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격리 절차, 2028년 7월 21일
SCP-4005의 격리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
설명
SCP-4005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수된 파괴되지 않는 유리 모스크 램프(mosque lamp)를 지칭한다. 여러 세기에 걸친 수많은 작가들의 증언에 근거했을 때, 이 램프는 14세기 마라케시Marrakesh에서 만들어져, 수백 년 동안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로 옮겨졌다가 1950년대에 카이로로 옮겨진 것으로 여겨진다.
개인이 불이 켜진 SCP-4005를 몇 초간 응시한다면, 그들은 불 속에서 도시의 풍경을 보게 된다. 그 이미지는 강력한 인식재해 효과[1]가 있어서, 이미지를 본 개인이 SCP-4005-1 개체가 되게 만든다.
SCP-4005-1 개체들의 특징은 불 속에서 나타나는 도시로 순례를 하려는 충동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것은 보통 다른 대륙을 향해 먼 거리를 걸어서 여행하는 것과 특정한 관문, 주로 문이나 동굴 입구, 창문 등을 통과하는 것을 포함한다. SCP-4005-1 개체들이 여행한 장소는 주로 그들에게 개인적이거나 영적인 중요성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관문을 넘어간다면, SCP-4005-1 개체는 사라지게 된다.
재단 직원들의 면담 시도 시, SCP-4005-1 개체들은 일관되게 그들의 순례 끝에서 SCP-4005에서 나타난 도시에 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도시의 광경이 중국 어딘가에 위치해 있거나 중국 전체를 둘러싸는 똑같은 한 개의 도시라고 주장한다. 그들이 본 장면들은 대부분 매우 다양하고, 알려진 장소들과 일치하는 것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간혹 실제 세계의 도시들과 매우 유사점을 보이기도 한다. SCP-4005-1 개체들의 서사에서 두드러지는 부분과 그 도시의 묘사에서 공통된 특성에 기초한 실제 존재 가능성은 임시로 SCP-4005-2로 지정되었다.
SCP-4005는 카이로의 모스크 창고 안에서 꺼내져서 모든 신도들 앞에서 점등되었고, 그 결과 수백 명의 신도들이 SCP-4005-1 개체로 변하고 말았다. 그 결과로 발생한 사람들의 대규모 이동을 재단이 주목했고, 재단은 SCP-4005를 격리하고 수백 명의 SCP-4005-1 개체를 심문한 후 구금하였다.
부록 1: 20207년 9월 9일
다음의 일기는 1950년대에 활동안 이집트인 소설가 오마르 이븐 라시드Omar Ibn Rashid가 작성한 일기이다. 이븐 라시드는 이 일기를 작성한 지 약 3년 뒤인 1958년에 사라졌다. 일기 전체는 여러 난해하고 복잡한 암호(code)들로 구성되어 있고, 아직 완전히 번역되지 않았다. 다음 페이지는 일기에서 지금까지 해독된 부분을 번역한 것이다.
과거는 거짓이다. 그것들은 단지 복잡한 이야기들에 불과하며, 터무니없는 것을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혼돈의 핵심 속에 어떤 기괴하게 잘못된 것을 숨기려는 사람들이 말한 것 뿐이다.
내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비슷한 종류의 거짓말에 불과하리라. 가난함에 가까웠지만 완전히 가난해지지는 않은 환경에서 성장한 한 소년은, 서로 경쟁하는 정경들(orthodoxies)의 불협화음 속에서 스스로를 이해하고 있었다. 한 원시적인 사람의 아이는 여전히 온전해지는 중이었다. 신에게 복종하는 경건한 소년. 과거의 사슬을 벗어던지는 미래의 민족주의의 주체. 끝없는 자본의 기계 속에 있는 졸병으로.
