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625-KO

ZhunyBot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8월 3일 (월) 16:58 판 (변환된 문법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틀:한국어 SCP

SCP 재단
일련번호 SCP-625-KO
별명 능구렁이
등급 안전(Safe)
원문 [1]
작성자 Salamander724
http://i.imgur.com/1iPsl7W.jpg?width=100%
SCP-625-KO


특수 격리 절차

제██기지의 격리구역에 보관하여 사육하며, 열흘에 한 번 소형 먹이(쥐 등)을 공급한다. 실험에 사용될 때 이외에는 SCP-625-KO과 인원의 불필요한 접촉을 금한다. 실험에 사용된 피험자에게는, 대상과의 접촉이 끝난 뒤 의식을 되찾으면 즉시 정량의 진정제를 주입하여 예상되는 난동 등 불의의 사태에 대비한다. 실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충분한 진술을 얻고 난 뒤에는 지체없이 피험자를 처치한다. 대상을 사용한 실험은 보안 승인 2등급 이상의 인원에 의해 수행되어야 한다.

설명

SCP-625-KO은 몸길이 약 170 cm의 능구렁이(Asian king snake, #!html <i>Dinodon rufozonatum</i>)이다. 재단의 손에 들어오고 나서 단 한번도 허물을 벗지 않았으며, 이것은 SCP-625-KO의 나이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대상의 나이는 최소 30년 이상이며, 이것은 현재까지 보고된 능구렁이 종의 최대 수명인 13.7 년을 훨씬 상회한다. 현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대상에게 먹이를 공급하고는 있지만, 마지막 단식 실험에서 대상은 2년 이상 먹이를 먹지 않고도 생존하였다.

SCP-625-KO의 변칙적 특성은 누군가 대상에게 물렸을 때 발생한다. 대상에게 물린 사람은 일시적 신체 마비 상태에 빠진다. 이때 안구운동과 심장박동이 각각 평소의 다섯 배에서 열두 배까지 증가하며, 신진대사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 상태에서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지만, 물과 산소는 공급해 주어야 한다. 마비 상태에서 원래대로 돌아오기 위한 시간은 사람마다 다양하며, 현재까지 가장 오래 걸린 피험자는 마비 상태가 풀릴 때까지 약 1,127 일을 소요하였다. 이 마비 상태에 있는 동안 피험자는 아주 강렬하고 사실적인 환각을 경험하게 되며, 이 환각은 피험자에게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과 유사한 정신적 손상을 끼친다. SCP-625-KO의 타액을 분석하고 신체를 MRI 촬영했지만, 타액에는 다소의 세균이 존재할 뿐 어떠한 독성분이나 변칙적 화학 성분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신체에서는 독선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점은 일반적인 능구렁이 종과 일치한다.

SCP-625-KO은 꼬리에 심각해 보이는 부상을 입고 있다. 꼬리가 거의 떨어져 나갈 것처럼 덜렁거리는데, SCP-625-KO가 포획되었을 당시에 비하여 더욱 심해진 것이다. 재단 의료부의 처치로 부상의 악화를 막아보려고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SCP-625-KO의 생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 보이며, 채혈 검사에서도 꼬리의 부상을 통한 바이러스나 세균의 감염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SCP-625-KO은 1983년 대한민국 지리산의 대나무숲에서 포획되었다. 불법으로 뱀을 잡아 팔아오던 지역 주민 김██가 SCP-625-KO을 잡아서 뱀술을 담그려고 했다가 물렸다. 김██는 5시간 동안 마비 상태에 있었으며, 이것을 발견한 그 아내가 119에 신고하여 그를 병원으로 후송하였다. 이후 조사에 의하여 김██는 밀렵 혐의로 체포되었는데, 그의 환각에 대한 증언이 재단 촉에 감지되어 김██의 집 안에 숨어 있던 SCP-625-KO를 잡아 격리하고 관련된 사람들에게 모두 B급 기억 소거를 실시하였다.

부록: 실험 기록

이하 기록은 SCP-625-KO에게 물린 D계급 인원에게서 얻어낸 환각 내용의 진술목록 중 일부이다.

