에서 발생한 것이지만, 짐승 모양으로 조각한 배수구는 사실 그 이전 시대부터 이미 있었다. [[고대 이집트]]와 [[고대 그리스]]의 신전에도 빗물받이 용도의 괴물 조각상은 있었으며, 빗물받이 용도로 한정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귀면와]] 및 [[해태]] 상 같은 것도 가고일이 품고 있는 액막이 신앙과 일맥상통한다. | 『가고일』이라는 용어 자체는 중세 유럽에서 발생한 것이지만, 짐승 모양으로 조각한 배수구는 사실 그 이전 시대부터 이미 있었다. [[고대 이집트]]와 [[고대 그리스]]의 신전에도 빗물받이 용도의 괴물 조각상은 있었으며, 빗물받이 용도로 한정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귀면와]] 및 [[해태]] 상 같은 것도 가고일이 품고 있는 액막이 신앙과 일맥상통한다. | ||
악마와 괴물 형상인 가고일 조각이 하필이면 신성한 성당 지붕에 올라가게 된 원인도 거기서 찾을 수 있다. 사실 가고일 조각은 기독교 전승과는 별반 관계가 없고, [[연금술]]이나 비교(秘敎)적인 상징성을 띠고 있는 다분히 이교적인 상징물이다. 상대적으로 민간신앙 및 토착종교에게 관대한 가톨릭은 이들과 타협해서 가고일을 수용했다. 그러나 [[개신교]] 세력들은 달랐다. [[종교 개혁]] 때, 그들은 이러한 가고일 조각들 역시 성상(聖像)처럼 [[우상 숭배]]라고 하여 가차 없이 파괴했고, 따라서 개신교의 [[교회]]에서는 가고일 조각을 찾아볼 수 없다. | 악마와 괴물 형상인 가고일 조각이 하필이면 신성한 성당 지붕에 올라가게 된 원인도 거기서 찾을 수 있다. 사실 가고일 조각은 기독교 전승과는 별반 관계가 없고, [[연금술]]이나 비교(秘敎)적인 상징성을 띠고 있는 다분히 이교적인 상징물이다. 상대적으로 민간신앙 및 토착종교에게 관대한 가톨릭은 이들과 타협해서 가고일을 수용했다. 그러나 [[개신교]] 세력들은 달랐다. [[종교 개혁]] 때, 그들은 이러한 가고일 조각들 역시 성상(聖像)처럼 [[우상 숭배]]라고 하여 가차 없이 파괴했고, 따라서 개신교의 [[교회]]에서는 가고일 조각을 찾아볼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