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효과

선택 효과(Choice Effect)는 심리학의 이론이다.

개요[편집 | 원본 편집]

우리는 살면서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간단하게는 "오늘 뭐 먹을까"같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부터, "대학은 어디 가지" , "전공은 뭘로 하지", "결혼은 누구랑 하지" 같은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을 결정하는 것 중에 가장 큰 요인은 아마 선택 옵션간의 선호도이다. 예를 들면, 당신의 아침 식사 옵션으로 밥과 빵이 있고, 당신이 만약 아침에 먹는 밥보다 아침에 먹는 빵을 더 좋아한다면, 당신은 높은 확률로 빵을 고르게 될 것이다.[1] 하지만 만약 여러 옵션같의 선호도가 동일하다면 어떻게 될까? 당신이 밥과 빵을 동등하게 좋아한다면, 아마 당신은 (다른 요인을 고려하지 않을 때) 무작위로 둘 중에 하나를 고르게 될 것이다. 빵을 골랐다고 가정하고, 며칠 뒤에 같은 선택을 해야할 때가 왔다고 하자. 그럼 이번에도 당신은 무작위로 고르게 될까? 놀랍게도, 답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이다. 당신은 높은 확률로 다시 빵을 고르게 될 것인데, 이유는 당신이 빵을 더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겠지만, 기존의 선택에서 당신이 빵을 선택함으로써, 빵을 더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택에 의해 선호도가 결정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선택 효과라고 부른다.

요약하면, 선호도가 동등한 여러 것 중에 하나를 고르면, 당신은 고른 그것을 더 좋아하게 된다가 선택 효과의 핵심이라는 것. 관련 실험을 살펴보자.

실험[편집 | 원본 편집]

실험 1[편집 | 원본 편집]

Brehm, J. Abnormal and Social Psychology, 1956; Sharot et al., J. Neuroscience, 2009

과정
  1. 여러 개의 물건이 있고, 당신은 각각의 물건에 대한 선호도를 구체적인 숫자로 매긴다.
  2. 실험 진행자는 당신이 매긴 선호도를 본 뒤에, 선호도가 동일하게 매겨진 두 물건을 제시하고 둘 중에 하나를 고르게 한다.
  3. 선택이 이루어 진 뒤에, 다시 모든 물건에 대한 선호도를 매긴다.
결과

당신이 고른 물건의 선호도는 당신이 고르지 않은 물건의 선호도보다 높게 나타난다.

해석

이 실험은 상당히 많이 반복되었으며, 결과는 매번 같았기 때문에 상당히 신뢰할 수 있는 결과이다. 이 실험에서 실험대상자는 선택한 물건에 대해 단순히 수치를 높게 매긴 정도에서 그치지 않으며, (가치를 다시 매길 때) 뇌의 활동량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단순히 하나를 고른 것 뿐이지만, 당신의 뇌는 이미 해당 물건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한 상태. 이 효과는 최대 3년까지 감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2]

어째서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심리학적 해석이 존재한다. 물건이 어떤 것이었던지 간에, 당신이 무언가를 거부했다는 사실이 당신을 불편하게 만들고, 당신의 뇌는 스스로 "아 사실 난 원래 저걸 더 좋아했어.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더 좋아하는 것을 고르는거 아님?"이라고 생각하여 선호도가 변경되었다는 것이 첫 번째 해석. 다른 해석은, 당신이 물건을 선택했을 때, 해당 물건의 좋은 점에 대해 더 집중하지만, 고르지 않은 물건은 그 물건의 나쁜 점에 대해 집중하기 때문에 선호도가 변경된다는 것이다. 이제 또 다른 두 실험을 살펴보자.

첫 번째 실험은, 선택 효과 실험이 있은 뒤에 기억을 잃은 사람에 대해 다시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기억을 잃었는데도 불구하고 선택 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3] 다만, 이는 표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말로 선택 효과에 의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실험을 받은 뒤에 기억을 잃게 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연구원이 강제로 기억을 잃게 했다면 얘기가 다르다. 두 번째 실험은 첫 번째 실험과는 달리 재현이 가능한 실험으로, 피험자가 선택을 할 때, 다른 어려운 업무를 같이 주어 자신의 선택에 대해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든 뒤, 다시 선호도를 매기는 실험이었다. 이 실험에서도 마찬가지로 선택 효과가 관찰되었다.

이 두 실험의 결과는 선택 효과의 원인은 첫 번째 심리학적 해석보다 더 심층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첫 번째 해석은 "선택에 대한 이유를 생각"하는 것에서 효과가 발현된다고 볼 수 있는데, 새로운 두 실험은 선택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도 효과가 나온다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 그럼 두 번째 해석이 좀 더 그럴싸한 것일까? 이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실험을 하나 살펴보자. 일단 이 실험의 결과에 따르면 어린 아이와 원숭이에게서도 선택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어린 아이에 대한 실험은 기존의 실험과 비슷하기 때문에 생략하고, 원숭이에 대한 실험을 살펴보자.

실험 2[편집 | 원본 편집]

Egan et al., Psychological Science, 2007

과정
  1. 여러 색의 M&M 초콜렛을 준비한 뒤, 두 색깔씩 원숭이에게 반복하여 준다. 당연하지만, 초콜렛은 색깔 말고는 다른 것이 없다.
  2.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 원숭이는 각 색깔 초콜렛에 대해 어느정의 선호도를 갖게 된다.
  3. 실험자는 원숭이가 대략 동등한 정도로 선호하는 세 가지 색깔의 초콜렛을 준비한다. 편의상 A, B, C라 하자.
  4. 원숭이에게 A와 B를 제공한다. 원숭이는 둘 중 하나를 고르게 될 것이다. 고른 것을 A라 가정하자.
  5. 원숭이에게 B와 C를 제공하여 무슨 색을 고르는지 관찰한다.
결과

원숭이는 C를 골랐다.

