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독:코끼리는 생각하지마 feat. 갑철수와 MB아바타

Caeruleum (토론 | 기여)님의 2024년 3월 16일 (토) 14:31 판 (일상과학 WiKi - wikidok>dailysciences |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feat. 갑철수와 MB아바타(http://ko.experiments.wikidok.net/코끼리는 생각하지마 feat. 갑철수와 MB아바타))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파일:/api/File/Real/58fd3e5c9399147a66cbea0d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원본 편집]

프레임 전쟁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이 말은 2004년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가 쓴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미국의 진보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1에서 처음 나왔다. 한국에서도 2006년에 번역, 출판되었고 개정판이 2015년에 다시 한 번 출간된 바 있다.

파일:/api/File/Real/58fd3ef39399147a66cbea11

말그대로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코끼리가 생각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표현한다. 이는 2010년 개봉하여 흥행대박을 쳤던 『인셉션』이란 영화에서 인용되기도 하였다.

파일:/api/File/Real/58fd40c79399147a66cbea1d

파일:/api/File/Real/58fd40a19399147a66cbea17

파일:/api/File/Real/58fd40d99399147a66cbea20

파일:/api/File/Real/58fd40e19399147a66cbea23

파일:/api/File/Real/58fd40f59399147a66cbea29

파일:/api/File/Real/58fd40e99399147a66cbea26

아서가 카이토에게 인셉션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코끼리를 언급한다. 여담으로 인셉션이란 이렇게 남이 가르쳐 준 것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자신이 원래부터 생각했다고 믿게끔 생각을 심는 것을 뜻한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프레임'.

이 책에서는 진보측 정당이 항상 프레임전쟁에서 졌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선거에서 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측 정당에서 만들어진 프레임에 진보측이 항상 변명하며 맞대응하는 사이 이미 유권자들의 머릿속에는 보수측의 프레임이 생성되어 진보측의 주장은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

이 프레임은 실로 무서운 전략이다.

한 번 프레임, 그리니까 틀이 생성되고 나면 이 틀을 벗어나는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다. 마치 코끼리를 생각하지말라고 하면 코끼리가 생각나는 것처럼. 이 전략을 사용하는 쪽은 상대의 약점을 잡아 흔들기 때문에 당하는 쪽은 대응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진창에 빠진 꼴이 된다. 그리고 이 프레임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다면 어느샌가 상대가 원하는대로 반응하게 되어 그들의 논리에 침식되고 매몰된다.

기억[원본 편집]

기억의 작동방식[원본 편집]

파일:/api/File/Real/58fd43359399147a66cbea2c

기억은 키워드를 중점으로 작동한다. 이때 키워드란 다른 말로 패턴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패턴이란 빛의 패턴(보는 것), 소리의 패턴(듣는 것), 냄새의 패턴(맡는 것), 느끼는 패턴(만지는 것), 맛의 패턴(맛보는 것) 등인데 이것은 뇌에 각각의 패턴으로 저장된다. 기억을 불러 오는 행위는 이 패턴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것. 그리고 당시 상황을 추억하는 등의 복합적인 기억을 불러오는 것은 이미 저장되어 있던 패턴을 동시에 불러 커다란 패턴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뇌는 기본적으로 마인드맵 형식으로 이루어져있어서 하나의 패턴이 발현되면 옆에 있는 패턴도 활성화된다. 가장 유명한 예가 바로 "프루스트 효과". 기억에 관련된 냄새를 맡으면 그때 있었던 상황이 순식간에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의도치 않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밑의 그림이 이러한 패턴에 의한 착각을 잘 보여준다.

