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글쓰기에 입문하려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희곡/시나리오 편집하기

편집하면 당신의 IP 주소가 공개적으로 기록됩니다. 계정을 만들고 로그인하면 편집 시 사용자 이름만 보이며, 위키 이용에 여러 가지 편의가 주어집니다.

편집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 편집을 되돌리려면 아래의 바뀐 내용을 확인한 후 게시해주세요.

최신판 당신의 편집
1번째 줄: 1번째 줄:
{{안내서 시리즈}}
{{안내서 시리즈}}
{{글쓰기에 입문하려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시나리오 =
= 시나리오 =
19번째 줄: 22번째 줄:




안녕하세요. 시나리오의 세계로 오신걸 환영합니다. 이 곳에 발을 들여놓으신 이유는 다양할 겁니다. 심심해서 왔을 수도 있고 아니면 부푼 기대감을 안은 채 찾아오신 분들도 있겠죠. 만약 당신이 후자의 경우라면 한 가지만 물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시나리오의 세계로 오신걸 환영합니다. 이 곳에 발을 들여놓으신 이유는 다양할 겁니다. 심심해서 왔을 수도 있고 아니면 부푼 기대감을 안은 채 찾아오신 분들도 있겠죠. 만약 당신이 후자의 경우라면 한가지만 물어보겠습니다.


{{인용문|'''왜 시나리오를 쓰려고 하는 가?'''}}
{{인용문|'''왜 시나리오를 쓰려고 하는 가?'''}}  


시나리오는 사실 여러분들께 그닥 추천할만한 글쓰기는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 여러분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싶다면 소설을 권하고 싶습니다. 모든 글쓰기가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시나리오라는 글은 당신에게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것은 다반사. 작품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에 막혀 끙끙대기를 수십번. 자신이 쓰고 싶었던 이야기는 투자자에게 막혀 결국엔 이상한 괴작으로 전락하기 일수. 만약 "시나리오는 감정묘사도 없고 행동하고 대사만 필요하니 쉽게 쓸 수 있을 거야"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면 돌아가시는 편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시나리오는 사실 여러분들께 그닥 추천할만한 글쓰기는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 여러분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싶다면 소설을 권하고 싶습니다. 모든 글쓰기가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시나리오라는 글은 당신에게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항상 시간에 쫓기는 것은 다반사. 작품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에 막혀 끙끙대기를 수십번. 자신이 쓰고 싶었던 이야기는 투자자에게 막혀 결국엔 이상한 괴작으로 전락하기 일수. 만약 "시나리오는 감정묘사도 없고 행동하고 대사만 필요하니 쉽게 쓸 수 있을 거야"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면 돌아가시는 편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32번째 줄: 35번째 줄:
=== 방식의 문제 ===
=== 방식의 문제 ===


역으로 생각해 봅시다. 왜 항상 영화 기획사 한편에는 불쏘시개로 전락한 시나리오들이 산처럼 쌓여있을 가요? 한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의 작업을 살펴보도록 하죠.
역으로 생각해 봅시다. 왜 항상 영화 기획사 한편에는 불쏘시게로 전락한 시나리오들이 산처럼 쌓여있을 가요? 한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의 작업을 살펴보도록 하죠.


{{인용문2| 오늘 김아무개씨는 길을 걷다가 문득 엄청난 소재가 떠오릅니다. 그는 곧장 책상으로 달려가 컴퓨터를 킵니다.
{{인용문2| 오늘 김아무개씨는 길을 걷다가 문득 엄청난 소재가 떠오릅니다. 그는 곧장 책상으로 달려가 컴퓨터를 킵니다.
44번째 줄: 47번째 줄:
B: (행동) 대사, 대사, 대사, 대사
B: (행동) 대사, 대사, 대사, 대사


묘사, 묘사, 묘사, 묘사}}
묘사, 묘사, 묘사, 묘사}}  


김아무개씨는 계속 쓰고 고민하고를 반복하다가 한 중반부가 끝날 때쯤 쓰기를 멈춥니다. 그리고 문득 불안해집니다. '이거 재밌나? 내가 보기에는 완벽한데...' 결국 고민하던 김아무개씨는 핸드폰을 꺼냅니다.
김아무개씨는 계속 쓰고 고민하고를 반복하다가 한 중반부가 끝날 때쯤 쓰기를 멈춥니다. 그리고 문득 불안해집니다. '이거 재밌나? 내가 보기에는 완벽한데...' 결국 고민하던 김아무개씨는 핸드폰을 꺼냅니다.
86번째 줄: 89번째 줄:
그리고 2주 뒤, 제작사로부터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2주 뒤, 제작사로부터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인용문|귀하의 시나리오는 박수를 쳐줄만합니다. 재치도 있고 대사도 매우 훌륭합니다. 그러나 가장 훌륭한 부분은 역시 장면묘사입니다. 특히 어퍼컷 장면은 정말로 속이 시원하더군요. 설정에도 오류는 없었습니다. 세세한 부분까지도 신경 쓴게 매우 공을 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귀하의 시나리오는 저희 제작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군요.}}
{{인용문|귀화의 시나리오는 박수를 쳐줄만합니다. 재치도 있고 대사도 매우 훌륭합니다. 그러나 가장 훌륭한 부분은 역시 장면묘사입니다. 특히 어퍼컷 장면은 정말로 속이 시원하더군요. 설정에도 오류는 없었습니다. 세세한 부분까지도 신경 쓴게 매우 공을 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귀화의 시나리오는 저희 제작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군요.}}


아무래도 김아무개씨의 시나리오가 퇴짜를 맞은 것 같습니다. 김아무개씨는 책상에 엎드려 울고 있는 것 같네요... 그럴만 하죠. 자신이 공들인 1년이 순식간에 날아가버렸으니...
아무래도 김아무개씨의 시나리오가 퇴짜를 맞은 것 같습니다. 김아무개씨는 책상에 엎드려 울고 있는 것 같네요... 그럴만 하죠. 자신이 공들인 1년이 순식간에 날아가버렸으니...


그러나 김아무개씨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영화계는 인맥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 분명합니다. 어쩔수 없습니다.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수밖에요.}}
그러나 김아무개씨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영화계는 인맥이 없으면 안돼는 것이 분명합니다. 어쩔수 없습니다.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수 밖에요.}}


여러분들이 이 김아무개씨의 이야기를 보고 뭔가 문제점을 느끼셨을 겁니다. 아마 '''장면에 집착했다'''는 부분일텐데요. 장면에만 집착하다보니 스토리가 개판이었던 겁니다. 친구가 이상한 걸 느낀 것도, 제작사가 거절을 한 이유도 분명 이런 스토리 때문입니다. 너무 충동적으로 글을 썼던 것이 문제였죠.
여러분들이 이 김아무개씨의 이야기를 보고 뭔가 문제점을 느끼셨을 겁니다. 아마 '''장면에 집착했다'''는 부분일텐데요. 장면에만 집착하다보니 스토리가 개판이었던 겁니다. 친구가 이상한 걸 느낀 것도, 제작사가 거절을 한 이유도 분명 이런 스토리 때문입니다. 너무 충동적으로 글을 썼던 것이 문제였죠.
99번째 줄: 102번째 줄:




