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71

록히드 SR-71 블랙버드
Sr71 1.jpg
항공기 정보
종류 전략 정찰기
설계 록히드(스컹크웤스)
운영 Flag of the United States.svg 미국
사용연도 1966년~1999년
생산량 32대
정원 2명
엔진 JT-11D(P&W J51기반)
출력 lbs
속도 마하 3.3[1]
길이 32.74m
16.94m
높이 5.64m

SR-71 블랙버드(SR-71 Blackbird)는 미국의 전략정찰기이자 인류 최초로 마하 3을 돌파한 기체이다.

현존하는 가장 빠른 유인 항공기인 블랙버드는 초고공의 성층권을 마하 3의 속도로 순항해 동구권의 방공망을 뚫고 전략 정보들을 수집했던 정찰기다. 냉전 시기 수많은 요격 시도를 회피하며 단 한번도 격추되지 않은 신화같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1 개발[편집]

U-2 고공정찰기가 정찰 임무를 맡았지만, 나날이 발전하는 소련의 방공 미사일과 방공망 구축에 26km 상공을 비행하던 U-2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고 결국 두 번이나 U-2가 소련과 중국에서 격추되는 일이 벌어지자 새로운 정찰 수단을 물색하게 된다.

2 구조와 성능[편집]

Lockheed SR-71A 3view.svg

블랙버드의 가장 큰 강점은 마하3에 달하는 순항 속도와 함께 25km 고도의 성층권을 항행하는 능력이다.

최대 속도 마하 3.3에, 비공식적으론 미사일 회피 중 달성한 마하 3.5의 기록이 말해주듯 우주 언저리인 성층권 계면에서 추적하는 미사일조차 속도로 뿌리치는 블랙버드는 당대 격추할 수단이 없는 무적의 항공기었다.

비록 마하 3의 벽을 넘는 기종들은 여럿이 있으나 순간 속도가 아닌 순항 속도를 유지하는 것은 오직 블랙버드가 유일하며 대표적인 마하 3급 기체이자 그 시기 최강의 요격기인 미그25 폭스배트(Foxbat)도 마하 3으로 비행하는 모습으로, 서방권을 공포에 떨게 했지만, 해당 기록은 순간 가속으로 도달하였던 것으로 몇 분 정도까지만 유지하는 것이 한계였다. 이 역시도 기체에 큰 무리를 주기 때문에 실질 최고 속도는 마하 2~3 언저리에 머무른다고 할 정도다.[2]

에프터버너를 가동중인 J51 엔진
그림의 녹색 삼각형이 쇼크콘이다.

블랙버드는 기존 초음속기의 한계를 넘고자 램제트 엔진이라는 기존 항공기와는 다른 엔진 구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며 일반 터보제트 엔진과 램제트가 결합된 터보 램제트라는 2중 구조 엔진을 사용하였다.

램제트는 초음속 미사일의 추진기관으로 쓰일 만큼 초음속 비행에 가장 적합한 엔진이며 팬으로 된 압축기를 사용하는, 기존 제트엔진과는 별개로 음속에 달하는 공기 흐름이 인테이크에 위치한 쇼크콘에 충돌하는 충격파로 공기가 자체 압축되게 하는 구조인데, 공기 밀도가 희박한 초고공에서 극초음속에 근접한 통상 엔진은 팬에서 발생하는 충격파로 공기를 흡입, 압축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이와 같은 구조를 취하게 된 것이다. 다만, 반대로 말하면 음속의 바람이 불지 않는 한 램제트는 스스로 연소할 수 없다는 말이 되므로 그 때문에 P&W J51 터보제트 엔진이 비 초음속 비행을 담당하게 되며 마하 1.6부터 쇼크콘이 후퇴하기 시작해 마하 2~2.5에서 터보제트로의 공기 유입을 폐쇄하고 후연소실(에프터버너)로 우회시켜 점화, 램제트 엔진을 가동한다.

이러한 속도와 고고도 비행 능력을 바탕으로 블랙버드는 목표 획득 후 대응으로 이어지는 그 시간을 촉박하게 만들었고 당대 블랙버드를 추적할 수 있는 요격기가 전무한 것은 물론, 대공 미사일도 발사된 미사일이 블랙버드를 따라잡기 전 추력을 소진하게 함으로써 미사일의 추적을 속도로 뿌리치곤 했다.

블랙버드는 스텔스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 레이더 피탐면적을 최소화 하려는 시도를 통해 그 거대한 체구보다 훨씬 축소된 소형 항공기 수준으로 반사면적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블랙버드의 특징인 검은색 전파 흡수도료와 작고 경사진 수직미익, 독특한 동체 형상 등, 비록 현대적 스텔스기라 부르기엔 무리가 있지만 나름 초기 스텔스기의 특성을 갖추고 적의 방공망에 탐지되는 것을 피하려고 했다.

