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철도

이 글에서는 영국의 철도를 개략적으로 설명한다. 영국의 철도에 할당된 UIC 철도 코드는 70번이다.

개황[편집 | 원본 편집]

영국은 철도의 역사가 시작된 나라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망을 갖춘 나라다. 영국의 철도는 오래된 만큼 규격은 상당히 작은[1] 것이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한때 철도 밀도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을 정도로 철도가 보편적인 국가기도 하다. 현재는 많은 노선들이 폐선되면서 약간 좀 덜한 감은 있지만, 영국의 철도 수송량은 세계적으로도 최상위권인 수준이다.

영국 철도는 민영화를 거쳐 현재는 민간 회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북아일랜드 지역은 여전히 영국 정부가 관할하는 트랜스링크에 의해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북아일랜드 지역의 철도는 사실상 영국과 크게 다른 요소가 많기 때문에, 북아일랜드 하위 문서에서 별개로 설명하기로 한다.

시설[편집 | 원본 편집]

영국의 철도는 네트워크 레일의 발표 기준으로는 2015년 기준으로 총 15,760 km (9,790 마일)의 표준궤 망으로 구성된다. 이 중 5,272 km (3,276 마일)이 전철화되어 있다.

영국의 철도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좁은 규격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철도 화물의 수송이 일본처럼 국내 종결로 돌아가지는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선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의 철도는 마가렛 대처 정부 시절 준비 기간을 거친 이후 보수당 정권 시절 민영화를 거쳐, 국가는 시설만을 보유 · 관리하는 네트워크 레일만을 관할하며, 나머지 여객과 화물 운영에 대해서는 사설철도 회사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시설까지 사설철도가 운영하는 경우는 드물며, 대부분이 소형 관광철도다.

주요 간선[편집 | 원본 편집]

영국의 5대 간선은 다음과 같다. 서해안본선이 일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간선으로 취급된다.

일반적으로는 여기에 요크부터 버밍엄 등을 거쳐 브리스톨까지 이어지는 영국 횡단선 (Cross Country Route)을 더하며, 또한 영국에서 고속신선으로는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영국 1호 고속선 (High Speed 1)까지 포함해 이들 7개 간선을 영국의 주요 간선 노선으로 보는 편이다.

민영화[편집 | 원본 편집]

영국 철도의 민영화는 보수 정부 시절인 1994년부터 1997년까지 이루어졌다. 선로 및 시설 일체는 당시 레일트랙 (현재의 네트워크 레일)이 관할하게 되었으며, 나머지 여객 영업에 대해서는 프랜차이즈라고 불리는 방식을 채용한다.

프랜차이즈 방식에서는 영국의 여객 철도 영업을 크게 3개의 섹터―인터시티(도시간 간선 수송), 리져널(지방 지역내 수송), 그리고 네트워크 사우스이스트(런던 대도시권 인근 지역) 로 나눈다. 다시 각 섹터들은 노선/지역별 프랜차이즈로 쪼개진다. 각 프랜차이즈는 운수권 하나로 개방되어 각 회사들이 입찰에 참여해 운수권을 따내는 형태를 취한다. 현재의 철도 회사 목록은 영국의 철도 회사 목록을 참조하라.

프랜차이즈 방식 외에도, 유럽 본토 등에서 채용 중인 철도 자유화 정책에 따라서 오픈 억세스 방식의 참여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외에 프랜차이즈에는 속하지 않지만 런던 권역의 교통을 책임지는 런던 교통국이 발주하는 두 개의 운수권―런던 오버그라운드(광역전철) 및 런던 교통국 철도(TfL Rail; 크로스레일 시범 운용)―과 리버풀 권역의 교통을 책임지는 머지트래블이 발주하는 광역전철 운수권 등 3개 운수권에 대해서도 민간 입찰이 이루어지고 있다.

