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독:스탯캐스트

개요[원본 편집]

스탯캐스트는 메이저리그에 도입된 최신 추적 기술 시스템을 말한다. 스탯캐스트 시스템은 투수가 던지는 공, 타자가 때린 공, 주자와 수비수의 움직임 등의 데이터를 측정한다. 2010년 초반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각 구장에 스탯캐스트 시스템이 설치되었으며, 시스템이 측정한 데이터 일부는 2015년부터 대중에 공개되고 있고 방송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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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탯캐스트가 추적한 타자가 친 공, 수비수의 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영상의 한 장면.

구성 요소[원본 편집]

스탯캐스트 시스템은 고화질의 광학 카메라와 군사용 도플러 레이더의 결합으로 구성된다. 광학 카메라와 레이더 두 가지를 스탯캐스트 시스템의 '눈'이라고 빗댈 수 있다. 광학 카메라는 필드 위에 있는 야수와 수비수의 위치를 추적하며, 도플러 레이더는 야구장 안에서 움직이는 모든 야구공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카메라와 레이더는 각각 카이런 히고(Chyron Hego) 社와 트랙맨(Trackman) 社의 제품이다. 스탯캐스트를 트랙맨 사의 제품명 또는 브랜드로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트랙맨 레이더로 측정한 데이터(구속, 투구 회전수 등)가 먼저 대중에 공개되고 유명해진 탓으로 생각된다. 카이런 히고 사의 카메라가 측정한 수비수 위치, 주자 위치 등과 관련된 정보는 2017년 즈음에야 시각화되어 대중에 공개됐다.

측정하는 데이터[원본 편집]

투수, 타자, 야수, 주자에 관한 데이터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투수 관련 데이터[원본 편집]

투수가 던진 공의 속도(구속), 회전하는 정도(회전수), 휘는 정도(무브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투수가 공을 놓는 위치, 즉 릴리즈 포인트와 릴리즈포인트로부터 홈플레이트까지의 거리(익스텐션) 같은 수치도 측정한다. 투구의 x-y-z축 방향 속도와 가속도 역시 측정한다.

회전수 데이터는 스탯캐스트 시스템에서 처음으로 측정된 것이다. 스탯캐스트 이전에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던 투구 추적 시스템, Pitch f/x에서도 공의 회전수를 계산하긴 하지만, 이는 공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물리학 수식을 사용해 역산한 추정치라 정확한 값이 아니다.

관련 용어는 다음과 같다.

  • 릴리즈 포인트(Release Point): 투수가 공을 놓는 지점.
  • 구속(Release Speed): 공의 빠르기. 릴리즈 포인트에서 측정한다.
  • 무브먼트(Movement): 공의 움직임. 상하좌우 방향으로 공이 휘는 정도를 측정한다. 투수가 던지는 공은 진행 과정에서 공기 저항에 의해 처음 궤적에서 벗어나게 되는데, 스탯캐스트에서 말하는 '무브먼트'의 크기는 공기 저항이 없을 때 예상되는 공의 궤적과의 격차를 의미한다.
  • 익스텐션(Extension): 릴리즈 포인트와 투수가 밟는 고무 발판과의 거리. 익스텐션이 길 수록 투수가 공을 놓는 위치가 홈플레이트에 가깝다는 뜻이다. 익스텐션이 길면 길 수록 같은 빠르기의 공이 더 짧은 시간 안에 타자에게 도달하게 되며, 타자는 공을 더 빠르다고 느낀다. 방송에서 해설자들이 '공을 더 타자에게 가까운 곳에서 놓을 수록 좋다'고 하는 이유.
  • 체감 구속(Perceived Velocity): 같은 구속의 공을 메이저리그 평균 익스텐션에서 던졌을 때와 비교했을 때의 빠르기. 예를 들어 클레이튼 커쇼와 같이 익스텐션이 더 긴 투수는 시속 94마일의 공을 던져도 메이저리그 평균의 시속 94마일 공보다 체감 구속이 더 빠르다.
  • 회전수(Spin Rate): 릴리즈 포인트에서 측정한 투수의 공이 회전하는 정도. 보통 회전수가 높을 수록 공기 저항을 심하게 받기 때문에 움직임이 커진다. 커브라면 더 낙차가 커지고, 포심 패스트볼이라면 타자가 볼 때 공이 솟구치는 듯한 착시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 보통 분당 회전수(RPM, revolutions per minute) 단위로 측정한다.

타자 관련 데이터[원본 편집]

타자가 친 공의 속도(타구 속도, Exit Velocity), 지면과 이루는 각도(발사 각도, Launch Angle), 수평방향(좌우) 각도, 비거리 등을 측정한다.

