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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원래 인간도 아니었어!!'''|||}} 어떻게 알았는지, 홍도의 전속부관 섭평후가 이곳에 쳐들어왔다. 문득 홍도 곁에 있던 각주(閣主)가 입을 열었다. 대북 서쪽 지방에 직녀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있다. 그녀에게 이끌려 많은 수의 목동들이 사라졌다. 그런데 직녀에게 목동을 인도해주는 것이 '''새카만 깃을 가진 검은 새'''라 한다. 목장 주인은 괴담이라 일축하고 있다. 그 말을 듣고 홍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어쩌면 '''[[까마귀 (홍도)|까마귀]]'''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홍도는 예전부터 까마귀를 추적해왔다. 각주가 알려준 정보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섭평후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옷을 챙겨 입는 홍도를 보고, 각주가 줄행랑 치는 거냐고 묻자, 홍도는 "도망이 아니라 '''탈영'''이지."라는 대답을 남기고 창 밖으로 뛰어 나갔다. 홍도는 그렇게 무단 탈영하여 까마귀의 행방을 추적해나갔다. 그러나 교국은 너무도 넓었고, 까마귀에 대한 단서는 너무도 부족했다. 교국 최남단 근처까지 온 홍도. 물론 그 동안 어떤 수확도 없었다.<ref>각주에게서 얻은 정보는 까마귀와 무관한 내용이었던 모양이다. 특별편에서 작가는 아마추어 연재시절의 연재분에서 '''쥐둔갑타령'''을 생략했다고 밝혔다. 설정이 다듬어지기 전에 그린 부분이라 수정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직녀 전설이나 혹은 그 이후 남부로의 여정 중에 있었던 일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ref> 땅바닥에 수배지가 있어 주워보니, 그것은 이홍도 본인의 것이었다. 무단 탈영이 문제가 된 것인지, 수배가 걸려 버린 것이다.<ref>수배지의 용모 파기는 험상궂은 털보 사내로 홍도와는 전혀 다르게 생겼지만, 이는 일반인이 말려들게 하지 않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이 수배지는 주술사 전용 수배지로, 주술사가 만지면 그 피에 반응하여 수배지의 가짜 얼굴이 수배자의 진짜 얼굴로 변한다.(6화, 7화 참조)</ref> 여튼 홍도는 남부의 어느 항구에 당도했다. 부둣가에는 말라비틀어진 시신이 있었다. 시신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돌리니, [[양필|파란 모자를 쓴 청년]]이 옆에 서 있었다. 한편 시신 곁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곤란한 듯했다. 인부들이 자꾸 죽어나가 인력이 부족한 탓에,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홍도가 손을 들며 인부를 자원하자, 사람들은 기뻐하며 그를 맞았다. 홍도 옆의 청년 역시 홍도의 일행으로 오인받아 끌려왔다.(...) 홍도와 청년은 임씨의 인도를 받아 공사장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공사를 지휘하는 황선생을 만났다. 홍도의 소개가 끝나고, 청년의 차례. "교국 대장군 이시백 님의 '''고명따님, 이홍도 님'''을 찾는 중입니다. 이 마을에 계시다는데 영 찾기가 막막하네요." 주씨 가문의 주인인 주월서가 이홍도에게 보내는 청혼장을 전하러 왔다는 것이다. 홍도는 그저 기가 막힐 뿐이었다. 황선생이 자리를 떠나자, 홍도는 임씨에게 황선생에 대해 물었다. 임씨의 말에 따르면 황선생은 원래 이곳 옛 지주의 아들이었는데, 양친을 잃고 홀로 서란에 유학가서 서학을 배워왔다. 지금은 교국의 관리이며, 이곳에서 서구식 둑을 쌓는 공사를 지휘하고 있다. '''물길을 막는 공사라니 불길하다는 말도 오가는 모양이지만, 요즘 누가 그런 미신을 믿을까.''' 서란에서는 이런 식으로 둑을 쌓아 농지도 늘리고 홍수도 대비한다고 하는데... 황선생은 갈 곳 없는 아이를 돌봐주고 글도 가르쳐 주는 등 아주 착한 사람이다. 임씨를 비롯한 공사장의 사람들도 황선생 덕분에 밥 벌어 먹는 셈이었다. 다음 날, 또 시신이 발견됐다. 