8개월 뒤, 이아무개씨는 글을 한줄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가 하는 거라고는 오직 메모카드에 뭔가를 끄적 거리는 것 뿐입니다.}}
8개월 뒤, 이아무개씨는 글을 한줄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가 하는 거라고는 오직 메모카드에 뭔가를 끄적 거리는것 뿐입니다.}}


지금 이 아무개씨가 쓰고 있는 것은 '''단계별 개요'''입니다. 단계별 계요는 이야기를 단계별로 구성한 겁니다. 메모 한 장에 한 장면씩, 약 한 줄에서 두 줄 정도로 그 장면의 내용을 간단하게 적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 이 아무개씨가 쓰고 있는 것은 '''단계별 개요'''입니다. 단계별 계요는 이야기를 단계별로 구성한 겁니다. 메모 한 장에 한 장면씩, 약 한 줄에서 두 줄 정도로 그 장면의 내용을 간단하게 적습니다. 예를 들면,
233번째 줄: 236번째 줄:
* 내용부실
* 내용부실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 혹은 지식들만을 통해 사고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작가도 별반 다르지 않아 자신이 아는 것만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연예경험이 없는 모태솔로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과연 로맨스 장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물론 수박 겉핥기식으로 자신이 지금껏 봐왔던 연애들을 가지고 흉내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쓸 수 있는 연애 얘기는 정말 흉내내기에 그칠 뿐입니다. 물론, 만약 프리랜서 작가라면 내가 아는 것만 가지고서 쓸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만약 회사에 소속된 작가라면 어떻게 될까요? 가상의 상황을 한번 만들어봅시다.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 혹은 지식들만을 통해 사고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작가도 별반 다르지 않아 자신이 아는 것만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연예경험이 없는 모태솔로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과연 로맨스장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물론 수박 겉핣기식으로 자신이 지금껏 봐왔던 연애들을 가지고 흉내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쓸 수있는 연애 얘기는 정말 흉내내기에 그칠 뿐입니다. 물론, 만약 프리랜서 작가라면 내가 아는 것만 가지고서 쓸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만약 회사에 소속된 작가라면 어떻게 될까요? 가상의 상황을 한번 만들어봅시다.


{{인용문2|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시나리오 팀에서 근무하는 최아무개씨. 그는 축구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남자입니다.
{{인용문2|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시나리오 팀에서 근무하는 최아무개씨. 그는 축구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남자입니다.
240번째 줄: 243번째 줄:
그런데 어느날 한 프로야구팀에서 홍보 애니메이션 제작문의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상층부에서 최아무개씨에게 시나리오 작업을 맡겼습니다. 작품 소재는 바로 "외팔이 투수의 일화"였습니다. 최씨는 이 기획서를 보자마자 난색을 표했습니다. 그는 축구만 알지 야구의 '야'자도 모릅니다. 물론 이 시나리오를 안쓸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의 책상도 치워야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한 프로야구팀에서 홍보 애니메이션 제작문의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상층부에서 최아무개씨에게 시나리오 작업을 맡겼습니다. 작품 소재는 바로 "외팔이 투수의 일화"였습니다. 최씨는 이 기획서를 보자마자 난색을 표했습니다. 그는 축구만 알지 야구의 '야'자도 모릅니다. 물론 이 시나리오를 안쓸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의 책상도 치워야할 것이 분명합니다.  


어쩔 수 없이 최아무개씨는 야구에 관한책을 붙들고 밤새 공부하고 있습니다. 야구의 규칙 정도는 알아 둘 걸 그랬습니다.}}
어쩔 수 없이 최아무개씨는 야구에 관한책을 붙들고 밤새 공부하고 있습니다. 야구의 규칙 정도는 알아 둘 걸 그랬습니다.}}  


회사에 소속된 작가의 경우, 이런 최아무개씨의 일이 빈번합니다. 특히나 메인 시나리오 작가가 아닌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회사에 소속된 작가의 경우, 이런 최아무개씨의 일이 빈번합니다. 특히나 메인 시나리오 작가가 아닌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248번째 줄: 251번째 줄:
* 분업 작업에 대한 이해부족
* 분업 작업에 대한 이해부족


사실 이건 필수보다는 일종의 팁입니다만…… 알아두는 편이 좋겠죠. 자,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 등에 관심이 있다면 이런 작업이 총 3단계로 나누어져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겁니다. '''제작-전(Pre-Production), 제작(Production), 제작-후(Post-Production)'''로 말입니다. 그러나 사실 분야별로(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으로)또 단계가 세분화 됩니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의 경우 대부분 이런 식으로 세분화 될 것입니다.
사실 이건 필수보다는 일종의 팁입니다만... 알아두는 편이 좋겠죠. 자, 영화 혹은 에니메이션등에 관심이 있다면 이런 작업이 총 3단계로 나누어져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겁니다. '''제작-전(Pre-Production), 제작(Production), 제작-후(Post-Production)'''로 말입니다. 그러나 사실 분야별로(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으로)또 단계가 세분화 됩니다. 예를들어 애니메이션의 경우 대부분 이런 식으로 세분화 될 것입니다.


{| class="wikitable"
{| class="wikitable"
288번째 줄: 291번째 줄:
|}
|}


만약 여러분이 시나리오 작가라면 어디 부분에서 작업을 할지는 뻔합니다. 아마 시놉시스 부터 배경설정까지겠죠. 그런데 캐릭터보드는 뭐고 [[스토리보드]]는 또 뭔지 잘 모르실 수 있습니다. 캐릭터보드는 캐릭터들을 구현하는 작업이고 스토리보드는 스토리를 일종의 콘티로 만드는 작업입니다. 물론 콘티와는 매우 다릅니다. 일단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그림을 세밀하게 그려야 할뿐만 아니라 컷안에 모든 [[미장센]]을 그려내야 합니다. 심지어는 모든 씬의 장면을 다 그려야합니다. 여튼 이 스토리보드가 이후 원,동화등 모든 제작단계를 결정짓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에서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그래서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라는 직업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시나리오 작가라면 어디 부분에서 작업을 할지는 뻔합니다. 아마 시놉시스 부터 배경설정까지겠죠. 그런데 캐릭터보드는 뭐고 [[스토리보드]]는 또 뭔지 잘 모르실 수 있습니다. 캐릭터보드는 캐릭터들을 구현하는 작업이고 스토리보드는 스토리를 일종의 콘티로 만드는 작업입니다. 물론 콘티와는 매우 다릅니다. 일단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그림을 세밀하게 그려야 할뿐만 아니라 컷안에 모든 [[미장센]]을 그려내야 합니다. 심지어는 모든 씬의 장면을 다 그려야합니다. 여튼 이 스토리보드가 이후 원,동화등 모든 제작단계를 결정짓기 때문에 에니메이션에서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그래서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라는 직업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스토리보드도 결국에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 스토리보드 아티스트와 좋던 싫던 마주쳐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럴때 여러분이 다른 작업의 방식이나 용어를 모르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잘 알아두고 있다면 서로 피드백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힐수도 있죠. 예를 한번 볼까요?
이렇게 중요한 스토리보드도 결국에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 스토리보드 아티스트와 좋던 싫던 마주쳐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럴때 여러분이 다른 작업의 방식이나 용어를 모르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잘 알아두고 있다면 서로 피드백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힐수도 있죠. 예를 한번 볼까요?
318번째 줄: 321번째 줄:
'''김작가''': 네, 송작가님도 쉬세요.}}
'''김작가''': 네, 송작가님도 쉬세요.}}


