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독:우주선 묘지

우주선 묘지

Spacecraft cemetery

인공위성은 죽어서 공동묘지로 향한다.

개요

사진은 2008년 9월 5일 쥘 베른(Jules Verne) ATV가 ISS에서 도킹 해제한 후 지구로 떨어지는 장면.

우주선 묘지란 말그대로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우주쓰레기)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1971년부터 2016년까지 약 260여개 정도의 폐기된 인공위성, 혹은 우주정거장이 이곳에 모여 있으며, 유명한 러시아의 살루트, 미르도 이곳에 묻혀있다.

이러한 묘지가 생겨난 것은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어떻게 처리해야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 크지 않은 위성들은 지구로 추락하면서 자연스레 불타 없어지지만 크기가 큰 것들은 일부만 불타고 그 잔해는 그대로 남기 때문에 일종의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 실례로 러시아의 미르는 원래 143톤이었지만 지구로 진입하면서 20톤이 남게 되었다. 20톤짜리 쇳덩이가 도시로 떨어진다면? 그야말로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이 인공위성을 관리하는 NASA와 같은 기관들이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의 궤도를 임의로 조정하여 지구상의 한 곳으로 모으는 방법을 생각해냈는데 이 장소가 바로 우주선 무덤인 것이다.

이곳에 묻힌 꽤 유명했던 우주선들.

쥘 베른 ATV가 ISS 도킹 해제 후 지구로 재진입하는 장면이다. 이 녀석의 파편은 우주선 무덤으로 향하여 현재는 해저에 잠들어 있다.

위치

우주선 무덤은 남태평양에 있다. 이 곳은 육지에서 가장 먼 지역이기때문에 선택되었으며 "Point Nemo" (48° 52.6'S / 123° 23.6'W)라고도 알려져 있다. 육지에서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도달불능점이 있다면 바다에는 이곳이 있는 셈. Nemo는 라틴어로 "아무도 없음, 혹은 아무도 아님"을 뜻하며 쥘 베른이 쓴 『해저 2만리』에 나오는 노틸러스호의 주인, 네모선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사실 해당 소설에서 네모선장은 이곳을 기점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이곳은 가장 가까운 '육지'인 이스터섬과 약 2,681km( ≒ 1,666miles) 정도 떨어져 있으며 가장 가까운 '대륙'인 남극대륙과도 2,694km( ≒ 1,674miles)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우주선들의 무덤으로 정하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더군다나 이곳의 수심은 4km 정도로 매우 깊기 때문에 위성을 떨어뜨려도 크게 지장이 없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무덤이라고 해서 특정 위치가 거론되어 있지만 사실 이 지역은 3,000km ~ 5,000km 정도되는 매우 큰 수역으로 이는 우주선들이 재진입시에 파편들이 굉장히 멀리 날아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거대한 미르의 경우, 길이 3,000km에 너비 100km 정도의 잔해를 남겼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곳으로 우주선을 추락시킬 때는 예상 재진입 시긴과 파편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곳을 모두 예측하여 칠레와 뉴질랜드 항공 및 해양 당국에 통보한다. 그리고 우주선 추락 경보를 발령하여 우주선들은 안전하게(?) 무덤으로 보낸다.

텐궁 1호 추락

중국 첫 우주정거장 톈궁1호. 중국 국가항천국(CNSA) 제공.(출처=한겨레신문)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가 한국시간으로 2018년 4월 2일 오전 9시 16분께 남태평양에 추락했다.

정확히는 칠레 앞바다에 해당하는 남위 13.6도, 동경 195.7도 지점에 톈궁 1호가 추락했다.1

텐궁 1호의 경우 추락통제가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나, 다행스럽게도 우주선 묘지가 있는 남태평양 해상으로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