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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le:swinumsan.jpg|thumb|(사진 출처: [http://no1san.com.ne.kr/Mt/Da/Dutasan/shinwumsan.htm])]] | ||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과 [[동해]]시 삼화동 사이에 있는 산으로 정상 높이는 해발 683 m이다. | |||
쉰움산이란 이름은 능선 꼭대기 암반지대에 움(구멍, 우물)이 50여 개가 있다고 붙은 이름으로 , 한자로는 오십정산(五十井山)이라고 쓰기도 한다. 이 암반지대에 올라가면 '五十井(쉰우물) 해발 670m'라고 씐 검은색 표지석이 있다. 쉰움산에서 남서쪽으로 3 km를 가면 [[두타산]] 정상이 나온다. 쉰음(ㅇㅡㅁ)산이라고 쓰는 경우도 있지만, 쉰움(ㅇㅜㅁ)산이 맞다. | |||
쉰움산이란 이름은 능선 꼭대기 암반지대에 움(구멍, 우물)이 50여 개가 있다고 붙은 이름으로 , 한자로는 오십정산(五十井山)이라고 쓰기도 한다. 이 암반지대에 올라가면 '五十井(쉰우물) 해발 670m'라고 씐 검은색 표지석이 있다. 쉰움산에서 남서쪽으로 3 km를 가면 [[두타산]] 정상이 나온다. 쉰음(ㅇㅡㅁ)산이라고 쓰는 경우도 있지만, 쉰움(ㅇㅜㅁ)산이 맞다. | |||
사실 흔히들 말하는 '쉰움산 정상'은 산봉우리 정상이 아니라, 산봉우리와 이어진 능선 꼭대기에 드러난 암반지대이다. 그래서 진짜 정상과 구분하여 '오십정'이라고 하기도 하고, 인근 마을 주민들은 원당<ref>멀리 있는 당(당堂, 즉 기도터)이란 뜻이다. 아래서 이야기할 산당(은사암)과 대비하여 멀다고 표현하였다.</ref>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사실 흔히들 말하는 '쉰움산 정상'은 산봉우리 정상이 아니라, 산봉우리와 이어진 능선 꼭대기에 드러난 암반지대이다. 그래서 진짜 정상과 구분하여 '오십정'이라고 하기도 하고, 인근 마을 주민들은 원당<ref>멀리 있는 당(당堂, 즉 기도터)이란 뜻이다. 아래서 이야기할 산당(은사암)과 대비하여 멀다고 표현하였다.</ref>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
진짜 정상은 원당에서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100 m쯤 더 걸어가야 한다. 쉰움산 높이를 '해발 683 m'라고 한 것은 기도터인 원당이 아니라 쉰움산의 진짜 정상 높이를 말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다들 원당만 찾아서 진짜 정상자리에는 표지석이 없다. 정상 자리의 위경도 좌표는 북위 37.447, 동경 129.1291이지만, | 진짜 정상은 원당에서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100 m쯤 더 걸어가야 한다. 쉰움산 높이를 '해발 683 m'라고 한 것은 기도터인 원당이 아니라 쉰움산의 진짜 정상 높이를 말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다들 원당만 찾아서 진짜 정상자리에는 표지석이 없다. 정상 자리의 위경도 좌표는 북위 37.447, 동경 129.1291이지만, 구글어스에서 확인해보면 이 근처에서 찍은 사진을 아무도 올려놓지 않아서, 등산객들에게 인기 없음을 알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근처까지 와서 산행을 한다면, 쉰움산이 아니라 남서쪽에 있는 [[두타산]]을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일 테니까. | ||
비록 높이는 그리 높지 않지만, [[동해]]에 인접한 곳이라 산 아래의 해발고도 역시 낮아서 | 비록 높이는 그리 높지 않지만, [[동해]]에 인접한 곳이라 산 아래의 해발고도 역시 낮아서, 등산객 입장에서는 높이에 비해서는 올라가기 꽤 힘들게 느껴진다. | ||
위에도 썼듯이 원당(오십정)에는 꽤 넓은 암반 지대가 있는데, 암반 곳곳이 움푹 패여서 안에 물이 | 위에도 썼듯이 원당(오십정)에는 꽤 넓은 암반 지대가 있는데, 암반 곳곳이 움푹 패여서 안에 물이 고였다. 전해오는 이야기에는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높은 산은 아니라지만 이런 모습이 눈길을 끌었는지 [[삼척]] 주민들에게는 쉰움산이 영산, 영험한 산으로 통한다.{{*|옛 신앙에서 바위에 의도적으로 구멍을 파고 기도하는 민속이 있었는데, 학계에서는 이렇게 바위에 판 구멍을 성혈(性穴)이라고 부른다. [[팔공산]] [[갓바위]] 근처 암반지대에도 의도적으로 만든 성혈이 남아 있다. 어쩌면 쉰움산 원당의 암반지대에 팬 움을 '자연이 만든 성혈'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사실 이 움은 말이 50개지 실제로는 훨씬 더 많다. 쉰(50)이라는 말은 그냥 많다는 뜻으로 붙었을 것이다. | ||
