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724-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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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 Foundation (emblem).svgSCP 재단: 확보, 격리, 보호.

문서번호 : SCP-724-KO

작성자 검토자 O5 평의회
Salamander724 대 결 전자결재

제 목 : 끝 없는 교리문답

격리 등급 : 유클리드 (Euclid)
발 신 처  : SCP 재단 한국어 위키


피실험자들의 증언에 바탕해 그린 SCP-724-KO-1의 모습

특수 격리 절차[편집 | 원본 편집]

보안 금고에 넣고 잠가두면 된다. 대상과의 접촉은 보안 승인 등급 4등급 이상 직원의 허가를 요한다. SCP-724-KO는 반경 7 km의 진공 구체 공간 속, 구체의 정 중앙에 보관되어야 한다. 구체는 두께 3.2 m의 몰리브덴-티타늄-강철 합금으로 만들어졌으며, 구체는 네이팜으로 가득찬 대형 지하 수조 안에 넣어진다. 구체가 붕괴되었을 시, 기압차에 의해 구체 속으로 자동적으로 네이팜이 흘러들어가게 되며, 동시에 점화 스위치가 작동하여 대상은 소각 및 파기된다. 구체 시설은 ████████ 사막 ██████에 존재하며, 그 주위를 출입한 요원은 모두 1주일간의 정신감정을 요한다. 대상은 책의 형태로 되어 있으며, 책의 원본을 읽으면 효과가 발동한다. 다만 사본의 경우에는 효과가 발동하지 않는다.

설명[편집 | 원본 편집]

SCP-724-KO는 낡아빠진 《담헌서》 필사본으로, 남한 대구광역시 ██네거리의 헌책방에서 발견되었다. 표지에는 ‘담헌서’가 적혀 있지만, 정작 방대한 양의 원문 중 제대로 필사된 것은 〈의산문답〉밖에 없으며, 나머지는 모두 백지이다. 필사되어 있는 〈의산문답〉을 모두 읽고 잠을 자면, 특정한 꿈을 꾸게 된다. D계급 인원을 사용한 실험에서, 동원된 D계급 인원은 모두 “옛날 옷을 입고, 괴팍하게 생긴 뚱뚱한 동양인 노인이 지팡이로 두들겨 팼다”며 악몽을 호소했다. 이에 단순한 악몽 유발 SCP로 판단하여 안전 등급을 부여하고 보관했다.

████년 ██월 ██일, 전직 물리학자로 네오러다이트 사상에 경도되어 독일에서 폭탄테러를 저지르고 사형 선고를 받았던 D계급 인원 D-8642(당시 32세, 여성)가 실험에서 SCP-724-KO와 접촉한 뒤 꿈을 꾸고 나서 이전과 다른 증언을 내놓았다. 아래 면담을 첨부한다.

면담 기록 1 ████/██/██[편집 | 원본 편집]

면담 대상: D계급 인원 D-8642
면담자: 연구원 █████ 박사
서론: D계급 인원 D-8642는 지금까지 보고된 SCP-724-KO와의 접촉과는 다른, 최초의 특이한 반응을 보였음.

