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식별번호 통합

(010 번호 통합에서 넘어옴)

대한민국 이동통신 식별번호를 ‘010’으로 통합하는 정책. 본래 이동통신 식별번호는 011 ~ 019까지 있었으나, 특수 용도로 사용한 012 ~ 015는 제외하고 음성통신에 사용한 5개 식별자(011, 016, 017, 018, 019)를 하나로 통합했다.

통합 경위[편집 | 원본 편집]

우선 통신망 식별번호 체계가 난장판이 된 이력을 알아야 한다. 원래 정부의 방침은 서비스별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것이었으나[1] 셀룰러 제2통신사인 신세기통신이 단독 식별번호를 새로 받아갔고[2], 원래 PCS는 018를 나눠주기로 계획했지만 017의 사례를 지렛대로 사용해 PCS 사업자들이 동등하게 사업자별 식별번호를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3] 이것이 관철되어 011, 016, 017, 018, 019 5개 식별번호가 투입되었다.

휴대전화 시장에서 통신사들은 자신들의 식별번호를 브랜드 가치에 적극 활용했다.[4] 특히 시장 선두를 달리는 SK텔레콤은 “SPEED 011”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웠다. 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 식별번호가 일종의 브랜드로 굳어가는 걸 경계했고, 2002년에는 유무선통신 식별자를 삭제하고 북미 번호 체계처럼 하나의 전화번호 체계로 통합한다는 안을 내놓았다.[5]

계획은 심각한 반대에 직면했고[6], 후발주자인 KTF와 LGT는 SKT의 번호풀을 공용으로 사용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7] 정통부는 우선 이동통신에 한해 IMT-2000용으로 할당한 '010X' 식별번호를 확대해 2004년 신규 가입자부터 할당되는 이동통신 식별번호를 010으로 통합했다.[8]

통합 절차[편집 | 원본 편집]

  • 다음에 해당하는 신규 이동통신 회선은 ‘010’ 식별번호를 부여받는다.
    • 2004년 1월 1일부터 SK텔레콤에 가입하는 신규 회선
    • 2004년 7월 1일부터 KTF에 가입하는 신규 회선
    • 2005년 1월 1일부터 LG텔레콤에 가입하는 신규 회선
  • 위 기간 이전에 가입해 ‘01X’ 식별번호를 부여받은 회선은 사용자가 원할 경우 010 식별번호로 전환할 수 있다.
    • ‘01X’ 식별번호를 부여받은 회선은 차세대 서비스(3G, 4G)로 전환시 원칙적으로 010 식별번호로 전환해야 한다.[9]
    • 이동통신사업자는 ‘01X’ 식별번호 전환시 사용자에게 최대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번호안내 서비스, 구번호 통화연결, 번호예약 등)
  • 통신사의 진행상황
    • KT : 2012년 3월 19일 CDMA 서비스 종료.
    • SKT : 2020년 7월 27일 CDMA 서비스 종료.
    • LG U+ : 2021년 6월 30일 CDMA 서비스 종료.

CDMA 서비스가 최종적으로 2021년 6월 30일에 종료됨에 따라, 01X 회선의 발신이 2021년 7월 1일 부로 전면 중단되었으며, 한시적으로 010 적용을 유예받아 2G에서 01X로 번호이동하여 3G 이상의 서비스를 가입한 회선은 자동으로 010 번호로 전환되었다.

통합 이후[편집 | 원본 편집]

비슷한 시기에 번호이동성 제도가 같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통신사들은 통합 전에 마지막 고객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였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의 마지막 기회 광고가 있다. ‘010’으로 통합된 이후에는 새로운 식별번호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다가, 3G로 넘어가면서 각자 사정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했다.

차세대 통신을 사용하려면 ‘010’ 전환을 강제했기에, 2011년에 ‘01X’ 회선 사용자들이 연합해 "개인의 결정권을 침해했으니 위헌이다"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2013년 각하되었다.[10] 주요 요지는 전화번호는 개인 소유가 아니라는 것.

통신기술의 발달로 이동통신망에 접하는 기기가 늘고, 한 사람이 2개 이상의 전화기를 가지는 경우도 늘어나 번호 할당이 증가하면서 전화번호 할당 여유분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11] 우선 예비율이 10% 이하로 떨어진 SKT는 타사의 빈 번호를 쓸 수 있게 했지만, ‘01X’ 미전환 회선을 위해 010 번호를 예약해둔 탓도 있어 유연성이 크게 늘진 않았다. 이에 대해 통화 기능이 없는 사물인터넷 기기에 012 식별번호를 할당하는 등 수요 분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장의 변화로 2G 가입자가 계속 줄어들면서 회선당 수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유지하는 시설은 그대로인데 가입자는 계속 감소해왔기 때문. 이때문에 2G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SKT와 LG U+는 할인혜택과 꼼수을 제공하며 ‘01X’ 2G 고객을 3G나 4G로 유인하고만 있다. KT가 2G 종료하면서 겪은 사태를 봤기 때문에 쉽사리 강제하기 어려운 탓이다. 2017년에는 ‘01X’ 회선 갯수가 100만개 이하(2G 전체는 300만)로 내려갔으며, 주파수 반납 시점을 36개월 앞둔 2018년중 완전 통합 계획을 시작할 계획이다.[12]

한편 3번의 지진을 거치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는 데, 긴급재난문자의 존재이다. 2G 단말기도 긴급재난문자 수신이 가능하긴 하나, 탑재가 의무는 아니었기 때문에 가끔 해당 기능이 없는 단말이 있다. 또한 해외에서 들여온 2G 스마트폰 또한 안전디딤돌 이외의 수신 수단이 없기 때문에 재난문자를 받기 위해서는 번호를 버리고 LTE로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다. 정책 일몰년도와 맞물려 찾아온 재난의 위협은 정책 당국자와 통신사에겐 내심 반가운 일이었다는 듯 회선 전환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우선 2018년 3월 말부터 “재난문자를 받지 못하는 CDMA 기종”에 한해 시범적으로 LTE 단말(보급형 저가 스마트폰 기종)을 무상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13] 고객 사용 패턴을 생각했다지만 무상 제공 기종이 형편없고, 2G 요금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기존 정책과 똑같아 큰 진전은 보지 못했다.

결국 SKT가 2019년 연내 종료를 외치며 24개월간 월정액 70% 할인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막바지 손님몰이에 나섰다.[14] 이에 호응하여 정부도 2020년 6월 CDMA 종료 허가를 내주었고, LG U+도 비슷한 형태의 보호조치를 전제로 2021년 6월 CDMA 종료 허가를 받았다.[15] 이로써 PCS의 난으로 시작한 01X의 역사가 마감되었다.

외부 참조[편집 | 원본 편집]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