  • 환각 속에서 피험자는 30대 후반의 여성이었다. 피험자의 가족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 100여 명 이상이 녹색 군복을 입은 한 무리의 군인들에 의해 어딘가로 인솔되었다. 군인들은 마을 사람들을 걷어차고 욕설을 했다. 계속해서 걷는 도중 날이 어두워지자 군인들이 총을 들고 마을 사람들을 에워싼 뒤 일제사격을 가했다. 피험자는 딸을 안고 엎드려 죽은 척을 했으나, 확인사살을 당해 사망하였다.
  • 환각 속에서 피험자는 20대 초반의 남성으로, 군인이었다. 장기간에 걸친 참호 생활에 의해 발에 염증이 생겨 고통받고 있었다. 계절이 겨울이라 신체 말단에는 동상 증상이 나타났다. 참호에서 기어나와 돌격했을 때, 적병과 마주쳐 방아쇠를 당겼지만, 썩어들어간 손가락이 부러져 버렸고 피험자는 적병에게 반격당해 사망하였다.
  • 환각 속에서 피험자는 30대 중반의 남성이었다. 짐을 싸서 가족들과 함께 기차를 타려고 하다가, 군인들에게 구타당하여 강제로 끌려갔다. 끌려간 곳에는 유사하게 끌려온 2,30대 남성들이 숱하게 모여 있었다. 피험자는 끌려온 다른 남성들과 함께 군인들의 지시에 의해 어딘가로 행진하였다. 약 20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행진한 피험자는 눈밭에 쓰러져 죽었다.
  • 환각 속에서 피험자는 40대 중반의 남성이었으며, 산 속에서 활동중인 유격병이었다. 산에서 내려와 적 기지에 대한 공격을 가하다가 수류탄 파편을 맞아 복부가 찢어졌다. 찢어진 구멍에서 내장이 흘러내렸고, 피험자는 미친듯이 내장을 주워담았으나 과다출혈로 쇼크사하였다.
  • 환각 속에서 피험자는 10대 후반의 여성[1]이었다. 바구니에 농작물을 담아 집으로 들고 가던 와중, 백인 병사 세 명에게 습격당하였다. 백인 병사들은 피험자를 폭행하고 붙잡은 뒤 셋이서 돌아가며 강간하였다. 마지막 병사가 피험자를 강간할 때, 피험자가 병사의 어깨를 물어뜯자 병사의 소총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수 차례 가격당해 사망하였다.
  • 환각 속에서 피험자는 40대 초반의 남성이었다. 자택에 있던 도중 경찰에게 붙잡혀 100 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과 함께 밧줄로 묶여 끌려나갔다. 어느 야산에 도착하자 줄 단위로 일제사격을 시작했다. 세 번째 줄에 속해 있던 피험자는 도망치려고 발악하다가 피격당해 사망하였다.
  • 환각 속에서 피험자는 20대 중반의 남성이었다. 피험자는 어느 병원에 입원 중이었는데, 갈색 군복을 입은 한 무리의 군인들이 들이닥쳐 닥치는 대로 환자들을 끌어내 사살했다. 그러다가 얼마가 지나자 소총에 총검을 착검하여 쑤셔 죽이기 시작했다. 피험자는 침대 밑에 숨어있다 발각되어 군인들에게 끌려간 뒤, 다른 환자들과 함께 석탄더미에 생매장되어 사망하였다.
  • 환각 속에서 피험자는 50대 후반의 여성이었다. 자택에서 자고 있는데 몽둥이를 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쳐들어와 “내 아들을 네 아들이 죽였으니 어디 한번 죽어 보라”면서 구타를 가했다. 후두부를 가격당한 피험자는 쓰러져 움직이지 못하다가, 그 자세 그대로 하루 뒤 사망하였다.
  • 환각 속에서 피험자는 10대 초반의 남성이었다. 자택의 마당에 앉아 있는데 피험자의 누이가 황급히 달려와 피험자를 집 안 가구 속에 집어넣어 숨겼다. 여러 번의 비명소리가 지나간 뒤, 강렬한 열기가 느껴졌다. 가구에서 기어나온 피험자는 가족들이 모두 살해당했으며, 집에 불이 질러진 것을 발견했다. 피험자는 집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타 죽었다.

연구원 비고: 19██년 █월 ██일

“유리벽 너머로 이 뱀과 눈을 마주치고 있으면, 기분나쁨과는 또다른 오싹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마치 뱀이 눈으로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루빨리 다른 임무를 배정받았으면 한다. 더 이상은 견디기가 힘들다.”