회전수와 마찬가지로 타구의 정확한 속도는 스탯캐스트 시스템에서 처음으로 측정&제공한 것이다. 타구 속도 데이터를 통해 어떤 타자가 가장 세게 공을 때리는 지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됐다. 예시로 지안카를로 스탠튼, 아론 저지 같은 선수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타구 속도 수치를 내놓으면서 어마어마한 힘으로 주목받았다.

관련 용어는 다음과 같다.

  • 타구 속도(Exit Velocity): 타자가 공을 때린 순간, 방망이에서 공이 빠져나오는 속도. 구속과 마찬가지로 높을 수록 좋다.
  • 발사 각도(Launch Angle): 지면과 타구가 이루는 수직 각도. 0도라면 타구가 지면과 평행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며, 양수(>0, <=90)는 하늘로, 음수(<0, >=-90)는 땅으로 향하는 것이다.
  • 비거리(Hit Distance): 타구가 지면과 만나기 전까지 날아간 거리. 시작점은 타격 지점이다.
  • 비행 거리(Hang Time): 타구가 지면과 만나기까지 날아가는 데 걸린 시간.

야수, 주자 관련 데이터[원본 편집]

경기 중 야수와 주자의 위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측정된다. 수비수의 경우 타자가 공을 잡기 위해 얼마나 최적의 경로에 가깝게 이동했는지 측정하기도 한다. 그 밖에 수비수와 주자의 속도도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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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위 그림과 같이 경기 중 실시간으로 타구를 쫓아 움직이는 선수들의 모습을 제공하고 있다.

관련 용어는 다음과 같다.

  • 리드 폭(Lead Distance): 흔히 말하는 리드 폭이며, 투수가 와인드업 혹은 견제를 하는 순간의 값을 측정한다.
  • 퍼스트 스텝(First Step): 타격 시 배트와 공이 만난 순간부터 주자/야수가 첫 발을 내딛기까지 걸린 시간.
  • 암 스트렝스(Arm Strength): 야수가 던진 공의 빠르기. 수비수의 구속.
  • 경로 효율성(Route Efficiency): (외야수에 한정) 타격 시 첫 위치부터 낙구/포구 지점까지의 직선 경로와 실제 달려간 경로의 길이 차이. 최적의 경로를 따라갔을 경우 100%로 나타낸다.
  • 팝 타임(Pop Time): 도루/도루저지 시, 공이 포수 미트에 꽂힌 시점부터 1루/2루로 송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 스프린트 스피드(Sprint Speed): 주자의 달리기 속도(타자 주자 포함). 2017년부터 공개됐다.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항상 주자의 움직임을 추적하지만, 주자가 걸어갈 때는(홈런이 나온 경우 등) 주자의 진짜 달리기 속도로 보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대중에 공개된 스프린트 스피드 순위표는 '주자가 2개 루 이상 진루하고, 시작 위치가 2루가 아닌 경우'에 한해 측정한 데이터만 포함하고 있다.

Pitch f/x와의 비교[원본 편집]

스탯캐스트 시스템은 도입 이전까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을 추적하던 Pitch F/X 시스템과 종종 비교된다. 이때 두 시스템의 차이를 숙지하지 못해 오해 또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두 시스템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제작사의 차이[원본 편집]

Pitch f/x는 스포트비젼(Sportvision) 社에서 제작한 것이다. 즉, 스탯캐스트 시스템 제작에 참여한 트랙맨 및 카이런 히고와는 접점이 없다.

가끔 Pitch f/x를 '투구 추적 시스템'을 총칭하는 단어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Pitch f/x는 스포트비젼 사에서 내세우는 브랜드지, 유사 시스템을 부르는 일반적인 대명사가 아니다. 스탯캐스트 시스템에서 측정/가공하는 데이터를 'Pitch f/x 데이터'라고 부르는 것은 엄밀히 말해 잘못된 것이다.

측정 방식의 차이[원본 편집]

  • 스탯캐스트 시스템 측의 주장에 따르면 Pitch f/x보다 트랙맨 사의 레이더로 추적하는 것이 훨씬 더 정확하다고 한다.
  • 구속, 움직임(무브먼트)을 측정하는 시점이 다르다. 트랙맨 사의 레이더가 투수 손에 더 가까운 곳에서 구속을 측정하기 때문에 구속이 더 빠르게 나온다. 또한 무브먼트를 측정하는 시점(공의 최초 궤적을 추정하는 시점)도 Pitch f/x가 더 늦다. 이 때문에 스탯캐스트 시스템이 변화구의 휘는 정도를 더 크게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 앞서 회전수에 대한 설명에서도 언급했지만, Pitch f/x는 광학 카메라로 공의 3차원 위치를 추적하기 때문에 공의 회전수는 측정하지 못한다. 다만 회전수와 공의 움직임에 대한 일반적인 공식을 토대로 추정한 회전수를 제공한다. 스탯캐스트 시스템과는 정확도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과거 오승환이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패스트볼 분당 회전수 3000회'라는 보도가 나온 적 있는데, 이 3000회라는 숫자가 Pitch f/x의 추정치를 사용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오승환의 패스트볼 회전수가 2200회 정도로 측정된 것을 보면 차이를 알 수 있다.