영화같은 경우, 극본가는 콘티라이터와 이런 대화를 주고 받게 됩니다. ....물론 이런 훈훈한 이야기를 해본 적도 없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여튼, 여러분이 싸우던 피드백을 하건 서로의 작업용어나 방식을 알아두는 편이 좋습니다.<ref>위 예시 같은 경우, 기본적인 용어들만 있습니다. 혹시, 위 용어를 전혀 모르겠는 지망생 위키러 분들은 한 번쯤 공부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애초에 영상용어를 모르면 시나리오 쓰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ref>이렇듯 다른 팀원들과 계속 소통하는 것이 더 효율이 좋고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더 관철시키는데 유리합니다. 그리고 밑 항목에서 서술되었지만 시나리오는 분업 중 하나일 뿐입니다.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높히고 싶다면 여러분의 시나리오가 어떻게 가공되어가는지 정도는 알고 있는 편이 좋습니다.
영화같은 경우, 극본가는 콘티라이터와 이런 대화를 주고 받게 됩니다. ....물론 이런 훈훈한 이야기를 해본 적도 없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ㅊ|극본가: 애초에 시나리오 대로만 그려줘도 싸울일이 없는데 왜 항상 지맘대로 바리에이션을 집어넣는거야.}} {{ㅊ|콘티라이터: 이걸 스토리라고 짠거야...? 이대로라면 망할건 뻔한데... 아 진짜. 왜 내가 똥을 치워야하냐고.}} {{ㅊ|의 반복}} 여튼, 여러분이 싸우던 피드백을 하건 서로의 작업용어나 방식을 알아두는 편이 좋습니다.<ref>위 예시 같은 경우, 기본적인 용어들만 있습니다. 혹시, 위 용어를 전혀 모르겠는 지망생 위키러 분들은 한 번쯤 공부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애초에 영상용어를 모르면 시나리오 쓰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ref>이렇듯 다른 팀원들과 계속 소통하는 것이 더 효율이 좋고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더 관철시키는데 유리합니다. 그리고 밑 항목에서 서술되었지만 시나리오는 분업 중 하나일 뿐입니다.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높히고 싶다면 여러분의 시나리오가 어떻게 가공되어가는지 정도는 알고 있는 편이 좋습니다.


=== 현실적인 문제 ===
=== 현실적인 문제 ===
324번째 줄: 327번째 줄:
==== '공동작업' = 제 2의 조별과제 ====
==== '공동작업' = 제 2의 조별과제 ====


시나리오가 모든 글쓰기와 차이점을 두는 가장 큰 부분이 무엇일까요? 바로 목적입니다. 소설이건 시건 논문이건 그 글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시나리오는 영상으로 재창조되기 위해 만들어진 글입니다. 따라서 시나리오 자체만 가지고는 대중에게 보여줄 수가 없습니다. 결국에 시나리오는 영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일부분일 뿐, 시나리오 완성이 곧 작품의 완성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이런 모든 작업을 작가 혼자할 수도 없고 작가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만들게 됩니다. 심지어 시나리오 하나를 만드는데 여러 명이 달라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사이드 아웃 (2015년 영화)|인사이드 아웃]] 같은 경우 스토리팀에만 17명이 있습니다.
시나리오가 모든 글쓰기와 차이점을 두는 가장 큰 부분이 무엇일까요? 바로 목적입니다. 소설이건 시건 논문이건 그 글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시나리오는 영상으로 재창조되기 위해 만들어진 글입니다. 따라서 시나리오 자체만 가지고는 대중에게 보여줄 수가 없습니다. 결국에 시나리오는 영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일부분일 뿐, 시나리오 완성이 곧 작품의 완성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이런 모든 작업을 작가 혼자할 수도 없고 작가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만들게 됩니다. 심지어 시나리오 하나를 만드는데 여러 명이 달라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사이드 아웃 (2015년)|인사이드 아웃]] 같은 경우 스토리팀에만 17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조별과제를 단 한 번만이라도 해봤다면 공동작업이 얼마나 골치 아픈 일인지 아실겁니다. 게다가 그 모인 사람들이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물론 예술하는 사람들이 다 괴팍하고 독립적이라는 건 편견일지도 모릅니다만... 적어도 자신만의 예술관이 철저하다는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는 일이 정말로 빈번합니다. 특히 이런 문제가 가장 두드러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독이 자기 소신이 너무나도 뚜렷할 때입니다. 실제 한국 애니계에서 꽤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혹시 국산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를 아시나요? 2006년에 개봉한 이 애니는 [[이성강]] 감독이 만든 작품으로 한국 애니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 작품이자, 연예인 더빙의 문제점을 만천하에 공개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 재밌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단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스핑크스 노래를 모르실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조별과제를 단 한 번만이라도 해봤다면 공동작업이 얼마나 골치 아픈 일인지 아실겁니다. 게다가 그 모인 사람들이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물론 예술하는 사람들이 다 괴팍하고 독립적이라는 건 편견일지도 모릅니다만... 적어도 자신만의 예술관이 철저하다는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는 일이 정말로 빈번합니다. 특히 이런 문제가 가장 두드러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독이 자기 소신이 너무나도 뚜렷할 때입니다. 실제 한국 애니계에서 꽤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혹시 국산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를 아시나요? 2006년에 개봉한 이 애니는 [[이성강]] 감독이 만든 작품으로 한국 애니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 작품이자, 연예인 더빙의 문제점을 만천하에 공개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 재밌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단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스핑크스 노래를 모르실리가 없습니다.  
340번째 줄: 343번째 줄:
오 재미있는 이집트 여행 오 신비로운 사막을 찾아 오 환상적인 오 영화같은 오 신비로운 이집트 여행|천년여우 여우비 中|이성강 감독 作}}
오 재미있는 이집트 여행 오 신비로운 사막을 찾아 오 환상적인 오 영화같은 오 신비로운 이집트 여행|천년여우 여우비 中|이성강 감독 作}}