[[강원도]] 일대에는 산악신앙의 일종으로 '산멕이'라는 풍습이 있다.<ref>학자에 따라 산멕이기, 산매기, 산메기 등으로 쓰기도 한다.</ref> 산에게 음식을 먹인다(대접한다)는 뜻으로 붙은 이름인데, 산신령을 포함하여 산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신령들을 위하고 대접하고자 지내는 제사이다. 원래는 봄/가을마다 집안 단위로 날을 잡아서, 여자들이 중심이 되어 집안마다 전해지는 산멕이터에 가서 제사를 지내는데, 쉰움산 근처에서는 산멕이터로 쉰움산 오십정(원당) 자리를 잡았다. | |||
[[강원도]] 일대에는 산악신앙의 일종으로 '산멕이'라는 풍습이 있다.<ref>학자에 따라 산멕이기, 산매기, 산메기 등으로 쓰기도 한다.</ref> 산에게 음식을 먹인다(대접한다)는 뜻으로 붙은 이름인데, 산신령을 포함하여 산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신령들을 위하고 대접하고자 지내는 제사이다. 원래는 봄/가을마다 집안 단위로 날을 잡아서, 여자들이 중심이 되어 집안마다 전해지는 산멕이터에 가서 제사를 지내는데, 쉰움산 근처에서는 산멕이터로 쉰움산 오십정(원당) 자리를 잡았다. | |||
과거보다는 횟수가 줄어 지금은 주로 봄에 인근 마을 사람들이 [[무당]]과 함께 쉰움산의 원당에 올라와, 용신당(원당에 있는 움 중 가장 큰 움)에서 곡식알을 뿌리거나 고사를 지내곤 한다. 쉰움산의 산멕이 풍습은 [[ | 과거보다는 횟수가 줄어 지금은 주로 봄에 인근 마을 사람들이 [[무당]]과 함께 쉰움산의 원당에 올라와, 용신당(원당에 있는 움 중 가장 큰 움)에서 곡식알을 뿌리거나 고사를 지내곤 한다. 쉰움산의 산멕이 풍습은 [[삼척]]시에서도 보존하려고 주목하는 민속문화기도 하다. 쉰움산 중턱에 은사암이라는 바위 절벽이 있는데 이 자리도 오십정과 마찬가지로 쉰움산을 찾는 사람들이 기도하고 치성을 드리는 자리이다. 은사암을 산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원당까지 올라가기엔 힘들다 하는 사람은 산당(은사암)에서 기도한다고 한다. | ||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조선시대 기록에도 1년에 두 차례 오십정산에서 산제를 지낸다고 하는데 산멕이를 뜻한다. 또한 가뭄에는 원당에 올라와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조선시대 기록에도 1년에 두 차례 오십정산에서 산제를 지낸다고 하는데 산멕이를 뜻한다. 또한 가뭄에는 원당에 올라와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 ||
쉰움산 원당의 움을 '여근'으로 보아서 음기가 너무 강하다고, 돌탑을 여럿 쌓아 남근석을 대신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정상에 올라왔던 어느 할머니가 갑자기 신이 들려 그 뒤로 [[무당]]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 쉰움산 원당의 움을 '여근'으로 보아서 음기가 너무 강하다고, 돌탑을 여럿 쌓아 남근석을 대신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정상에 올라왔던 어느 할머니가 갑자기 신이 들려 그 뒤로 [[무당]]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 ||
무속신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쉰움산 기도터가 [[태백산]]만큼이나 영험하단 이야기가 있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민간신앙의 살아있는 현장이다. | 무속신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쉰움산 기도터가 [[태백산]]만큼이나 영험하단 이야기가 있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민간신앙의 살아있는 현장이다. | ||
[[분류: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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