청년은 시신의 모습이 노인 같다고 말했지만, 홍도가 보니 체액이 다 빠져나간 것이었다. 임씨와 사람들은 공사를 중단하기로 결심하고, 이를 황선생에게 알렸다. 연이어 사람이 죽어나가니, 인부들조차 강가에 얼씬도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부들이 죽은 이유가 역병 때문이라는 소문이 도는 등, 마을 분위기도 매우 흉흉해졌다. 임씨의 말이 끝나자 주변에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역시 괜한 짓 한 거 아냐?" "장로님 말씀이 옳은지도 몰라. 강은 건드리는 게 아니었어." '''"그러고 보니 상류 물줄기 두 개를 막은 땅에서 뱀 시체가 나왔다지."''' "역시 천벌인가." "불길해." "불길하구만." 황선생은 몸이 안 좋다며 자리를 떠났다. 청년이 황선생을 보며 괜찮을까 걱정하자, 홍도는 안 괜찮을 거라고 대답했다. 시신과 황선생의 몸에서 역한 물비린내가 난다. 강은 축축해서 온갖 더럽고 불길한 것들이 꼬이기도 한다. 병든 강은 늘 안 좋은 것을 불러온다. 지금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도 강이 썩었기 때문이다. 이상한 건, 이곳처럼 거대한 강은 쉽게 썩지 않는다는 점. 이건 [[까마귀 (홍도)|어떤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밖엔 설명할 길이 없다. 어쨌든 다음 표적은 분명 황선생이다. 홍도는 청년을 끌고 황선생의 뒤를 쫓았다. 홍도의 예측대로, 어떤 사내가 황선생을 죽이려 하고 있었다. 홍도는 그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이 땅을 흐르는 강(江)이자, 이 마을을 수호(守護)하는 신(神).(이하 수신) 홍도는 "까마귀의 행방만 알려준다면, 이 마을에서 무슨 짓을 하든 눈 감아 주겠다."며 그에게 거래를 제안했다. 그러나 [[수신 (홍도)|수신]]은 홍도의 말을 무시하고 공격했다. 그리고 전투 시작. 수신의 비늘은 단단해서 도끼조차 튕겨나갈 정도였지만, 홍도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그는 권속 '''비작'''을 소환하여 수신에게 맞섰다. 수신은 비작과 막상막하로 싸우다가, 전신의 기운을 폭발시켰다. 홍도와 청년은 그 힘에 휘말려 건물 밖으로 튕겨나가, 부둣가로 나가떨어졌다. 수신은 자취를 감췄다. 청년은 대체 정체가 뭐냐며 호들갑을 떨었다. 짜증이 난 홍도는 그를 마구 밟아댔다. 날 병신으로 알아도 유분수지, 이딴 덜떨어진 놈을 보내다니... 홍도가 청년을 계속 데리고 다닌 이유는, 그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청년의 정체는 바로 '''[[갈문]]이 보낸 추격자.''' 홍도는 청년에게 자신을 소개한 후 냅다 멱살을 잡더니, 오른손을 그의 입속에 집어 넣었다. 오른손을 다시 빼내자, 그 손에는 검은 무언가가 쥐어져 있었다. 황실에서 도망친 죄수나 탈영병을 쫓는 등의 특수한 목적으로 제작하는 1회용 권속, 주술사용 파발. 홍도는 파발에게 자신의 몸에 밴 물비린내를 맡게 하고, 그 냄새를 쫓도록 시켰다. 파발 권속의 뒤를 쫓으려는 홍도에게 청년이 말을 걸었다. 대체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여지껏 만난 사람 중에 당신만큼 수상쩍은 사람은 없었다. 내 배에서 이상한 것을 꺼냈는데, 혹시 그 전에 그것을 내 배에 집어 넣은 거 아니냐. '''당신이 어떻게 대장군 댁 따님이야.''' 홍도는 짜증을 내면서도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청년의 몸에 파발을 집어넣은 건 당연히 갈문이다. 파발에서 악취가 난 것이나, 청년에게 명령을 내린 자가 갈문이라는 것이 그 증거. 청년이 "상냥하신 갈문 님이 그런 짓을 하실 리 없다."라고 항변하자, 홍도는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갈문]]은 교국 주술사 중에서 유일하게 역신을 권속으로 삼는 금기를 범한 놈이다.''' 그가 청년의 몸에 심은 파발도 역신의 역병이다. 처음에는 파발 임무를 위해 무의식을 조정하는 정도겠지만, 점차 숙주의 몸을 좀먹어 들어가 마침내는 껍질만 남은 목내이(木乃伊)<ref>미이라를 가리키는 용어인 듯하다.</ref> 꼴로 만들고, 그리하여 숙주를 역병을 퍼뜨리고 다니는 괴물로 만들 것이다. 청년은 여전히 홍도의 말을 믿지 못했다. 그는 "갈문 님은 단지 약도를 줬을 뿐이다."라고 말하며 받았던 약도를 꺼냈다. '''약도는 백지였다.''' 