대부분의 평론가와 관객들이 저 노래가 왜 들어갔는지 의문을 가졌습니다.<ref>여담이지만, 저 노래가 나올 때 영화관을 가득 매우던 한숨소리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ref> 다른 OST인 '기억해요'에 비하면 너무나 터무니 없는 노래가 뜬금포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 씬은 이성강 감독이 어떻게 해서든 집어넣으려고 했던 장면입니다. 감독은 저 장면이 100% 성공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나리오 팀에서 들고 일어난 겁니다. 시나리오 팀은 노래의 완성도를 떠나 도대체 왜 이 장면이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저 장면은 절대 넣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나 이성강 감독도 물러서지 않고 저 씬을 넣자고 계속해서 설득했습니다. 결국에 시나리오 팀이 '''투자자를 불러 회의를 열었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사건입니다. 투자자의 간섭을 받는 걸 제일 실어하는 제작팀은 어떤 수를 써서든 투자자와 만나려고 하지 않습니다. 정말 필요할 때(투자를 받을 때)나 같이 만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투자자를 불렀다는 건 어떤 수를 써서든 저 노래를 집어넣지 않겠다는 최후의 수를 쓴 것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이성강 감독은 투자자에게 저 노래를 넣어야한다고 설득했고 '''그것이 성공했습니다!''' 결국에 저 노래가 시나리오에 들어가게 됐죠.  
대부분의 평론가와 관객들이 저 노래가 왜 들어갔는지 의문을 가졌습니다. <ref>여담이지만, 저 노래가 나올 때 영화관을 가득 매우던 한숨소리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ref> 다른 OST인 '기억해요'에 비하면 너무나 터무니 없는 노래가 뜬금포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 씬은 이성강 감독이 어떻게 해서든 집어넣으려고 했던 장면입니다. 감독은 저 장면이 100% 성공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나리오 팀에서 들고 일어난 겁니다. 시나리오 팀은 노래의 완성도를 떠나 도대체 왜 이 장면이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저 장면은 절대 넣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나 이성강 감독도 물러서지 않고 저 씬을 넣자고 계속해서 설득했습니다. 결국에 시나리오 팀이 '''투자자를 불러 회의를 열었습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사건입니다. 투자자의 간섭을 받는 걸 제일 실어하는 제작팀은 어떤 수를 써서든 투자자와 만나려고 하지 않습니다. 정말 필요할 때(투자를 받을 때)나 같이 만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투자자를 불렀다는 건 어떤 수를 써서든 저 노래를 집어넣지 않겠다는 최후의 수를 쓴 것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이성강 감독은 투자자에게 저 노래를 넣어야한다고 설득했고 '''그것이 성공했습니다!''' 결국에 저 노래가 시나리오에 들어가게 됐죠.  


물론 저 노래가 비판 받은 이유가 감독 때문이라고 확답을 할 수는 없습니다. {{ㅊ|원래 이성강 감독이 미학적인 부분을 잘 살리는 감독으로 유명한지라(...)}} 다른 부서의 문제일 수도 있고 노래를 못살린 성우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여튼간 이 일화에 대한 평가는 논외로 치더라도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는 작가가 쓰는 거지만 작가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글 쓰는 입장에서 자신이 계획한대로 스토리를 전개하지 못한다는 건 정말 끔찍한 경험입니다.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는 그 경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습니다.
물론 저 노래가 비판 받은 이유가 감독 때문이라고 확답을 할 수는 없습니다. {{ㅊ|원래 이성강 감독이 미학적인 부분을 잘 살리는 감독으로 유명한지라(...)}} 다른 부서의 문제일 수도 있고 노래를 못살린 성우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여튼간 이 일화에 대한 평가는 논외로 치더라도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는 작가가 쓰는 거지만 작가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글 쓰는 입장에서 자신이 계획한대로 스토리를 전개하지 못한다는 건 정말 끔찍한 경험입니다.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는 그 경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습니다.
346번째 줄: 349번째 줄:
==== 시궁창같은 대우  ====
==== 시궁창같은 대우  ====


시나리오 라이터. 혹은 극본가나 각본가. 아니면 스토리 작가. 각 분야마다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을 다르게 부릅니다. 그들은 분야는 다르지만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시나리오를 쓴다는 점. 둘째는 '''천한 직업'''이라는 것입니다. {{인용문| 글? 나라도 쓰겠다 시나리오 쓰는 게 어렵냐?}} {{인용문|구조조정은 저기 기획팀부터 해. 쟤네 여러명 두는 거 돈낭비야.}} {{인용문| 감독할 능력은 안 돼, 근데 영화는 만들고 싶으니까 글쓰는 거 아냐?}}  {{인용문| 너가 뭘 알아? 할 줄아는 건 글밖에 못쓰는 글나부랭이 주제에... 꼬우면 감독하든가.}}
시나리오 라이터. 혹은 극본가나 각본가. 아니면 스토리 작가. 각 분야마다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을 다르게 부릅니다. 그들은 분야는 다르지만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시나리오를 쓴다는 점. 둘째는 '''천한 직업'''이라는 것입니다. {{인용문| 글? 나라도 쓰겠다 시나리오 쓰는 게 어렵냐?}} {{인용문|구조조정은 저기 기획팀부터 해. 쟤네 여러명 두는 거 돈낭비야.}} {{인용문| 감독할 능력은 안 돼, 근데 영화는 만들고 싶으니까 글쓰는 거 아냐?}}  {{인용문| 너가 뭘 알아? 할 줄아는 건 글밖에 못쓰는 글나부랭이 주제에... 꼬우면 감독하던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맡은 무능력자. 가장 먼저 모가지가 날라가는 곳. 그게 바로 여러분이 꿈꾸고 있는 직업입니다. 세간은 시나리오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부수적인 일."''' 시나리오를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쓴 사람이라면 이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차마 입에 담을 수조차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도 쓰지 않은 사람에겐 글이나 끄적이는 것이고, 그걸 직업으로 삼은 사람은 글이나 끄적이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것이 일반 대중이라면 그냥 그러려니 하겠지만 같이 작업하는 동료와 상사들에게서도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ref>시나리오는 글을 별로 쓰지 않는다는 오해와 시나리오에 대한 몰이해가 합처진 결과입니다. 대다수의 사람이 소설의 하위장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희곡과 비스무리한 것정도로 말입니다. 그러나 시나리오는 전혀 다른 분야입니다. 또한 성공한 소설 작가라고 해서 반드시 시나리오에서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요.</ref> 받는 임금도 최저 수준. 촬영장에 나가면 허드렛일이나 하는 감독 비서로 전락하고, 글쟁이라고 얕잡아보여 무시당하고 얼차려받기도 합니다. 설사 중견급 작가일지라도 대우가 별로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그럴 때마다 의욕은 사라지고 자괴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시나리오에 손을 땐 사람도 부지기수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맡은 무능력자. 가장 먼저 모가지가 날라가는 곳. 그게 바로 여러분이 꿈꾸고 있는 직업입니다. 세간은 시나리오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부수적인 일."''' 시나리오를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쓴 사람이라면 이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차마 입에 담을 수조차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도 쓰지 않은 사람에겐 글이나 끄적이는 것이고, 그걸 직업으로 삼은 사람은 글이나 끄적이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것이 일반 대중이라면 그냥 그러려니 하겠지만 같이 작업하는 동료와 상사들에게서도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ref>시나리오는 글을 별로 쓰지 않는다는 오해와 시나리오에 대한 몰이해가 합처진 결과입니다. 대다수의 사람이 소설의 하위장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희곡과 비스무리한 것정도로 말입니다. 그러나 시나리오는 전혀 다른 분야입니다. 또한 성공한 소설 작가라고 해서 반드시 시나리오에서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요.</ref> 받는 임금도 최저 수준. 촬영장에 나가면 허드렛일이나 하는 감독 비서로 전락하고, 글쟁이라고 얕잡아보여 무시당하고 얼차려받기도 합니다. 설사 중견급 작가일지라도 대우가 별로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그럴 때마다 의욕은 사라지고 자괴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시나리오에 손을 땐 사람도 부지기수입니다.


