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성면역결핍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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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성면역결핍증(後天性免疫缺乏症候群,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은 HIV바이러스에 감염에 의해서 발생하는 면역부전증을 특징으로 하는 악성 전신 감염병이다. 약칭인 에이즈(AIDS)로 널리 알려졌다.

학계에는 1981년 처음 보고되었으나, 초기에는 그냥 성병의 일종으로 알게 되었다가 나중에 20세기 말의 흑사병이라는 별명이 붙게 된다. 아주 정확한 초기 감염 경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원숭이에게 있는 바이러스가 어떤 경로로든 사람에게 넘어와서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증상[편집 | 원본 편집]

일반적으로 감염 초기에는 감기증상과 같은 짧은 급성 HIV 증상을 보인 후 오랜 기간의 무증상 잠복기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기간 동안 별다른 증상은 나타나지 않지만 HIV 바이러스는 급속히 증가하게 되면서 면역기능을 감소시키게 된다. 이후 인체의 면역파괴가 점차 심해져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면 이로 인한 여러 합병증들이 생기고 이 상태를 에이즈라고 부른다.

병이 진전됨에 따라 각종 기회감염, 악성종양, 신경계통의 합병증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게 되고, 이러한 말기 증상들이 주된 사망원인으로 지목된다.

바이러스 감염의 결과는 다음의 단계로 볼 수 있다.[1]

  • 1단계 : 체내침입
    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와 협력체 세포 안에 숨게 된다. 이 단계의 사람들은 겉보기에는 건강해 보이나 전염성이 있는 상태로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 2단계 : 혈액내 항체출현
    항체는 대개 감염 이후 2~3개월 후에 나타난다. 다른 대부분의 항체와는 달리 그것들은 HIV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바이러스를 죽일 수도 없다. 즉, 인체 내의 면역체계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 검사를 통해 혈액 내의 항체를 찾아낼 수 있으며, 이 항체를 통해 HIV에 감염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감염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으나, 아직 건강해 보이는 것은 1단계와 마찬가지. 이 단계는 약 1~5년, 혹은 그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
  • 3단계 : 초기증상 시작
    초기증상은 체중감소, 심한 피로감, 계속되는 발열, 설사, 약간의 심한 발한 등으로 시작된다. 이 증상들 중 일부는 매우 보편적인 것들이라 AIDS 이외에도 많은 원인이 있을수 있다. HIV가 원인이 되는 것은 이 중 많은 증상이 함께 일어나고 발병 위험이 있는 행위를 했었던 경우에 한해만 해당된다.
  • 4단계 : AIDS 발현
    이 단계에서 바이러스는 ‘협력체 세포’를 파괴함으로써 심각한 손상을 입히게 된다. 심한 질병들이 발병하는데, 가장 흔한 것들로는 폐렴, 암, 뇌손상이 있다. 이 단계의 AIDS환자들은 곧 사망하기도 하고, 약 2년간 생존하기도 한다.

감염 경로[편집 | 원본 편집]

사회적 매장을 우려해 보균자·감염자인 사실을 숨기고 치료를 미루다가 퍼트려지는 경우가 많다. 체액을 직접 맞대야 옮겨지는 질병이므로, 일상생활에서 분비물(날숨, 땀 등)이 옮겨 묻는 것 정도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 수혈, 주사기 공유 등 피를 섞는 행동
    보균자의 혈액에 있는 바이러스가 옮아서 감염되는 상황. 마약 투여 등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수혈 등 제도권에서는 보균자 명단을 철저하게 관리하여 병이 퍼지는 것을 막고자 한다.
  • 체액끼리 직접 접촉하게 되는 성관계
    대체로 콘돔 없는 관계의 경우 위험성이 아주 높다. 보건소에서 콘돔을 펑펑 뿌리는 이유도 이것 때문. 특히 동성간 관계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에이즈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모든 감염병이 마찬가지지만, 에이즈도 HIV바이러스 보균자가 바이러스를 옮겨줘야 걸리는 것이지 그냥 자연발생하는 질병이 아니다.
  • 출산을 통한 수직감염

치료법[편집 | 원본 편집]

항 HIV 약제를 3가지 이상 동시에 투여하는 강력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법(HAART[2])이 도입된 1990년대 이후로 HIV 환자의 예후가 급격히 개선되었다. HAART 치료를 시작하면 4-8주 후에는 HIV가 환자의 혈액에서 검출되지 않는 수준까지 억제되고, CD4 림프구는 점차 증가하게 된다. 다만 단순 칵테일 요법은 약을 다수 처방하여 조제하는 방식이라 매 끼니마다 약이 한줌씩 되었으나, 한알에 집약한 전용 약제가 나오면서 복용이 한결 쉬워졌다.