가용 데이터의 차이[원본 편집]

  • Pitch f/x는 투수가 던진 공은 추적하지만, 타자가 때려낸 공(타구)은 추적하지 않는다. 스포트비젼 사에서도 타구를 추적하는 Hit f/x라는 시스템과 야수/주자를 추적하는 Field f/x라는 시스템을 개발했으나, Hit f/x는 Pitch f/x와 마찬가지로 광학 카메라로 타구를 추적한다. 측정의 정밀도 등에서 트랙맨의 레이더 식에 밀린다고 볼 수 있다. 결국 MLB 사무국의 차세대 투구/타구/선수 추적 시스템 입찰에서 트랙맨과 카이런 히고가 협업한 스탯캐스트에 밀렸다. 2017년부터는 메이저리그 구장에 설치되어 있던 Pitch f/x 카메라가 모두 트랙맨 사의 레이더로 교체됐다.
  • 스탯캐스트 시스템은 야수/주자에 대한 데이터까지 포함한다. Pitch f/x 시스템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다.

의의[원본 편집]

야구와 관련된 데이터 담론의 확대, 분석 방법의 확장.

그동안 야구에서 쓰인 데이터는 타율, 출루율, 득점 등 타석 또는 투구 단위의 결과에만 초점이 맞춰졌을 뿐, 타격/투구/주루/수비의 과정에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 스탯캐스트가 야구에서 행해지는 각종 플레이의 과정에 대한 수치를 제공하면서 이제부터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과정에 있어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 힌트를 얻게 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17년 들어 '뜬공 혁명'이라고도 불리는 타격 프레임이다. 스탯캐스트가 제공하는 타구 속도, 발사 각도 데이터를 통해 '타구가 시속 98마일 이상의 빠르기를 갖고 25~30도의 발사 각도로 날아갔을 때 최상의 결과를 얻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시속 98마일 이상의 타구를 만들 수 있는, 즉 파워가 출중한 타자들이라면 하늘로 공을 보내는 걸 노리는 것이 좋다는 게 '뜬공 혁명'이라 불리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사실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 타자인 테드 윌리엄스가 수십년 전부터 주장해온 고전적인 타격 철학이지만, 수십년 뒤 스탯캐스트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까지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거의 없었다. 테드 윌리엄스의 주장과 달리 타자의 힘이나 신체적 조건에 무관하게 '공을 땅으로 굴리고, 야수가 실수하는 것을 유도하라'고 지도하는 타격 코치들도 있었다. 이제는 스탯캐스트의 등장으로 인해 테드 윌리엄스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몇몇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타격 코치들도 심심치 않게 스탯캐스트 데이터를 구해 보는 경우가 있다.

KBO리그 도입?[원본 편집]

결론부터 말해 가능성이 매우 낮다.

현재 KBO리그에 있는 10개 구단의 홈구장에는 Pitch f/x, Hit f/x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이는 KBO리그의 기록 취급 계약을 독점한 스포츠투아이 社에서 들여온 것으로, 각각 PTS와 HTS(투구/타구 추적 시스템)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KBO리그 중계방송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그리고 구장 일부(전부가 아니다)에는 트랙맨 사의 레이더가 설치되어 있다. 이 레이더는 각 구장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투구와 타구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나, 그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구단과 레이더 설치에 관련된 회사만이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즉, 스탯캐스트처럼 대중에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는다.

원인은 당연히 돈이다. 2017년 7월 현재 일부 구단들이 트랙맨 사의 레이더 설치에 필요한 금액이 매우 높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구단 입장에서야 많은 돈을 들여서 산 데이터로 충분한 이득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레이더 설치에 응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구단들이 데이터 공유에 호의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애초에 KBO리그 구단들은 선수에 대한 데이터 공유를 꺼리는 성향이 강하다. 다른 구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반대로 메이저리그의 경우, '우리도 상대 팀 데이터를 볼 수 있다'는 생각과 '우리가 데이터를 더 잘 쓸 수 있다'는 자신감 등이 있다고 한다. 또한 구단이 아닌 사무국이 스탯캐스트 시스템 도입을 추진해 구단 사이의 잡음에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도 도움이 됐을 수 있다. KBO리그의 경우 각 구단을 후원/지원하는 모기업의 입김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사무국이 주도적으로 시스템 도입을 추진할 입장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