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민주주의

Carbon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5월 20일 (토) 11:55 판 (나무위키와 동일한 기여자입니다.)

개요

사회민주주의는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국가사회주의와 수정주의적 마르크스주의를 발전시켜 확립한 사회주의민주주의 이념의 한 갈래이다. 무장봉기나 프롤레타리아 독재로 대표되던 혁명적 사회주의의 폭력성을 배격하고 정치적 자유와 평등이 이루어진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경제적 평등도 달성하자는 사상이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는 사회주의 이념을 말한다. 현대의 정치 스펙트럼 상으로는 중도좌파 이념으로 분류된다.

상세

무자비한 경쟁으로 문제가 발생하던 19세기 중후반의 고전적(자유방임주의적)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오기 시작하였다. 현재는 사회주의의 평화적 달성을 표방하고 있지만, 격동기였던 바이마르 시기에는 독일 공산당이나 나치당에 대항하기 위해 준군사조직 흑적금 국기단을 조직했다.

수정주의적 마르크스주의

사회민주주의는 본래 수정주의적 마르크스주의라고 불렸다. 사회민주주의의 뿌리가 마르크스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민주주의자들은 마르크스의 이론을 교조주의적으로 떠받들지 않고 마르크스가 이론을 창시했던 시대와는 다르게 변한 세상에 맞추어 마르크스주의에 수정을 기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논쟁이 바로 '수정주의 논쟁'이다.]

마르크스주의역사유물론계급투쟁을 핵심 독트린으로 했다. 역사유물론[* 영어로는 Historical Materialism으로, 역사물질주의 정도로 직역될 수 있다. 역사는 "물질", 즉 경제(생산활동)에 달려있다는 뜻이다.]에 따라 역사발전의 기초가 생산활동이라고 보고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역사는 생산활동의 단계에 따라 정해진 경로로 나아간다고 파악하였고, 따라서 자본주의가 어느 정도 발전하게 되면 자본주의의 모순이 쌓여 계급투쟁이 발생하고 프롤레타리아가 주인이 되는 사회주의 사회로 발전하고, 이 상태에서 공산주의 사회로 이행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즉, 자본주의가 발전하고 자본이 축적됨에 따라 자본의 수익률은 점점 낮아지고 불황이 발생하며 프롤레타리아의 수는 늘어나는 반면 그 생활 처지는 갈수록 열악해져 어느 순간 버틸 수 없는 때가 오면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난다는 시나리오다. 즉, 사회주의 사회의 도래는 자본주의의 성숙이 먼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봉건주의 국가에서는 자본주의 혁명이 필요하고 초기 자본주의 사회라면 생산력의 발전이 우선 과제가 된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난다면 가장 발전한 산업국인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과 같은 선진국에서 일어나야 했을 것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러시아는 후진국이자 농업국가였고 봉건주의조차 완전히 벗어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사회주의 혁명은 나중의 일이고 먼저 제정을 무너뜨리고 부르주아가 지배하는 산업국가를 세우는 것이 순서였다. 하지만 레닌 같은 혁명가들은 그런 단계를 뛰어 넘어 러시아를 사회주의 국가로 바꾸고자 하였는데 이런 흐름이 레닌주의나 모택동주의로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일종의 수정이었다. 이들은 선진화된 산업국가에서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제국주의를 통해 제3세계를 착취하기 때문에 모순의 폭발이 지연되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와 다른 견해를 제시하며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수정을 시도한 것이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이 주장한 수정주의적 마르크스주의, 이른바 사회민주주의였다.

정통 마르크스주의에 따르면 부르주아가 지배하는 자본주의와 프롤레타리아가 지배하는 사회주의 사회는 전혀 다른 유형의 사회이고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혁명밖에 답이 없었다. 자본주의의 모순을 완화하고자 하는 여러 시도들, 예를 들면 노동조합 운동을 통한 근로조건 개선 같은 시도들은 노동자들의 정치력을 높인다는 의미는 있어도 사회적 문제의 본질적 해결이 될 수는 없었다. 잘못하면 이런 개량적 시도들은 노동자들의 가중되는 처지에 대한 일시적인 진통제 역할만 하며 자본주의의 붕괴를 지연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었다.

이에 반해 사회민주주의자들은 혁명을 통한 체제의 전복이 아니더라도 기존 체제 내에서 점진적 개혁을 통해 사회주의사회로 이전해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정통 마르크스주의와의 큰 차이였고 정치활동의 목표와 전략을 크게 수정하는 일이었다.

즉, 사민주의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가장 중요한 핵심 독트린인 역사유물론과 행동강령에서 비교적 벗어난 사회주의의 이념이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이들은 마르크스-레닌주의자들로부터 "개량주의자" 내지 "수정주의자"라는 혐오 섞인 조롱을 들어야 했다.[* 엄밀히 말하면 레닌주의도 마르크스주의에 이상적 사회주의 중 하나인 블랑키즘을 혼합한 수정주의이지만 이들이 사회주의 좌파의 다수를 점하면서 그런 비판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상의 흐름

사람에 따라서는 그 출발부터 마르크스주의와 명백히 구별하여 분류하려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윗 문단에서 설명했듯 자본주의 사회를 바라보는 중심이론은 물론 그 역사 및 발생계통에 있어서 사회민주주의는 마르크스주의를 바탕으로 그것의 비현실적 주장을 일부 수정하며 진화해 온 이론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수정주의 논쟁 이전에는 "사회민주주의자"라는 용어 자체가 단지 "사회주의자"의 별칭에 불과했다.

