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로이드 시유의 오리지널 곡
Poem of a Thousand Years. 작곡&작사 상록수. 일러스트 하라파.
처음 올라왔을 당시 반응이 엄청났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일색. 들어보면 창작 국악과 판소리를 접목시킨 느낌이 든다. 소재는 구미호와 사계절을 모티브로 한 듯. 시유는 죽어도 노래는 여기! 우리와 함께 살아가!
오른쪽에 (펼치기)/(접기)버튼이 있습니다. Ⅰ. 봄새벽 하늘가 멀리 내 터오는 날 거센 바람 눈가에 스치매 깨어라 봄새벽이여 파릇한 꽃내음 오르는 날 강산들아 저 해를 맞아라 오너라 봄새벽이여 하늘이 열려 땅을 보리라 땅이 열려 나를 보리라 햇살 모두 눈을 뜨리라 이 날 깨어라 봄새벽이여 숨쉬라 봄새벽이여 Ⅱ. 여름한낮 나비 여럿 날아간다 구름바다 넘실댄다 땀방울 튀어가매 멀리멀리 노닌다 바람 하나 파도 되어 나무 하나 사이에 끼고 온 천하 제 것인양 촐싹대면서 퍼런 하늘로 간다 너른 벌은 강을 끼고 작은 강은 숲을 끼고 겹겹이 쌓이며 휘돌아 춤을 춘다 새 한 마리 날에 취해 뻐꾹 뻐꾹 주사를 벌이다가 남은 이슬을 낚아채고서 간다 쇳빛 하늘 우중충하다 잎새들 서로 엉켜가니 논벼들은 다 고개 드매 서로 밀치며 쓰러지니 먹구름 떼가 몰려오고 바람이 포악해져가고 빗방울 후둑 떨어지고 천둥번개가 내리쳐온다 하얀 불이여 내 안에 깃드오 세상에 흐르는 저 물길처럼 들바람이여 나를 태워주오 이 몸이 한 줌 흙이 되도록 구름 사이 햇살 하나 고개 밀어 내비친다 얼룩진 바위들은 다물던 입을 연다 물안개가 질 즈음에 젖은 풀잎이 고개 든다 소나기 더 몰려와 폭포 위에서 맹렬히 퍼붓는다 비가 내려 홍수난다 햇살 내려 가뭄난다 하늘의 창날은 결국엔 무디노라 잿빛 하늘 시드노니 태풍이 온다 물난리 벌어지며 모두 쓸려가 민둥산으로 간다 한 백년은 일 년과 같고 한 일년은 하루와 같고 하루가 지금 끝나가매 동산에 무지개가 뜨니 잔해들 모두 거두고서 노을 아래서 만나리라 아침을 여는 빛은 지금 저녁을 향해 날아가노라 하얀 불이여 내 안에 깃드오 세상에 흐르는 저 물길처럼 들바람이여 나를 태워주오 이 몸이 한 줌 흙이 되도록 하늘의 빛에 태어나고 하늘의 삶을 살아가고 땅의 온기에 뼈를 묻어 지노라 새 아침이 환히 열리면 나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태어나리라 Ⅲ. 가을저녁 연주곡 Ⅳ. 겨울밤 어느 먼 메아리는 마른 흙 위를 적시며 퍼져나가고 여기 나의 육신은 밤이불 덮고 잠드네 달아 울음 그치라 갈 곳 없는 나날과 파묻히리라 오너라 겨울밤이여 별똥별은 이른다 이 겨울 또한 얼마 후 지나가리라 시냇물은 이른다 어둠은 빛을 부르리라 새 아침이 오거든 이 한 몸 다시 하얗게 태어나리라 흘러라 겨울밤이여 삼 년 이 년 일 년 다시──천 년 깨어라 봄새벽이여 오너라 봄새벽이여 숨쉬라 봄새벽이여 흘러라 봄새벽이여 깨어나리라 깨어나리라 깨어나리라 깨어나리라 깨어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