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타자

야구에서 수비는 하지 않고 투수 대신 경기 내내 타격만 하는 타자를 일컫는 말.

역사[편집 | 원본 편집]

원래 야구는 9명이 하는 것으로 타순도 9번까지 있고, 공/수가 완전히 분리된 미식축구와는 달리 9명 전원이 공격과 수비를 모두 해야 하는 종합 스포츠라서 투수도 당연히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하지만 투수는 워낙 자기 고유의 역할에 전문화된 포지션이다 보니 본업인 투구 연습과 수비 연습에 전념하다보니 타격 연습에 자연히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고, 또 투구 후 타석에 들어서면 안 그래도 투구로도 지치는데 공을 치고 베이스까지 달려야 하니 힘이 갑절로 들고 부상의 위험도 커서 제대로 된 타격을 보여주기 어려웠다. 오죽했으면 미국이나 일본의 스포츠 프로그램에서 투수가 홈런을 치면 '진기명기' 장면에 올리거나 '이 날의 홈런'으로 선정하겠는가?

이러다 보니 투수 대신 경기 내내 타격에만 전념하는 대타가 나오길 바라는 야구인들이 많았고, 이 때문에 1906년에는 코니 맥 아메리칸 리그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감독 겸 구단주가, 1928년에는 존 헤이들러 내셔널 리그 회장이 각각 지명타자 제도의 도입을 주장했으나, 보수적 야구 원로들의 반대 때문에 도입되지 못하고 묻혀버렸다(...)

그러나 1960년대 들어 현상이 심화되었고, 이는 1968년에 극에 달했는데 내셔널 리그 방어율 1위가 전성기 선동열이 연상되는 304이닝 평균자책점 1.12를 기록한 밥 깁슨인데 반해, 아메리칸 리그 타격 1위는 반올림해 3할(...)인 칼 야스트렘스키였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는 투고타저 현상을 타파해야 인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졌고, 양대 리그 중 후발주자인 아메리칸 리그가 투고타저 타파와 인기 상승을 위해 1973년부터 세계 최초로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단을 내린다.

이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일단 AL 전체 타율이 1972년의 0.239에서 0.259로 2할 이상 상승하는 등 투고타저 현상이 크게 완화되었고, 또한 "발이 느려져 수비가 안 된다"는 이유로 내셔널 리그에서 버림받았던 프랭크 로빈슨, 올랜도 세페다 등의 노장 강타자들이 아메리칸 리그에서 지명타자로 재기에 성공하는 모습이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면서 관중들도 늘어났다.

그리고 이에 주목한 일본프로야구퍼시픽 리그가 1975년에, 한국프로야구가 1982년 출범과 동시에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하는 등 세계 각국의 프로야구 리그가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리고 코로나 19 사태로 내셔널 리그 역시 선수들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체력을 안배할 목적으로 2020년 한정으로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기타[편집 | 원본 편집]

지명타자를 출전시키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서 지명타자를 출전시키지 않고 투수가 타격을 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