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독:세상의 크기를 잰 사람

세상[원본 편집]

 세상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그 크기가 천차만별이다. 어딘가에서는 두 원수가 하필이면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기도 하고, 날을 잡고 만나지 않으면 서로 마주칠 수도 없는 그런 세계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러한 들쑥날쑥한 세계의 크기를 최초로 정량적으로 측정한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이천년도 더 전에.

에라토스테네스[원본 편집]

 그의 별명은 β였다. 그도 그럴 것이 에라토스테네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지만 언제나 2등이었다. 전직 프로게이머 한 사람이 생각나지만 일단 넘어가자. 이 2등에게 비쳤던 세상은 그저 그를 둘러싼 '환경'이 아니었다. 그에게 세상은 측정 가능한 어떤 것이었으며 그 측정으로 인해 이해하고 응용을 할 수 있는 학문이었다. 이는 그가 쓴 「지리학」과 「지구의 측정」에 잘 나타나 있다. 하지만 이 책들은 둘 다 완전히 사라져서 안타깝게도 그가 왜 세상을 측정하려고 했는지, 어떻게 그러한 생각을 품고 이러한 실험 방법을 생각해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천재의 방식은 후일 그의 방법을 알게 된 다른 학자들의 책으로 전해지게 된다.

측정에 앞서[원본 편집]

 에라토스테네스가 생각한 방법을 설명하기 전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살펴보자.
 먼저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미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에라토스테네스보다 한 세기 정도 앞선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천체에 관하여」에서 지구가 구형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해놓았다.
 그 증거로는
 월식 때 지구가 달에 드리우는 그림자가 직선이 아니라 굽어 있다는 것.
 여행자들이 북쪽 지방과 남쪽 지방을 여행할 때 별자리가 다르게 보인다는 것.
 수평선에 배가 들어올 때 돛대부터 보이고 시간이 지나서 배가 접근하면 그제야 배의 모습이 모두 보인다는 것.
 등이 있다.
 두 번째는 태양 빛은 지구에 평행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태양 빛은 완전히 평행하지는 않으나 그 엄청난 거리를 감안하면 거의 평행하다고 생각해도 문제가 없다.
 세 번째는 이 측정에 이용되었던 두 도시,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가 거의 같은 경도(자오선)에 있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시에네에서는 하짓날 마을 우물에 빛이 바로 위에서 들어와서 그림자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그림자를 표시해 시간을 알려주는 해시계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았다고 한다!
 다섯 번째는 두 도시의 거리가 5000스타데[1] 정도였다는 것이다. 이는 이집트 정부에서 나일 강의 범람으로 인해 바뀐 지형을 다시 측량하기 위해 왕립 측량대를 파견하여 알아낸 정보였다.
 이 기본 정보를 가지고 에라토스테네스는...

실험과정 및 결과[원본 편집]

파일:/api/File/Real/5752c8556e25f9051149020a
 지구가 둥글고, 태양 빛이 평행하다고 가정하였으므로 위의 그림에서 나무막대와 각 α는 지구 중심에서 잰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의 각도와 같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알렉산드리아에서 생긴 나무막대와 그림자의 각도를 약 7.2도로 계산하였다.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의 거리(원호)는 5000 스타데 이므로 그것을 50배(7.2 X 50 = 360) 해주면 지구의 둘레가 간단히 나오게 되는데 그 길이는 250,000 스타데, km 단위로 환산하면 46,250km가 나온다. 이는 현대에 잰 지구 둘레 평균 약 40,064km와 몇 퍼센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실로 간단하고도 훌륭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의 경도 차이(약 3도), 완벽한 구형이 아닌 지구 등의 이유로 인해 오차가 날 수밖에 없었던 실험이었지만 역사상 가장 간단한 실험으로 세계의 크기를 구한 것이다!

실험 이후[원본 편집]

 에라토스테네스는 후일 결과를 252,000스타데로 고치는데, 단순히 원을 60등분하는 그의 버릇이 이유였다.[2] 하지만 250,000이나 252,000나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기에 이 252,000스타데라는 수치는 그 후 수백년간 공식적으로 사용되었다. 에라토스테네스의 방법 이후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지구의 크기를 재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이 난제는 현대에 와서야 정확하게 해결되었다.
 이 실험으로 인해 당대 지리학과 천문학이 모두 변화했으며 두 지점 간의 거리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좀 더 크게 보자면 우리가 딛고 있는 세계의 크기를 구함으로써 태양과의 거리, 달과의 거리와 같은 거리를 잴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으며 나아가 우주와 인간의 위치에 대한 관점을 모두 바꿔놓았다. 막대기 하나로.
 현대에 와서도 누구나 쉽게 실험할 수 있다는 점이 또 이 실험을 더욱 빛나게 하는 점 중 하나다. 많은 고등학생이 다른 학교와의 교류로 인해 이를 직접 실험하고 있으며 책으로만 전해지는 지식이 아니라 직접 실험을 해보고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