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독:거꾸로 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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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실제로 판매하고 있는 안경이다. 일명 Reversing Goggles, 혹은 Upside Down Glasses라고 하는데 말그대로 이것을 쓰면 위아래가 거꾸로 보인다. 지금은 재미있는 장난감 정도로 여겨지고 있지만 1896년에 이것을 만들어 쓰고 거꾸로 세상에 노출된 자신의 뇌를 연구한 한 과학자가 있었다.

개요[원본 편집]

1896년, 버클리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소속의 심리학자, 조지 스트래튼은 일주일 동안 자신이 발명한 고글을 쓰고 지냈다. 바로 오래된 수수께끼 하나를 풀기위해서였다.

바로 망막에 맺힌 '거꾸로 된 상'을 어떻게 뇌가 올바르게 해석하는가? 에 대한 것이었다. 망막에 상이 거꾸로 맺힌다는 사실은 그 당시 이미 알려져 있었다. 1604년에 요하네스 케플러가 그것을 밝혀냈고 몇 년 후에 누군가가 황소 눈의 뒷부분에서 가죽을 벗겨내어 케플러가 옳았다는 것을 확인했던 것이다.

우리가 거꾸로 된 세계를 지각하지 않고 세상을 똑바로 본다는 것은 이상할 것은 없었다. 뇌는 위아래를 구분하지 못하며 단순히 태어났을 때부터 그렇게 보여지므로 그에 맞게 반대로 행동하게 됐을뿐이다. 그리고 스트래튼은 다른 문제에 집착했다. 우리가 세상을 똑바로 보기 위해선 망막의 상은 반드시 뒤집힌 상이어야 할까? 아니면 뇌는 다른 방향에도 금세 적응하고 익숙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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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실제 상의 거꾸로된 이미지가 맺힌다.

실험 과정 및 결과[원본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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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Malcolm Stratton(1865.9.26 ~ 1957.10.8)

스트래튼은 아래와 같은 고글을 쓰고는 일주일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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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래튼의 사진은 아니다. 그의 고글을 현대식(?)으로 만들어 낸 것.

실험 초기에 스트래튼은 가벼운 어지럼증을 느꼈다. 머리를 돌리면 모든 것이 이상하게 움직이며 그의 머리를 후려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의 왼쪽에 보이는 물건을 집으려고 하면 자연스레 엉뚱한 손이 나갔다. 그리고 그가 글을 쓸때마다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으므로 아예 종이를 보지 않고 감으로 필기를 해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거꾸로 세상에 꽤 익숙해져갔다. 결국 닷새째 되는 날에는 손으로 더듬지 않고 집안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적응에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린 것은 자기 몸에 관련된 일들이었다. 스트래튼의 뇌는 눈과 귀, 피부가 끊임없이 보내오는 모순된 신호들을 하나로 묶어내느라 고생했다. 그는 자신의 팔다리가 보이지 않는 동안에는 팔다리가 원래 있던 곳에 있다고 느꼈지만 팔다리를 보는 순간에는 뇌가 혼란을 느꼈다. 자신의 느낌과 시각이 달랐기때문이었다. 이때문에 그는 환각을 보는 등 꽤 고생했다. 예를 들어 발이 하나만 보일 때, 그는 보이지 않는 다른 발은 옛 모습 그대로 볼 수밖에 없었다. 두 발이 180도 반대방향으로 뻗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각은 항상 청각보다 앞서나갔다. 자신의 걸음걸이는 옛 지각형식을 가지고 있을 때와는 반대방향에서 오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고글 때문에 시야에서 사라진 신쳅분들은 뒤집힌 방향감각에 저항했다. 식사를 할 때면 그의 새로운 시각은 그가 포크를 눈 위의 어딘가로 가져가고 있다는 환상을 만들었지만, 그 환상은 음식이 입술에 닿는 순간 깨졌다. 한 번은 입이 눈썹 위에 붙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잘때는 안대를 껴서 그야말로 정상적인 세상의 어떠한 자극도 받지 않도록 조심했다고 하는데 이쯤되면 그의 꿈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아쉽게도 그에 대한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고생을 87시간 동안 한 뒤 그는 망막에 뒤집혀 맺히는 상이 '바로 보이는 시각'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말해 뇌는 왜곡된 상에 부딪혔을 때 그가 지각하는 것과 느끼는 것 사이에 조화를 회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실험 이후[원본 편집]

그가 이 고글을 벗었을 때는 세상이 꽤 낯설어 보였다고 한다. 그는 오히려 거꾸로 된 세상에 적응하여 뭔가를 집을 때는 반대쪽 손이 나가고 뻗어야 할 때는 구부리는 등 다시 적응하는데에 하루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이 실험은 점점 발전 되어 어떤 사람은 뒤통수에 눈이 달린 효과를 내는 안경을 착용하여 지내보았다. 결론은 비슷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산에 오르고 자전거를 타는 등의 어려운 과제까지 잘 수행했다고 한다. 심지어 또 다른분은 거꾸로 안경을 쓰고 비행기도 몰았다고 전해지니 실로 적응력이 놀랍다고 할 수 있다. 스트래튼 또한 여러가지 변형된 실험을 했는데 그 중에는 거꾸로가 아닌 45º로 기울어진 세계를 보여주는 안경을 발명하여 이것을 쓰고 한동안 지내봤는데 역시나 시간이 지나자 충분히 적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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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º 기울어진 세상.

해외에선 유튜버들이 이 안경을 쓰고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물을 따르는 미션에서 거리감각을 익히지 못해 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