일단 여기까진 좋았으나 문제는 블랙버드의 존재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속도가 발목을 잡았는데, 워낙 빠른 속도로 비행하다보니 기체 표면이 대기와의 마찰(또는 단열압축)이 발생하게 되었고 그 온도는 섭씨 200도 이상에 달했다. 강력한 추력을 발산하는 엔진도 그에 비례하는 고온의 열을 뿜어내어 대기를 어지럽혀 이것이 레이더를 비롯한 탐지장비에 고스란히 잡히게 된 것이다. 또한 소련의 방공망도 호락호락하진 않아서 블랙버드가 달성한 반사면적은 소련의 레이더 수준으로도 탐지하는 것이 가능했고 현대 의 제대로 된 스텔스기에 비하면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한편으론 이런 고열 발생은 특이한 기체 구조를 갖게 하는데 일조했다. 블랙버드의 외피는 고속 성능을 위하여 90%가 가볍고 튼튼한 티타늄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티타늄은 비교적 열에 강한 금속으로 알려져 있긴 하나, 열팽창으로 인한 구조 변화는 피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나온 해결책은 철도처럼 부품 사이를 느슨하게 두게 되었고 고속에서 외피가 팽창해도 벌려놓은 거리가 맞물리며 폐쇄되도록 하였다. 대신 부품들의 사이를 미세하게 벌려둔 탓에 지상에서는 연료가 누출되는 문제점이 있었고 그 누출량은 많지 않았으나, 유폭 등 사고를 방지하고자 전용 연료인 JP-8은 인화점이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어쨌든 블랙버드는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하여 소련과 동구권 국가들의 신경을 긁어대며 정보들을 뽑아갔지만, 정작 -공식적으론- 소련 영공을 넘은 적이 없었다. 그 이유는 U-2 격추 사건 이후 미국은 소련 영공을 침범하지 않겠다고 약조한 것 때문인데, 그렇다면 어떻게 블랙버드는 소련에게서 알짜배기 정보들을 찍어올 수 있었느냐는 의문이 생기겠지만, 블랙버드는 우월한 센서들의 도움으로 목표끼지 접근하지 않고도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가능했다.

특히 수평선 파노라마 촬영 기능을 보유한 대형의 고성능 광학/적외선 카메라와 지상 맵핑 기능의 탐색용 측면 관측 레이더(SLAR), 그리고 각종 신호정보 수집장비로 구성된 정찰 장비는 총 중량이 1.5톤에 달할 정도로 상당한 크기를 자랑했고 이들 장비는 모두 후방석에서 조작되었다.

3 운용[편집]

3.1 활약[편집]

1966년 처녀비행을 시작한 이래, 수없이 많은 격추 시도 속에서도 유라시아와 북아프리카, 그리고 미주 대륙의 상공을 누볐다.

그 중 베트남전에선 무려 800번에 달하는 지대공 미사일 위협을 받았고 한번은 대공미사일이 기체에 근접하였으나 고속 비행중인 블랙버드를 맞추지 못하고 140m 밖에서 폭발해 약간의 파편들을 뿌리는 것에 그쳤다.

중국과 북한을 겨냥해 동아시아에 배치된 블랙버드는 오키나와를 거점으로 하여 활동하였고 이들 기체들은 오키나와의 토착 독사인 이름을 따 하부(Habu)[3] 라는 별명이 붙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푸에블로호 피랍사건 때 피랍 함선 위치를 파악하고자 북한 상공에 진입하였던 것이 있으며 1.21 사태(청와대 기습 사건) 때도 평양으로 침투하여 김일성의 거처를 확인하기도 하는 등, 운용 기간 동안 29번의 대북 정찰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북한군도 손이나 빨고 있지는 않아서 다수의 지대공 미사일로 요격 시도에 나섰으나 번번히 실패하였고 한번은 영공 밖인 NLL 남단에서 비행중인 블랙버드를 겨냥해 장거리 대공미사일 S-200을 발사한 일도 있었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으니, 서해 북녘 상공에서 한쪽 엔진이 정지하는 사고로 무방비 상태가 된 블랙버드를 북한 전투기가 추격하기도 했으나 우리 공군의 엄호로 대구 공군기지에 비상 착륙했다. 한편, 비슷한 일은 유럽에 배치된 블랙버드에게도 일어났는데, 발트해 상공에서 엔진이 정지된 블랙버드를 미그25가 긴급 출격해 따라붙었지만 공역에서 초계비행중이던 스웨덴 공군기들이 조난 상황을 확인하고 엄호에 나서며 요격을 단념한다. 이런 사례들과는 반대로 스웨덴 공군기들은 자국 영공에 접근하는 블랙버드를 추적하곤 했으며 격추 시도까지는 아니어도 락온을 거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4]

유럽에 배치된 블랙버드들의 주 임무는 소련 북방함대와 그 주둔지인 무르만스크 일대 북극해 연안 정찰이었고 영국에서 출격해 북해를 건너 접근했다.

