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001-KO/끝나지 않는 레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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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 Foundation (emblem).svgSCP 재단: 확보, 격리, 보호.

문서번호 : SCP-001-KO

작성자 검토자 O5 평의회
Camomile32 대 결 전자결재

제 목 : 끝나지 않는 레퀴엠

격리 등급 : 케테르 (Keter)
발 신 처  : SCP 재단 한국어 위키


특수 격리 절차[편집 | 원본 편집]

현재 SCP-001-KO의 존재가 확실히 증명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SCP-001-KO이 미치는 영향은 재단 내부는 당연하고 외부까지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현재로써는 완벽하게 이를 은폐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이 사실이 퍼져 혼란을 주는 것을 막는 것으로 격리 절차를 대신한다. 또한 SCP-001-KO의 영향은 재단 밖에서도 나타나므로 이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가려내고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 중이다.

매월 1일 15시부터 16시까지 D계급을 포함한 모든 인원에게 이 문서의 공개된 부분을 열람 가능하게 한다. 이후 17시까지 각 기지 관리자에게 자신이 SCP-001-KO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게 한다. 기지 관리자는 자신을 알린 사람의 이름, 등급, 계급, 그리고 그 사람이 떠올렸다는 기억을 적은 문서를 O5-6의 공개된 메일로 보낸다. 추가 조사가 진행된 뒤 사실로 판명된다면 SCP-001-KO-1로 지정된다. 경우에 따라 기지의 이동과 같은 절차의 진행도 가능하다.

+ SCP-001-KO-1만 열람 가능

매월 1일, 15일 그리고 그 달의 마지막 날로 하여 총 세 번, SCP-001-KO의 존재를 알고 있는(이하 SCP-001-KO-1) 29명 30명은 제15기지 지하 5층의 회의실로 모인다. 회의실은 감시 카메라가 없고 최소 5명의 무장요원이 밖에서 지키고 있어야 한다. 회의는 3시간 동안 진행되며 SCP-001-KO의 대처법에 대하여 논의한다. 회의실은 SCP-001-KO-1들이 모이기 1시간 전, 카메라와 도청 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음을 확인해야 한다. 이를 확인하는 시간 이외에는 SCP-001-KO-1 이외의 다른 사람의 출입을 금한다.

회의실에는 29명 30명이 앉을 수 있는 원형 탁자와 의자가 준비되어 있다. 중앙에는 SCP-001-KO-1 중 완벽하게 '안전' 상태에 있는 11명 12명이 1자리 수씩 무작위로 정한 비밀번호로 되어있는 금고가 있어야 한다. 탁자는 3그룹으로 나뉘어 앉아야 하며 이 자리는 변동 가능하다. 그룹은 자신의 죽음을 완전히 막은 '안전' 상태인 그룹, 자신의 죽음을 현재까지 제시된 방법으로 바꿀 수 없는 '확정'인 그룹, 그리고 자신의 죽음을 막으려고 여러 방법을 실행 중인 '진행' 그룹으로 나뉜다.

금고 안에는 SCP-001-KO에 관한 문서와 논의 시 필요한 필기구, 그리고 증명을 위한 녹음기가 있다. 논의에 필요한 물건들은 '안전' 상태에 있는 O5-6의 요청으로 보급될 수 있다. '안전' 상태에 있는 3등급 연구원 R의 요청으로 보급될 수 있다.

SCP-001-KO에 관한 것을 기록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오로지 수필로만 작성되어야 한다. 문서는 논의가 끝난 뒤 다시 금고에 넣는다. 문서의 작성 시 복사본으로 똑같은 문서를 하나 더 작성한다. 문서의 복사본은 논의가 끝난 뒤 3시간 안에 제██기지의 지하로 이동되어 똑같은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는 금고에 보관된다. 문서의 파괴를 최대한 막기 위해 각 금고는 티탄산바륨주석 합금으로 제작된다.

새로운 SCP-001-KO-1은 O5-6가 받은 메일에 근거로 똑같은 죽음을 맞았을 때 선정된다. 이후 다음 반복 때 SCP-001-KO-1로 선정된다. 메일을 송신한 기지 감독관은 진위 여부에 상관없이 기억소거를 받게 된다.