사건 625-KO-1212

20██년 █월 ██일, SCP-625-KO과 접촉한 D-1639가 95일만에 깨어났다. D-1639는 진정제 주사를 맞고도 계속해서 몸부림쳤으며, 거의 치사량에 가까운 진정제 주사를 맞고서야 가까스로 움직임이 저지되었다. 이후 면담에서 D-1639는 SCP-625-KO과 접촉했을 때 겪는 일반적인 경험이 아닌, 매우 이례적인 사항을 보고하였다. 다음은 그 면담 내용이다.

[기록 시작]
████ 연구원: 그래, 무엇을 보았길래 그렇게 발광을 한 건가?
D-1639: (구속복을 입고 있다) ………….
████ 연구원: 이봐, 쉽게쉽게 좀 하자고. 순순히 말하지 않으면 자백제를 쓸 거야.
D-1639: …………(입술을 달싹인다)
████ 연구원: 뭐라고?
D-1639: ……손에 무언가 꽂히는, 찔리는 듯한 느낌이 나더니 갑자기 졸음이 쏟아졌어요. ……그러고 나서, 갑자기 눈이 다시 떠졌는데, 내 팔뚝보다, 아니 다리보다 더 굵어 보이는 커다란 뱀이 내 배 위에 타고 앉은 겁니다. 뱀이요. 뱀.
████ 연구원: 그래. 뱀이 배 위에 타고 앉은 다음엔?
D-1639: 그 다음……. ……. …그 다음에 뱀이 절 #!html <i>삼켰</i>습니다.
████ 연구원: 삼켰다고?
D-1639: 그……. 이 표현이 정확할지는 모르겠는데, 뱀이 입을 벌리고, 제 얼굴을 삼킬 것처럼 그 커다란 입으로 덮어씌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무언가 설명하기 어렵지만, 제 몸 전체가 그 입 속으로 #!html <i>빨려들어가는</i> 느낌이 들었어요.
████ 연구원: 그리고 나선?
D-1639: 뱀의 목구멍 너머에는……. 살덩어리도 아니고, 피도 아니고, 그거였어요.
████ 연구원: 그거라니?
D-1639: 어둠.
████ 연구원: 어둠?
D-1639: 네. 완벽한……, 어둠.
████ 연구원: 완벽한 어둠이라는 게 어떤 뜻인가?
D-1639: 말로 설명해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냥 검다는 것과는 다른……. 그렇지. 마치 그 어두운 바닥 속으로 꺼져 들어가는…….
████ 연구원: 늪과 같은 그런 느낌이었단 말인가?
D-1639: 늪? 네,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군요. 그 어두컴컴한 늪 속으로 가라앉아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사방팔방이 모두 똑같이 그 #!html <i>꺼져 들어가는</i> 듯한 어둠이었기 때문에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본능적으로 가라앉음을 막기 위해 발버둥을 쳤는데……. 발버둥을 칠 팔다리가 없다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어두컴컴한 늪 속에서 머리와 몸통만 붙은 채로 몸부림을 치고 있었어요. ………결국 머리까지 완전히 가라앉아 버렸는데, 그 다음 그걸……. 그 어둠 너머에 있는 그걸… 보았습니다.
████ 연구원: 그게 뭔가?
D-1639: #!html <i>사람들이요.</i>
████ 연구원: 사람들? 무슨 사람들 말이지?
D-1639: 사람 같은 윤곽만 보이고, 그 사람들 역시 그 어둠과 마찬가지로 새까맸습니다.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고, 어린애, 노인 모두 있는데… 무슨 2차대전 때나 쓰이던 총을 들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 모든 사람들이…….
████ 연구원: 그 사람들의 수효가 얼마나 되었지?
D-1639: 수……. 모르겠습니다. 목구멍 너머의 어둠이 사방팔방 모든 곳에 있었던 것처럼, 어둠 너머에 있던 사람들 역시 사방팔방 모든 곳에 득시글거렸습니다. 마치……. 개미굴 속의 개미떼처럼요. 그리고 사방팔방을 모두 그 검은 사람들이 채우고 있어서, 모든 방향이 또 어둡게 보였습니다……. 늪 속에 물이 차 있는 것처럼, 어둠 너머에 사람들이 차 있었던 겁니다.
████ 연구원: 그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가?
D-1639: ……비명. 비명을 질렀어요.
████ 연구원: 비명?
D-1639: 네. 몇백만은 되어 보이는 그 사람들이 모두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둠 속으로 가라앉은 저는 그 사람들 한가운데에 떨어졌어요. 이…… 혼수상태? 맞나요? 하여튼 그 상태에서 깨어나기 전까지…… 비명지르고 울부짖는 셀 수도 없는 사람들 틈을 흘러다니고 있었던 겁니다.
████ 연구원: 깨어날 때까지 계속 그 상태였다고?
D-1639: 예.
████ 연구원: 음, 그럼 더 이상 할 말은 없는 것인가?
D-1639: 예.
████ 연구원: 좋네. 면담은 이쯤 하지.
D-1639: 예. (대기하고 있던 보안대원들이 양쪽에서 D-1639의 팔을 잡는다)
████ 연구원: 아, 잠깐. 자네는 세 달 넘게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런 경험을 한 것 치고는 말도 조리있게 잘 하고, 비교적 멀쩡해 보이는군?
D-1639: 어차피 꿈 같은 것 아닌가요?
████ 연구원: 꿈이라. 그래. 그렇겠지.
[기록 끝]

