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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분 양 끝을 이으면 원이 된다.
*선분 양 끝을 이으면 원이 된다.
*정사각형의 위아래와 좌우를 각각 이으면 도넛이 된다.<ref>위상수학에서 토러스는 흔히들 알고 있을 3차원 도넛이 아닌 <math>S^1\times S^1</math>의 4차원 도형으로 정의한다. 물론 이 4차원 도형과 3차원 도넛은 위상 동형이다.</ref>
*정사각형의 위아래와 좌우를 각각 이으면 도넛이 된다.<ref>위상수학에서 토러스는 흔히들 알고 있을 3차원 도넛이 아닌 <math>S^1\times S^1</math>의 4차원 도형으로 정의한다. 물론 이 4차원 도형과 3차원 도넛은 위상 동형이다.</ref>
*원기둥의 윗면을 한점으로 압축시키면 원뿔이 된다.
*원기둥의 윗면을 한 점으로 압축시키면 원뿔이 된다.
*두 원의 원주를 이으면 구가 된다.<ref>두 원이 찰싹 달라붙어 그냥 원이 되는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두 원을 위아래로 떨어트려 놓고, 각 원을 3차원에서 잡아당겨 반구 모양으로 만든 뒤 이어붙인다고 생각하자.</ref>
*두 원의 원주를 이으면 구가 된다.<ref>두 원이 찰싹 달라붙어 그냥 원이 되는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두 원을 위아래로 떨어트려 놓고, 각 원을 3차원에서 잡아당겨 반구 모양으로 만든 뒤 이어붙인다고 생각하자.</ref>
*닫혀있는 평면은 삼각형들을 이어붙여 만들 수 있다.<ref>3D 모델링 할 때 폴리곤들이 삼각형으로 되어 있을 수 있는 이유. 학부 레벨을 아득히 넘어서므로 알아만 두자.</ref>
*닫혀있는 평면은 삼각형들을 이어붙여 만들 수 있다.<ref>3D 모델링 할 때 폴리곤들이 삼각형으로 되어 있을 수 있는 이유. 학부 레벨을 아득히 넘어서므로 알아만 두자.</ref>

2017년 1월 29일 (일) 15:49 판

정의

몫공간(Quotient Space)이란, 위상수학에서 어떤 위상 공간의 몫집합 위에 존재하는 공간을 말한다. 아무래도 위상수학에서 주로 쓰이다 보니 몫위상(Quotient Topology)이라 해도 의미는 같다. 수학적인 정의를 서술하기 전에, 일반인들도 알 수 있는 몫공간의 예를 하나 들어보자.

일단 A4 용지 한 장을 준비한다. 위 모서리와 아래 모서리를 붙이면 A4 용지는 동그랗게 말리고, 원기둥이 된다. 즉, A4 용지에 두 모서리를 붙이는 작용을 해주면, A4 용지와 원기둥은 동일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이 사실을 수학적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종이를 말면 원기둥이 된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알지만, 이를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표현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그 "말다"는 것을 어떻게 표현하고, 또 "말린 종이"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바로 동치관계(Equivalence Relation)몫공간이다. 종이라는 위상 공간에 종이를 마는 작용이라는 동치관계를 적용하면 원기둥이 되고, 이 원기둥이 바로 종이의 몫공간이 되는 것이다. 앞서 종이와 원기둥이 동일한 것이 아니라 동일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는데, 둘은 엄밀히 따지면 서로 다른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상 기하학적으로 서로 동일한 성질을 공유하기 때문에 위상 기하학에서는 둘을 "같다"라고 해도 큰 문제는 없다. 이를 위상 동형(Homeomorphism)이라고 한다.[1]

다른 예시를 하나 더 들어보자. 역시 A4 용지를 준비한다. 일단 위 모서리와 아래 모서리를 붙여 원기둥을 만들자. 그리고 이제 원기둥의 윗둘레와 아랫둘레를 붙이면 도넛이 된다.[2] 즉 우리는 여기서 종이라는 위상 공간에, 두 쌍의 모서리를 이어붙이는 동치관계를 적용했고, 그 결과 도넛이라는 몫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처럼 몫공간은 현실에서 생각할 수 있는 "도형의 변형"이라 이해하면 편하다. 물론 실제 의미는 많이 다르지만 몫공간에 대해 어느정도 감이 잡혔으면, 이제 수학적인 정의를 살펴보자.

