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이트

스냅타이트(Snap-tight)는 접착제 없이 조립 가능한 인젝션(사출) 키트를 칭하는 프라모델 용어다.

접착제의 문제[편집 | 원본 편집]

일반적인 인젝션 키트에도 핀과 핀을 꽂는 구멍이 있지만, 이 핀은 가이드 핀이라 불리는 것으로 접착시에 부품을 어떻게 대야할지 알려주는 가이드 용이다. 스냅핏 마냥 고정이 되거나 하진 않고 가져다 대도 헐거워서 떨어진다.

따라서 부품을 하나로 이으려면 접착제를 발라야하는데, 이건 요령을 모르면 상당히 어렵고 귀찮다.

접착제로 접착을 한다니 접착제를 슥 바르고, 둘을 딱 마주대면 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인젝션 키트의 접착은 풀로 종이를 붙이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고체가 아닌 유동성을 가진 액체인지라 바르는 양을 조절하지 못하면 잘 안붙거나, 이어붙이는 부분이 눌리면서 접착제가 세어나오고 손에 묻고 자국이 남아 보기 안좋아진다. 부품을 접착할 때는 접착 위치를 잘 맞춰야 부품이 어긋나지 않기 때문에 본조립 전에 마스킹 테잎을 붙여서 부품의 대칭이 맞는지 미리 확인하는 가조립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시간이 무진장 오래걸리고 과정이 복잡하다.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다고 해서 위치가 바로 잡히는 것도 아니다.

한번 붙으면 수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위치가 조금이라도 틀어지거나 반대의 부품을 붙였다면 단단하게 붙어버려 부품을 분리하는게 불가능해서 제품 하나를 다시 사야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국산이면 런너 한벌을 별도로 서비스를 받을 일말에 여지라도 있지만 해외 제품이면 우편비가 제품값을 뛰어넘기 때문에 그냥 버리고 새로사야 한다.

인젝션 키트의 조립에는 여러 가지 접착제가 쓰이지만,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지/무수지 접착제는 사실 접착제라기 보다는 모형을 녹이는 용액에 가까운 물건이다. 믿기지 않는다면 두 접착제 중 아무거나 작은 그릇에 덜고, 러너 조각을 몇 개 담가보자. 천천히 흐물흐물해진다. 이러한 작용 방식상 부품에 접착제를 넉넉히 발라서 표면을 녹이고, 두 부품을 딱 마주 붙인 뒤 굳을 때까지 집게 같은 도구로 집어서 보관해둬야 한다. 어느 정도 둬야 하는지는 상황마다 다르지만 안쪽까지 단단히 굳히려면 1주일 정도 방치하는 게 안전하다.

물론 순간접착제를 쓰는 법도 있지만, 순간접착제는 다루기가 위의 접착제들 보다 힘들다. 한순간에 빠르게 굳어버려서 위치를 맞추기가 수지계열 접착제보다 어렵고 굳으면 매우 단단해서 사포질도 힘들뿐더러 순간 접착제가 투명 부품에 닿으면, 투명 부품의 표면에 성에가 낀 것 같은 형태의 자국이 남으며 부품이 손상되어 버리는 문제도 있다. 이걸 해결한 투명 부품용 순간접착제도 있지만…… 이걸 구입하겠다고 추가로 지출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순간접착제의 경우 도색면을 이어 붙일 때 사용하거나 플라스틱 이외 재질의 파츠를 붙일 때 사용하니 필요하다.

접착을 하면 시간이 지나 접착한 부위가 떨어지고 변색이 된다는 문제점도 있다.

결국 접착제를 쓰는 부담감도 모자라서 접착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히 길어지고, 이는 도색과 더불어 초보자들의 모형 입문을 막는 장벽이 된다. 접착제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위험성이다. 화기에 주의해야 하는 가연성의 액체이며 신너 계열의 용액은 환기를 잘 시키지 않으면 냄새를 맡게되어 머리가 어지러우며 장시간 노출시 환각증세를 일으키거나 뇌세포가 망가진다. 뿐만 아니라 냄새가 매우 강하다 보니 집에 거주하는 가족이나 동거인이 불편을 호소해서 이걸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신너계열의 용액들이 청소년 탈선의 도구로도 악용되는 터라 어린 학생들이라면 부모님들이 접착제의 사용을 좋게 보지 않을 수도 있으니 『접착제를 쓴다=입문 장벽이 생긴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핀과 구멍을 결합용으로 설계해서 부품을 접착제 없이 고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스냅타이트다.

업체별 상황[편집 | 원본 편집]

스냅타이트는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는 힘든 기술인데, 스냅타이트라고 나온 여러 회사의 키트를 사서 조립해보면 핀이 구멍에 맞지 않아서 핀을 갈아야하거나, 부품의 고정성이 떨어져서 접착제를 발라야 하는 등 영 거시기한 수준인 경우가 많다. 적절한 조립성과 적절한 고정성, 필요하면 임의로 재분해가 가능한 수준의 스냅타이트를 구현 가능한 회사는 극소수이며, 그 대표주자가 반다이다. 뻥을 보탤 것도 없이 조립해본 사람이라면 반다이만한 스냅타이트가 없다고 극찬을 하게 될 정도의 적절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아카데미고토부키야도 이 바닥에서 짬밥이 있어서 꽤나 괜찮게 뽑아내지만 사출색, 조립성, 고정성, 부품분할 고려, 색재현 고려까지 다 하는 반다이 앞에서는 그저 버틸 수가 없다. 농담이 아니라 한창 때의 고토부키야 제품은 그냥 옆에 접착제 꺼내놓고 시작하는 게 편할 정도였다. 물론 저 반다이도 부품 고정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지만, 타사에 비하면 넘어갈만한 수준이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