내가 된 그 남자도 이런 운동들, 순간들, 비명지르는 비슷한 이들 사이에서 분열되고 있었으며, 다른 젊은이들 대다수처럼, 그 모든 것에 매료되었다. 나세르의 범아랍주의는 내게 큰 흥미를 불러일으켰으나, 카이로의 빈민가로 내려온 그의 하수인(salesman)의 미소를 보았을 떄, 나는 환멸을 느꼈다. 형제단의 경건함은 그 해독제처럼 보였지만, 나는 곧 그들의 경건함이 현대성과 현대 이전의 기괴한 잡종임을 깨달았다. 공산주의자들과 민족주의자들은 고대의 돌로 만들어진 피라미드나 소외된 노동자들로 그들의 계몽의 벽돌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쌓는 놀이를 하는 것 뿐이었다. 나는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
오직 수피 신앙의 자위야zawiyah에서만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은 어떤 경우, 다른 이들처럼 편협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사색하고, 명상하고, 그들 스스로를 신과 결합하도록 내던질 때 나는 뭔가 더욱 위대한 것의 광채를 볼 수 있었다. 나는 아직 그것이 뭔지 알아채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돌아다녔다. 나의 책과 시는 더 이상 인기를 끌지 않았다.
이교(heterodoxy)와 정경 안에서, 아무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오직 더 많은 질문만을 남기는 이를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먹고 입을 수 있을 만큼, 적고 하찮은 양의 돈을 던져 주었다. 그리고 멀리 떨어진 곳의 역사에 대한 호기심과 기이한 호기심을 채울 만큼도. 그렇게 나는 알라딘의 램프를 찾을 수 있었다.
날은 어두워지고 있었고, 구름은 파란 하늘에 맞서 검은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사막 저편에서, 모래는 움직이면서 형상을 뒤바꾸고, 황혼 속에서 기이한 패턴으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나는 다음 책과 관련된 연구를 하기 위해 소련의 사마르칸트를 여행 중이었다. 그것은 티무르의 레지스탄Registan을 배경으로 하는 역사 소설이었다. 나의 걸작이 될 책이었다.
하지만 이집트 카이로의 고층 아파트에 갖혀 있자니, 나는 아무런 영감도 받지 못했다. 안락한 중산층으로서의 나의 존재는 칸과 술탄, 제국과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데 적합한 상태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여행하기로 결정했고, 실제로 여행을 떠났다. 스탈린은 죽었고, 흐루쇼프는 자유화 개혁을 하는 중이었으며, 내겐 돈도 충분했다. 담배를 피우고 수피교도들과 논쟁하는 것 외에 나는 달리 할 일이 없었다.
사마르칸트는 바로 내게 필요했던 그곳이었다. 모든 말들이 딱 들어맞고 있었다. 나는 영감을 받고, 행복했고, 자유로웠다. 그 도시는 소련의 단조로움으로 파괴되고 있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거리의 안쪽에, 복잡한 지그재그 속과 이미 썩어가는 유토피아 속에, 과거에 대한 힌트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 나는 글을 쓰고 또 썼지만 한 가지가 나를 괴롭혔다. 결론.
카슈가르로 향하는 길에서 티무르는 누워 있고, 죽어가고 있다. 세상을 차지하려던 그의 욕망은 좌절되었다. 한때 너무나도 총명했고 너무 허약해진 그의 정신은, 그에게 일어나는지 알아채지를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어디에서 끝나는가? 처음에는, 나는 그에게 망각을 주었다. 그의 육체적, 인간적인 약점을 적절히 상기시키는 것. 하지만 그것은 만족스럽지 않앆ㅆ다. 보이지 않는 것을 단순한 사실의 원자들로 줄여 버리고, 역사와 개념들과 다른 생각들의 상호작용을 제거해버렸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심판을 주었다, 신과 천사들의 무리 앞에서. 하지만 그 이야기는 너무 단순해져서, 그의 파멸을 한물 간 옳고 그름의 축으로 규정해버렸다. 나는 그들을 며칠 동안 응시했으나, 어느 쪽을 골라야 할 지 몰랐다. 내게 필요한 것은 해답이었다.