[math]\displaystyle{ X }[/math]를 어떤 위상 공간, [math]\displaystyle{ Y }[/math]를 어떤 집합, 그리고 함수 [math]\displaystyle{ p:X\to Y }[/math]가 전사(onto)라고 하자. 이제 집합 [math]\displaystyle{ Y }[/math]위에 위상을 다음과 같이 준다.
  • [math]\displaystyle{ Y }[/math]의 부분집합 [math]\displaystyle{ U }[/math]에 대해, [math]\displaystyle{ p^{-1}\left(U\right) }[/math][math]\displaystyle{ X }[/math]에서 열린집합이면 [math]\displaystyle{ U }[/math][math]\displaystyle{ Y }[/math]에서 열린집합이다.
이 때, 이 함수 [math]\displaystyle{ p }[/math]몫사상(Quotient Map)이라 한다. 몫사상은 정의에 의해 연속 함수라는 사실에 주목하자.[3]
이제, 다시 [math]\displaystyle{ X }[/math]를 위상 공간, [math]\displaystyle{ Y }[/math]를 어떤 집합, 그리고 함수 [math]\displaystyle{ p:X\to Y }[/math]가 전사 함수라고 하자. 그럼 [math]\displaystyle{ p }[/math]가 몫사상이 되는 위상이 [math]\displaystyle{ Y }[/math]위에서 유일하게 결정되는데, 이 위상을 몫위상이라 부른다.

이제 직관적으로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동치관계를 이용해서 다시 정의해보자. [math]\displaystyle{ X }[/math]를 어떤 위상 공간이라 하자. 여기에 적당한 동치관계 [math]\displaystyle{ \sim }[/math]를 줘서 생기는 새 공간 [math]\displaystyle{ Y=X/\sim=\left\{\left[x\right]\mid x\in X\right\} }[/math]가 바로 [math]\displaystyle{ X }[/math]의 몫공간이다. 이 때, 정규 함수(Canonical Map) [math]\displaystyle{ p:X\to Y=X/\sim }[/math]가 몫사상이 된다.

성질

많은 성질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성질은 Universal Property of Quotient Topology라 불리는, 위상 공간과 몫공간을 잇는 함수의 연속성에 관한 성질이다. 원래는 존재성도 포함하지만, 자주 쓰이는 특별한 경우만을 증명한다.

[math]\displaystyle{ X, Y }[/math]를 위상 공간, [math]\displaystyle{ X/\sim }[/math][math]\displaystyle{ X }[/math]의 몫공간, 정규 함수 [math]\displaystyle{ p:X\to X/\sim }[/math]를 몫사상이라 하자. 이제, 함수 [math]\displaystyle{ f:X/\sim\to Y }[/math]가 연속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합성함수 [math]\displaystyle{ f\circ p:X\to Y }[/math]가 연속인 것이다.

증명

몫사상 [math]\displaystyle{ p }[/math]는 정의에 의해 연속이다. 만약 [math]\displaystyle{ f }[/math]가 연속이면, 합성함수 [math]\displaystyle{ f\circ p }[/math]역시 연속이다. 이제 역으로, [math]\displaystyle{ f\circ p }[/math]가 연속이라 가정하자. [math]\displaystyle{ f }[/math]가 연속임을 보이려면 [math]\displaystyle{ Y }[/math]위의 열린집합 [math]\displaystyle{ U }[/math]에 대해 [math]\displaystyle{ f^{-1}\left(U\right) }[/math]가 열린집합임을 보여야 한다. 그런데 [math]\displaystyle{ f\circ p }[/math]가 연속이므로, [math]\displaystyle{ \left(f\circ p\right)^{-1}\left(U\right)=p^{-1}\left(f^{-1}\left(U\right)\right) }[/math]는 열린집합이며, 몫사상 [math]\displaystyle{ p }[/math]의 정의에 의해 [math]\displaystyle{ f^{-1}\left(U\right) }[/math]는 열린집합이다. 따라서, [math]\displaystyle{ f }[/math] 역시 연속이다.

