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독:통계학과 생명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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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

Life Insurance

10억을 받았습니다.

개요[원본 편집]

미래를 대비하는 보험 중, 생명을 담보로 하는 보험. 피보험자가 사망했을 때 지정한 사람에게 지급되므로 대부분의 보험과 달리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탈 수 없다. 이때문에 간혹가다 이 생명보험을 노린 범죄가 벌어지기도 한다. 물론 이때는 걸리기만 하면 무효처리된다.

보험이 보험인만큼 위험한 직종에 근무하여 언제라도 목숨이 위태로운 직업을 가진 사람은 보험에 가입이 되지 않기도 하고 가입되더라도 매우 까다로운 절차가 기다리고 있거나 비싼 보험료를 물어야한다.

죽음의 통계학[원본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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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이든 여행자보험이든 보험회사는 자선사업단체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한 사람의 죽음은 보험회사에겐 큰 손실로 다가온다. 더 이상 보험료를 징수하지도 못하는데다가 거액의 돈까지 지불해야 한다. 이 사망보험료가 현재 징수하는 보험료보다 많다면 매년 적자를 볼 것이고 그렇다면 자본주의 세상 하에 생명보험회사라는건 존재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생명보험이 성립되려면 가입한 사람의 평균 수명과 죽음의 원인 등을 조사한 자료가 필연적으로 필요하게 된다. 즉 이것을 다루는 학문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했고, 이것은 곧 통계학, 또는 통계역학이라는 학문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러니까 생명보험은 통계학의 발전으로 인해 나타난 개념이다. 애초에 통계학이라는 영어단어 Statistics는 국가State에 대한 자료 연구라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통계학은 인구에 대한 자료에 국가가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시초는 영국인 존 그랜트John Graunt가 1662년에 쓴 「사망 자료에 근거한 자연적, 정치적인 관찰 Natural and Political Observations Made upon the Bills of Moratality」이었다. 그랜트와 월리엄 페티가 같이 연구한 결과인 이 책은 17세기 전반부 동안 런던 시민의 탄생과 사망에 대한 기록을 실었으며, 전염병에 의한 사망 기록 등 사망원인도 기록했다. 책의 내용은 국가 정책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자료로, 최초로 생명에 대한 통계를 정량적으로 나타내었다. 즉, 이 책이 최초의 근대적인 인구통계학의 길을 열었던 것이다.

이러한 통계학의 도움으로 최초로 보험료를 계산한 생명보험은 1744년의 Scottish Widows(스코틀랜드 미망인). 아직 같은 이름의 보험회사로 살아있으며 자산 가치 1천억 파운드가 넘는 세계 최대의 보험회사로 꼽히고 있다.

Scottish Widows[원본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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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4년 스코틀랜드의 장로교 목사인 알렉산더 웹스터와 로버트 월리스는 생명보험기금을 만들어 사망한 목사의 미망인과 고아에게 연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들은 자기네 교회의 목사들에게 각자 자신의 수입 중 일부를 떼어 기금에 넣으라고 제안했고, 그들이 그 돈으로 투자를 하겠다고 했다. 만일 어느 목사가 죽으면, 미망인은 기금의 수익에서 배당을 받을 것이다. 그러면 그녀는 평생 안락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목사들이 얼마를 내야 기금에 돈이 충분히 모여서 약속한 의무를 다할 수 있는지 알려면, 웹스터와 월리스는 매년 얼마나 많은 목사가 죽을 것이며 얼마나 많은 미망인과 고아가 남을 것이며 미망인은 남편보다 얼마나 오래 살 것인지 예측할 수 있어야 했다.




이에 두 사람은 에든버러 대학의 수학교수인 콜리 매클로린과 만났다. 세 사람은 사람들의 사망 연령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그것을 이용해 어떤 해에 얼마나 많은 목사가 사망할지를 계산했다. 이들의 작업은 통계와 확률 분야에서 얼마전에 등장한 여러 발전들에 토대를 두었다. 그중 하나가 야코프 베르누이의 '큰 수의 법칙'이었다. 베르누이는 특정인의 사망 같은 단일사건의 발생 확률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수많은 비슷한 사건들의 평균 결과는 매우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원칙을 명문화했다.