"사회민주주의"라는 용어부터가 마르크스주의자였던 빌헬름 립크네히트와 아우구스트 베벨이 창당한 "독일 사회민주주의 노동자당(SDAP)"에서 나왔고, 라살이 창당했던 전독일노동자협회가 (라살의 사후) SDAP의 립크네히트의 주도로 통합이 되면서 1875년, 오늘날 독일 사회민주당의 전신이 되는 "독일 사회주의 노동자당(SAPD)"이 탄생하게 된다. 이 시점까지 "사회민주주의"는 마르크스주의의 별칭일 뿐이었다.

이후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의 등장과 함께 비로소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회주의와 오늘날 의미에서 사회민주주의의 분리가 시작되는데, 1876년 고타강령을 갖고 벌어진 마르크스(고타강령비판)와, 점진적 개량주의를 들고 나온 베른슈타인의 논쟁이 그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현대에 와서는 20세기 중반에 들어와서(1959년의 고데스부르크 강령선언) 공식적으로 혁명적 사회주의와 결별을 고하면서 제도권 의회정치 내의 중도적 정당운동으로써 확실히 자리를 매김하게 된다. 즉, 하이델베르크 강령(1925년)까지만 해도 여전히 독일 사회민주당은 "사유재산에 기반한 자본주의에서 사회적 소유에 기반을 둔 사회주의로의 전환"을 기본 목표로 제시하고 있었다.

베른슈타인이 들고 나온 개량주의는 폭력이 아닌 설득을 통해 체제를 개혁하자는 면에서 혁명적 사회주의와는 분명 거리를 두고 있다.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보다 오히려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인정하는 혁명적 사회주의와 더 큰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는데, 특히 파시스트들이 활개치기 시작한 20세기 중반 서로간의 관계는 앙숙지간이었다. 당시 공산주의자들은 파시즘이 집권하면 그들이 망한 이후 공산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사회민주주의자들을 '사회 파시즘'이라고 음해하는데 더 열중하였고, 반대로 사민주의자들은 독일에서 나치즘이 세력을 얻기 시작하면서 탄압이 시작되었을 때 오히려 그 기회를 틈타 공산주의자들을 적극적으로 격퇴하려 했다. 왜냐면 애초에 이론 정립화와 결집과정이 베른슈타인을 필두로 한 사회민주주의자들과 마르크스 사이의 이론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자본주의가 곧 붕괴할 것으로 생각하였던 정통 마르크스주의자들과 자본주의 붕괴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던 사회민주주의자들의 대립이었다.

사회민주주의의 특징

* 민주주의를 강력히 긍정·옹호할 뿐만 아니라 이 사상의 목표를 ‘최고의 형태로서의 민주주의’라고까지 강조함으로써 민주사회주의의 민주주의적 본질을 보여준다.
* 모든 독재정치를 부정·배격한다.
* 종래의 사회주의가 생산수단의 공유를 사회개조의 유일 ·절대의 방법으로 믿어온 것과는 달리, “공유형태 자체를 목적으로 볼 것이 아니고, 사회의 경제생활과 복지를 떠받치고 있는 기초산업과 공공사업의 관리수단으로서, 또 비능률적인 산업의 합리화와 사적 독점을 막는 수단으로 보아야 한다. 사회주의적 계획은 전 생산수단의 공유화를 예상하지 않으며, 농업·수공업·소매업·중소기업 등 중요한 부문의 사적 소유와 양립한다”라고 말하여 생산수단의 공유화를 사회개조의 유일·절대적인 방법으로 보지 않는다.
* 종래의 사회주의가 공산주의 비판을 미온적이고 불철저하게 하였던 것과는 달리, 공산주의를 냉엄하고 정당하게 비판하고 있다.
* 종래의 사회주의가 생산수단의 공유화와 계획경제 실시로 사회를 단번에 개조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였던 것과는 달리, 민주주의를 모든 영역에 확대·발전시킴으로써 ‘최고형태의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가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 종래의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가 인류의 미래는 생산수단 공유의 사회 또는 공산주의 사회라 주장하던 것과는 달리, “미래는 공산주의의 것도 자본주의의 것도 아니다”라고 하여 ‘최고형태의 민주주의’를 지향함으로써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 종래에 사회주의라는 말이 대체로 생산수단의 공유화와 계획경제제도에 중점을 두고 이해되어온 것과는 달리, 민주사회주의에서는 최고형태로 발전하였을 때의 민주주의를 가리켜 사회주의라 부름으로써 사회주의의 본질과 방향이 종래와는 전혀 다름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