이런 탓에 시나리오를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모두 직업을 바꾸고 있습니다.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는 게임 기획자로,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 각본가는 감독이 되려고 노력하죠. 이처럼 여러분이 낮은 대우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시나리오를 부차적인 것으로 돌려야 합니다.
이런 탓에 시나리오를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모두 직업을 바꾸고 있습니다.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는 게임 기획자로,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 각본가는 감독이 되려고 노력하죠. 이처럼 여러분이 낮은 대우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시나리오를 부차적인 것으로 돌려야 합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점은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깨우친 몇몇 나라들이 시나리오 작가의 대우를 높여주고 열정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천대받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많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 결과, [[에런 소킨]]<ref>[[어 퓨 굿 맨]], [[머니볼]]등 집필</ref>, [[조너선 놀런]]<ref>[[크리스토퍼 놀런]]의 동생으로 유명. [[인터스텔라]]를 집필.</ref>,[[우로부치 겐]]<ref>대표작으로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PSYCHO-PASS]]등이 있다. [[Fate/Zero]] 관한 내용은 후술.</ref> 같은 유명 시나리오 라이터들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어떻냐고요? ......그 얘기는 조금 있다가 말씀드리도록 하죠...
그러나 다행스러운 점은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깨우친 몇몇 나라들이 시나리오 작가의 대우를 높여주고 열정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천대받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많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 결과, [[에런 소킨]]<ref>[[어 퓨 굿 맨]], [[머니볼]]등 집필</ref>, [[조나단 놀란]]<ref>[[크리스토퍼 놀란]]의 동생으로 유명. [[인터스텔라]]를 집필.</ref>,[[우로부치 겐]]<ref>대표작으로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PSYCHO-PASS]]등이 있다. [[Fate/Zero]] 관한 내용은 후술.</ref> 같은 유명 시나리오 라이터들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어떻냐고요? ......그 얘기는 조금 있다가 말씀드리도록 하죠...


==== 돈, 환경, 장르의 제약 ====
==== 돈, 환경, 장르의 제약 ====


{{인용문2|
==== 스포트라이트로부터 외면 ====
어릴적 스타워즈를 보고 큰 충격을 받은 오아무개씨. 그는 언젠가 스타워즈같은 대작 SF영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후 그는 수십년간 공부하고,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일생일대의 대작 시나리오를 완성하게 됩니다.
 
'''오아무개''': (시나리오를 힘차게 들어올리며) 드디어! 완성했다!
 
그러나 언제나 불안감은 엄습하기 마련. 오아무개씨는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의 시나리오를 보여줍니다. 결과는 다행히도 침묵. 지인들의 반응에 오아무개씨는 눈끝이 붉어지는군요. 그리고 마침내 오아무개씨는 자신의 시나리오를 영화제작사에 보여주게 됩니다.
 
S#2 영화제작사, 사장실, 오전
 
경기도의 한 작은 빌딩. 그곳에 있는 한 작은 사무실 문패에 "스몰 필름"이라 적혀있다.
사무실 내부는 허름한 칸막이로 막혀있고 유리창은 깨진 유리조각을 붙인 듯 청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여있다.
그 사무실 내부, 가장 끄트머리에 사장이 앉아있다. 사장은 종이뭉치를 읽으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스몰 필름 사장''': (오아무개의 시나리오를 읽으며): ...세상에. 인간이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내 평생동안 이렇게 훌륭한 시나리오는 처음보는구만.
 
 
아무래도 오아무개씨가 정말로 엄청난 작품을 썼나봅니다. 아! 사장이 부리나케 그에게 메일을 보내는군요. 이거이거, 아무개씨가 드디어 자신의 노력을 보상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디 한번 사장님의 메일을 볼까요?
 
{{인용문| 안녕하십니까. 오아무개씨. 귀하가 보낸 시나리오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제 평생 영화판에서 30년 넘게 일했지만 가장 뛰어난 시나리오라 자부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 흡입력, 구조, 고증, 설정, 흥행성까지 어느하나 흠잡을때 없이 완벽합니다. 당신이 가진 재능의 반의 반이라도 가졌더라면 제 삶은 달라졌을 겁니다. 하지만 귀하의 시나리오는 저희 제작사가 감당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닙니다. 저희 제작능력으로는 이 스토리를 살릴 수 없습니다. 저희보다 규모가 더 큰 제작사에 한 번 더 지원해보시길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대작이 거절당하다니요. 물론 그의 재능을 칭찬하고 있고 어투가 매우 공손하기는 합니다만, 오아무개씨가 바라던 대답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오아무개씨도 메일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나 봅니다. 그러나 그는 곧 기운을 차리고 충고대로 한국굴지의 영화제작사 SJ 엔터테인먼트에 지원했습니다.
 
 
S#4 SJ 엔터테인먼트 본사, 회장실, 오후
 
서울 강남구 초고층빌딩에 SJ엔터테인먼트라는 로고가 적혀있다.
그리고 그 빌딩 최상층 문패에 회장실이라고 적혀있다.
 
회장실 내부, 회장은 커다란 의자에 앉아 오아무개의 시나리오를 읽고있다.
회장이 앉아있는 책상 건너편에는 비서실장이 상기된 표정으로 회장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회장''': (감탄하며) 이거... 놀랍군. 대단한 작품이야.
 
'''비서실장''': (흥분한 목소리로) 제작팀에서도 난리가 났습니다. 세기의 천재가 혜성처럼 나타났다고 말입니다.
 
'''회장''': (비서실장을 바라본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그래서 제작비용은 얼마로 예상하나?
 
회장의 말에 비서실장이 당황한다. 그는 대답하기를 주저하다 결국에는 대답한다.
 
'''비서실장''':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2...억...정도입니다.
 
회장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난다. 갑작스런 회장의 행동에 비서실장도 덩달아 놀란다.
 
'''회장''': (흥분하며) 2억에 이런 대작을 만들다니... 당장 그 사람에게 판권을 사드리도록!
 
'''비서실장''': 저... 그게... 말입니다.
 
'''회장''': 자네 왜 그러나?
 
'''비서실장''': 사실은 2억원이 아니라 2억불입니다.(한화로 약 2300억 원)<ref>실제 스타워즈 제작비용이 이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하</ref>
 
'''회장''': ...
 
'''비서실장''': ...
 