그리고 나는 어느 지하실에서 답을 찾았다. 나는 오쉬에 사는 키르기스족 골동품을 다루는 오랜 친구의 집에 머물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어느날 새로 수집한 것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그는 이상한 친구였다. 그들 나라의 역사가 러시아 거장들에 의해 전해지고 있었지만, 그는 다른 삶의 개념에 대한 흩어진 조각들로 자신만의 수집품을 만들며, 다른 삶의 질서에 대한 단서를 보존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었다. 그는 경이로운 것들을 보여주었다. 알카슈가리al-Kashgari와 하이얌Khayyam의 원고, 일 칸국의 조각상, 복잡한 우즈벡과 티무르 양식의 금속 공예품 등을 말이다.
그는 저녁을 먹으러 갔으나, 나는 여전히 앉아 있으며 그것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나는 램프를 보았다. 그것은 먼지가 자욱했고, 별 다른 매력이 없는 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뻔했으나, 갑자기 나는 어떤 이상하고 낭만적 생각에 사로잡혔다. 나는 이 고대의 물건이 다시 한번 빛나는 것을 보고 싶었다. 오직 형태와 의미로만 가치가 매겨지는 어떤 오브제를, 실제로 사용되는 도구로 바꾸려고 했다. 나는 집주인의 기름을 찾아서, 램프 안에 부었고, 불을 켰다. 나는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보았다.
나는 비단결 같은 빛을 내고, 구름을 뚫고 보석처럼 반짝이는 첨탑들을 보았다. 나는 페르시아에 있던 그 어떤 바자(bazzar)보다 아름다운 깊은 회색과 청색의 돔이 있는 바자들을 보았다. 나는 휘어진 사암 길의 모습과, 바람에 흩날리는 붉은 탑(pagodas)들을 보았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교차로에 있는 푸른 모스크와 모래 광장과 오래된 도시들을 보았다. 나는 한 도시를 보았다, 시대와 시대에 걸친 도시, 그 역사의 목록을.
나는 즉시 이해했다. 그곳이 중국이고, 진짜 중국이었다. 조잡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중국은 허상이자 그림자일 뿐이다. 이 도시는 길 끝에 있는 제국이자, 카라샤르Karashar의 강철 성문과 벵갈의 습지대 너머에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붙잡고, 지켜야 함을 알았다. 나는 배낭을 꾸리고, 어안이 벙벙한 집주인에게 작별을 고하고, 램프를 몰래 챙긴 채 걸어서 길을 떠났다. 남쪽으로.
왜냐하면 알-신al-Sin의 입구는 동쪽이 아니라, 고대의 현자들이 믿었던 것처럼, 남쪽에 있기 대문이다. 나는 본능적으로 마라케시의 입구에 위구르스탄Uighutstan의 경계를 나타내는 아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것이 사실임을 안다. 그래서 나는 추운 밤 사막의 카스바(kasbah)에 걸터앉아, 바람이 내 망토를 채찍질하는 동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기적을 볼 때, 기적을 이런 식으로 인식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우리는 약간의 섬광, 깜빡임, 어떤 기이한 움직임에 깜짝 놀랄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을 속임수라고 생각하고, 어떤 이야기를 꾸며내어 사건에 대한 우리의 개념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 우리의 과거는 그런 종류의 거짓말의 역사다. 신에게 의지하여 인간의 기적을 설명하며, 인간의 두려움으로 신의 기적을 설명하는 것, 우리의 과거는 여러 개의 과거이자, 우리를 잠들게 하는 휘몰아치는 혼합물, 서로 끊임없이 충돌하는 것이다. 거짓된 유토피아의 불협화음. 하지만 그 모든 것 뒤에는, 멀고 흐릿한 진짜 과거가 있다. 그리고 그 과거는 유리 램프로 만들어졌다.
- ↑ 원주: SCP-4005-1 개체들, 심지어 인식재해 훈련을 받은 인원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보편적으로 자신이 충동에 휩쓸린 것이 아니라 자유의지로 반응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프로젝트 지도자인 마사 하드캐슬 박사Dr. Martha Hardcastle는 그 주장의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