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도

(퐁슐레-슈타이너 정리에서 넘어옴)

Construction

사전적인 정의는 그림이나 설계도 따위를 그리는 일을 말한다. 하지만 작도라 하면 보통 기하학에서의 작도를 이른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직선과 원을 가장 기본적이고 우아한 도형이라 생각하였고, 자연스레 직선을 그리는 도구인 자와 원을 그리는 도구인 컴퍼스만으로 다른 도형을 그리는 방법을 연구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눈금없는 자와 컴퍼스만을 사용해 다른 도형을 그리는 작업을 유클리드 작도라고 부른다. 하지만 당시의 컴퍼스는 지금의 컴퍼스와는 조금 다른데, 현대의 컴퍼스는 선분의 길이를 옮길 수 있지만 당시의 컴퍼스는 종이에서 때면 원상태로 돌아가서 선분의 길이를 옮길 수 없는 형태였다. 즉, 현대의 컴퍼스는 "고대의 컴퍼스 + 디바이더"인 셈. 여기서 눈치가 빠른 사람은 왜 학교에서 작도를 가르칠 때 현대의 컴퍼스를 사용하냐고 물을 수 있는데, 이는 현대의 컴퍼스와 고대의 컴퍼스가 수학적으로 동일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서술.

기본적인 작도[편집 | 원본 편집]

눈금없는 자와 컴퍼스만으로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동작은 아래와 같다.

  1.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을 그리기
  2. 한 점을 중심으로하고, 다른 점을 원주 위의 점으로 하는 그리기.
  3. 두 직선의 교점 찾기.
  4. 두 원의 교점 찾기.
  5. 원과 직선의 교점 찾기.

참고로 개요에도 설명이 되어 있듯이, 선분의 길이를 옮기는 것은 기본적인 동작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기본적인 동작들을 살펴보면, 직선과 원이 기본적인 동작들로 그릴 수 있는 모든 도형임을 알 수 있다. 이를 대수적으로 볼 때 직선은 일차식이고 원은 이차식이며 이들의 교점을 찾는 것은 두 식을 연립하는 것에 해당한다. 따라서 기본단위길이를 1이라 했을 때 두 직선을 연립하여 일차식의 해를 찾음으로써 모든 유리수 길이를 작도할 수 있고, 원과 직선, 원과 원을 연립하여 이차식의 해를 찾음으로써 정수에 사칙연산과 제곱근을 사용하여 만든 수들을 길이로써 얻을 수 있다. 따라서 3대 작도 불능 문제를 보면 우선 각을 작도하는 것은 두 길이의 비, 즉 코사인 값을 작도하는 것과 같은데 임의의 각의 삼등분선 작도는 [math]\displaystyle{ \cos3\theta=4\cos^3\theta-3\cos\theta }[/math]에서 3차식의 해를 구해야하므로 직각을 삼등분하는 특수한 경우 이외에는 작도가 불가능하다. [math]\displaystyle{ \sqrt[3]{2} }[/math] 작도는 세제곱근이 들어가므로 3차식을 풀어야되서 작도가 불가능하고, [math]\displaystyle{ \sqrt{\pi} }[/math]의 작도는 초월수이므로 작도가 불가능하다. 이 작도가능성에 대한 내용은 수학과 학부 대수학에서 체의 응용으로 다루지만 이처럼 초등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예시[편집 | 원본 편집]

  • 각의 이등분선
Bisection construction.gif
  1. 꼭짓점에서 적당한 반지름의 원을 그린다.
  2. 원과 직선의 교점에서 적당한 반지름의 원을 그린다. 다른쪽 교점에서도 똑같은 반지름의 원을 그린다. 중요한 것은 두 원이 만나야 한다.
  3. 꼭짓점에서 두원의 교점을 지나는 직선을 그린다.

원리는 합동인 두 삼각형을 그리는 것이다.

  • 선분의 수직이등분선
Perpendicular bisector.gif
  1. 선분의 양 끝점에서 적당한 반지름의 원을 그린다. 중요한 것은 두 원이 만나야 한다.
  2. 두 원의 교점을 지나는 직선을 그린다.

원리는 합동인 두 삼각형, 그리고 원의 반지름과 현이 직교한다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더 다양한 기본 작도는 여기를 참조하자.

컴퍼스 동등 정리[편집 | 원본 편집]

영어로는 Compass Equivalence Theorem이라 부르며, 고대의 컴퍼스와 현대의 컴퍼스가 동등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정리이다.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한 선분([math]\displaystyle{ \overline{BC} }[/math])과 선분위에 있지 않은 한 점([math]\displaystyle{ A }[/math])이 주어졌을 때, 그 점에서 선분의 길이를 반지름으로 가지는 원을 그릴 수 있음을 보이면 된다. 단, 눈금없는 자와 고대의 컴퍼스만 사용 가능. 증명은 다음과 같다.

