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독:꼬여있는 이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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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 있는 이어폰

Tangled headphones

개요[원본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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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장소에서 음악을 듣고 싶을때 우리는 이어폰을 사용한다. 그리고 잠깐 주머니에 넣어두면 아니나 다를까 지옥에서 돌아온 이어폰이 우리를 반긴다.  이 빌어먹을 이어폰에 대한 나름의 이론은 꽤 다양한데, 주머니 속에 이어폰을 꼬이게 만드는 요정이 존재한다는 가설부터, 인간을 괴롭히려는 전우주적 음모, 혹은 외계인이 그 원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꼬여있는 이어폰의 고통은 인터넷 밈으로까지 발전해 구글에 Tangled headphones meme 이라고 치면 관련 자료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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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이어폰의 요정이 우리랑 싸우자고 하는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이론(?)들은 일반인들의 농담거리로 치부되지만 실제 물리학자들은 이 문제를 꽤 진지하게 다뤄왔다. 이어폰이 꼬이는 일상적인 문제가 위상수학의 한 분야인 매듭이론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데, 이들은 매듭이 어떻게 만들어지나를 연구하지 정작 중요한 이어폰을 어떻게 풀 수 있나에 대해선 입을 꾹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매듭이론[원본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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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듭이론은 물론 이어폰이 만들어지기 전에 탄생한 역사가 오래된 이론이다. 언뜻 듣기에는 수학이나 물리학쪽에서 매듭이론이 탄생한 것 같지만 실제는 1880년 대에 매듭과 전혀 무관한 것 같은 화학분야에서 탄생한 이론이다. 우주에 대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을 무렵, 윌리엄 켈빈이라는 인물이 우주 공간에는 에테르라는 물질이 가득하고 산소나 수소같은 원소들은 단순히 같은 에테르가 다르게 매듭지어져 있다고 가정하였던 것이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히 틀린 가정이지만 이 가설은 과학이라는 학문이 발전하는 방법을 잘 보여주는 가설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이러한 가정에 따라 수학자와 물리학자들이 원소표를 만들기 위해 매듭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이 매듭이론의 시초로 보고 있다. 그리고 현재, 원소를 나타내려는 그의 시도는 틀린 것으로 판명이 났고 매듭이론은 위상수학분야에서 연구하게 되었다.
 이 매듭이론은 처음에 진지하게 연구될 때만해도 현실적으로 정말 '쓰잘데기 없는' 수학자들의 순수한 호기심에 불과했지만 현재에 와서는 DNA 복제시 얽히고 꼬이는데서 매듭이론을 응용할 수 있으며 심지어 넥타이의 매듭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어폰이 꼬이게 되는 이유도 이 매듭이론에서 밝혀냈다. 직접적인 이어폰의 꼬임에 대한 연구는 아니었지만 이어폰과 같은 거친 종류의 선이 자동적으로 꼬이게 된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2007년 작성된 해당 논문은이곳에서 볼 수 있다.

꼬여있는 이어폰[원본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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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이어폰잭을 없앤 이유.

2007년 『Spontaneous knotting of an agitated string』라는 제목의 논문 하나가 PNAS지에 올라왔다. 물리학자 더글라스 스미스와 그의 학부생인 도리안 레이머가 공동으로 쓴 논문으로 그 내용은 상자에 끈을 넣어 마구 흔드는 실험(...)에 대한 것이었다고. 하지만 이 실험을 우습게 보면 안되는 것이 각기 길이가 다른 끈과 크기가 다른 상자에 분당 흔드는 속도를 모두 다르게 해 총 3,000번(!) 정도의 실험을 수행했다고 한다.

실험결과, 거의 50%의 확률로 줄은 스스로 매듭지어졌으며 이들은 이 결과를 매듭이론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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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논문에 실려있는 그래프로써 줄이 꼬여있을 확률은 줄의 길이에 비례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어폰의 길이는 대부분 1.2m ~ 1.7m 사이이므로 그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구간에 있다. 그렇다고 이어폰 길이를 이것보다 더 짧게 만들 수가 없으니 이어폰을 사용한다면 꼬인 이어폰을 보는 것은 거의 필연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은 아래에 있는 친절한 그림으로 이어폰이 꼬이게 되는 원리를 설명해주고 있다. 해당 그림도 논문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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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폰이 꼬이게 되는 이유는 이어폰 자체가 폐곡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림에서 보다시피 이어폰의 한쪽끝은 당연하게도 끊어져 있는 '선'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흔들림을 통해 이 끝부분이 바로 옆에 있는 두번째 선과 교차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머니 속에서 계속해서 흔들리게 되면 이 끝부분은 미친듯이 세번째 네번째 선을 찾아 지옥으로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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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군다나 꼬여 있는 매듭은 매듭이론이 발견한 다양한 기본 매듭과 일치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1127개의 매듭 중 1007개가 매듭이론이 발견한 '기본 매듭'으로 드러났다. 이는 대략 96%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그러니까 꼬여 있는 것도 꼬여있는 것이지만 이어폰을 쉽게 풀 수 없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이어폰은 언제나 같은 매듭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모든 매듭을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매번 다르게 꼬여 있는 이어폰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이 실험결과에서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이어폰이 꼬일 확률이 그나마 50% 정도에 머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우리는 블루투스라는 희대의 발명품을 만들어냈다. 이 위대한 발명으로 우리는 이어폰의 요정의 공격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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