청년은 그제서야 홍도의 말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둘은 파발 권속의 뒤를 쫓아 수신을 찾아냈다. 어떤 영물 꼬마가 황선생을 지키고자, 수신에게 맞서고 있었다. 홍도는 급히 꼬마를 가로채 수신에게서 구해냈다. 수신은 이번에야말로 모두 죽여주겠다며 달려들었지만, 홍도는 자신만만한 미소로 그에게 자신의 품을 보여주었다. 그의 품에는 웬 꼬마가 안겨 있었고, 그 꼬마를 보더니 수신은 크게 당황했다. 홍도는 이 마을에 왔을 때, 터주신(수신)을 찾아 까마귀의 행방을 물으려 했다. 그러나 터주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고, 웬 꼬마뿐이었다. 혹시 몰라 붙잡아뒀는데, 알고 보니 그 꼬마가 바로 수신의 아들이었던 것이다.<ref>1화에서 홍도는 땅바닥에 엎어져 있다가 자신의 수배지를 발견하고 화를 냈다. 그런데 그 후에 돌연 주변을 둘러보다가 "...뭐야, 이거. 어디갔어?"라고 중얼거린다. 마을의 터주신이 보이지 않아 이상해하는 대목이었던 것이다.</ref> 홍도는 아이의 목숨이 아깝다면 까마귀의 행방을 밝히라고 협박했다. 정보를 제공하면, 지금보다 한결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제안도 덧붙였다.<ref>수신과 그 자식은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기력이 상당히 쇠해진 상황이었다. 주술사의 피는 귀문의 존재들에게는 질 좋은 먹이였다. 홍도는 자신을 도와준다면, 그들에게 필요한 만큼의 피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ref> 수신은 그의 제안을 거부하려 했으나, 확실히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의 육신은 이미 무너지기 시작하여, 변변한 권능도 부릴 수 없는 상태였다. 조만간 이성조차 사라져 역신으로 전락할 것이다. 인간에게 원한이 있기는 하지만, 역신이 될 생각은 없다. 수신은 새로 홍도에게 거래를 제시했다. '''까마귀의 행방을 알려주는 대가로 나와 내 아들을 거두어라.''' 홍도는 다른 조건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수신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만신창이가 된 몸을 보여주며 분노를 토했다. {{인용문|봐라!! 인간들이 지난 수 년간 내 육신을 헤집은 결과다.<br />내가 이 땅을 흐르길 수백 년.<br />순환을 거듭하며, 난 최선을 다해 이 땅에 수많은 생명을 키워 왔다. 인간들 역시 예외가 아니었지.<br />이 땅에 돌봐야 할 수많은 다른 생명들이 인간들의 이기심에 스러져 갔어도 난 그들을 저버린 적이 없었다!<br />하지만 그런 나에게 인간들은 어떻게 했지?!<br />자기들 잇속에 따라 날 찢고 헤집고...!<br />'''결국 저 무지한 놈의 손에 내 두 아이는 말라 죽었고<ref>위에서 물줄기 두 개를 막자 뱀 시체가 발견됐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 뱀 시체가 바로 수신의 아들들이었다.</ref> 내 처는 쇠살에 꿰뚫려 처참히 죽었다.'''<ref>수신의 아내는 배를 곯고 있는 아이를 위해, 영물 까치를 사냥하려 했다. 그러나 황선생이 까치를 구하고자 석궁으로 그녀를 공격했다. 수신의 아내는 목숨을 잃었고, 수신은 분노하여 아내의 원수를 갚으려 했다. 앞서 여러 사람들을 죽여온 것은 원수를 찾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인 셈이다.</ref><br />까마귀의 행방을 대가로 삶을 연명해주겠다 했느냐? 내 삶을 연명하라 했느냐? '''이 지옥에서?!'''<br /><br />네놈이 날 따라간다는 건, 이 강의 수호를 받는 모든 것들을 버린다는 뜻이다.<br />넌 아직 노쇠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충분히 흐를 힘이 남아 있는데, 정말 그러고 싶냐?<br /><br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br />그나마 날 기억하는 것들은 인간의 손에 모두 스러졌고 인간들은 더 이상 날 필요로 하지 않는데.<br /><br />...좋아. 말해두지만 한 번 끊어버린 '''굴레'''는 다시 이을 수 없다.<br />지금처럼 어정쩡한 상태가 아니라 영원히 끊기는 거야.<br />정말 후회 없겠지?<br /><br />하...