SCP-001-KO는 O5를 포함한 모든 인원이 무작위적으로 알게 될 수 있다. 혼란을 막기 위해 모든 SCP-001-KO-1들은 자신이 SCP-001-KO-1인 것을 숨겨야 한다.

만약 SCP-001-KO-1들 중 누구라도 자신이 '안전' 상태에 들어갔다면 최소 0등급 이상의 보안 승인 등급을 얻게 되며 이는 강등되지 않는다.

변경사항 기록 : 최근 제12기지에 있던 D-0673이 SCP-001-KO-1, '안전'으로 지정됨에 따라 이전 문서의 격리절차와 내용을 변경합니다. 또한 D-0673은 0등급으로 보안 승인 등급이 변경되었습니다. 제12기지의 감독관은 기억소거를 받았습니다.

변경사항 기록 : '안전' 그룹에 있던 O5-6가 사망함에 따라 격리 절차가 약간 변동되었습니다. 이 문서에 따라 다음부터 O5-6는 다시 방법을 찾기 전까지는 '진행' 그룹에 속하게 됩니다.

설명[편집 | 원본 편집]

SCP-001-KO이 현존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이는 가능한 빨리 제거되어야 하며 없던 일로 덮어야 한다. 현재 특별히 선정된 소수의 인원이 이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SCP-001-KO은 일종의 전염되지 않는 이상 현상으로, 일부 인간에게 나타나며 이들을 SCP-001-KO-1로 칭한다. SCP-001-KO-1는 미래에 자신에게 일어날 일에 관한 단편적인 기억이나 자신이 죽는 기억 등이 반복적으로 일어남으로써 혼란을 겪는다. 이는 자신의 시점에서 본 기억이 떠오르는 것으로, 공포심이나 불안감 등의 감정이 증폭되게 한다.

O5-██의 요청에 따라 SCP-001-KO-1가 아닌 다른 이에게 이 문서의 열람은 여기까지로 제한합니다. 만약 자신이 SCP-001-KO을 겪고 있다고 느낀다면 위의 특수 격리 절차대로 움직여 주시기 바랍니다.

+ SCP-001-KO-1만 열람 가능

SCP-001-KO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그 자체이다. 이는 세계멸망(이하 ‘마지막’) 이후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상태다. 평범한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죽음 이후 그 죽음 이전의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다시금 생활하게 된다. 반복된 후 사람들은 자신이 반복 이전에 살았던 삶을 똑같이 살게 된다. 하지만 반복 이전의 생활에 대한 기억은 하지 못함으로 이는 당사자가 반복 이전의 죽음과 똑같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현상을 야기한다.

SCP-001-KO-1은 어느 순간 자신이 깨어났을 때 자신이 전에 생활했던 현실의 기억이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 사람이다. 이는 무작위적으로 나타난다. SCP-001-KO-1은 현실의 시점에서 자신이 반복 이전에 겪었던 일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 곧 SCP-001-KO-1은 자신이 어떻게 죽는지 알게 되며 극심한 불안감, 공포를 느낀다. 만약 SCP-001-KO-1이 자신이 맞이할 죽음을 막는다면 반복 이전의 기억들은 더 이상 떠오르지 않게 된다. (부록 requiem-1 참조)

재단 안에서는 SCP-001-KO-1 각각의 죽음을 막음으로써 점진적으로 전체의 죽음을 막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29 30명의 SCP-001-KO-1이 있으며 11 12명의 ‘안전’ 그룹 10명의 ‘진행’ 그룹 8명의 ‘확정’ 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안전’ 그룹은 자신의 가장 가까운 죽음을 막은 그룹이다. 이 그룹은 ‘진행’ 상태의 그룹과 ‘확정’ 상태의 그룹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진행’ 그룹은 ‘안전’ 상태의 그룹의 도움을 받아 각자 자신의 죽음을 막을 방법을 모색한다. ‘확정’ 그룹은 특이한 경우로써 현재의 방법으로써는 자신의 죽음을 막을 수 없는 필연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그룹이다. (부록 requiem-2 참조)

