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독:'자유의지'의 존재에 관한 실험

Caeruleum (토론 | 기여)님의 2024년 3월 16일 (토) 14:20 판 (일상과학 WiKi - wikidok>dailysciences | '자유의지'의 존재에 관한 실험(http://ko.experiments.wikidok.net/'자유의지'의 존재에 관한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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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것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다.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라는 비교적 간단한 선택부터 「매트릭스」의 네오처럼 모든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하나의 선택같은 어려운 선택도 있다. 이러한 선택은 모두 내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며 이 자유의지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당연한 개념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1979년에 이 자유의지를 부정하는 실험이 있었다. 이 실험을 담은 논문은 신경과학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논란과 해석을 낳았다. 이 논문에서는 자유의지란 없다고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자유의지[원본 편집]

자유의지란 자신의 행동과 결정을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 능력이다. 인간이 자유의지를 완전히 가지는지, 부분적으로 가지고 있는지, 혹은 아예 자유의지라는 것이 없는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실험 개요[원본 편집]

이 실험은 1979년 미국의 벤저민 리벳이 시행한 실험으로 기본적인 아이디어 자체는 1965년에 독일의 신경학자 한스 코른후버와 뤼더 테케가 발표한 논문에서 따온 것이다. 이 논문에는 '준비전위 readiness-potentila'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것은 실제 행동을 할때와 이 행동을 하기 1초전에 뇌에서 발생한 전기적 변화가 있는 것을 의미했다.

이것이 무슨 이야기냐하면 당신이 의식적으로 손을 움직여 옆에 있는 물컵을 잡는다고 가정하자. 그럼 일단 물컵을 향해 손을 뻗게 될텐데 물컵을 보고 손을 뻗기로 결정한 1초 전에 이미 뇌가 활성화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벤자민의 실험에서 나오겠지만

즉,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의 자유의지,

물컵.→ 저 물컵을 잡기 위해 손을 뻗어야지.(의지) → 뇌에서 전기 신호가 일어난다.(신호) → 손을 뻗어 물컵을 잡는다.

가 아니라

물컵. → 뇌에서 전기 신호가 일어난다.(신호) → 저 물컵을 잡기 위해 손을 뻗어야지.(의지) → 손을 뻗어 물컵을 잡는다.

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무슨 차이인지 실감이 나는가? 당신이 결정을 하기 1초 전에 무의식의 영역에서 이미 뇌가 그렇게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것이다. 당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1초 정도는 괜찮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영 점 몇초를 아끼기 위해 척추반사가 있을 정도로 신경학쪽에선 꽤 긴 시간으로 본다. 그 영 점 몇초에 화상을 입냐 잠깐 뜨겁고 마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실험 과정 및 결과[원본 편집]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있었지만이 시간차를 어떻게 측정할지가 문제였다. 코튼후버와 데케는 준비전위와 행동의 순간만을 측정했을 뿐 의식적인 결정이 내려지는 순간은 측정하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었다. 그 순간은 그 사람만이 아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피실험자들은 어떠한 신호도 실험 책임자에게 보낼 수 없었다. 그 모든 신호들이 의식과 무의식의 지연시간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었다. 벤자민 이전까지 그것은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으며, 뇌파를 통해서도 알 수 없었다. 더군다나 할 수 있다고 쳐도 믿고 싶지 않은 결과 - 자유의지는 없다. - 가 나오면 대체 어떻게 되는가? 리벳은 "나는 사람들이 그것을 정말로 두려워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벳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간에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먹고 결정을 내린 그 순간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문득 시계를 이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피실험자가 시계를 보고 있다가 자신이 손을 움직이기로 결정한 순간의 시각을 알 수 있다면 실험 책임자에게 그 시간을 알려줄 수 있다는 것. 처음에는 리벳 자신도 이 아이디어가 통할지 의심스러웠다고 한다. 과학적인 측정이란 아주 정확해야 하는데 이것은 순전히 피실험자의 느낌적인 느낌에 맡기는 것이었기에.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기에 리벳은 한 번 부딪쳐보기로 한다.

이리하여 1979년 3월에 다섯 명의 피실험자가 샌프란시스코 마운트시온 병원 실험실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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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머리와 오른쪽 손목에 전극을 붙이고 1.8m 앞의 모니터를 주시했다. 모니터에는 초록색 점이 2.56초 마다 한바퀴씩 돌았다. 아래는 리벳-시계라고 불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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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리벳이 생각했던 시계였다. 그리고 피실험자가 선택한 순간에 오른쪽 손목을 움직이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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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여 리벳은

손목에 붙인 전극을 통해 운동이 일어난 실제 시간을, 그리고

머리에 붙인 전극을 통해 준비전위가 일어나는 시간을

시계에 있는 점의 위치로 의지의 순간을 알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피실험자는 무슨 실험을 하는지조차 몰랐지만 의자에 앉아서 손가락만 까닥하면 25달러를 받을 수 있었으므로 실험 자체에 매우 만족했다고 한다. (79년 당시 25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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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실험결과를 단순화 한 것.