<기록 시작>
█████ 박사: 안녕하세요, 성함이 W███ E████ 석사 맞지요?
D-8642: 안녕하세요. 여기 들어와서 날 이름으로 불러준 건 당신이 처음이군요.
█████ 박사: 당신처럼 유명한 사람을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참 이런 우연이 또 없군요.
D-8642: 저는 결정론을 믿고 있어요. 우연이 어디 있나요? 우연처럼 보이는 것뿐이죠.
█████ 박사: 지금까지 SCP-724-KO와 접촉했던 D계급 인원들은 모두 ‘괴팍하게 생긴 뚱뚱한 동양인 노인이 지팡이로 자기들을 두들겨 팼다’고 증언했는데, 당신의 증언은 오히려 정 반대입니다? 다시 한번 처음부터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
D-8642: 주교관과 비슷하게 생긴 동양 모자를 쓰고, 하얀 동양 옷(칼라와 옷고름, 소맷부리는 검은색이었어요)을 입은 바짝 마른 노인이 꿈에 나왔는데, 끈을 달아서 머리 뒤에서 묶는 원시적인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어요. 사방에 숲과 계곡만 있는 깊은 산 속에 건초로 지붕을 만든 방갈로에 노인 혼자 있었죠.
█████ 박사: 노인은 거기서 뭘 하고 있었죠?
D-8642: 직사각형 모양으로 된 동양 현악기를 연주하고 있었어요. 저, 제가 알아서 설명할 테니까, 끼어들지 말아 주실래요?
█████ 박사: 그러지요.
D-8642: 방갈로에 가까이 가자 노인이 악기 연주를 멈추고 “환영한다”고 했어요. 쓰는 언어가 다르다는 것은 확실히 알았지만, 왜인지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더군요. 저는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죠. 노인이 “이곳은 ███산이다”라고 말했어요.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었죠. 방갈로에 올라가자 레몬 같기도 하고 오렌지 같기도 한, 정체 모를 시트러스를 끓인 차가 있었고 노인이 마시라고 했는데, 아주 달았어요. 차를 마시고 나자 노인과 대화를 나누었어요.
█████ 박사: 어떤 대화를 나누었지요?
D-8642: 주로 천문학과 수학에 관한 대화였어요. 옛날 전공도 있고 하니, 즐겁게 대화했죠. 복장을 봐서 상당히 옛날 사람 같아 보이던데, 뉴턴 역학까지는 이해하고 있더군요. 자기가 원래 아는 건 아니고, 백수십 년 전에 누군가 찾아와서 이야기해 줬다고 했어요.
█████ 박사: 그래서……, 그, 과학에 관한 문답을 나누었다? 그게 끝입니까?
D-8642: 너무 즐겁게 대화해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죠. 한참 얘기하다 보니 꿈에서 깨 있었어요.
█████ 박사: 구체적으로 어떤 문답을 나누었는지 기억할 수 있습니까?
D-8642: 그것까지는 무리인 것 같네요.
█████ 박사: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D-8642: 오늘은? (비웃는 듯) 언제 또 볼 일이나 있겠어요?
<기록 종료>

결론: 면담 이후 SCP-724-KO를 다시 관찰한 결과, 〈의산문답〉 필사 부분 뒤의 백지에 D-8642가 묘사한 대화 내용이 중국 문자로 저절로 추가된 것이 발견되었다. 한국 지역사령부 요원 ███의 증언에 따르면, D-8642가 묘사한 노인의 복장은 정자관과 학창의라는 한국의 전통 복식이라고 한다.

이 면담 및 그 이후의 실험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이런 경우는 일정 수준 이상의 교양을 가진 사람이 SCP-724-KO와 접촉했을 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며, 앞서 있었던 모든 D계급 인원 실험에서 SCP-724-KO가 일종의 ‘거부 반응’을 일으킨 것 역시 같은 이유로 추측된다. 재단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교양’을 가졌을 때 나타나는 마른 노인을 SCP-724-KO-1, 그렇지 않았을 경우 나타나 피실험자를 두들겨 패는 뚱뚱한 노인을 SCP-724-KO-2로 불러 구분하기로 했다.

SCP-724-KO와 접촉한 연구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SCP-724-KO-1은 상당히 신사적이었으며, 특히 천문학에 관한 대화를 하기를 즐긴다. 탄소 동위원소 방사선 측정법으로 측정한, SCP-724-KO가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측되는 18세기 동양에 알려지지 않은 과학적 지식을 가르쳐주면 매우 기뻐하는데, 그런 지식을 이해하고 흡수하는 능력도 상당하다. D-8642와 면담한 Sal(ly) 박사는 자주 SCP-724-KO와 접촉하여 SCP-724-KO-1과 대화를 나누었다. 이 과정에서 Sal(ly) 박사는 SCP-724-KO-1을 하나의 인격체로 취급하였기 때문에, 재단 측에 의해 엄중 경고를 받았다.

████년 ██월 ██일, 연구원 █████████ 박사가 SCP-724-KO-1에게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과 불확정성 원리에 대해 가르쳐 준 뒤, SCP-724-KO와 접촉한 연구원들에게서 이상현상이 발견되었다. SCP-724-KO와 접촉한 뒤 꿈속에서 SCP-724-KO-1을 만나는 연구원도 있었지만, SCP-724-KO-2를 만나 두들겨 맞은 연구원도 있었고, 두 대상 모두 만나지 못하는 연구원도 있었고, 끔찍한 악몽을 꾼 연구원도 있었다. 다음은 지금까지 보고된 꿈의 내용들 중 일부이다.

