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워드프로세서

21세기 워드프로세서

21세기 워드프로세서이스트소프트에서 1992년에 출시한 워드프로세서이다. 이스트소프트의 초기작으로, 당시 대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공모전에 출품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어 시장에 나왔지만, 아래아 한글의 아성을 넘지 못 하고 묻혀 버린 나머지 현재는 골수 DOS 유저 아니면 뇌리에서 완전히 잊혀져 버린 프로그램이 되었다.

1 개발 계기[편집]

1991년 초여름에 현대전자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공모전을 개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한양대학교 2학년생이었던 김장중이 같은 학교 친구였던 전준회, 박우진, 최봉우를 끌어모아 공모전에 출품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힘을 합쳤다. 그리고 이들은 공모전에 출품할 프로그램으로 워드프로세서를 택하게 된다.[1]

2 개발 과정[편집]

21세기 워드프로세서가 개발될 당시에는 아래아 한글 1.X 버전이 대중들 사이에서 주로 쓰이고 있었는데, 아래아 한글 1.X는 위지웍(WYSIWYG) 편집이 가능했고[2], 명조체, 고딕체, 샘물체, 필기체 등 다양한 스타일의 폰트를 지원하고 있었지만, 글씨 크기는 큰 것(2배), 작은 것만 지원하고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는 비트맵 방식으로 글꼴을 처리한다는 점 때문이었는데, 글씨 크기가 커질수록 계단 현상이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벡터폰트로 출력할 수 있는 개념을 한국 최초로 도입하는 등 아래아 한글 1.X을 능가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채택하게 된다. 이름은 미국의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인 '로터스 123'을 참고하여 타자가 간편하고, 실행하기 쉽고, 다가오는 새 천년의 진취적인 느낌이 담겨져 있다고 해서 아라비아 숫자 '2'와 '1'만 사용하여 ‘21세기 워드프로세서’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출시하기로 결정하였다. [3]

하지만 21세기 워드프로세서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던 1992년 7월 27일에 아래아 한글 2.0가 출시되면서 계획이 틀어져 버리고 만다. [4] 21세기 워드프로세서가 도입했던 벡터 폰트는 물론이고, 21세기에는 들어가 있지 않던 그림 삽입 기능이나 표 삽입 등 기존의 워드프로세서에는 없었던 다양한 기능들이 포함되면서 21세기 워드프로세서는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결국 21세기 워드프로세서는 보완 작업을 거쳐 1992년 8월 중순에 PC 통신에 올렸는데, 업로드가 이루어진 다음 날부터 하루 평균 약 20여 건의 리뷰가 올라왔고, 1천여건이 넘는 다운로드가 이루어지면서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래아 한글 2.0은 두 달동안 3만여개나 팔렸고, 시장 점유율도 80%를 넘어서는 등 대학생들이 무모한 열정만 갖고 만든 워드프로세서인 21세기 워드가 따라잡기에는 많이 벅차 보였다. 1993년 3월 초에 한메소프트가 이스트소프트에 협력 관계를 맺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거절하였고 [5], 얼마 후에 부산지역 학원연합회에서 대부분의 컴퓨터 학원의 수익이 영 좋지 않다는 이유로 저렴한 워드프로세서를 찾던 중에 ‘21세기’팀에 계약을 요청하였는데, ‘21세기’ 팀은 이를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이후 ‘21세기’ 팀은 ‘이스트소프트(ESTsoft)’라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21세기 워드프로세서가 갖고 있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완성형 폰트의 개발을 위해 한양시스템에게 손을 빌렸지만, 학원연합회와의 계약금 3,000만원만 가지고는 법인을 설립하는 데 필요한 최소 자금인 5,000만원에는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었다. 하지만 한양시스템 측에서 폰트를 살 돈이 없어서 싼 가격에 데이터만 제공해 줄 수 없겠냐는 이스트소프트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숨통이 트이게 된다. [6]

3 처참한 실패[편집]