 
결국에 오아무개씨는 SJ 엔터테인먼트에서도 거절당했습니다. 오아무개씨가 통보를 받은지 어언 4일 째입니다만... 음식은은커녕 물에도 손을 안대고 있습니다. 이걸 어찌 할가요...}}
 
시나리오라는 글쓰기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영상으로 재창조되기 위한 글이라는 것입니다.  소설은 독자들의 상상력으로 구체화되지만, 영화는 시청자들에게 구체화된 영상을 보여주어야 하죠. 그런데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물과 배경 그리고 등장인물을 '''촬영'''해야합니다. 그리고 촬영을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합니다.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결국에 돈이 문제라는 겁니다.
 
그런데 장르나 혹은 분야마다 제작비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액션 블록버스터 같은 경우, 특수효과가 들어가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제작비용이 필요하게 됩니다. SF나 판타지도 비슷합니다. 그 장르들은 일반적으로 소품과 배경을 제작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 잔잔한 로맨스물은 위에 있는 장르보다는 제작비용이 적습니다. 결국에 작은 영화제작사들은 상대적으로 돈이 덜 드는 장르를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제작사들은 단 한편만 망해도 재기불능입니다. 그들이라고 화려하고 멋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을까요?
 
다만, 같은 SF물 혹은 판타지 같은 장르라도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은 그 장벽이 더 낮습니다. 원래 이 분야는 모든 미장센을 재창조해야함으로 장르간 제작비용이 영화보다는 작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떤 분야던 동적이면 동적일 수록 제작비용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위 장르는 동적인 연출이 많기 때문에 비싼건 매한 가지입니다...
 
결국에 여러분들이 시나리오를 쓰게되면 어쩔 수 없이 외부적인 환경을 고려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참고로, 장르의 다양성은 시장이 크면 클수록 확대됩니다. 만약에 시장이 작다면 그에 맞추는 것도 생존전략입니다. 아니라면 외국어를 배워서 더 큰 물에서 노셔도 됩니다. 오히려 그쪽이 바람직한 것 같네요. {{ㅊ|말은 쉽지...}}


==== 한국에서 ====
==== 한국에서 ====
사실 어느 나라에서 여러분들이 태어났든 간에 글 써서 밥 벌어먹고 사는 건 힙듭니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고 일본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전문 시나리오 라이터'''라는 직종을 명함을 써놓고 다니는 사람은 십중팔구 집에서 라면 끓여먹기도 힘들 겁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현 한국에서 과연 극본가(혹은 시나리오 라이터)의 취급이 어떤지 알아보는 게 무가치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과연 시니리오로 먹고살기 위해서는 어떤 난관을 뚫어야 할까요? 아니 애초에 먹고 살 수는 있을까요? 일단 시장상황부터 살펴보죠.
먼저, 영화의 경우를 봅시다. 영화 《[[비트 (영화)|비트]]》의 시나리오를 쓴 저자 [[심산]] 씨가 이에 대해 슬픈 분석을 한 바 있습니다. 과연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하기 위한 경쟁률은 몇일까요? ......  정답은 '''0.06%, 1500:1의 경쟁률을 뚫어야만 여러분의 시나리오가 영화로 제작될 수 있습니다.''' 애초에 먹고산다의 문제가 아니라 먹고살 시도조차 힘든 직종입니다. 더 쉬운 비교를 해드리면 2014년 기준으로, 그 어렵다는 입법고시의 경쟁률이 256:1, 사법고시가 36: 1입니다. 그렇습니다. 여기는 정글조차 명함을 내밀지 못할 지옥입니다. 심산 작가는 자신의 저서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에서 한국 영화 제작 편수가 연 60개 정도고 그중 10편 정도만 신인작가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완성할 능력을 갖출 지망생은 약 15,000명이라고 가정했습니다.<ref>한국형 시나리오 쓰기, 심산, 해냄출판사, 2004.10.20, p.22.</ref>
그러나 다행히도 이 이야기는 한국 영화가 침체기를 걷던 시기입니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라는 역대급 영화가 개봉하면서 [[충무로]]가 핀치에 내몰렸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2010년대는 천만영화가 해마다 한 편정도는 등장하는 호황기입니다. 영화는 대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산업으로 성장했고 여가로 영화관람을 즐기는 사람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지금의 상황으로 경쟁률을 다시 설정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번 같이 분석해보죠.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 자료에 따르면, 2014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편수는 217편입니다. 약 3배이상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신인작가가 대뷔할 가능성을 1/6으로 잡으면 약 36편정도가 신인들 작품이 되겠네요.  그렇다면 경쟁률은 약 416:1. 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는 벗어났습니다. 그나마 숨통이 트였군요. 그렇지만 아직도 지망생이 15000명이 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지원자도 늘어나는 법이니까요.
게임의 경우, 한국게임은 생각보다 큰 시장입니다. 경제규모 9조 9,706억 원으로 세계 6위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업계의 수도 상당합니다. 여러분들이 게임 시나리오로 비벼보려면 얼마든지 비벼볼 만한 시장입니다. 물론 게임 업계는 시나리오 작성능력 하나만 가지고 입사하기 어렵습니다. [[비주얼 노벨]]쪽이 아니라면요. 시나리오 작가의 직업특성상 역할이 붕 떠버리기 때문에 다른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합니다. 게다가 한국 게임산업 특성상 온라인 게임,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이 강세입니다. 이에 따라 게임성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콘솔게임과는 다른 스토리 호흡을 가지고 있어, 안일하게 들어가면 피터지고 나오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답이 없습니다…. 진짜로… 애초에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이 죽어있는 터라 시장이 지나치게 직아져있어 제작편수가 적습니다. 게다가 감독이 스토리에 관여하는 경우도 많기에 데뷔자체가 힘듭니다. 앞서 말했던 [[우로부치 겐]]의 경우, 실력과 운이 절묘하게 떨어져 맞은 케이스입니다. 자신이 입사했던 어린이용 교재 프로그램을 만들던 [[니트로플러스]]가 [[비주얼 노벨]] 제작회사로 업종을 바꾸고, 제작방침을 자신이 자신있어하던 [[현대극]]으로 바꾼 운. 애니메이션 제작편수가 많은 일본의 환경. 이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을 자신의 능력이라는 절묘한 삼박자가 맞았습니다. 물론 [[우로부치 겐]] 작가의 능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능력이 있어도 기회 자체가 너무 희소하기 때문에 우로부치 겐 같은 훌륭한 시나리오 라이터가 등장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사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일본을 위협할지도 모르는 분기점이 있었습니다. 국산 애니메이션이 호황을 누리고 제작되던 1990년대 초반입니다. 그러나 우리 애니메이션 산업계는 그만 《[[블루 시걸]]》과 《아마겟돈》 그리고 《[[원더풀 데이즈]]》라는 베드 루트를 타고 말았습니다. 물론 이 애니들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요. 그런데 이런 문제를 만들어낸 게 아이러니하게도 부족한 기획력, 즉 시나리오의 질이 낮았기 때문이라 평가받습니다.
또한, 현재 애니메이션 제작편수가 적어 그나마 있는 인재들이 경험을 쌓을만한 기회가 적고, 일본 제작업체가 하청마저도 더 값이 싼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으로 보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한국 제작업체가 제작팀을 가지고 있지 않고, 외주나 보내면서 주먹구구식으로 만드는데 뭐가 되겠습니까? 사실 시장도 문제지만 정부가 지원해줄 때, 제대로 못 만든 제작사들의 문제도 큽니다. {{ㅊ|[[김치 전사]] 보고있나?}} 당시 뒷 얘기로는 지원금만 받아챙기고 날림작업한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애니메이션 쿼터제]]라는 탁상법안이 통과되면서 나락입니다 나락. [[암흑 시간대|취지는 좋은데 결과는 개판입니다]].
그러나 이외로 한국 애니메이션계는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습니다. 바로 아동 애니메이션입니다. 어떤 분들이 보기에는 아동 애니메이션이 우습게 보이겠지만, 거기에도 수많은 플롯과 캐릭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무시받을 장르도 아닙니다.<ref>참고로 [[뽀롱뽀롱 뽀로로|뽀로로]]의 가치가 3893억이라고 발표된 바가 있습니다</ref>. 여하튼 이 얘기는 어떻게든 '''작가의 수요가 증가'''했음을 뜻합니다. 그리고 최근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성인 애니메이션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최근에 [[아이코닉스]]는 [[플로링하트]]라는 마법소녀물에 도전했고{{ㅊ|사실 마법소녀물은 비공식적으로 성인들이 타겟입니다}} [[스튜디오 애니멀]]도 성인 애니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라이터가 각광받을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 용어와 전략 ==
== 용어와 전략 ==
446번째 줄: 367번째 줄:
=== 이야기의 구성 ===
=== 이야기의 구성 ===