D-1639는 이 면담이 끝나고 약 1시간 뒤 시체로 발견되었다. 부검 결과 사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해석

꼬리 부분에 심한 상처를 입은 능구렁이로, 보통 능구렁이보다 훨씬 오래산 것으로 보이고, 먹이를 오래 먹지 않고도 별 문제없이 돌아다닌다. 꼬리부분에도 상처만 있을 뿐 그 이상 상처가 벌어진다던가 하진 않고있다.

이 뱀한테 물리면, 그 사람은 마비상태에 빠지고 환각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 환각의 내용은 바로 6.25 전쟁 도중에 죽었던 모든 사람들로 변해 그때의 기억을 경험하는 것이다. 부록에서 보듯이 전선에서 사망한 군인에서부터 군인들에게 구타당해 숨진 민간인 등 전쟁도중 억울하게 죽은 분들이 많다. D-1639이 유일히 다른 환각을 경험했는데, 아마도 죽었던 사람들의 모든 원혼들이 모인 곳에 갔다온 것으로 보인다.

뱀의 꼬리상처로나 작품의 전반적인 소재를 보아 뱀은 윤흥길의 소설 '장마'로부터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여담으로, 이 항목을 이용한 이야기를 모은 장맛비 카논이 개설되어 있다.

작가가 밝힌 집필의도는 이렇다.

인용되는 말을 적어주세요.
처음 설정할 때, 이놈한테 물려서 느낄 수 있는 환각의 종류를 1222600개 이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사망이 확정된 남북한 민간인+군인의 수입니다.
die hard 한 것도 그렇고, 그냥 평범한 뱀이 아니라 처참하게 죽어나간 백이십만 명의 원념이 형상화된 존재랄까 그런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재단이 그 사실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여 본 내용에는 풀지 않았다가, 르바델님께 그 뒷설정이 드러나면 좋겠다는 지적을 받고 면담 기록을 추가했습니다.

{{인용문|꼬리의 상처는 "전쟁의 희생자들이 받은 상처는 무엇으로도 치유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ㅊ|사실 전 그냥 윤흥길 작가님의 소설의 구렁이가 상처입은 걸 따라한 것 뿐인데, 녹차라떼님의 해석이 매우 마음에 들어서 그냥 원래 그런 걸로 하기로 했습니다.</nowiki>}

이 뱀이 "전쟁으로 인해 죽어간 원념들이 형상화된 비극적인 존재"인지, "원념이 성불하지 못하게 가두고 있는 사악한 존재"인지는 읽으시는 분의 해석에 맡기겠습니다(제가 쓸 때는 전자를 염두에 두고 썼지만, 그렇다고 그게 꼭 옳은 해석이라는 뜻은 될 수 없습니다).
아, 언급이 늦었는데, 이집트 신화의 아포피스에게서도 모티브를 가져왔었었습니다.

상술한 장맛비 카논의 투고작 중 하나인 귀신 뱀에서는 능구렁이의 꼬리의 상처를 폭격으로 인해 끊어진 피난민의 행렬이라고 해석했다. 한 가지에 얽매이지 않고 이렇게 각자의 다양한 해석을 유도해 내는 것을 권장하는 SCP.

각주

  1. 캐나다 군인의 강간사건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