하하. 내 확답이 필요하다면 몇 번이고 말해주지. '''버리겠다!!!'''<br />의무라는 이름에 묶여 내 모든 것을 앗아간 이 지긋지긋한 육신에서 날 해방시켜다오!!<br /><br />...뭐, 정 그렇다면야.|||}} 홍도는 주술로 수신의 굴레를 끊었다. 수신의 본체는, 사람이 개미처럼 보일 정도로 큰 물뱀이었다. 수신이 홍도의 몸에 깃들자,<ref>묘사되지는 않았지만, 수신의 아들도 홍도의 몸에 깃들었다.</ref> 그의 목언저리에 뱀 문양이 생겨났다. 홍도가 떠나려 하자, 황선생이 그를 불렀다. {{인용문|이봐요!! 저기!! 잠깐!! 잠깐 기다려 주세요!!<br />아, 아까 그 물뱀이 이 마을의 수호신이라면 이제, 이제 이 마을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br />수호신이 사라져 버리다니, 이제 이 마을은 누가 보호를...!<br /><br />..........<br />그게, 무슨 상관이 있나?<br />수호신이래봤자 애초 너희는 믿지도, 존재한다고 생각지도 않던 천덕꾸러기 아닌가.<br />그런 것이 새삼 사라졌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되지?<br /><br />그, 그럼,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br /><br />무슨 문제를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너흰 그저 살던 대로 살고, 너희 욕심으로 인한 업보 역시... 스스로 지면 된다.'''|||}} 망연한 표정의 황선생에게 홍도는 영물 꼬마를 가리키며 이거나 잘 키우라고 말했다.<ref>홍도의 말로는 그 꼬마는 황선생을 지키기 위해 금기를 범했다고 한다. 이제는 갈 곳이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고... 황선생은 처음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곧 그 아이가 지난 날 자신이 지켜주었던 까치 새끼였음을 깨닫는다.</ref> 그 말을 끝으로 홍도는 마을을 떠났다. 청년도 그 뒤를 따랐다. ==== 만물수집가 (7화~12화) ==== 홍도는 수신의 안내를 따라 어떤 마을에 들어섰다가, 인상을 쓰며 엿먹이려는 거 아니냐고 수신에게 따졌다. 수신이 안내한 곳은 주술사 사냥꾼들의 본거지였다. 주술사 사냥꾼. 단어 그대로 주술사를 사냥하는 사람들. 현재 홍도는 수배자 신세이며, 이 마을에도 곳곳에 홍도의 수배지가 붙어 있다. 홍도는 말 그대로 범의 굴에 들어온 격이었다. 하지만 수신은 까마귀는 분명 이곳으로 향했노라 이야기했다. 홍도는 이번에는 앞의 마을에서부터 줄곧 자신을 따라오고 있는 청년, [[양필]]<ref>8화 바로 다음의 특별편에서 이름이 처음 나온다.</ref>에게 고개를 돌렸다. "언제까지 날 따라올 거야!" 양필은 쭈뼛대면서도 "홍도 님이 갈문 님께 돌아간다고 맘을 바꾸실 때까지..."라고 대답했다. 갈문 그놈의 추격자가 이딴 식으로 들러붙을 줄이야... 여기서 묻어버릴까? 그때 나비 한 마리가 홍도의 어깨에 앉았다. 적혈나비다. 적혈나비는 시체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나비지만 별다른 위험은 없... 응? 언제부터였는지 길을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수의 적혈나비가 그들에게로 날아오고 있었다. 홍도와 양필은 혼비백산하여 나비 떼를 피해 도망치다가 거대한 수조에 빠졌다. 이건 바닷물이다. 그리고... 홍도는 하늘빛 머리칼의 여인을 보았다. 그때 그물이 내려와 홍도와 양필을 잡아 올렸다. 둘은 밧줄로 결박되어 관리 앞에 끌려왔다. 홍도와 양필이 빠졌던 수조는, 이곳 백해항의 축제를 위해 마련된 바다 여신의 제단 일부였다. 신성한 제단에 함부로 몸뚱이를 들였다며, 관리는 길길이 날뛰면서 둘을 꾸짖었다. 다음 순간 마을 수령과 함께 웬 사내가 패거리를 이끌고 들이닥쳤다. 사내는 양팔에 문신을 새겼고, 여러 개의 목걸이를 걸치고 있었다. 그는 홍도를 상장이라 부르며 알은척을 하더니, 홍도의 과거를 들춰대며 부하들과 함께 비웃었다. 저 놈은 대체 누구길래 나랑 잘 아는 사이처럼 구는 걸까? 홍도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사내는 신경질을 내며 다그쳤다. "야!! 너 진짜 나 기억 못 해? 나 [[주자염]]이라고, 주자염!!" 홍도도 그제서야 사내가 누구인지 깨달았다. 주자염, '''주씨 가문 그 꼴통.''' 