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롤카/작중 행적/2기 1부

1기 13화(카타콤 침입) 이전 시점이다.

발루치는 경기도 외곽의 폐 교회를 아지트 삼아 계획을 진행해나갔다.[1] 크롤카는 그 교회의 한 독방에서 조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진호를 납치하기로 되어 있던 날, 발루치가 크롤카를 찾아왔다. 발루치의 입에서 나온 말은 진호를 잡아왔다는 것이 아니었다. “김진호를 붙잡지는 못했지만, 특이한 상대가 대신해서 왔습니다. 계약을 조금 수정하도록 하죠, 크롤카.” 크롤카가 발루치를 돕기로 한 이유는, 발루치가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자를 넘기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그 점만 확실히 한다면 다른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수정할 필요 없다, 발루치. 내가 요구할 건 오로지 하나뿐이니까. 네 볼일이 끝나면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자를 나에게 넘겨. 그게 내가 원하는 거다.” 발루치는 억제제 두 개를 크롤카에게 건넸다. 여분의 억제제는 만들지 못했다고 하지만, 팔의 힘만 억누를 수 있으면 되니 두 개면 충분하다.[2] 크롤카는 억제제를 양팔에 착용했다.

발루치는 진호가 아쉬타와 함께 카타콤으로 이동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발루치 일행은 진호를 쫓아 카타콤으로 이동했다.[3](발루치가 크롤카에게 억제제를 건네준 다음 날이다.) 크롤카는 억제제의 효과를 확인해보고자, 크로미에게 100m 상공에 자신을 떨어뜨려 달라고 부탁했다. 크로미는 300m 상공(...)에 떨어뜨렸고, 크롤카는 증오의 힘을 능숙하게 통제하여 날개를 형성하여 유유히 날아 내려왔다. 억제제의 효과는 굉장했다. 이 정도면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 크롤카는 크게 만족했다.

발루치와 크롤카는 카타콤의 수호자 미카엘의 허락을 받아, 카타콤 안 쉬타카두르의 방으로 들어왔다. 크롤카의 아내는 쉬타카두르 때문에 죽었다. 크롤카는 쉬타카두르의 천연덕스런 얼굴을 보자, 화가 나서 힘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발루치는 “스승님은 불사의 저주를 받았다.”며 그를 말렸고, 쉬타카두르 역시 “자네가 날 죽일 능력이 있었다면 난 무릎이라도 꿇었을 거다.”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분하지만 저들의 말은 사실이므로, 크롤카는 싸움을 포기하고 뒤로 물러섰다. 발루치가 쉬타카두르의 앞으로 나섰다. 그는 쉬타카두르가 아쉬타의 힘을 빼앗고자 계획을 세우고 있음을 알고 이를 추궁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발루치가 처음 이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든 생각은 ‘왜?’였다. 쉬타카두르는 오랜 세월을 살아왔고, 자신의 힘 때문에 괴로워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아왔다. 그런 자가 사랑하는 딸의 생명을 끊으면서까지 힘을 원한다니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쉬타카두르는 이미 인간을 벗어난 힘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아쉬타로스가 무한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지만, 불사의 저주 때문에 괴로워하는 쉬타카두르가 그 무한성을 원할 리는 없다. 한 마디로 아쉬타로스를 소유하더라도, 쉬타카두르가 어떤 득을 보는 것은 아니다. 발루치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쉬타카두르가 아쉬타로스를 노리는 이유. 발루치는 ‘아쉬타로스를 통해 불사의 저주를 깰 수 있다.’고 보았다. 아쉬타로스의 힘을 얻으면 아딤의 힘을 이해하게 되어, 그녀가 걸었던 불사의 저주를 풀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쉬타카두르는 발루치의 이야기를 듣더니, 그 말이 맞다고 인정했다. 전혀 상상도 못했던 내용이다. 크롤카는 크게 놀랐다. 자신의 추론이 맞았음을 확인한 발루치는, 쉬타카두르에게 크로미의 카트릿지를 건네며 거래를 제안했다. 아쉬타를 대신할 존재를 줄 테니, 아쉬타는 살려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쉬타카두르는 발루치의 제안을 거절했다. 무고한 사람의 생명을 수단으로 이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쉬타카두르는 발루치에게 더 이상 자신과 아쉬타의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발루치가 물러서지 않자, 쉬타카두르는 끝까지 자신을 막아선다면 더 이상 부탁 같은 것은 하지 않게 될 거라고 말했다.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방이 붕괴하기 시작했다. 어느 새 방은 어떤 이상한 공간 속에 놓여 졌고, 그들이 밟고 선 바닥만을 남긴 채 모조리 부서져 허공으로 사라졌다.