이후 리비아를 비롯한 중동에서 활동하였고 여기서 미사일을 회피하는 과정 중 비공식 최고 기록인 마하 3.5를 달성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했던 SR-71이지만 시대의 변화는 더 이상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었고 통상적인 상황에서도 격추당할 뻔한 일이 발생하게 된다.

바로 이러한 기체들을 요격하기 위해 MiG-25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자매기 MiG-31이 2.2킬로미터 내 가시거리까지 접근하며 추적한 적이 있다. 조종사가 마음만 먹으면 격추시킬 수 있는 거리였으나 소련 방공군은 블랙버드를 격추시키지 않았다. 더 이상 이 속도로도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인지한 미국은 소련 영공 외부에서 정찰을 하는 등 정찰 활동이 위축되었다.

3.2 비군사적 운용[편집]

4 변형[편집]

블랙버드의 변형으론, 훈련용으로 후방에 조종석이 마련된 SR-71B가 있다. B형이 실전 정찰에 투입되는 A형과의 구분점은 전방 조종석과 똑같은 모양의 케노피가 돌출된 것으로 구분된다.

4.1 A-12 계열기[편집]

A12-flying.jpg
  • A-12

블랙버드 계열기의 시초로, 초고속 정찰기 사업 당시 록히드가 제안했던 초기 계획안에서 비롯하였다. 원형기인만큼 외형과 전반적인 스펙 모두 SR-71 블랙버드와 매우 유사하지만 2인승인 블랙버드와 달리 1인승 기체이며 미 공군이 아닌 미 중앙정보부(CIA)가 운용 주체였었다.

LockheedM21-D21.jpg
  • M-21 Droncarrier

D-21(수직미익 사이 비행체)이라는 초음속 무인기를 적국 코앞까지 수송하는 모기(母機)역할을 맡은 기종이다. 블랙버드의 날개 한쪽을 축소시켜 놓은 것 같은 외형에서처럼 M-21도 램제트를 이용해 비행하며 모기에서 분리된 뒤 초음속으로 적국 영공에 침투해 정찰 정보를 수집한다.

4.2 전폭기형[편집]

YF-12A.jpg
  • YF-12

원형인 A-12 기체로 개발된 요격 전투기다. 본디 XB-70 발키리의 호위 전투기로 개발이 진행되었으나, 이후 초음속 성능을 이용한 요격기로 전환되었다.

전투기로의 변화로 인해 레이돔이 신설된 기수의 외형이 변화하였고 내부엔 정찰장비 대신 화기관제용 AN/ASG-18 레이더를 탑재하며 1인승이던 A-12의 좌석은 레이더 운용 요원을 위한 복좌 형식으로 바뀐다. 무장은 4군데의 구획 중 3군데에 내부무장창을 마련하여 무장들을 수납할 계획이었고 취소된 요격기 XF-108 레이피어를 위해 개발된 AIM-47 팰콘 미사일이 들어갈 예정이었다.

F-12B라는 제직명으로 항공우주 방위사령부에 93대가 배치될 계획이었고 그렇게 되었다면 미그25를 능가하는 최강의 요격기이자 원판 A-12와 블랙버드의 전장이 30m가 넘어가는 만큼, 세계 최대의 전투기 자리까지 차지할 수 있었겠지만, 베트남 전쟁의 전비를 우선시한 당시 국방장관 로버트 맥나마라의 지시에 의해 시제기 3대만 제조된 채 종료되었다.

  • SR-71I

위의 YF-12 취소 이후 1980년대에 새로 구상되었던 전투기형이다. AWG-9 레이더와 4발의 AIM-54 피닉스 미사일을 장비하고 고고도에서 조기경보기 같은 적의 지원 항공기나 폭격기를 격추하는 용도로 계획되었으며 1982년엔 무장을 AIM-120 암람으로 변경한 안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이 역시 없던 일이 되었다.

5 관련[편집]

6 각주

  1. 비공식 마하 3.5.
  2. 미그25는 대량 양산되어야 하는 제식 전투기이므로 가격 대비 성능에서 타협을 봐야 했고 블랙버드처럼 오버 스펙을 요구하기보단 자기에게 요구되는 수준만 잘 해내면 되었었다. 그리고 미그25 역시 현존 최신예기들과 비교해도 초음속 능력과 고고도 비행 은 독보적이다.
  3. 국명으론 반시뱀, 살무사과에 속하며 오키나와에선 과거부터 많은 인명을 살상한 뱀으로 악명이 높다. 몸길이는 최대 2m 까지 자라나, 가느다란 체형 때문에 길이 대비 크기는 작게 느껴지는 편이다.
  4. 스웨덴은 중립국이며 공식적으론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았던 비동맹 국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