1993년 9월 24일, 이스트소프트의 법인 설립이 이루어진 후 [7] 21세기 워드프로세서가 시장에 출시되었으나, 당시 시장에는 훈민정음, 글사랑,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한글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같은 윈도우즈용 워드프로세서와 도스용 제품인 사임당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스트소프트 측에서는 21세기 워드프로세서의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1.4 버전에서 한글 글꼴을 10가지로 늘리고 메모리 관리 기능을 강화하면서 작성할 수 있는 문서의 분량을 늘릴 수 있게 만들었고, 당시 아래아 한글 2.X의 시중가였던 27만 5천원의 10%에 불과한 2만 7천5백원에 책정되어 시장에 출시되었으나, 홍보 부족 및 아래아 한글 2.X에 비해 기능이 빈약하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처참한 실패를 맛보았다. 게다가 김장중은 삼대독자로 6개월 방위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르바이트도 하지 못 해서 [8] 결국 김장중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회사를 그만두었다.

하지만 김장중은 포기하지 않고 이스트소프트에 남아 홀로 이스트소프트를 이끌어나갔었고, 새로 직원들을 끌어모아 21세기 워드 2.0 버전을 출시하려고 계획하면서 21세기 워드를 살릴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한 연합’을 꾸렸던 나라소프트가 한글과컴퓨터에 합병되어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한 연합’이 컨소시엄이 와해되는 바람에 1995년 1월 19일에 차기 버전인 2.0 버전의 제작을 포기하기로 결정하면서 21세기 워드는 그렇게 어둠 속으로 묻히게 된다.[9]

4 기능[편집]

벡터 폰트를 사용해서, 글씨체를 최소 100%에서 최대 600%까지 확대할 수 있다. 단, 100% 단위로만 확대할 수 있는 제약이 있다.

설정 파일(21SET.EXE)을 통해 글자색과 배경색을 RGB 컬러로 0에서 63색까지 조절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최대 262,144색의 배경색 글자색을 지원한다. 아래아 한글 2.0 버전은 색깔 있는 폰트를 집어넣을 수 있지만, 배경색 이 최대 8색까지만 사용할 수 있는데 반해, 21세기 워드프로세서는 문서 안에 색깔이 있는 글씨를 집어넣는 건 불가능하지만, 다양한 색깔의 배경을 설정 파일에서 정할 수 있음으로서 그 당시로서는 매우 미려한 작성 환경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점만은 아래아 한글보다 낫다고 볼 수 있는데, 아래아 한글은 DOS를 지원하는 마지막 버전인 아래아 한글 3.0까지만 해도 배경색 색상을 VGA의 기본 색상인 16색까지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시 유행하던 윈도우 3.1의 인터페이스를 의식한 탓인지 편집창을 최대 5개까지 지원할 수 있으며, 가상 메모리를 지원하여 아래아 한글 1.X에서 지원하지 않는 대용량의 문서 파일도 처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아래에 키보드 자판 형식으로 어떤 키를 누르면 그 글자가 뜰 수 있다고 알려주는 기능을 지원함으로써 원하는 글자가 무엇인지 찾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5 각주

  1. 청년, 이스트소프트, 이스트소프트, 2013, 15~17p.
  2. 워드프로세서 한글 최초 상용 ‘아래아 한글’ 문화재 된다, 뉴스탭, 2013.06.21
  3. 청년, 이스트소프트, 이스트소프트, 2013, 17~18p.
  4. 청년, 이스트소프트, 이스트소프트, 2013, 19p.
  5. 청년, 이스트소프트, 이스트소프트, 2013, 20~21p.
  6. 청년, 이스트소프트, 이스트소프트, 2013, 22~25p.
  7. 청년, 이스트소프트, 이스트소프트, 2013, 26p.
  8. 청년, 이스트소프트, 이스트소프트, 2013, 28~29p.
  9. 이스트소프트㈜, 한글워드 “21세기 2.0” 개발포기 선언, 전자신문(etnews), 1995.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