먼저 고민해봅시다. 이야기란 무엇일까요? 어떤 등장 인물의 삶? 어떤 사건들의 나열? 사실 다 맞는 말입니다. 스토리라는 건 어떤 인물의 삶을 순차적으로 배열한 것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정답이지만 만족스러운 대답은 아닙니다. 그게 스토리라면 왜 수많은 평론가들이 졸작을 보고 '스토리 구려!'라는 독설과 함께 별 하나를 내던지겠습니까? 우리가 담아야할 스토리는 그냥 삶이 아니라 '''드라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드라마는 TV드라마나 드라마라는 장르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 틀린 어휘입니다. 우리가 드라마라는 어휘를 일상 생활에서 쓸 때, "정말 드라마틱해!"나 "완전 드라마인걸"와 같은 표현을 쓴다는 걸 감안한다면 말이지요. 드라마가 뭐길래 제가 '드라마=스토리'라는 공식을 주장하고 있을까요? 드라마에 대해 심산 작가가 한 말이 있습니다.
{{인용문| 누가 뭘 하려고 졸라리 애쓴다}}
정말 명쾌하고 간단한 명제입니다. 스토리가 사건의 배열이라면 드라마는 사건의 '''극적인''' 재배열입니다. 다시말해, 스토리는 우연적 사건을 아무런 개연성없이 연결해도 성립하지만, 드라마는 흐름을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배치한 사건들입니다. 예를 한번 볼까요?
{{인용문2|
1.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진다.
2. 새가 알에서 부화한다.
3. 아기가 코에 앉은 먼지 때문에 재채기를 한다.
4. 한 남성이 기타를 연주한다.}}
위 사건들은 스토리라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틀에서 흐름을 읽을 수는 없지만 각 사건이 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뉴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뉴스를 보고 '드라마'라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스토리란 일정한 흐름을 가지고 있어야한다고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럼 우리가 흔히 아는 스토리를 한번 만들어보죠.
{{인용문2|
1. 엄마와 아이가 백화점에 놀러왔다.
2. 장을 보던 사이에 아이가 사라졌다.
3. 놀란 엄마는 아이를 찾아나선다.
4. 백화점 실내 놀이터에서 놀고있는 아이를 찾았다.}}
자, 여러분들은 위 사건들을 보고 흐름을 바로 눈치챘을 겁니다. 바로 '부모가 아이를 찾는다'라는 흐름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우리 일상에서 지인들과 많이 하고는 합니다. 사실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모두가 스토리텔러라 할 수 있죠. 작가들이 만들어낼 스토리도 이 일환입니다.
그러나 작가들이 써야할 스토리는 더 엄격하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일상이야 문맥이 안맞더라도 감안하고 살지만, 작가는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자, 아래의 말을 곱씹으면서 차근차근 알아가도록 합시다!
{{인용문| 아름답게 표현된 이야기는 구조와 배경, 인물, 장르 그리고 아이디어가 매끄럽게 녹아 들어간 교향각 같은 유기체이다.
이들 간의 화음을 얻으려면 작가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오케스트라의 악기들로 이해하고 연구해야 한다.
처음에는 따로따로, 그러고는 합주를 해가면서| 로버트 맥기}}
==== 구조 ====
==== 구조 ====
{{인용문|
엄격한 틀 안에서 작품을 쓸 때 상상력이 최고로 발휘되며
가장 풍요로운 아이디어를 낳는다.
전적으로 자유로운 작업이란
아무렇게나 뻗어나가기 안성맞춤이다.| T.S. 엘리엇}}
구조라는 것은 등장인물의 삶에서 작가의 의도대로 선택된 일련의 사건을 의미합니다. 그럼 아까 스토리와 다른게 무엇이냐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바로 '작가의 의도'입니다. 혹시 '일곱 장님과 코끼리'라는 우화를 알고있으신가요? 장님들이 코끼리의 각 부위를 만지고 서로 다른 추측을 내놓는다는 우화입니다. 사실 이는 장님이 아닌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관점은 제각기 다르기에 어떤 하나를 가지고 수만가지 감상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는 작가들도 별반다르지 않습니다. 등장인물의 삶을 필름처럼 쭉 나열한다고 가정하면, 작가들은 자신의 주관에 따라 필름을 '''편집'''할 것입니다. 결국엔 같은 소재라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톨스토이]] 원작의 [[인어공주]]는 인어공주가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한 줌 거품으로 덧없이 사라져버린 [[배드 엔딩]]이었습니다. 그러나 [[디즈니]]에서 다시 만든 [[인어공주]]는 인간이 되는데 성공하고 왕자와 결혼하는 [[해피 엔딩]]입니다.
우리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 재배열 할 때는 고려할 점이 있습니다. 작가는 자기마음가는대로 사건을 배열하지만 관객의 흥분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자기 위안에 그치게 됩니다. 또한, 자신의 사상을 집약했다해도 관객이 호응해주지 못한다면 독아론에 빠지고 말겠죠. 결국에 여러분들이 구조를 짤 때, 자신과 관객이라는 두 집합의 교집합을 공략해야 합니다.
결론을 내리면, '''구조란 흐름'''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 흐름에 맞추어 사건, 대사, 묘사, 등장인물, 플롯 등을 집어 완성하면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흐름이 정확히 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가실겁니다. 대충 뭔 말인줄 알겠는데 명확하게 잘 이해가 안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저도 이런 얘기를 듣고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결론을 내려보고자 합니다. 흐름이란 '''"주인공이 어째서 어떤 목적을 어떻게 달성하느냐"'''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누가 뭘하려고 졸라리 애를 쓴다"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자,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어째서(동기), 어떤 목적(목표), 어떻게(과정)을 달성하느냐(결말)에 필요한 장면만을 남겨둔 작품이 좋은 흐름을 가진 작품입니다. 군살을 빼는 것이 바로 흐름을 지키는 것이죠.
당연히 지킬 법한 이 법칙을 못 지키는 작품이 의외로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불필요한 쇼핑 씬을 만들어 탄식을 자아내고, 첫 자판기 씬을 보고 '뭐야?'라는 의문을 자아내게 만든 [[고스트 메신져|한국 극장 애니메이션]]. 갑자기 "짜장면으로 맞아볼래?"라는 대사와 함께 MP5를 난사해 사람을 벙찌게 만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100억짜리 한국영화]]. 영부인이 승용차 타고 피난가다, 맥아더가 신내림을 받고 [[인천 상륙작전]]을 한다는 [[오! 인천|골든라즈 베리 4개 부분 상을 받은 영화]]. 갑자기 [[백두산]]과 [[동북공정]]때문에 중국 삼합회 와 싸우는 [[투사부일체|조폭미화물]] 등등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시나리오라는 한정된 시간(러닝 타임) 안에 이야기가 종결되어야하는 글쓰기입니다. 또한 스크린 앞에 있는 관객들을 그 러닝타임동안 초집중상태로 만들어야합니다. 그런데 뜬금없는 이야기로 산통을 깨고, 딴 얘기하다가 시간이 다 지나게 되면 그 시나리오는 '졸작'이 되고맙니다. 앞서 T.S 엘리엇이 말한 내용도 똑같습니다. 여러분이 풍요롭게 해야할 것은 '''한 흐름의 기승전결 안의 이야기'''이지, 그 밖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 3장 구조 =====
앞서서 구조란 흐름이고, 흐름이란 주인공이 어째서 어떤 목적을 어떻게 달성하느냐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건 '''전체적인 시나리오'''라 했을 때 나오는 모범답안에 가깝습니다. 시나리오라는게 영화, 애니메이션 뿐아니라 드라마, 게임등 종류가 각양각색입니다. 그런데 한 분야의 시나리오로 정의를 내리면 다른 분야의 시나리오를 제작할 때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하면, '천국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라는 질문에 '착한 일을 하면 됩니다'라 답변한 것처럼 대략적인 개념을 말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설명할 내용은 그 착한 일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해야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라 보면 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놀랍게도 시나리오는 정해진 답이 있습니다. 인류가 가장 애용하는 스토리 구조이자, 몇몇 천재적인 개척자를 제외하고는 이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바로 3장 구조입니다. 우리들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 태초의 인간때부터 사용한 구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3장 구조는 매우 간단합니다. 바로,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네...그렇죠... 누가 그걸 모르겠냐고 분개하실겁니다. 그런데 의외로 아니 정말 놀랍게도 이 간단한 구조를 알아내지 못해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진 작가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이 3장 구조야 말로 시나리오 라이터로서 자격을 인정받는 첫번째 관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과연 3장 구조가 뭔지 한 번 그림으로 보도록 합니다.
[[파일:3장-구조.png|프레임|가운데| 시나리오의 기초가 되는 3장 구조]]
이 3장 구조는 시나리오 라이터들 사이에서 반드시 지켜야하는 불문율처럼 지켜지고 있습니다. 이 패러다임 구성표(위의 도표)는 시나리오 작법가로 유명한 시드 필드가 만든 역작입니다. 'Simple is Best'라는 말처럼 가장 간단한 공식을 이용해 가장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가능케 합니다. ..허나, 간단하다고 쉬운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E=mc2라는 간단한 공식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걸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3장 구조도 마찬가지 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막쌍 써먹으려면 방금 건져올린 생선마냥 작가의 손에서 펄떡대기 시작합니다. 이 생선을 손에서 놓치느냐 놓치지 않느냐가 분기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 3장 구조를 좀 더 파해쳐 봅시다. 2001년 아카데미 평생공로상을 받은 원로 작가 어니스트 레먼은 3장 구조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인용문2|
1장에서는 등장인물과 전체의 스토리가 처해 있는 상황을 다룬다.
2장에서는 그 상황이 진척되어 최고조에 이르게 되는 커다란 문제를 다룬다.
3장에서는 갈등과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가를 다룬다.| 어니스트 레먼}}