평가[편집 | 원본 편집]

민영화에 대한 평가는 상반되는 편이지만, 찬성보다는 주로 반대의견이 우세하다. 찬성 측에서는 민영화 운영 기간동안 철도 지연률의 개선, 이용객의 가파른 증가 등을 꼽고 있으나, 사실 이는 민영화로 인한 효과가 아니라 철도 현대화에 의한 효과가 크다.

한때는 국유철도인 브리티시 레일 (British Rail)이 운영하던 시절이 있었다. 원래 영국은 100여년간 사설철도 체계를 유지해오다가, 세계 대전 기간 전쟁 징발 등으로 국유화를 거쳤으며 세계 대전 이후로도 이 체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영국의 철도는 전술한대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던 탓에 시설이 많이 낡고 열악하였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주요 간선들은 대체로 선형만큼은 좋았기 때문에 1970년대 후반부터 이미 200 km/h (125 mph) 운전을 시도하기는 했었다. 그러나 고속 운전을 하더라도 대부분의 구간이 비전철화거나 고속 운용이 불가능한 제3궤조 전철화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에, 온전하게 전철 고속 운용을 했던 프랑스(TGV 등)나 독일(기존선 열차들)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좀 낡은 감이 있었다.

영국 정부도 이 점을 모른 건 아니었기 때문에 1970년대부터 영국 철도 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주요 간선의 전철화(가공전차선 방식), 역사 시설 개선 등 많은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공교롭게도 대처 정부 시절 민영화를 한 시점이 이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완성되어가는 쯤이었고, 이 때문에 현대화로 인한 개선 실적들이 대부분 민영화로 인한 효과처럼 보이는 착시를 일으키게 되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민영화로 인한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고 간주할 수도 있으며, 시설 관리도 민영화되었던 극초기에는 시설관리 부실로 인한 사고도 잦아서 시설 관리가 다시 공영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반면 민영화로 인한 문제점은 비교적 뚜렷히 드러나는 편이다. 각 회사들이 경쟁적 운용을 하기 때문에 운임이 저하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실제 영국의 철도 평균 운임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는 민영 회사들의 티케팅 시스템[2] 때문인데, 할인 운임은 전과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었던 반면, 정규 운임은 상승에 상승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또한 각 회사별로 분리된 영업을 하는 탓에 상호 음영 지역간에는 열차간 연계성이 떨어져 네트워크 효과를 반감시키는 문제가 생겼으며, 열차 관제적인 측면에서도 중앙 관제가 이루어지는 반면 각 회사들은 자신들의 영업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슬랏 배정이나 사고의 위험성 잔존 등의 문제를 남겼다.

이런 문제는 코로나 19로 인한 여행 수요 감소로 인해 크게 부각되었으며, 프랜차이즈를 포기하고 도주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이로 인해 2022년 이후로 민간 사업자는 국가에서 수수료를 받아 열차 운행 및 시설 관리 위탁만 하도록 계약 구조를 바꾸고, 국영 철도를 다시 발족하여 열차 운행 계획, 승차권 발권 등을 직영하는 형태로 바뀔 것이다.[3]

고속철도[편집 | 원본 편집]

영국에는 다른 주요 국가와 달리 뚜렷한 고속철도망이 발달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영국 기존 간선이 이미 200 km/h 급으로 고속화되었다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인데, 규격면에서는 다소 뒤떨어질지언정, 고속화에 대한 필요성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널 터널이 개통되고 프랑스와의 고속선 연결을 진행하면서 뚜렷한 간선이 없었던 동남부 지역의 철도 고속화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에 따라 채널 터널 연결 노선(CTRL; Channel Tunnel Rail Link)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2000년대 CTRL의 공사가 단계적으로 완료되면서 모든 구간이 완성된 현재는 영국 1호 고속선(High Speed 1)으로 고속선 노선이 존재하게 되었다. 그러나 영국 내 구간에 대한 별도의 고속신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며, 400 km/h급의 영업 속도 달성을 목표로 한 영국 2호 고속선(High Speed 2)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도시철도 및 광역철도[편집 | 원본 편집]