Euclid2.svg
  1. [math]\displaystyle{ B }[/math]를 중심으로 하고 점 [math]\displaystyle{ C }[/math]를 지나는 원을 그린다. 이 원을 원 [math]\displaystyle{ B }[/math]라고 한다.
  2. [math]\displaystyle{ A }[/math]를 중심으로 [math]\displaystyle{ B }[/math]를 지나는 원을 그린다. 반대로 점 [math]\displaystyle{ B }[/math]를 중심으로 [math]\displaystyle{ A }[/math]를 지나는 원도 그린다. 그럼 두 원은 점 [math]\displaystyle{ D }[/math]에서 교차한다.
  3. [math]\displaystyle{ \overline{DB} }[/math]의 연장선과 원 [math]\displaystyle{ B }[/math]가 만나는 점을 [math]\displaystyle{ E }[/math]라 하자 (두 교점 중 점 [math]\displaystyle{ D }[/math]에서 먼 쪽).
  4. [math]\displaystyle{ D }[/math]를 중심으로 [math]\displaystyle{ E }[/math]를 지나는 원을 그린다.
  5. [math]\displaystyle{ \overline{DA} }[/math]의 연장선과 원 [math]\displaystyle{ D }[/math]의 교점을 [math]\displaystyle{ F }[/math]라 하자. 이제 [math]\displaystyle{ \overline{AF}=\overline{BC} }[/math]임을 보일 것이다.
  6. 우선 [math]\displaystyle{ E }[/math]가 원 [math]\displaystyle{ B }[/math] 위에 있으므로, [math]\displaystyle{ \overline{BE}=\overline{BC} }[/math].
  7. [math]\displaystyle{ \triangle{ADB} }[/math]가 정삼각형이므로, [math]\displaystyle{ \overline{AD}=\overline{BD} }[/math].
  8. [math]\displaystyle{ E }[/math][math]\displaystyle{ F }[/math]가 원 [math]\displaystyle{ D }[/math] 위에 있으므로, [math]\displaystyle{ \overline{DE}=\overline{DF} }[/math].
  9. 따라서 [math]\displaystyle{ \overline{AF}=\overline{DF}-\overline{DA}=\overline{DE}-\overline{BD}=\overline{BE}=\overline{BC} }[/math].

여러 가지 작도[편집 | 원본 편집]

  • 컴퍼스만 사용

모르-마스케로니 정리(Mohr-Mascheroni Theorem)에 따르면, 유클리드 작도가 가능한 도형은 컴퍼스만 사용해서도 작도가 가능하다. 단, 컴퍼스만으로는 직선을 그을 수 없기 때문에 직선 위의 두 점을 찍는 것만으로 끝낸다. 이 정리는 덴마크의 수학자 게오로그 모르(Georg Mohr)가 1672년에 발견하였으나 어째서인지 잊혀졌다가 1928년 덴마크의 헌책방에서 발견되었다. 안습 또한 이 정리는 이탈리아의 수학자 로렌조 마스케로니(Lorenzo Mascheroni)가 1797년에 독립적으로 발표하였다.

이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작도 5개가 컴퍼스만으로 가능함을 보이면 되는데, 1번은 위에 설명했고, 2번과 4번은 자명하므로 3번과 5번만 보이면 된다. 다만 이 증명이 상당히 까다로워서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현대에 와서는 좀 더 간단한 증명이 발견되고 있다. 직접 도전해볼만한 작도는 컴퍼스만으로 선분의 중점 찾기. 어렵지 않으므로 도전해보자.[1]

  • (눈금없는)자만 사용

퐁슬레-슈타이너 정리(Poncelet–Steiner theorem)에 따르면, 유클리드 작도가 가능한 도형은 눈금없는 자만 사용해서도 작도가 가능하다는것이다. 단, 한 원과 그 원의 중심이 주어져야 한다. 또한, 원이 주어졌는데 중심이 없다면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원의 중심이 주어졌을 때 원의 일부만, 즉 만 있어도 정리는 성립하며, 이는 1904년에 이탈리아의 수학자 프란세스코 세베리(Francesco Severi)에 의해 밝혀졌다. 이 정리는 1822년에 프랑스의 수학자 장-빅터 퐁슬레(Jean-Victor Poncelet)에 의해 제기되었으며, 1833년에 스위스의 수학자 제이콥 슈타이너(Jakob Steiner)가 증명하였다. 여기서 눈금없는 자에는 이나 도 포함된다.