==== 사건 ====
==== 사건 ====
538번째 줄: 390번째 줄:


==== 기 ====
==== 기 ====
이야기의 시작에서 우리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소설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우리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소설과 마찬가지로 두가지입니다.
# 처음부터 큰 사건을 벌이던가
# 처음부터 큰 사건을 벌이던가
# 작은 떡밥들로 시작하든가
# 이야기를 설명하기 위한 작은 사건들로 시작하던가


장점과 단점도 소설과 같이, 전자의 경우 처음부터 집중도를 높일 수 있지만 아무 일 없이 다짜고짜 터지는 일이기 때문에 선택을 잘 해야 됩니다. 이런 종류로는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반대로 이목을 확 끌지는 않지만 위험부담이 상당히 적은 편이라는게 장점입니다. 후자의 대표적인 예로는 괴물을 들 수가 있겠군요.
장점과 단점도 소설과 같이, 전자의 경우 처음부터 집중도를 높일 수 있지만 아무 일 없이 다짜고짜 터지는 일이기 때문에 선택을 잘 해야 됩니다. 이런 종류로는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반대로 이목을 확 끌지는 않지만 위험부담이 상당히 적은 편이라는게 장점입니다. 후자의 대표적인 예로는 괴물을 들 수가 있겠군요.


'기'가 잘못 잡히면 전반적인 스토리는 흐트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의 시작을 정할 때 주의하셔야 합니다.
'기'가 잘못 잡히면 전반적인 스토리는 흐트러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의 시작을 정할 때 주의하셔야 합니다.


==== 승 ====
==== 승 ====
554번째 줄: 406번째 줄:


{{각주}}
{{각주}}
{{글쓰기에 입문하려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리브레 시리즈}}
{{리브레 시리즈}}
[[분류:안내서 시리즈]]
리브레 위키에서의 모든 기여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로 배포됩니다(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리브레 위키:저작권 문서를 읽어주세요). 만약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문서를 저장하지 말아 주세요.
글이 직접 작성되었거나 호환되는 라이선스인지 확인해주세요. 리그베다 위키, 나무위키, 오리위키, 구스위키, 디시위키 및 CCL 미적용 사이트 등에서 글을 가져오실 때는 본인이 문서의 유일한 기여자여야 하고, 만약 본인이 문서의 유일한 기여자라는 증거가 없다면 그 문서는 불시에 삭제될 수 있습니다.
취소 편집 도움말 (새 창에서 열림)

| () [] [[]] {{}} {{{}}} · <!-- --> · [[분류:]] · [[파일:]] · [[미디어:]] · #넘겨주기 [[]] · {{ㅊ|}} · <onlyinclude></onlyinclude> · <includeonly></includeonly> · <noinclude></noinclude> · <br /> · <ref></ref> · {{각주}} · {|class="wikitable" · |- · rowspan=""| · colspa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