SCP-001-KO-1이 기억하고 있는 기억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워지지 않는다. 따라서 SCP-001-KO-1들은 주기적으로 정신치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부록 requiem-3 참조)

SCP-001-KO는 반복이 일어나기 직전에 ‘마지막’을 겪는다. 현 시점에서 나타난 ‘마지막’은 총 세 가지 종류이며 아직 다른 ‘마지막’으로 가는 변수는 확인 중이다. 변수란, 어떠한 행동을 함으로써 미래의 결과가 바뀌게 되는 상황을 뜻한다. 현재까지 총 216개의 변수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변수의 기록이나 각 변수를 행함에 따른 결과를 수필로 적은 기록은 반복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현재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SCP-001-KO-1은 O5-██ 한 명이다. 그러나 최근 발견된 3번째 ‘마지막’은 재단에 있는 누구도 보지 못했다. 현재 ‘안전’ 그룹에 해당하는 SCP-001-KO-1들이 3번째 ‘마지막’을 보게 되는 변수를 찾아내고 있다. (부록 requiem-4 참조)

부록[편집 | 원본 편집]

+ SCP-001-KO-1만 열람 가능 requiem-1

확보, 격리, 보호

이하는 연구원 K가 남긴 일기 중 일부이다.

작성일 ██25년/3월/4일

상황을 차분하게 정리해 볼 겸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대체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1주 전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과로한 업무로 스트레스가 쌓여서 이렇게 된 건가? 내가 알지도 못하는 나의 기억이 마구 떠오른다. 병원에 가서 받은 상담과 약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계속 계속 떠오른다. 그나마 잘 때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으니 다행이다.

작성일 ██25년/3월/7일

‘기억’은 끊임없이 떠오르지만 꽤 익숙해졌다. 예를 들어 3층 복도를 돌 때 지나가던 연구원 ████와 마주쳐 커피를 옷에 쏟는 기억이 떠오르는 덕에 커피를 옷에 쏟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 잘만 이용하면 승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만, 이게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르겠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작성일 ██25년/3월/9일

씨발씨발씨발씨발!! 난 개새끼다. 알고 있어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간신히 나 하나의 목숨만 구했어, 그래, 이건 저주야 누가 나한테 벌을 내리는 게 틀림없어 난 이제 뭘 해야 하지? 누구한테도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고, 누구도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 거야. 누군가가 도와줬으면 좋겠어 부탁이야 제발…

작성일 ██25년/3월/14일

갈게… 기다려

작성일 ██25년/3월/1일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내가 과거로 온 건가? 여기에 적혀 있는 대로 난 3월 14일에 죽었다. 그런데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3월/1일 이다. 그리고 이 망할 놈의 기억은 내가 죽기 직전의 기억까지 나타나고 있다. 빌어먹을.

작성일 ██25년/3월/8일

내일이다. 바로 내일이야, 할 수 있을까? 상황을 정리하면서 내가 뭘 하면 내 동료를 구할 수 있는지 생각 중이다. 우선, 플라스크를 교체해야 되고, 문이 망가져 있다는 사실도 보고 해야 되겠지? 또 그 괴물 새끼가 날뛰게 되면 위험하니까, 보안팀을 미리 불러야겠어. 무지 긴장되는군,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을 거야 절대로.

작성일 ██25년/3월/10일

해냈다! 비록 모두들 조금씩 다쳐서 치료 중이지만 아무도 죽지 않았어! 내가 해낸 거야! 바꾼 거라고! 누가 나한테 이런 벌을 내렸는지 모르지만, 잘 들어라 이 개새끼야, 지금 부터는 니 맘대로 안될 거야 하하! 내가 바꿀 테니까!
+ SCP-001-KO-1만 열람 가능 requiem-2

확보, 격리, 보호

이하는 ‘확정’ 그룹의 ██████ 박사를 구하기 위한 시도를 적어놓은 노트와 결과 중 일부를 발췌한 것 이다

I) ██████ 박사가 타고 갈 차를 출발 직전에 교체 > 폭발을 막아 박사 구출

위의 경우 폭발을 막았지만 도중 교통사고가 일어나 박사가 사망함 (X)

II) 차를 교체 후 다른 길로 목적지에 감 > 폭발과 교통사고 둘 다 무시 가능

위 경우 박사는 저격 당함 (X)

III) 박사로 위장시킨 D계급 인원을 먼저 미끼로 씀 > 박사는 이후 30분 후에 출발

위의 경우 저격수의 위치를 발견했다. 다만 문제점은 저격수가 1명이 아니었다는 것.