홍도의 말에 역으로 화를 내면서도, 주자염은 이제야 제대로 대화할 수 있겠다며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뒤편에서 한 사내가 무언가가 담긴 통을 가져와 홍도에게 그것을 끼얹었다. "오늘 아침 갓 잡은 송아지 새끼의 피다." 통에 담겨 있던 것을 설명하면서, 주자염은 홍도의 수배지를 보여주었다. 주자염은 주술사 사냥꾼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 수배 조건이 살려서 데려올 것이라 되어 있으니, 죽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홍도는 그의 차림새를 훑어 보았다. {{인용문|...그러고 보니. 이제야 기억난 건데 말이야.<br />네놈. 분명 불명예 퇴역했었지?<br />'''유일한 권속이 까마귀 손에 찢겨 죽었지.'''<br />그거 하나 살려보겠다고 추하게 발악하다가 새로운 권속과의 계약에도 줄줄이 실패.<br />어느 날 사라져 돌아오지 않는다 했더니 이거 제법 천직을 찾았잖아.<br />이야~ 3류 사냥꾼이라니 엄청 잘 어울리는 걸.|||}} 홍도가 이죽거리자, 주자염은 그의 안면에 주먹을 날렸다. "네놈 따위 현상금 아니더라도 '이곳'에선 비싸게 팔려. 피 한 방울, 뼈 한 조각, 가죽 하나 남기지 않고 해체해서 팔아버리겠어!" 주자염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있었다. 그러나 홍도는 천연덕스럽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그대로 건물 밖으로 뛰어 내려 도망쳤다. 4층도 더 되는 높이였건만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홍도와 밧줄로 연결되어 있던 양필도 딸려 왔다. 다행히 둘은 나무에 걸려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홍도는 급히 벽에 대고 밧줄을 갉아 끊었다. 양필은 밖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자고 말했지만, 그건 절대로 안 된다. 홍도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좌판에 올라있는 눈알들. 피를 담은 봉투를 진열해놓은 가게. 여기는 암시장이다. 주술사의 인육과 피를 짜내 판매하는 곳. 홍도는 여기서 값진 재료일 뿐이다. 저만치에서 사람들이 홍도를 알아보고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양필은 저번 마을에서처럼 불새(비작)를 꺼내라고 말했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홍도와 양필은 사람들을 피해 뒷골목에 숨었다. 주술사들은 일반인에게 함부로 피해를 주지 않도록, 권속과 계약을 맺을 때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맹약을 맺는다. '''주술사의 권속은 무고한 피를 흘리게 할 수 없고, 무고한 피를 만질 수도 없다. 이를 어기면 주술사로서의 자격을 박탈한다.''' 이 제약은 주술사에게도 적용된다. 그런데 아까 주자염 그놈이 송아지 피를 끼얹어버리는 바람에, 맹약에 의해 주술사로서의 힘을 잃어버렸다. 아마도 3일~5일 정도는 제대로 된 주술은 쓰지 못할 것이다. 소속이 없는 주술사들은 이런 맹약을 맺지 않는다.<ref>교국 관리청에서 이런 자들을 색출해서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음지에서 활동하는 자들이라, 교국 관리청으로서도 소속 없는 주술사들을 모조리 잡아들이기는 어려운 모양.</ref> 그러니 이런 몸으로 주술사 사냥꾼들과 맞닥뜨리면 위험하다. 하지만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암시장은 교국 관리청(줄여서 교국청)의 주요 척결대상이다. 이곳의 위치를 알려주면 그들은 반드시 달려올 것이다. 물론 홍도 역시 교국청과 사이가 좋지 않으니, 그들이 암시장을 쓸어버릴 동안 여기서 벗어나야 하지만... 홍도는 작은 노란 새를 권속으로 불러내 교국청으로 보냈다. 항구는 사냥꾼 놈들이 막고 있을 거다. 뒷산으로 가야 한다. 둘은 어렵게 어렵게 주술사 사냥꾼들을 뿌리치며 길을 나아갔다. 이제 눈앞에 보이는 관문을 나가기만 하면 되는 상황. 그러나 관문을 향해 발을 내딛는 순간, 갑자기 길바닥에서 거미줄이 뿜어져 나와 홍도와 양필을 얽어 맸다. 주자염 패거리였다. 홍도는 그들의 공격에 정신을 잃었다. 