쉬타카두르의 경고를 듣고 크롤카의 분노가 폭발했다. 크롤카의 아내 모사는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자를 연구하고 싶어 했으나, 쉬타카두르는 율법을 세워 그것을 금했다. 심지어 모사가 죽은 이후에도. 그러나 지금 이 카타콤에는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자가 있다. 법을 명목으로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자를 보호할 때는 언제고, 뻔뻔하게 그를 자신의 자택에 들여? 그리고 모사의 부탁은 거절했던 주제에, 본인은 제 뜻대로 계획을 세워 마음대로 하겠다고? 크롤카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김진호, 그놈의 심장소리 숨소리가 느껴진다. 내 증오가 그놈의 위치를 똑똑히 가르쳐 주고 있어!! 크롤카는 진호의 기척을 쫓아 공간을 뚫고 그 너머로 이동했다. 그곳은 카타콤 2층 복도. 크롤카는 진호를 붙들고는, 흥분하여 주먹으로 옆구리를 가격했다. 발루치가 뒤이어 복도로 나오며, “시간이 반대로 흐르는 자의 운명을 건드리려 하면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모른다.”며 크롤카를 말렸다. 아쉬타는 트랩퍼 능력으로 금발 꼬마를 소환했고, 꼬마는 크롤카에게로 달려들었다.

한창 금발 꼬마를 상대하던 중, 두건 쓴 남자가 크롤카에게 체어샷을 날리며 달려들었다.

너 말야, 자각이 없는 모양인데.
우린 널 아주 잘 알고 있어. 널 지켜보고 연구해왔다고.
그런데 몇 년 전서부터 보이지가 않는다고!
아쉬타 모녀가 독차지하겠다는 거지!!!
손, 발, 눈깔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연구했던 재료를!!
스토커란 이야기구만, 미친 놈!!
크으!!!!! 빌어먹을!! 뭐냐! 넌 또.
손. 발. 봤으니까 맞춰 봐, 씨방새야. 지켜봤다면서?
내가 손에 들고 있는 그놈 X알 친구거든?
그래도 모르겠어? 모르겠으면 힌트 들어갑니다!!

두건 사내는 크롤카의 안면에 주먹을 날렸다. 이곳 카타콤은 대회와 마찬가지로 힘이 제한된다. 그리고 두건 사내는 아무런 능력도 없었다. 그의 주먹은 전혀 아프지 않았다. 두건 사내가 한 말을 듣고 보니, 그가 누구인지 알 것 같다. 방금 전까지는 잊고 있었지만, 이제 그놈이 누군지 확실히 알겠다.[4]

.... 그렇지.. 모르면 안 돼지.. ...내가 모르면 안 돼.
킬킬.. 뭐야 이거... 너 의외로 정말 괜찮은 힌트를 줬잖아?
족쳐야 할 새끼들이 늘었군...
그건 그렇고 말이야? 능력 활성화 안 된 놈이 죽고 싶어서 환장했냐? 감히 나한테 덤벼?
주먹이 아니라 주둥이로 사람 협박하는 거 보니까 종교 쪽 분이신가 보네? 후달리시나?

크롤카는 금발 꼬마와, 그리고 두건 쓴 남자 허천도와 격전을 벌였다. 전투 도중 천도는 램프라이터로 각성했고, 크롤카는 천도에게 이목이 쏠렸다가 금발 꼬마에게 공격을 허용했다. 꼬마의 공격으로 왼팔에 장착하고 있던 봉인이 파손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발루치가 크롤카에게 카트릿지를 던졌고, 크로미가 소환되었다. 크롤카는 아직 더 싸울 수 있다고 소리쳤지만, 크로미는 그 말을 무시한 채 그에게 카트릿지를 던졌다. 카트릿지에 깃들어 있던 포인트 무버 능력에 의해 크롤카는 카타콤에서 퇴각하게 되었다...

각주

  1. 2기 1부 3화 깡패들이 폐 교회로 가면서 나누는 얘기를 들어보면, “밤마다 남자 비명이 들리고 파란 수도복을 입은 여자 귀신이 나타나 애인 있냐고 묻는다.”란 괴담이 퍼져 있다고 한다. 이 괴담 속 남자 비명은 크롤카의 것으로 추정된다. 증오의 힘을 견디지 못해 질러대는 비명이 아닐지...
  2. 감정을 현실로 불러오는 씨앗을 자기 몸에 사용한 결과, 크롤카는 자신의 증오를 힘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씨앗의 부작용으로 증오가 그의 육신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작중 시점에서는 이미 양팔이 증오의 힘에 완전히 잠식된 것으로 보인다.
  3. 다른 인물의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발루치의 계획은 라크리모사가 아딤과 만나도록 돕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발루치는 쉬타카두르와 미카엘의 이목을 다른 곳으로 끌기로 했고, 크롤카를 이용하여 쉬타카두르의 주의를 돌려놓을 생각이었다. 크롤카에게 이런 계획을 미리 말한다면, 그가 연기를 하다 쉬타카두르에게 속내를 들킬 수 있었기에, 발루치는 일부러 크롤카에게는 자신의 계획에 대해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크롤카는 카타콤에 온 이유를 단순히 김진호를 잡으러 간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4. 앞의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크롤카는 김진호에게 강하게 집착하고 있었다. 때문에 김진호와 관련된 정보에도 매우 능통했다. 그랬던 그가 김진호의 절친한 친구인 허천도를 오랜 시간 잊고 있었다는 것은 다소 이상하다. 사실 이는 중대한 복선이었다. 자세한 것은 발루치 항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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