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십자가를 어깨에 지고

2016년 강릉 인권영화제 개막식에서 강릉 민들레교회 교인들의 합창.

2016년 10월, 광화문 천막카페 주관으로 매주 열리는 목요문화제에서 언덕나무 최영민 목사의 인도로 참가자들이 함께 불렀다. 동영상을 자세히 보면 목사가 스마트폰을 보고서 읽는데 아무리 봐도 내용이 이 문서다(...)

개요[편집 | 원본 편집]

민중가요 작곡가이며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으로 현재는 목사인 주현신이 1986년에 작사, 작곡한 민중찬양이다. 이사야서 61장의 표현을 개사하여 작사하였다. 1992년에 '평화의 아침을 여는 이'라는 제목으로 민중찬양 앨범을 낼 때 수록할 계획이었으나 내용이 당시 높으신 분들의 심기를 심하게 거스르는 내용이라 심의에서 떨어진 곡이다.

가사[편집 | 원본 편집]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에게 아름다운 소식 전하고
마음 상한 자 고침을 포로된 자 자유를
갇힌 자 놓임을 슬픈 형제 위로를
주여 나 여기 있나이다
보내소서 고난의 땅 삼천리
반도의 십자가 어깨에 지고
해방의 그 날까지

여호와께서 나를 사도로 삼으사
죽음의 거리에 가슴 벅찬 평화 외치고
반역의 어둠 사르는 순교자의 불길로
억눌린 민중 해방을 찢긴 겨레 통일
주여 나 여기 있나이다
보내소서 고난의 땅 삼천리
반도의 십자가 어깨에 지고

해방의 그 날까지
반도의 십자가 어깨에 지고-1.png

1절은 그냥 이사야서 61장을 튠에 맞춘 것이지만, 2절 내용이 웬만한 민중가요 이상으로 과격한 관계로 노태우 정권 당시에 심의에 걸리고 말았다. 사실 작곡자 입장에서는 장청노래선교단 활동을 하면서 내놓은 야심작들 가운데 하나인데 이게 심의에 걸린 것은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본인이 직접 밝혔음). 현재도 공식 음원은 존재하지 않고, 감청전국연합회에서 내놓은 비합법 테이프를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다.

'여호와께서 나를 사도로 삼으사'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비유적인 표현으로써 그 악명 높은 신사도 운동과는 무관하다. 애초에 작곡자인 주현신 목사는 WCC 계열이고 이 곡 역시 WCC의 신학 노선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 반면 신사도 운동가들은 WCC를 매우매우 혐오한다. 그냥 혐오하는 정도가 아니라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과 연관지어 종교통합을 획책하는 적그리스도라느니 프리메이슨의 배후 조종을 받는다느니 이런 식으로 음모론을 유포시킬 정도이다. 교계에 떠도는 WCC 관련 음모론 상당수의 진원지가 바로 이 신사도 운동이다. 그리고 이게 나오던 1986년에는 신사도 운동이란 건 있지도 않았다.

'반역의 어둠 사르는'이라는 표현은 3년 후에 '참교육의 함성으로'를 지을 때 재활용되었다. '굴종의 삶을 떨쳐 반역의 어둠 사르고 이제 교육 동지 힘차게 전진한다.'

여담으로 원래 제목은 아예 대놓고 '반도의 십자가를 어깨에 지고'였다(...) 한국을 '반도'로 지칭하는 네티즌들보다 적어도 20년이나 일찍 '반도'라는 표현을 그런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용도[편집 | 원본 편집]

진보 개신교에서 남북 화해와 평화통일에 관한 예배를 드리거나 데모를 할 때 많이 부르는 찬양이다. 공식 음원이 없음에도 민중해방과 평화통일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담아내고 있는 내용이라서 주로 남북통일 문제를 다루는 자리에서 굉장히 많이 불린다.

백창우, 류형선, 심지어 뜨인돌의 곡조차도 대다수의 민중찬양에 NL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반면, 이 곡은 NL 성향과 PD 성향이 모두 나타나고 있다. '억눌린 민중 해방'은 PD, '찢긴 겨레 통일'은 NL의 최우선 과제이며 목표인데, 이 두 가지 모두가 신앙인으로서 짊어져야 할 시대적이고 역사적인 소명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