위상 동형에서의 활용

몫공간은 주로 어떤 위상 공간을 변형하는데 주로 쓰인다. 위에서 예시로 든 직사각형이 원기둥으로 변하는 것도 그 일부. 문제는 직사각형의 몫공간과 원기둥이 위상 동형임을 보이는 과정일 것이다. 일단 위상 동형을 간단히 짚고 넘어가자.

두 위상 공간 [math]\displaystyle{ X, Y }[/math]와 함수 [math]\displaystyle{ f:X\to Y }[/math]에 대해, [math]\displaystyle{ f }[/math]연속이고, 전단사이며, 역함수 [math]\displaystyle{ f^{-1} }[/math]연속이면 [math]\displaystyle{ f }[/math]위상 동형 사상이라 부른다. 이 때, 두 공간 [math]\displaystyle{ X, Y }[/math]는 위상 동형이라 부른다.

이제 직사각형의 몫공간과 원기둥이 위상 동형임을 보여보자. 우선은 직사각형과 그 몫공간부터 정의해야 한다. 일단, 편의상 직사각형 [math]\displaystyle{ X }[/math][math]\displaystyle{ \left[0,1\right]^{\;2} }[/math]로 정의하자. 그리고 이 위에 동치관계 [math]\displaystyle{ \sim }[/math]를 다음과 같이 주자.

  • [math]\displaystyle{ \forall x\in\left[0,1\right], \left[0,x\right]\sim\left[1,x\right] }[/math]

직접 그려보면 알겠지만, 이 동치관계는 왼쪽 모서리와 오른쪽 모서리를 잇는 것이다. 이제, 위상 동형 사상 [math]\displaystyle{ f:\mathbb{R}^2\to\mathbb{R}^3 }[/math]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math]\displaystyle{ f:\left(x,y\right)\mapsto\left(\cos\left(2\pi x\right),\sin\left(2\pi x\right), y\right) }[/math]

그럼, [math]\displaystyle{ f }[/math]는 정사각형 [math]\displaystyle{ X }[/math]을 원기둥 [math]\displaystyle{ C=x^2+y^2=1, 0\leq z\leq1 }[/math]로 변환시킨다. 그럼, component-wise continuity에 의해 [math]\displaystyle{ f }[/math]는 연속이고, 여기에 정의역과 공역을 각각 제한한 [math]\displaystyle{ \tilde{f}:X\to C }[/math]역시 연속이다.[4] 이제, [math]\displaystyle{ p:X\to X/\sim }[/math]을 정규 함수라 하면, 위 universal property of quotient topology에 의해 함수 [math]\displaystyle{ g:X/\sim\to C }[/math]가 존재하고, 연속이다. 한편, 동치관계의 정의에 의해 함수 [math]\displaystyle{ g }[/math]가 전단사 함수임을 쉽게 보일 수 있다.

이 때, [math]\displaystyle{ g }[/math]는 정사각형의 몫공간과 원기둥 사이의 사상이며, 이 사상이 위상 동형이면 증명이 끝난다. 그런데 벌써 [math]\displaystyle{ g }[/math]가 연속이고 전단사임을 보였으므로, [math]\displaystyle{ g^{-1} }[/math]가 연속임을 보이면 되는데, 무슨 수로 [math]\displaystyle{ g }[/math]의 역함수를 찾는단 말인가? 만약 [math]\displaystyle{ g }[/math][math]\displaystyle{ \mathbb{R} }[/math]에서 [math]\displaystyle{ \mathbb{R} }[/math]으로 가는 함수라면 역함수를 찾는게 그나마 나을테지만, 일반적인 사상에서 역함수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그 역함수가 연속이라는 사실까지 보이려면... 하지만 다행히도 역함수를 찾지 않고도 위상 동형임을 보일 수 있는 정리가 존재한다. 여기선 증명없이 명제만 소개한다.