처방 결과 환자는 면역능을 회복하여, 기회감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HIV가 1년 이상 검출되지 않는 환자들도 항 HIV 치료를 중단하면 2~4주 이내에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하므로 한번 치료를 시작하면 도중에 약제를 중단할 수 없는 한계점이 있다. 즉 돈이 무지하게 많이 깨진다는 소리. 2004년 기준으로, 30대에 감염되는 경우 생애동안 쏟아부어야 하는 비용이 4억여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와 있다[3].

장기간 항 HIV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질대사 이상, 혈당의 상승, 지방 분포이상 증후군, 간독성, 골 대사이상 등의 약물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과 장기간 약물복용의 순응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점 또한 문제가 된다. 따라서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환자교육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 단점 아닌 단점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쉽게 말해서 만성질환 수준으로 낮춰서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하는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어찌되었든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꽤나 성가시다는 의미다. 그래도 과거 치료법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어서 정말 20세기 말의 흑사병 소리를 듣던 것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것이다.

여담[편집 | 원본 편집]

  • 돈이 무서워서 에이즈 치료를 받지 못하고 병을 퍼트리는 일을 막기 위해 국가에서 환자에게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지원사업을 받으려면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4][5]. 다만, 그 합병증에 대해서는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과다한 의료비용을 지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6].
  • 한국 의료보험 체계상 수가 타협이 안 나면 건강보험으로 약을 못 타기 때문에 약의 가짓수가 제약되어 있고, 이로 인한 내성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7]. 시판중인 약에 내성이 생기면 천천히 죽어가던가, 어떻게든 신약을 구해 목숨을 부지하는 수밖에 없다.
  • 20세기의 흑사병 소리를 들을 정도로 불치병 소리를 들었었지만, 정작 이 에이즈 바이러스 자체도 진화를 거듭하면서 인체 독성이 약화중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인체에 대해 바이러스가 적응을 하면서 독성이 약해지고 감염율도 떨어지게 된 것. (일단 숙주가 살아야 바이러스도 번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점점 숙주를 살리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질병 자체를 그냥 두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 시대개념이 1980년대 이전에 머물러 있는 수꼴 보수 개신교 집단에서 이 에이즈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성향이 있다. 무조건 걸리면 당장 죽는 질병처럼 과대포장하는 것은 물론, 매개체 없이 동성간 성관계만으로도 감염된다고 호도하는 등의 잘못된 정보를 여기저기 뿌리거나 교묘하게 왜곡된 정보를 퍼뜨리는 모습이 꽤 많이 목격된다. 여담으로 콘돔과 같은 보호장치를 사용하지 않은 것을 전제로 에이즈 감염자와의 한 이성/동성간 성관계와 에이즈 감염의 상관관계를 따지면 여성 동성 성관계가 에이즈에서 가장 안전하고 그 다음으로 이성간 성관계, 남자 동성 성관계 순서로 감염 위험성이 증가한다.

각주

  1. 서울아산병원 자료
  2. Highly active antiretroviral treatment, 흔히 칵테일 요법이라 한다.
  3. 에이즈환자 평균 생애비용 3억 8,600만원, 의학신문, 2004.11.30.
  4. 감염병관리 - 성병 및 에이즈 관리, 마산보건소
  5.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22조(비용 부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비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거나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한다.
  6. 에이즈 감염인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사는 이유, 생각하는성소수자연대
  7. 제약사 ‘약값 너무 싸’ 판매거부…에이즈 환자들 ‘신음’, 한겨레, 2008.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