홍도가 깨어나보니, 그와 [[양필]]은 바다 여신의 제단에 있었다. 주자염 일당은 제단을 점거하고는, 적혈나비를 이용하여 홍도의 피를 수집하고 있었다. 마을 수령과 관리들이 제단으로 달려와 [[주자염]]과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제단의 수조에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마을 관리 하나의 머리를 뽑아 수조 속으로 도로 들어갔다. 홍도가 보니 그것은 인어였다. 주자염은 그 모습을 보며 또 쓸데없는 걸 먹어버렸다고 중얼거렸다. {{인용문|보다시피 내 권속이 먹성이 좋아.<br />...멸절됐다고 알려진 환상의 신수, 인어란 건 말이야.<br /><br />...네 권속이라고?<br /><br />뭐가 우습지?<br />넌 이제 곧 내 권속의 비료가 될 거다. 고급 비료 말이야.<br /><br />저건 네 권속이 아니야.<br />'''[[까마귀 (홍도)|까마귀]]'''가 남긴 찌꺼기지.<br />생각 외로 [[수신 (홍도)|물뱀]]이 제대로 데려왔군.|||}} 까마귀란 말에 주자염은 이성을 잃고 그대로 홍도를 베었다. 홍도는 주자염에게 걷어차여 수조에 빠졌다. 뒤이어 칼 한 자루가 수조 속으로 가라앉았다. 홍도의 몸에 깃들어 있던 수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홍도에게 자신을 권속으로 받아들이면, 이 상황에서 구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홍도는 제안을 거부했으므로, 수신은 다시 모습을 감췄다. 홍도의 피냄새를 맡고 인어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홍도는 수조 속으로 들어온 칼을 집었다. 그래, 니가 날 어디까지 소화할 수 있는지 보자. 홍도는 칼로 인어를 공격하는 대신, 자신의 팔에 상처를 냈다. 피가 번져나오기 시작했다. 홍도는 수조 밖으로 나왔다. 주자염은 칼을 들고 홍도에게 다가가다가,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들었다. 수조의 인어가 몸집이 엄청나게 불어 주자염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홍도의 피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인지, 인어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폭발했고, 제단은 그 폭발에 휩쓸려버렸다. 주자염은 홍도가 인어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분노로 이성을 잃었다. 그는 주술로 팔을 변형하여 홍도를 공격하려 했지만, 갑자기 봉인진이 형성되어 주자염 일당을 구속했다. 교국청 병부에서 홍도의 신고를 받고 온 것이다. 교국청 병부의 사내는 주자염 일당의 죄를 열거한 후, 갈치를 닮은 외형의 권속을 부려 그들을 포박했다. 사내는 홍도와 눈이 마주쳤고, 둘은 한참 서로를 노려보았다. 홍도는 현재 무단으로 탈영한 상황. 교국청 병부에서 체포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사내는 체포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도의 목에 현상금을 건 것은 교국청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인어를 수거하고, 홍도의 권속인 작은 노란 새를 돌려주었다. 이 일대는 이제 곧 교국청 사람들에 의해 정리될 것이란 말과 함께... 홍도는 양필과 함께 마을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주자염에게 당하여 생긴 검상으로 피를 너무 흘린 탓에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이에 수신이 나타나 홍도를 부축하였고, 수신은 양필과 함께 걸음을 재촉했다. ==== 늑대 신부(13화~18화) ==== 수신의 인도를 받아 도착한 곳은 어느 작은 산골 마을. 수신은 이곳의 산맥에서 불길한 기운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양필이 마을 앞에서 얻은 선전용지에 따르면, 이곳은 교국 최초로 선교사가 정착한 마을이라 한다. 그때 둘은 뜻밖의 사내와 마주쳤다. 그는 바로 얼마 전 홍도를 인어의 제물로 바치려 했던 주자염이었다! 홍도의 신고로 교국청에 잡혀 갔지만, 보석금을 내고 도로 풀려 나왔던 것. 