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독:오컴의 면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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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컴의 면도날

Occam's Razor

Ockham's Razor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두 개의 주장이 있다면, 간단한 쪽을 선택하라

given two equally accurate theories, choose the one that is less complex

개요[원본 편집]

어떠한 현상을 설명하는데에는 다양한 해석 방법이 있는데 그 해석들 중 가장 간단한 것을 택하라는 말. 흔히 경제성의 원리라고도 한다. 여기서 면도날은 필요하지 않은 가설을 잘라내 버린다는 비유로, 필연성 없는 개념을 배제하려 한 "사고 절약의 원리"(Principle of Parsimony)라고도 불리는 이 명제는 현대에도 과학 이론을 구성하는 기본적 지침으로 지지받고 있다.

하지만 오컴의 면도날 자체의 한계나 이 명제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인해 이 개념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설령 현상을 잘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며 간단하게 표현 가능하더라도 틀린 설명일수도 있으며, 이에 따라 아무데나 이것을 적용하면 안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간단한 설명이든 복잡한 설명이든 둘 다 틀릴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는 뜻이다.

기원[원본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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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uralitas non est ponenda sine neccesitate."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까지 많은 것을 가정하면 안 된다)

  • "Frustra fit per plura quod potest fieri per pauciora."

(보다 적은 수의 논리로 설명이 가능한 경우, 많은 수의 논리를 세우지 말라.)


오컴의 면도날은 14세기에 논리학자이자 프란체스코회 수사였던 오컴의 윌리엄(Willam of Ockham)의 저서에서 유래되었다. 이 저서에 등장하는 말을 바탕으로 후세의 사람들이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말을 만든 것.

이 말은 한동안 과학계에서 쓰이다가 영화 『콘택트』에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하면서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애로웨이: '오컴의 면도날'이라고 들어봤어요?

조스: 호컴의 면도날? 공포 영화 제목인가요?

애로웨이: 아뇨, '오컴의 면도날'이요. 과학적 원리예요. '모든 조건이 같다면, 가장 단순한 해답이 옳은 것이다.'

조스: 말이 되는 것 같군요.

애로웨이: 그래요. 그럼 뭐가 더 그럴 듯하죠? 고마워요.

조스: 천만에요.

애로웨이: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 우주를 창조하고는 자신의 증거를 안 남긴 게 그럴 듯한가요?

아니면 소외당하는 인간들이 의지하기 위해 신을 만든 게 그럴 듯한가요?

조스: 글쎄, 하느님이 안 계신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어요. 난 계시길 바라요.

상세[원본 편집]

맨 앞의 그림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이 말이 절대 진리는 아니다. 오컴의 면도날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잣대로 사용하면 안된다. 다만 현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그 설명이 간단하고, 다수가 옳다고 한다고 그것이 정말로 옳은 것은 아니다. 오컴의 면도날이 잘 적용되어 새 이론이 발달한 경우도 많지만 간단한 설명으로는 이해가 어려운 것들도 많이 존재한다.

잘 적용된 예[원본 편집]

오컴의 면도날이 잘 적용된 예가 바로 천동설 vs 지동설의 싸움이다. 신이 우리를 만들었고 이에 따라 '특별한'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우주의 중심에 있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 있었던 5개의 행성(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관측결과는 천동설과 맞지 않았다. 지구가 중심에 있고, 행성이 모두 지구의 둘레를 돈다면 항상 정방향으로 움직여야 했지만 몇몇 행성들은 역주행을 하는 등의 이해가 되지 않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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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천동설이론은 주전원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으며 이론에 관측결과를 끼워맞추었다. 오컴의 면도날식으로 말하면 쓸데없는 가정과 복잡함이 추가된 것이다.

하지만 지동설은 단순히 태양을 중심에 놓고 지구가 돈다는 간단한 아이디어의 이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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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추잡한(?) 주전원이 포함된 천동설보다 단순히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지동설쪽이 더 간단하고 관측된 현상을 더 잘 설명한다.

종교적인 이유나 기타 자존심(?) 같은 다양한 이유로 인간을 우주의 중심에서 몰아내기가 어려웠겠지만 그런것과는 관계없이 실제 현상은 지동설을 지지하고 있다.

잘못 적용된 예[원본 편집]

이것이 잘못 적용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진화론 vs 창조론의 대결인데 이것에 오컴의 면도날을 적용하면 이 논란은 창조론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진화론쪽은 눈의 진화를 (상세히) 설명하는데에도 수십페이지에 달하는 복잡한 이론과 설명이 필요하지만 창조론쪽은 신이 그렇게 만들었다라는 한 문장이면 끝이 난다.

여담으로 지금까지 밝혀진 눈의 진화를 아주 간단히(?)보자면 다음과 같다.

틀:안내바

이런 길고 지루한 설명을 들을 바에 신께서 우리 눈을 그렇게 창조했다는 말쪽이 훨씬 간단하고 달콤하게 들린다. 이런 식으로 오컴의 면도날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는데 특히 오컴의 면도날이 의학쪽에 적용되면 심히 좋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때문에(?) 의학쪽에선 오컴의 면도날에 대항하는 「히캄의 격언」이라는 것이 있다.

히캄의 격언[원본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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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1950년대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존 히캄이라는 의사가 했다는 말로 알려져 있으나 실존인물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히캄의 격언을 한 마디로 축약하면 다음과 같다.

환자들은 가질 수 있는 모든 질병을 가질 수 있다.

의학쪽에서 오컴의 면도날에 대응하기 위한 말로 잘 쓰이고 있다. '기침'이라는 간단한 증상만해도 수십가지의 질병이 가능하다. 단순 감기일수도 있고 폐결핵, 폐렴, 독감 등등.

환자를 두고 가장 간단한 설명을 한다면 당연히 그 환자와 의사는 여러가지 의미로 생존에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다. 다만 히캄의 격언에도 함정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의사가 아닌 환자가 자신의 병세를 두고 '가능한 모든 질병'을 상상하는 것. 단순 감기로 기침을 했는데 스스로 폐렴이라고 단정짓는 등의 예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