  1. SCP-724-KO-1과 만나서 과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눔.
  2. SCP-724-KO-2와 만나서 두들겨 맞음.
  3. 텅 빈 방갈로만 남아있음.
  4. 산속에 방갈로가 없음.
  5. ██████████████████.
  6. 원자폭탄이 폭발하는 히로시마에서 폭발을 그대로 느낌.
  7. 산 채로 곰에게 잡아먹힘.
  8. 에스파냐 종교재판소에서 사지가 찢어짐.
  9. 팔다리가 없는 채로 머리와 몸뚱이만 수렁 속에서 허우적거림.
  10. █████에서 ██████를 만나 ███하여 ████████당함.
  11. 어시장에서 도살되는 생선의 입장에서 도살 과정을 모두 지켜봄.
  12. (남성 연구원의 경우 꿈속에서 여성이 되어) 강간당함.

너무 끔찍한 꿈을 꾸고 정신적 외상을 입은 연구원이 속출하고, 개중에 가사 상태에 빠져 버린 연구원도 발생하자 재단 측에서는 대상과 접촉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나, 접촉했을 시 어떤 반응이 일어날지 종잡을 수 없다는 이유로 등급을 유클리드로 상향 조정했다. 필사본의 백지가 모두 차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지 알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향후에는 D계급 인원들에게 특정 과학 지식을 주입한 뒤 SCP-724-KO와 접촉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명의 D계급 인원이 악몽을 꾸고 자살하였으며, ███명의 D계급 인원이 가사 상태에 빠져 지금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년 ██월 ██일, D계급 인원 D-8642가 다시 SCP-724-KO와 접촉한 뒤, SCP-724-KO와 반경 5 km 이내에 있었던 재단 직원들에게 동시다발적인 이상현상이 발생했다. 다소의 인적 자원 및 설비의 피해를 겪은 이후, 사태는 간신히 해결되었다. Sal(ly) 박사는 SCP-724-KO를 케테르 등급으로 상향 조정하든가, 소각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부록: 연구원 노트[편집 | 원본 편집]

SCP-724-KO는 분명히 두려운 존재고, 나는 그 파기 및 소각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SCP-724-KO-1은 상당히 그리운 존재다. SCP-724-KO의 연구 도중 SCP-724-KO-1을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한다고 상부에서 상당히 욕을 먹었지만, SCP-724-KO-1이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 또는 SCP, 하여튼 뭐든 간에 매력적인 존재라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내가 만나고 싶은 것은 **확률적으로 확실한** SCP-724-KO-1이다.
— Sal(ly) 박사

부록: 추가 보고서(████████ 사막 기지→공학 기술 지원부)[편집 | 원본 편집]

████년 ██월 ██일 이래로 SCP-724-KO를 격리한 구체에서 진동이 감지되었으며, 구체 주위의 네이팜들이 소용돌이치며 환류하는 것이 ████년 ██월 ██일 현재까지 관측되고 있음. SCP-724-KO의 유효 발동 범위가 애초의 반경 5 km에서 반경 7km 이상으로 확대된 것으로 추측되며, 이에 더 효과적인 격리 방법의 개발 및 근본적 대책 연구를 요구함.
— 4등급 요원 ███ ████

해설[편집 | 원본 편집]

내용 중 '의산문답'만 써진 담헌서 필사본으로, 읽고 나서 잠을 자면 특정한 꿈을 꾸는데, 맨 처음엔 뚱뚱하고 괴팍한 노인에게 몽둥이로 맞는 꿈만 꿨으나, 지식 수준이 높은 사람에겐 마르고 과학적 지식에 관심 있어하는 노인하고 얘기하는 꿈을 꾸게 된다. 그러다 어느 한 박사가 마른 노인하고 양자역학에 대해서 이야기한 꿈을 나눈 후에 꿈의 내용의 종류가 점점 다양해져 갔으며, 그 꿈을 꾸고 나서 정신적 외상을 입은 인원이 늘어갔다. 그 후엔 등급을 높이고 D계급 인원으로만 실험을 시행하다가, 앞서 마른 노인을 처음 만난 D계급 인원이 다시 실험에 참여하고는 사태가 악화되서 지금은 아무도 건드리지 않고 있다.

눈치챈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식 수준이 되는 사람과 담소하는 깡마른 노인은 담헌 홍대용[1]이고, 무식한 사람이 왔을 경우 두들겨 패는 뚱뚱한 노인은 연암 박지원이다.

각주

  1. SCP-724-KO-1를 표현한 그림이 홍대용의 초상화이므로 쉽게 눈치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