몇가지 용어를 설명하자면

EEG는 Electroencephalogram의 약자로 전기적 반응인 뇌신경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잉여전류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RP는 Readiness Potential의 약자로 앞서 언급한 준비전위이다.

ms는 밀리세컨드로 1000분의 1초를 나타낸다. 즉 550ms는 0.55초, 200ms는 0.2초 인셈이다.

W-awakeness of intention은 말 그대로 피실험자가 손가락을 움직이도록 결정한 순간. 여기서는 실제 행동으로 움직이기 0.2초 전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즉 준비전위가 활성화 된 시간이 0.55초 전, 움직이기로 결정한 순간이 0.2초 전, 실제 행동이 0초. 이 결과는 한 사람의 결과이며 다른 사람은 코른후버와 데케의 말처럼 1초 전에 나타나기도 했다. 사람에 따라 시간의 차이가 있긴 했지만 반대의 결과, 즉 결정의 순간보다 뇌의 활동이 늦은 경우는 없었다.

이 실험만으로 본다면 결과는 명백했다. 인간이 어떤 의도를 가지기 전에 뇌가 이미 그 행동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 그리하여 자유의지는 환상이며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벳은 이 결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그것은 우리가 본질적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자동기계일 뿐 우리의 의식과 의도는 아무런 원인도 없이 덧붙여진 부산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뜻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 결과가 사실이라면 가장 먼저 법체계가 크게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실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죄를 짓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던 사람에게 과연 어느 법정이 벌을 내릴 수 있는가?

그래서 리벳은 이 결과를 부정하는 새로운 이론을 내놓게 되었다. 비록 그 실험이 자유의지로 위장하고 무의식에서 솟아나오는 의도들에는 우리가 아무런 힘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거기에 맞서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리벳은 새로운 실험을 통해 의식적인 결정을 한 다음에 다시 그 결정을 뒤집는 '비토 결정'을 내림으로써 예정된 행동을 취소하는 데에는 0.2초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자유의지는 없지만 하지 않을 의지 굳이 말을 만들자면 '자유무의지'는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비토 결정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언제나 의식적인 결정보다 무의식적인 뇌파가 앞선다면 어째서 의식적인 비토 결정에는 그것이 적용되지 않는가라는 물음으로 결국 비토 결정은 폐기되었다.

실험 이후[원본 편집]

이 실험은 당연히 수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그리고 한쪽에선 결정과 뇌활동 간의 수백밀리초라는 너무 짧은 시간 간격 때문에 결정 전의 뇌활동은 결정을 위한 준비일 뿐이라는 반박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2007년에 이 논란을 종식시킬만한 연구가 네이처 뉴러사이언스 4월호에 발표되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뇌과학자인 존-데일란 하인즈 교수 연구팀은 리벳 박사의 실험을 새롭게 해보았다. 그러자 우리의 인식보다 우리 뇌가 무의식적으로 무려 최대 10초 전에 결정을 내린다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1초 정도면 어떻게 반박을 해보겠지만 10초나 되는 긴 시간에 반박하던 사람들이 할 말을 잃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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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하네스박사의 실험이 개요이다. 이 실험의 결론도 명백하다.

우리는 다 생각없이 행동한다는 것. 누군가가 아무 생각이 행동한다고 갈구면 이 결과를 들이밀어보자. 더 갈굼받겠지.

2011년에 또다른 비슷한 연구를 한 사람이 있었다. LA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의 신경과학자인 이자크 프라이드박사가 그 주인공. 그는 기존의 연구에서 더 나아가 전극을 환자의 뇌에 직접 이식하는 방법으로 우리 뇌의 특정 영역에 있는 개개 신경세포의 활성을 측정했다. 그리고 오른쪽과 왼쪽 버튼 두 가지를 환자의 손에 쥐어줬는데 이러한 방법으로 프라이드박사는 환자의 판단보다 1초 전에 환자가 버튼을 누를것이라는 결정했다는 사실과 어느쪽 버튼을 누를 것인가를 80%의 확률로 예측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현상에 대해 “이미 결정된 판단을 우리 의식이 나중에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의사결정 과정에 우리의 의식은 참여하지 않고 나중에나 통보받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