[이하 생략]

██████ 박사 소견 : 죽는 걸 막을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지, 나는 내가 죽기 전까지 힘이 닿는 대로 노력하겠네. 다들 고맙구먼.

+ SCP-001-KO-1만 열람 가능 requiem-3

확보, 격리, 보호

이하는 전 D-3475인 J의 기억을 소거하는 실험을 녹음 한 것을 글로 옮겨 적은 것이다. J는 SCP-001-KO-1 중 한 명이며 기억제거를 요청했다.

날짜 ████년/5월/██일

대상: J

면담자: 연구원 R

J: 허가가 떨어졌나요?

연구원 R: 그래, 지금 너한테 기억소거제를 투여할 거야. 긴장하지 말고 그냥 누워 있어.

J: (짧은 공백) 저 좀 이기적이네요, 혼자만 도망치려 하고 있잖아요?

연구원 R: 아니, 그렇게 생각하지 마. 만약 세상이 원래부터 이래왔고 이게 자연의 규칙이라면, 최후의 수단으로 써야될지도 모르는 거니까.

J: (긴 공백) 견디기 힘든 기억이 계속 떠오르고 누군가의 죽음을 반복적으로 보는 건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아요. 곧 죽을 사람이 제 앞에서 밝게 웃고 있는걸 보고 있고… 미쳐버릴 정도로 밀려오는 슬픔을 누구도 모르게 묻어야 되고… 또…

연구원 R: (J의 말을 끊는다.) 자 이제 약을 투여할 거야. 만약 성공하면 적어도 이번 반복은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꺼야. 그럼…

(약 10분 동안 공백 이후 J의 목소리가 들림. 막 잠에서 깬 듯 하다.)

J: 어…. 여긴….

연구원 R: 어이! 정신이 들어? 근무 중에 쓰러졌어. 피로 누적이랜다. 그러게 잠 좀 자라고 했잖아?

J: 아…….

(이후 3분 정도의 공백)

J: 벗어날 수 없네요. 역시… 어울리지 않게 거짓말은 안 하셔도 돼요.

결과: SCP-001-KO-1의 기억은 기억 제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 SCP-001-KO-1만 열람 가능 requiem-4

확보, 격리, 보호

이하는 O5-██가 첫 번째 ‘마지막’에 관하여 자신이 본 것을 기록한 내용이다.

변수13번째, 55번째, 63번째, 89번째, 134번째, 200번째, ███번째를 이행할 경우의 ‘마지막’

현재 내가 있는 곳은 [데이터 말소]에 최하층의 회의실이다. 곧 여기까지 놈들이 올 것이고 그땐 나도 끝나겠지. 이 기록은 놈들이 문을 부수기 직전에 금고에 넣을 것이다. 무사했으면 좋겠군. 우선 이렇게 된 건 변수 200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된다. 그때 SCP-███를 [데이터 말소]와 만나게 하지만 않았어도, 이 정도까지 오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주변이 어떤 상황인지는 아쉽게도 눈이 멀어 묘사할 수 없다. 이 문서도 간신히 작성하고 있다. 혹시 모르니 내가 마지막으로 보고 받은 내용을 적겠다. ‘땅이 올라온다, 갈라지고 깨지며 올라온다.’ 이 망할 눈만 안 멀었어도 무슨 상황인지 알았을 텐데, 더 많은 정보를 얻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런, 들킨 것 같다. 이 ‘마지막’은 실패다.

이하는 O5-██가 두 번째 ‘마지막’에 관하여 자신이 본 것을 기록한 내용이다.