파일:/api/File/Real/58fd44c69399147a66cbea30

가운데에 흰색 삼각형이 보이는 것은 우리의 뇌가 익숙한 패턴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눈, 코, 입의 위치에 무언가 있으면 다 사람얼굴처럼 보이게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

이 패턴은 익숙한 것에 반응은 하지만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수많은 진화와 학습을 통해 익숙하다 = 안전하다라는 것이 이미 학습되었기 때문이다. 안전한 것에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없으므로 단순히 이미 있었던 패턴만이 활성화되고 이때 지루함의 감정이 동반하게 된다. 반대로 새로운 것은 일단 주의를 끌게 된다. 다시 말하면 흥미를 느끼게 된다. 이것이 나의 안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계산을 해봐야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익숙함에 편안함을 느끼고 새로운 것에 거부감이 많은 것은 생존에 따른 진화의 결과이다. 새로운 것은 뇌에서 처리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쓰기도 하거니와 언제나 위험을 동반한다. (인류가 불을 막 발견했을 때의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이유로 우리 뇌는 새로운 것에는 바로 반응을 하여 위험이 없는 것인지 파악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바로 과거의 기억과 이에 따른 키워드(패턴)가 그 역할을 훌륭히 하게 된다. 즉, 과거의 경험으로 끊임없이 학습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이것은 기억 속에 저장되거나 필요없다고 판단될 경우, 아예 잊혀지기도 한다. 반대로 새로운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피해야할 것 목록에 올리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공포의 감정과 함께 기억 속에 아주 뚜렷히 남게 된다. 이것에 가까이 가지 말라는 것이 학습이 된 것이다.

망각[원본 편집]

파일:/api/File/Real/58fd47169399147a66cbea33

이는 독일의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이다.

흔히 복습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많이 사용되는 그래프이다. 우리 뇌의 저장용량의 한계도 있거니와 대부분 중요하지 않은 경우는 거의 다 까먹게 된다. 잊어버리지 않고 경험한 모든 것을 기억하려면 그만큼의 에너지가 더 필요하게 되고 이는 생존에 불리한 쪽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니까 공부해도 까먹는 현상은 매우 정상적이다. 물론 정상적이라고 하며 아예 공부에 손을 놓을 경우에는 다른 의미로 인류의 유전자풀에서 탈락하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기억은 잊혀져도 특정 키워드는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 바로 "코끼리"의 정체이다. 이것에는 앞서 언급한 생존에 의한 진화가 그 원인이다. 생존에는 디테일함이 없어도 된다. 지금 내 앞에 있는 호랑이의 줄무늬가 몇 개인지에 대한 정보는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호랑이를 봤다면 무조건 도망쳐야 된다는 간단한 법칙만 있으면 된다. 호랑이가 위험하다는 것이 학습이 된 사람은 호랑이를 닮은 것만 봐도 깜짝 놀라며 도망칠 태세를 하게 된다. 호랑이가 맞는지 아닌지 자세히 살펴볼 시간에 그냥 도망치는 쪽이 훨씬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호랑이가 아니라면 겁쟁이라는 칭호와 오줌지린 바지를 얻게 될 뿐이지만 진짜 호랑이라면 자신의 유전자를 포함한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디테일한 상황보다 키워드나 패턴을 인식하는 형태로 기억이 형성된다. 동시에 디테일은 기억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른바 망각이다. 디테일한 상황을 모두 기억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보다 키워드 시스템으로 유추하는 쪽이 에너지가 덜 들어가기도 하고 호랑이의 예처럼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진화는 최소에너지로 최대한의 효율을 내는 쪽으로 가기 마련이니까.

예를 든다면 영화 『매트릭스』의 유명한 장면을 생각해보자.

파일:/api/File/Real/58fd4a899399147a66cbea41

영화 역사상 길이 남게 되는 장면인데, 영화가 오래되어 세부사항은 기억에서 많이 잊혀졌어도 매트릭스하면 이 장면부터 떠오른다. 그 이유는 이 장면이 당시에 너무나도 새로웠고 수많은 패러디가 양산되어 계속해서 이것과 비슷한 패턴을 끊임없이 학습한 결과 기억이 완전히 장기기억쪽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보자. 이 장면을 기억할 때는 총을 몇 번 쏘았나, 이곳은 어디인가, 네오 앞에 어떤 건물이 있는가하는 디테일한 것은 기억에서 거의 사라지고 없다. 우리의 기억 속에는 네오의 포즈, 총알 뒤의 소닉붐, 현란하게 회전하는 카메라 정도만 남게 된다. 물론 앞서 말한 디테일을 모두 신경쓰면서 영화를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바로 그것이 뇌가 기억을 저장하고 잊는 방식이다. 분명 눈에는 영화에서 나오는 모든 장면이 들어오지만 특정 패턴을 빼고는 모조리 잊혀진다.