이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작도 5개가 원의 중심과 호가 졌을 때, 눈금없는 자만으로 가능함을 보이면 된다. 1번과 3번은 자명하고, 원을 그리는 것은 원의 중심과 원주 위의 한 점을 찍는 것으로 끝낸다. 실제로 증명해야 하는 것은 4번과 5번.

  • 눈금있는 자와 컴퍼스를 사용

뉴시스(Neusis) 작도라고 하며, 이 작도에서는 3대 작도 불능 문제 중 임의의 각의 3등분과 세제곱근의 작도가 가능하다. 그 외에도 정칠각형 이라든가 정구각형 같은 도형도 작도가 가능하다.

  • n차원 작도

약간 미친 소리 같지만, 임의의 차원에 대한 작도 이론도 존재한다. n차원에서의 작도는 n차원 공간에서의 몇 개의 점으로 부터 시작하여 [math]\displaystyle{ \mathbb{E}^n }[/math] 자, [math]\displaystyle{ \mathbb{E}^n }[/math] 컴퍼스만을 사용하여 n차원 도형을 그리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math]\displaystyle{ \mathbb{E} }[/math]는 유클리드 작도를, [math]\displaystyle{ n }[/math]은 차원을 말한다. 도구에 대해 설명하자면, [math]\displaystyle{ \mathbb{E}^n }[/math] 자는 일반적인 위치에 있는 n개의 점이 주어졌을 때, 그 점을 지나는 [math]\displaystyle{ \mathbb{E}^n }[/math] 평면을 그리는 도구이며, [math]\displaystyle{ \mathbb{E}^n }[/math] 컴퍼스는 한 점을 중심으로 하고 다른 선분의 길이를 반지름으로 하는 [math]\displaystyle{ \mathbb{E}^n }[/math] 구면을 그리는 도구이다. 또한 [math]\displaystyle{ \mathbb{E}^k }[/math] 평면은 [math]\displaystyle{ \left(k-1\right) }[/math]차원의 평면을 말하고, [math]\displaystyle{ \mathbb{E}^k }[/math] 구면은 [math]\displaystyle{ \left(k-1\right) }[/math]차원의 구면을 말한다. 뭔 개소리야[2]

  • 고장난 컴퍼스를 사용

눈금없는 자와 컴퍼스를 사용하긴 하는데, 컴퍼스가 고장나서 반지름이 고정되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걸로 가능한 간단한 작도는 선분의 중점 작도나, 주어진 선분에 평행한 직선 작도 등이 있다.[3]

  • 종이접기

정사각형 모양의 종이가 주어졌을 때, 그 종이 위에서 주어진 점, 혹은 직선을 찾는 작도를 말한다. 수직이등분선나 각의 이등분선 작도가 쉬우며, 이를 이용해 3대 작도 불능 문제라 알려진 임의의 각의 3등분이나 세제곱근 작도가 가능하다.[4]

기타[편집 | 원본 편집]

수많은 수학자들의 뻘짓의 결과로 작도가 가능한 도형과 작도가 불가능한 도형이 많이 밝혀진 상태이다. 작도가 불가능한 도형의 대표주자는 3대 작도 불능 문제라 불리는 임의의 각의 삼등분선 작도, [math]\displaystyle{ \sqrt[3]{2} }[/math] 작도, [math]\displaystyle{ \sqrt{\pi} }[/math] 작도가 있다. 정다각형의 경우에는 가능한 도형이 있고 불가능한 도형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오각형은 작도가 가능하다. 참고로 이 때문에 3, 4, 5의 2n배수 정다각형은 작도가 가능하다. 또한 페르마 소수([math]\displaystyle{ 2^{2^{n}}+1 }[/math]형태의 소수) 정다각형은 작도가 가능함이 알려져있다. 알려진 페르마 소수는 3, 5, 17, 257, 65537 뿐이며, 정삼각형, 정오각형, 정17각형, 정257각형의 작도법은 알려진 상태이다. 하지만 정65537각형의 작도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5] 반면 작도가 불가능한 정다각형은 정칠각형 등이 있다.[6]

관련 항목[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풀이는 여기
  2. 더 자세한 내용은 카이스트 논문을 참조.
  3. 풀이는 중점작도, 평행선 작도 참조.
  4. 자세한 내용은 여기 참조.
  5. 정 17각형의 작도법은 여기, 정257각형의 작도법은 여기 참조
  6. 뉴시스 작도에서는 정칠각형도 작도가 가능하다. 뉴시스 작도에서도 불가능한 정다각형은 정11각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