변수 13번째, 67번째, 99번째, 100번째, 187번째, ███번째를 이행할 경우의 ‘마지막’

현재 생존이 확인되는 재단 인원은 나, [데이터 말소]에 속해 있던, K-Sliver 요원 둘뿐이다. 연합은 패배했다. GOC는 전멸, 혼돈의 반란에는 생존자가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극소수일 것 이다. 설마 ‘그녀’가 SCP들을 조종할 줄이야. 만약 이 ‘마지막’을 막아야 한다면 ‘그녀’를 파괴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SCP-990의 말이 이런 의미였을 줄이야. 눈 앞의 광경을 묘사하고 싶지 않다. 차라리 그때처럼 눈이 멀었으면 좋았을 텐데. 더 이상 힘이 없다.

이하는 연구원 K가 세 번째 ‘마지막’ 직전 상황을 기록한 내용이다.

변수 [데이터 말소], [데이터 말소], [데이터 말소], [데이터 말소], [데이터 말소], [데이터 말소]를 이행할 경우의 ‘마지막’

아직 ‘마지막’은 아니지만 현재까지는 여기까지가 한계인 듯하다. 나 혼자서는 도저히 무리다. 자신이 없다. 다른 변수를 찾아야 한다. 설마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황에 압도적으로 쓰러지고 있다. ‘마지막’을 두 번이나 경험하신 O5-██라도 계신다면 뭔 짓이라도 해보겠지만… 이젠 불가능하다. 시계는 곧 멈출 것이다…

SCP-001-KO-1 중 O5만 열람 가능

+ requiem

hymn

혹시 레퀴엠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네 맞습니다. 진혼곡, 망자의 혼을 위로하기 위한 음악이죠. 지금 이 세계에 비유되기 딱 좋은 단어입니다. 세상은 멸망했습니다. 이미 아주 오래 전에 말이죠.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가 존재하는 이 세계는 그저 사라진 세계를 위로하기 위한… 정도인 겁니다.

노력했습니다. ‘마지막’을 막기 위해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를 발견하고 격리하고 실험하고 질리도록 많은 피와 고통을 실감했습니다. 하지만 바뀌지 않았어요.

그렇게 또 한 세계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우린 다음 레퀴엠으로 넘어가고 또 사라지고 넘어가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동안 바뀐 것이라면 우리에게 재단이라는 위험한 존재를 잡아두는 시설과, 더 많은 SCP라는 명칭을 가지게 되는 존재들의 발견뿐. 발전은 없었어요. 아니, 오히려 정반대였습니다. 반복되면 될수록 그 SCP라고 불려지게 되는 것들의 존재가 더 많이 발견됐으니까요. 당연히 상황은 악화되어 갔고, 우리는 그 전 기억에 의존해서 똑같은 발자국을 밟으며 절망해 갔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가 알아채지도 못한 사이에 미래는 달라져 있었습니다. 우리는 훨씬 더 높은 기술력과 힘을 가지고 있었고, 예전의 ‘마지막’을 뛰어넘어 살고 있던 겁니다.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발전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저 조금 느렸다는 것을요. 그때부터 우리는 이 세계를 레퀴엠이 아니라 찬송가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 세계를 위로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게 된 겁니다.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반복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절망하진 않습니다. 이제 우리는 불행한 ‘마지막’을 막기 위해 과거의 기억을 참고해 미래의 결과를 바꾸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확보하고 격리하고 보호해야 합니다.

해설[편집 | 원본 편집]

끝없이 반복되는 세계멸망 자체가 SCP이며, 멸망하기 이전 세계를 기억하는 SCP-001-KO-1의 기억을 통해 세계멸망을 막는 내용으로 일종의 루프물이다.

SCP-001-KO를 보면 알겠지만 원래 001 문서는 미승인자가 보면 BLIT로 죽여버리고, 가짜 SCP까지 섞어 놓는 등 보안이 삼엄하게 이뤄진다. 그러나 이 SCP는 D계급 인원에게까지 주기적으로 공개한다. 부록을 보면 멸망하는 세계에 놓인 사람들의 무기력함과 더불어 필요하다면 보안과 특권을 내려놓는 협동심을 보여준다.

현재 001-KO중 가장 높은 추천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