요컨대 매클로린은 웹스터와 월리스가 내년에 사망할지 여부를 수학을 이용해서 예측할 수 없지만, 충분한 자료가 주어진다면 웹스터와 월리스에게 내년에 스코틀랜드에서 얼마나 많은 장로교 목사가 사망할지를 거의 정확하게 말해줄 수 있었다. 운 좋게도 그들에게는 즉각 사용할 수 있는, 이미 만들어진 자료가 있었다. 특히 50년 전에 에드먼드 핼리가 출간한 생명표가 유용했다. 핼리는 독일 브레슬라우 시에서 얻은 1,238건의 출생기록과 1,174건의 사망기록을 분석해두었다. 핼리의 표가 있으면, 예컨대 그 해에 20세인 사람이 사망할 확률은 1백 분의 1이지만 50세인 사람의 사망확률은 39분의 1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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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치를 가공하여, 웹스터와 월리스는 어느 시점에서든 살아 있는 스코틀랜드 장로교 목사는 930명이고, 연평균 27명의 목사가 사망할 것이고, 그 미망인은 18명일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미망인을 남기지 않은 사람 중 다섯 명은 고아를 남길 것이고, 미망인을 남긴 사람 중 두 명에게는 아직 16세에 이르지 않은 전처소생의 자식이 있을 것이었다.




이들은 미망인이 죽거나 재혼하는 데(두 경우 모두 연금 지불은 중단된다.) 몇 해가 걸릴 것인가까지도 계산했다. 이 수치를 통해 웹스터와 월리스는 기금에 가입한 목사들이 얼마를 내야 아내나 자식들의 생활비를 보장할 수 있을지 결정할 수 있었다. 한 해에 2파운드 12실링 2펜스를 내는 목사는 죽은 뒤 아내가 매년 적어도 10파운드(당시로서는 큰돈이었다.)를 수령할 것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이 돈이 적다고 생각하면 매년 6파운드 11실링 3펜스를 내기로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면 아내가 매년 25파운드를 받게 해줄 수 있었다.




이들의 계산에 따르면, 1765년에는 '스코틀랜드 교회 목사들의 미망인과 자녀를 위한 대비 기금'의 자본은 총 58,347파운드가 될 것이었다. 이 계산은 놀랄 만큼 정확하였다. 실제로 그해가 되었을 때 기금의 자본은 예측보다 단 1파운드 적은 액수 58,347파운드였다. 1



큰 수의 법칙[원본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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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의 법칙이라고도 하지만 일본식 한자라서 요즘엔 큰 수의 법칙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통계학의 가장 기본 개념에 속하는 것으로 간단히 말하면 수가 많으면 어느 정도의 확률로 수렴한다는 것.

이것은 가장 대표적으로 동전 던지기로 쉽게 이해 가능하다. 동전을 한번 던지면 앞면이 나오거나 뒷면이 나오거나 둘 중 하나가 나온다. 확률은 누구나 알다시피 50%

그렇다면 첫번째에 앞면이 나왔으니 두 번째에는 뒷면이 나와야 50%가 성립한다. 하지만 두번째에도 앞면이 나올 수 있다. 현재까지는 앞면이 나올 확률이 100%가 되버렸다. 세번째도 흔하지는 않지만 앞면이 또 나올 수 있다. 3번 던져 3번 다 앞면이 나올 확률은 1/2 X 1/2 X 1/2 = 1/8, 즉 12.5%이지만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짓을 1000번 정도 반복한다면 이 확률은 필연적으로 50%로 수렴하게 된다. 1,000번 던져 1,000번 다 앞면이 나온다면 차라리 로또를 사자. 이 확률은 1/21000 으로 계산하기가 겁날 정도이다. (301자리정도 되는 큰 수이다.) 로또는 고작(?) 814만 분의 1밖에 안된다. (222 보다는 크고 223보다는 작은 숫자이다.)

1,000번보다는 10,000번이 10,000번 보다는 100,000번이 50%에 더 가깝게 수렴하게 된다. 즉, 동전을 던지는 횟수가 작을수록 오차가 커지며 반대로 횟수가 많을수록 50%에 가까워져 오차가 줄어든다.

잔혹한 것 같지만 생명보험은 이 기본 개념을 사람의 목숨에 적용하여 탄생할 수 있었다. 보험이 말하는 큰 수의 법칙은 다음과 같다.

"니가 언제 죽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우리 보험 회사에 생명보험을 가입한 수많은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언제 죽는지는 안다."

물론 이 죽음에는 각종 사고사나 질병이나 노환으로 인한 사망 등이 모두 포함되어 계산된다. 보험회사의 경우, 개개인이 언제 죽는지 알 필요가 없이 평균적인 수명만을 알고 있어도 천재지변이나 큰 사고만 없으면 아주 잘 굴러갈 수 있다. 살벌하지만 예를 들어 연간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인원은 거의 비슷하기 마련이므로 이는 자잘한 사고로 분류하거나 원래 죽는(!) 인원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이다. 애초에 이런 계산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보험회사는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통계학으로 발전한 큰 수의 법칙은 현재 과학의 최전선이라는 양자역학에도 아주 잘 적용되어 있다. 전자 하나가 어디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 전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여있으면 통계적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그 행방을 예측가능하다. 물론 이 경우에도 예측이지 예언이 아니라는 사실을 주시하자. 원자들이 미친짓을 벌여 방 한쪽의 공기가 아예 사라지고 다른 한쪽으로 몰리는 확률도 아예 0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