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필리버스터를 시도 중인 미국의 정치인 버니 샌더스

필리버스터(Filibuster)는 의회에서 다수가 폭주를 할 경우 소수가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고의적이고 합법적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일련의 행동이다. 무제한 토론(無制限 討論), 합법적 의사진행방해(合法的 議事進行妨害)라고도 번역한다.

1 개요[편집]

특별한 제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발언을 길게 하거나, 단상에 느리게 나가거나, 불필요한 요식 절차를 칼 같이 따르는 등 법안의 상정을 지연시켜 입법을 무력화시키는 모든 행동을 말한다. 무분별한 발동을 막기 위해 보통 발언에 시간 제한을 두거나 발동 절차를 엄격히 규정해두고 있다.

물론 필리버스터를 시도한다고 해서 소수가 다수가 되는 것은 아니고, 최대한 소수쪽의 의견을 집어넣기 위해 협상할 시간을 끄는 것이다.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필리버스터를 해도 다수결에서 밀려 안건이 통과되는 경우가 많다.

2 국가별 사례[편집]

2.1 대한민국[편집]

대한민국 국회 창설 당시에는 무제한 발언을 보장하여 별도의 제도적인 장치가 없었으나, 1972년 유신헌법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본회의 발언 15분 제한이 생기면서 발언을 통한 필리버스터가 한동안 금지되었다. 2013년 국회법이 개정(국회선진화법)되면서 필리버스터가 제도화되었다[1]. 필리버스터가 없을 경우 교섭단체간 협의로 15분 이내에서 시간을 정하며, 2019년 현재 5분을 제한으로 두고 있다.

제도화된 필리버스터는 재적의원 3의 1 이상의 서명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하면 '무제한 토론'으로 발동할 수 있으며, 발언의 시간 제한이 사라지나 발언은 안건에 대한 것만 해야한다.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 위해선 재적의원 3의 1 이상의 서명과 5의 3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한다. 만일 무제한 토론이 계속 이어져 회기 종료 시점을 지나면 무제한 토론도 같이 종료되며, 안건의 표결은 다음 회기로 넘어가지만 필리버스터를 다시 신청할 순 없다.

단, 예산안 및 그 부수의안의 경우 그해 12월 2일~31일에는 무제한토론을 신청할 수 없게 해둬, 연말 예산안의 원활한 처리를 도모한다.

필리버스터가 걸리면 다수파는 국회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없다. 토론을 이을 의원이 없거나 토론 종료가 선언되면 즉시 표결로 넘어가기 때문인데, 소수파가 집결하여 종료를 선언하고 날치기 표결을 해버리면 다수파가 낭패를 보게 된다.

2.1.1 사례[편집]

  • 1964년 4월 21일 김대중 의원 구속동의안 저지 연설
    동료 의원인 김준연 의원의 구속동의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국회의장이 연설에 질려 산회를 선언할 때까지 제6대 국회 제41회 20차 본회의에서 5시간 19분 동안 연설을 하였다. 국회의장이 산회를 선언함에 따라 표결도 무산되어 저지되었고, 대한민국 기네스 기록으로도 수록되었다.
  • 1969년 8월 29일 박한상 의원 3선개헌 저지 연설
    박정희 대통령의 행정부에서 제출한 3선 개헌 허용을 골자로 하는 6차 개헌을 저지하기 위해 박한상 신민당 의원이 제7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71회 2~3차 회의에서 10시간 15분 동안 연설을 하였다. 결과는 알다시피 실패로 돌아갔다.
  • 2016년 2월 야당 연합 테러방지법안 저지 연설
    테러방지법 상정에 항의하기 위해 새누리당을 제외한 야당 의원들이 합심하여 192시간(약 8일)간 무제한토론을 진행했다. 국회선진화법 입법 후 첫 필리버스터.

2.2 미국[편집]

미국의 경우 동화책을 읽거나 영화 이야기를 하는 등 발언 내용에는 제약을 두지 않으나, 발언 도중에 몸을 기대거나 화장실을 가거나 음식물·물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대신 한번 발언하고 내려오면 끝인 한국과 달리 미국은 잠시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두고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발동 요건에 있어서도 한국보다 허들이 훨씬 낮다. 다른 의원의 서명이나 요청 같은 것 필요 없이 그냥 의원 1명이라도 필리버스터를 시작하면 자동으로 발동되는 것.

1957년 민권법 심의과정에서 스트롬 서몬드 민주당 상원의원이 이에 반대하여 24시간 18분동안 필리버스터를 한 것이 최장기록이다.[2]

2013년 9월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이 오바마 케어가 포함된 정부 예산안 표결을 막기 위해 21시간 19분간 필리버스터를 발동한 바 있다. 그는 동화책을 읽거나 스타워즈 이야기를 하면서 의사 진행을 지연시켰다.[3] 다만 해당 안건은 크루즈 의원 본인도 찬성표를 던지며 만장일치로 통과되었기 때문에 일종의 퍼포먼스로 취급하는 시선도 있다.

2.3 영국[편집]

추가바람

3 각주

  1. 국회법 제106조의2(무제한토론의 실시 등)
  2. 필리버스터, DJ 5시간·샌더스 8시간…김광진은?, 한겨레, 2016.02.23.
  3. 미 상원의 의사 진행 방해 '필리버스터', 미국의 소리, 2015.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