주자염은 홍도가 까마귀를 쫓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에게서 까마귀의 정보를 얻어내고자 동행하기로 했다. 사람을 죽이려 할 때는 언제고... 홍도는 주자염의 뻔뻔함에 발끈해서 그를 두들겨 팼지만, 주자염은 실컷 얻어맞고도 넉살도 좋게 홍도의 뒤를 계속 쫓아왔다. 주자염은 그렇게 홍도 일행에 합류했다.(...){{ㅊ|짜증나 뭐가 자꾸 늘고 있잖아}} 일행은 계속 길을 나아가던 중 한 노인을 만났다. 그는 일행에게 살갑게 말을 걸며 접근하는가 싶더니, 그들의 행색을 보고는 갑자기 “이단이다!!”라고 외치며 걸레 빤 물을 끼얹었다. 노인의 딸이 급히 달려 나와 그들에게 사과했는데, 그때 홍도의 뒤에서 늑대가죽을 뒤집어쓴 사내가 나타났다. 그는 홍도를 낚아채 그대로 산으로 올라갔다. 그러더니 대뜸 홍도를 시냇물에 넣었다 뺐다 하며 물고문을 해댔다. 그리고는 홍도를 향해 연신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인용문|'''...너... 동족, 동족인가.'''|||}} 다음 순간 사내는 어떤 기척을 느끼고는, 홍도에게 이곳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얘기하고 자리를 떠났다. 홍도는 사내의 말을 무시하고, 길을 찾아 산을 헤맸다. 한참 길을 가던 중 갑자기 왼눈 ‘금안’에 통증을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니, 동굴 안의 검고 흉측한 무언가가 홍도를 노려보고 있었다. 동굴 주변에는 어떤 진이 쳐져 있었는데, 문자나 형식을 보니 서란의 주술이었다. 동굴의 괴물은 술식을 뚫고 바깥으로 나왔고, 홍도는 그를 피해 급히 도망쳤다. 오랜 시간 갇혀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진을 부술 수 있었을까? 홍도는 의문을 품으면서도, 괴물을 물리치고자 대책을 강구했지만, 실수로 나무줄기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괴물은 홍도를 덮쳤고, 그때 홍도를 산으로 끌고 왔던 사내가 나타나 공격을 막아냈다. 그리고 전투 시작. 전투는 상당히 기이하게 진행되었다. 괴물의 공격은 신기하게도 철저히 사내를 피해 홍도에게로 집중되었다. 사내는 분전하며 괴물의 공격을 막아냈고, 홍도는 그 틈에 주술로 괴물을 공격하려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사내가 홍도의 공격을 막았다. 사내는 홍도에게 괴물을 공격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저게 뭔지는 알고 하는 소리인가? 별안간 또 ‘금안’이 아파온다. 그리고 그 순간 괴물이 둘의 빈틈을 파고들어 그들을 집어삼켰다. 홍도는 사내의 의식 속으로 들어가, 괴물과 마주하고 그의 정체를 깨달았다. 홍도는 괴물의 머리를 향해 손을 내질렀다. 그러자 괴물에게서 누군가가 스멀스멀 번져 나왔다. 그놈은 홍도가 익히 아는 녀석이었다. 까마귀! {{인용문|산송장 뒤에서 구린내를 풍기는 게 누군가 했더니.<br />이거 오랜만에 보는 걸. 안 그래, 까마귀.<br />네놈과 풀어야 할 회포가 한두 개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거부터 물어보지.<br />'''‘그거’ 네놈이 갖고 있지?'''<br /><br />...공자는 이걸 가질 자격이 없소.<br /><br />뭔 개소리야. '''그거 원래 내거였거든?!'''<br /><br />'''이것은 그분의 부활에 바쳐질 제물이외다.'''<br /><br />...부활? 뭔 부활?<br /><br />'''...나의 주군. 그리고... 공자의 손으로 사막바위에 봉인한 그대의 형님이신 회현님밖에 더 있겠소.'''<br /><br />......뭐? ...뭘 부활시켜?<br /><br />...그대는 참 배은망덕한 이다.<br />천출인 그대에게 반쪽짜리 핏줄이라도 주군이 은혜를 베풀었거늘, 부끄러운 줄...|||}} 홍도는 까마귀의 말을 끊고 그를 공격했다. 덕분에 홍도와 사내는 괴물의 속박을 풀고 벗어날 수 있었다. 이들의 싸움을 목격하고, 주자염도 홍도에게 가세하여 까마귀를 공격했다. 그러나 까마귀는 능숙하게 그들을 뿌리치고 모습을 감췄다. 괴물, 아니 산신은 어느새 완전히 역신으로 변해 있었다. 너무 늦어버렸다. 구제는 불가능하다. 그나마 해줄 수 있는 것은 굴레에서 자유롭게 해주는 것뿐. 홍도는 주술을 발동하여 역신이 된 산신을 공격했다. 홍도의 공격으로 인해, 산신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안식을 얻었다. 