  • 보조 정리 1: [math]\displaystyle{ X }[/math]가 컴팩트한 위상 공간이고, 부분집합 [math]\displaystyle{ A\subseteq X }[/math]가 닫혀있으면, [math]\displaystyle{ A }[/math]는 컴팩트하다.
  • 보조 정리 2: [math]\displaystyle{ X }[/math]가 컴팩트한 위상 공간이고, [math]\displaystyle{ f:X\to Y }[/math]가 연속이면, [math]\displaystyle{ f\left(X\right) }[/math] 역시 컴팩트하다.
  • 보조 정리 3: [math]\displaystyle{ X }[/math]가 하우스도르프 공간이고, 부분집합 [math]\displaystyle{ A\subseteq X }[/math]가 컴팩트하면, [math]\displaystyle{ A }[/math]는 닫혀있다.
  • 보조 정리 4: 거리 공간에서 컴팩트한 것과 닫혀있고 유계인 것은 동치이다.
  • 정리: [math]\displaystyle{ X }[/math]가 컴팩트한 위상 공간이고, [math]\displaystyle{ Y }[/math]가 하우스도르프 공간이라 하자. 함수 [math]\displaystyle{ f:X\to Y }[/math]가 연속이고 전단사이면, [math]\displaystyle{ f }[/math]는 위상 동형 사상이다.[5]

이제 원래 문제로 다시 돌아오자. 정사각형 [math]\displaystyle{ X=\left[0,1\right]^{\;2} }[/math]는 거리 공간에서 정의되어 있으며, 닫혀있고 유계이므로 보조 정리 4에 의해 컴팩트하다. 몫사상 [math]\displaystyle{ p }[/math]는 연속이므로, 보조 정리 2에 의해 [math]\displaystyle{ X/\sim }[/math] 역시 컴팩트하다. 한편, [math]\displaystyle{ \mathbb{R}^3 }[/math]는 하우스도르프 공간이고, 원기둥 [math]\displaystyle{ C }[/math]는 그 부분공간이므로, [math]\displaystyle{ C }[/math] 역시 하우스도르프 공간이다. 따라서, 정리에 의해 [math]\displaystyle{ g:X/\sim\to C }[/math]는 위상 동형 사상이고, 이는 곧 정사각형의 몫공간과 원기둥이 위상 동형임을 보인다. 평범한 언어로 설명하면, 정사각형을 말아 올린 것이 원기둥과 동형임을 보인 것이다.

뭔가 거창한 과정을 거쳤지만, 기억해야할 것은 위 보조정리 1~4와 그 아래 정리 뿐이다. 아래는 몫공간을 이용한 위상 동형의 더 많은 예시. 증명은 자신있으면 직접 해보자.

  • 선분 양 끝을 이으면 원이 된다.
  • 정사각형의 위아래와 좌우를 각각 이으면 도넛이 된다.[6]
  • 원기둥의 윗면을 한 점으로 압축시키면 원뿔이 된다.
  • 두 원의 원주를 이으면 구가 된다.[7]
  • 닫혀있는 평면은 삼각형들을 이어붙여 만들 수 있다.[8]

각주

  1. 방송 매체에서 흔히 "머그컵과 도넛은 사실 같다!"는 소리를 하는데, 정확히는 저 둘이 위상 동형이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물론 일반인들은 알아 듣기 힘들기 때문에 그냥 같다고 하는 것.
  2. 고등학교에서 토러스라 부르는 그것 맞다.
  3. 위상 수학에서 연속 함수는 일반적인 엡실론-델타 정의가 아니라 열린집합을 이용해 정의한다. 거리 공간에서는 두 정의가 서로 동치이지만, 일반적인 위상 공간에서는 아니기 때문 (엡실론-델타 정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4. 공역을 제한한 함수가 연속이라는 사실은 universal property of subspace topology에 따른다.
  5. 증명은 [math]\displaystyle{ X }[/math]의 닫힌 부분집합에 대해 그 상 역시 닫혀있음을 보이면 된다. 보조 정리 1, 2, 3을 순서대로 사용만하면 끝.
  6. 위상수학에서 토러스는 흔히들 알고 있을 3차원 도넛이 아닌 [math]\displaystyle{ S^1\times S^1 }[/math]의 4차원 도형으로 정의한다. 물론 이 4차원 도형과 3차원 도넛은 위상 동형이다.
  7. 두 원이 찰싹 달라붙어 그냥 원이 되는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두 원을 위아래로 떨어트려 놓고, 각 원을 3차원에서 잡아당겨 반구 모양으로 만든 뒤 이어붙인다고 생각하자.
  8. 3D 모델링 할 때 폴리곤들이 삼각형으로 되어 있을 수 있는 이유. 학부 레벨을 아득히 넘어서므로 알아만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