해석

간단하다. A와 B가 제공되었을 때 A를 고름으로써, A에 대한 선호도는 증가했고, B에 대한 선호도는 내려갔기 때문에 B와 C중에서 C를 고른 것이다. 물론 이 실험에는 원숭이의 선호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연구원들이 여러 원숭이에 대해 테스트한 결과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뢰성은 있다. 특히, 이 실험은 두 번째 해석인 "두 물건의 장단점에 의해 선호도가 결정된다"에 정면으로 반하는데, 각 초콜렛은 색깔 말고는 다른 것이 없기 때문에 "선택한 것의 장점"과 "거부한 것의 단점"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

물론, 원숭이의 심리를 꿰뚫어 볼 수 없는 이상, 원숭이가 어째서 B를 거부했는지 알 방법은 없다. 기존의 해석 마냥 원숭이가 스스로 생각을 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정말로 뇌과학적인 무언가가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아래에 설명할 실험은 후자에 무게를 실어준다.

실험 3[편집 | 원본 편집]

Sharot et al., Psychological Science, 2010; Egan et al., J. Experimental Social Psych, 2010

과정
  1. 피험자는 fMRI 안에 누운 뒤, 여러 휴가 장소[4]에 대해 선호도를 매긴다.
  2. 연구원은 피험자가 동등하게 매긴 두 휴가 장소를 고른다.
  3. 그 뒤, fMRI의 좌우 스크린에 짧은 섬광을 띄운 뒤, 피험자에게는 각 스크린에 서로 다른 두 휴가 장소가 짧게 비춰졌다며,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 (물론 실제로 두 휴가 장소가 비춰진 것은 아니고, 그냥 섬광이다).
  4. 피험자는 무작위로 둘 중에 하나(좌 혹은 우)를 고른다.
  5. 연구원은 "당신이 고른 것은 ~였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한다.
  6. 피험자는 다시 휴가 장소에 대해 선호도를 매긴다.
결과

피험자는 자신이 골랐다고 생각한 휴가 장소에 대한 선호도가 고르지 않았다고 생각한 휴가 장소에 대한 선호도보다 높게 나왔다. 또한, 실험 1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선호도를 높게 매긴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뇌활동량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해석

이 Blind 실험은 기존 심리학의 두 해석을 거의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실제로 선택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선택했다고 믿는 것만으로 선택 효과가 발현되었기 때문. 물론 기존의 해석이 완전히 폐기처분 된 것은 아니고, 의식적 선택에 대한 선택 효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맞는 해석이 될 수 있다.

결론[편집 | 원본 편집]

지금 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사실 정말로 좋아했던 것이 아니라 선택 효과에 의한 결과일 수도 있다. 물론, 당신의 호불호가 선택 효과에 의한 것이든지 아니든지, 당신이 현재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선택 효과는 선택이 선호도를 결정한다는 것이지, 싫어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믿게 만드는 최면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 그러니까 당신의 현재 호불호가 진실된 것인지 조작된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인간의 선택 과정은 여러 가지 incidental affect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알려져 있는데,[5] incidental affect에 영향을 받음 → 당신의 선택이 조종당함 → 선택 효과로 인해 선호도의 변경 → ??? → PROFIT!!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혹시 여기서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는가? 이 일련의 과정은 마케터가 시도때도 없이 하는 것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affect나 선택 효과에 대해 무지하고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광고가 성행하게 되는 것이다.

예시[편집 | 원본 편집]

일부 진실 과장이 포함되어 있으니 너무 진지하게 믿지 말자.

  • 아, 연세대고려대 둘 다 좋아 보이는데 어디가지? 에라 모르겠다 대충 정하자. → 고연전? 장난하냐? 연고전이겠지!
  • MIT포스텍 둘 다 좋은 공대인데, 어디가지? → ㅋㅋㅋㅋ 칼텍 그거 MIT에 떨어진 애들이나 가는데 아니냐?
  • 코카 콜라펩시 둘 다 있네. 아무거나 마셔야 겠다. → 펩시 그거 코카 콜라 짝퉁 아니냐?
  • 요즘 가상 아이돌이 유명하네. 제일 유명한게 아이돌 마스터러브라이브!인가? 뭐 부터 보지? → 어휴 럽폭들...
  • 아이돌 마스터러브라이브!라... 둘 다 괜찮아 보이는데? → 어휴 @재들...
  • 갤럭시랑 아이폰 중에 뭐사지? → 어휴 앱등이들 갤럭시가 스펙 더 좋거든?

각주

  1. 물론, "요 며칠간 계속 빵만 먹었으니 오늘은 밥을 먹자"같은 특수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지만, 여기선 일반적인 경우를 생각하기로 하자.
  2. Sharot et al., Psychological Science, 2012
  3. Lieberman et al., Psychological Science, 2001
  4. 파리, 마이애미, 히말라야 산, 등등
  5. 날씨나 대칭성, 친근함 같은 선택에 전혀 관계 없는 것들이 실은 선택에 큰 영향을 준다는 소리다. 간단한 예를 들면, 맑은 날씨는 본인이 생각하는 리스크의 정도를 낮추고, 결과적으로는 더 리스크한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