뚜렷하게 발달한 영국의 간선철도망과는 달리, 영국에서 도시철도망은 그렇게 발달하지 못했다. 몇몇 대도시들이 있었지만 런던 같이 모두 쪼개진 형태가 아니라 어느 정도 도시 내에서도 연결되는 형태였다보니 간선철도에서의 지역 열차 운용만으로도 도시/광역철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런던 대도시권의 경우 세계 최초의 지하철도인 메트로폴리탄선 등을 필두로 한 도시철도망인 런던 지하철(런던 언더그라운드; London Underground)이 발달하였다. 튜브로도 유명한 런던 지하철은 규격면에서 다소 열악한 편이었으며, 광역 수송에는 부적합한 면이 좀 많았다. 그렇다 보니 런던 교통국에서 런던 외곽의 근교 철도 노선들을 모아 런던 오버그라운드를 출범시킨다. 그러나 런던 오버그라운드 역시 기존선을 뚜렷한 개량없이 근교형 전동차를 투입해 활용하는 형태였다보니, 속도나 런던 내 연계성 부족 등 한계점을 노출시킨다. 그래서 크로스레일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광역전철의 속도나 접근성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런던 외에서 광역철도가 활발하게 운영되는 지역은 리버풀 권역으로 머지레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광역철도 체계가 영업 중이다. 런던 외에서 정식으로 도시철도 규격의 전동차가 운행되는 곳은 글래스고다. 글래스고 지하철은 런던, 부다페스트에 이어 세 번째로 오래된 지하철로 1896년에 개업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순환 지하철이다. 뉴캐슬 등 타인 지역에서 현대화된 트램[4]으로 타인 & 웨어 메트로가 운행되고 있으며, 대부분 노면전차(트램)가 운행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등 도시철도망은 전반적으로 빈약한 편이다.

통계[편집 | 원본 편집]

이용객이 가장 많은 20개역 (2015–2016[5])
순위 한국어 역명 영어 역명 연간 승하차 인원
1 런던 워털루 London Waterloo 99,148,388
2 런던 빅토리아 London Victoria 81,151,418
3 런던 리버풀스트리트 London Liverpool Street 66,556,690
4 런던 브릿지 London Bridge 53,850,938
5 런던 유스턴 London Euston 41,677,870
6 스트랏포드 Stratford 41,113,260
7 버밍엄 뉴스트리트 Birmingham New Street 39,077,018
8 런던 패딩턴 London Paddington 36,536,074
9 런던 킹스크로스 London King's Cross 33,361,696
10 클래팸 분기점 Clapham Junction 32,282,220
11 런던 세인트판크라스 London St.Pancras 31,723,686
12 글래스고 중앙역 Glasgow Central 30,000,582
13 리즈 Leeds 29,723,734
14 런던 채링크로스 London Charing Cross 28,998,152
15 하이버리 & 이즐링턴 Highbury & Islington 28,166,440
16 맨체스터 피카딜리 Manchester Piccadilly 25,792,700
17 이스트 크로이던 East Croydon 24,261,942
18 캐나다 워터 Canada Water 23,643,842
19 에딘버러 웨이벌리 Edinburgh Waverley 21,723,960
20 런던 캐넌스트리트 London Cannon Street 21,242,364

각주

  1. 유럽 본토보다도 작으며, 대체로 일본의 협궤 규격보다도 좁은 편이다.
  2. 물론 이 시스템은 항공 회사들은 오래 전부터 사용해왔던 시스템으로, 지금은 민영 회사를 넘어서 프랑스 국철 등에서도 채용 중인 방식이다.
  3. UK sets up Great British Railways but ‘without the terrible sandwiches’, 로이터, 2021.05.20.
  4. 벨기에의 프리메트로나 독일의 슈타트반과 유사한
  5. 2015년 4월 1일부터 2016년 3월 31일까지 집계된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