이는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에서도 아주 중요하게 작용하는 결과가 된다.

닉슨과 워터게이트[원본 편집]

파일:/api/File/Real/58fd4e1e9399147a66cbea4d

리처드 닉슨은 워터게이트 당시

I AM NOT A CROOK

[나는 사기꾼이 아니다.]

라는 말로 항변했다. 허나 이미 국민의 지지를 많이 잃은 뒤였고 더군다나 최악의 키워드를 남겼다. 바로 사기꾼이라는 단어였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사기꾼이 아니라고 했지만 정작 미국인들의 뇌리에 깊숙히 남은 키워드는 CROOK이라는 단어였다. 당시 많은 언론들이 닉슨이 사기꾼인지 아닌지 캐내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사기꾼이라는 프레임에 갇혀버려 다른 각도로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단순히 이 사람이 사기꾼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판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수없이 등장하는 사기꾼이라는 단어는 '복습'의 효과를 낳았고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뚜렷이 남게 되었다.

그 결과, 언론과 국민들은 CROOK이라는 단어에 완전히 꽂혀서 결국엔 디테일한 기억은 옅어지고 결국엔 단 하나의 키워드만 남게 되었다. 즉 사람들이 닉슨을 떠올릴때 사기꾼이라는 패턴이 같이 점화됨으로써 한단계 더 나아간 패턴이 완성되는데 그것이 바로 {{{2}}} "표면적"으로는 신뢰가 바탕인 미국정치에서 최악의 워딩이 등장했던 것이다. 정치인에게 붙을 수 있는 수식어 중 가장 극적인 말이었기에 유권자들의 기억에 딱 달라붙는 것도 한 몫 했다.

그리고 이 전무후무한 사건과 더불어 닉슨이 했던 말은 정치사에 길이길이 남게 되었으며 "절대 해서는 안될 말"로 정치인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갑철수와 MB아바타[원본 편집]

갑철수란 발언이 나온 장면. 40초부터 나온다.

특히나 미래에 대해 토론하자고 하면서 갑자기 문재인 후보에게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라고 물어 그 효과가 더 커졌다.

MB아바타 발언이 나온 장면.

2017년 4월 23일 일요일 오후 8시부터 지상파 3사에 생중계되고 있던, 다시 말해 수많은 시청자들이 보는 대선토론에서 국민의당의 대선후보 안철수는 절대로 언급해서는 안될 "코끼리"에 대해 말을 한다.

안철수의 "MB아바타"라는 말을 둘러싸고 문재인 후보와 했던 설전이 끝나기도 전에 수많은 커뮤니티에 MB아바타라는 키워드가 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했으며 네이버의 검색순위에 당당히 1위에 랭크되어 한동안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MB아바타라는 단어가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안철수의 발언으로 인해 알게 되었다는 반응이 많다. 이를 기해 여러 언론과 토론평에서는, 부정하든 긍정하든 아예 해서는 안되는 말 자체를 본인이 했다는 것에서 정치적 자폭이라는 평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프레임자체를 만들어서 자신에게 씌워버린 것. 그리고 한두 번도 아니고 문재인 후보에게 계속해서 물어보았다. 결국에 아니라는 확답을 받아내긴 했지만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MB아바타라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한 뒤였다.

물론 MB아바타 이전에 갑철수라는 말도 있었으나 아무래도 단어가 가지는 충격이 MB아바타라는 단어를 이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아바타"라는 말은 지난 대통령이 탄핵될때 엄청나게 유행하던 키워드이다. 탄핵의 시작이 "아바타"라는 것 때문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그의 입지가 어떻게 될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