그의 모습은 집채만한 커다란 곰이었다. 산에서의 소란을 감지하고 마을 사람들이 올라왔다. 무리를 이끌고 온 노인은 죽은 산신과 홍도 등을 악마라고 부르며 사람들을 선동했고, 그의 딸은 그런 그를 만류하며 꾸짖었다. 홍도는 부녀의 싸움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그들 사이에 끼어들어 말을 걸었다. 늑대가죽을 걸친 사내 때문에 문제인 모양이니, 그는 자신이 데려가겠다면서. 홍도는 이어 사내에게 “동족을 만나고 싶지?”라고 말을 걸었다. 그 사내는 바로 순혈 늑대였다. 홍도는 그를 그의 동족이 있는 곳으로 데려갈 생각이었다. 사내 역시 동족을 찾고 있었으므로 홍도와 동행하기로 했다. 그렇게 갈등은 마무리되었다. 홍도 일행은 사내와 함께 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요약: 리브레 위키에서의 모든 기여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로 배포됩니다(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리브레 위키:저작권 문서를 읽어주세요). 만약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문서를 저장하지 말아 주세요. 글이 직접 작성되었거나 호환되는 라이선스인지 확인해주세요. 리그베다 위키, 나무위키, 오리위키, 구스위키, 디시위키 및 CCL 미적용 사이트 등에서 글을 가져오실 때는 본인이 문서의 유일한 기여자여야 하고, 만약 본인이 문서의 유일한 기여자라는 증거가 없다면 그 문서는 불시에 삭제될 수 있습니다. 취소 편집 도움말 (새 창에서 열림) | () [] [[]] {{}} {{{}}} · <!-- --> · [[분류:]] · [[파일:]] · [[미디어:]] · #넘겨주기 [[]] · {{ㅊ|}} · <onlyinclude></onlyinclude> · <includeonly></includeonly> · <noinclude></noinclude> · <br /> · <ref></ref> · {{각주}} · {|class="wikitable" · |- · rowspan=""| · colspan=""| · |} {{lang|}} · {{llang||}} · {{인용문|}} · {{인용문2|}} · {{유튜브|}} · {{다음팟|}} · {{니코|}} · {{토막글}} {{삭제|}} · {{특정판삭제|}}(이유를 적지 않을 경우 기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드시 이유를 적어주세요.) {{#expr:}} · {{#if:}} · {{#ifeq:}} · {{#iferror:}} · {{#ifexist:}} · {{#switch:}} · {{#time:}} · {{#timel:}} · {{#titleparts:}} __NOTOC__ · __FORCETOC__ · __TOC__ · {{PAGENAME}} · {{SITENAME}} · {{localurl:}} · {{fullurl:}} · {{ns:}} –(대시) ‘’(작은따옴표) “”(큰따옴표) ·(가운뎃점) …(말줄임표) ‽(물음느낌표) 〈〉(홑화살괄호) 《》(겹화살괄호) ± − × ÷ ≈ ≠ ∓ ≤ ≥ ∞ ¬ ¹ ² ³ ⁿ ¼ ½ ¾ § € £ ₩ ¥ ¢ † ‡ • ← → ↔ ‰ °C µ(마이크로) Å °(도) ′(분) ″(초) Α α Β β Γ γ Δ δ Ε ε Ζ ζ Η η Θ θ Ι ι Κ κ Λ λ Μ μ(뮤) Ν ν Ξ ξ Ο ο Π π Ρ ρ Σ σ ς Τ τ Υ υ Φ φ Χ χ Ψ ψ Ω ω · Ά ά Έ έ Ή ή Ί ί Ό ό Ύ ύ Ώ ώ · Ϊ ϊ Ϋ ϋ · ΐ ΰ Æ æ Đ(D with stroke) đ Ð(eth) ð ı Ł ł Ø ø Œ œ ß Þ þ · Á á Ć ć É é Í í Ĺ ĺ Ḿ ḿ Ń ń Ó ó Ŕ ŕ Ś ś Ú ú Ý ý Ź ź · À à È è Ì ì Ǹ ǹ Ò ò Ù ù · İ Ż ż ·  â Ĉ ĉ Ê ê Ĝ ĝ Ĥ ĥ Î î Ĵ ĵ Ô ô Ŝ ŝ Û û · Ä ä Ë ë Ï ï Ö ö Ü ü Ÿ ÿ · ǘ ǜ ǚ ǖ · caron/háček: Ǎ ǎ Č č Ď ď Ě ě Ǐ ǐ Ľ ľ Ň ň Ǒ ǒ Ř ř Š š Ť ť Ǔ ǔ Ž ž · breve: Ă ă Ğ ğ Ŏ ŏ Ŭ ŭ · Ā ā Ē ē Ī ī Ō ō Ū ū · à ã Ñ ñ Õ õ · Å å Ů ů · Ą ą Ę ę · Ç ç Ş ş Ţ ţ · Ő ő Ű ű · Ș ș Ț 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