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네스

페네스(フェネス)는 크리스타니아 사가의 무대가 되는 세계 포세리아에 나오는 가공의 신격이다. 주기의 신수왕, 숲의 은늑대라고 불린다.

설명[편집 | 원본 편집]

크리스타니아 대륙을 다스리는 신수 중 하나. 다섯 신수왕 중 하나이자 신수들의 좌장이기도 하다. 권속은 실버 울프.

원래는 달의 신으로서 지고신 파리스와 암흑신 파라리스의 남동생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아레스크라스트 대륙에서도 지명도가 낮긴 하지만 달을 관장하는 신으로서 이름은 알려져 있다.

주기의 신수왕[편집 | 원본 편집]

'주기'란 크리스타니아 전체를 통괄하는 거대한 질서이자 바깥 세계와 크리스타니아를 구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 주기의 신수왕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페네스는 크리스타니아의 최고 관리자라 할 수 있는 존재다.

행적[편집 | 원본 편집]

관련 작품군에서 드러난 페네스의 행적은 다음과 같다.

신화 시대[편집 | 원본 편집]

과거 신들의 대전 때, 빛의 진영과 어둠의 진영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중립을 선언한 '중립신'들이 있었다. 페네스를 좌장으로 한 이들은 싸우기보다는 일단 세계의 완성 쪽을 서두른 일파였는데, 암흑신 파라리스는 중립조차 용납하지 않아 휘하의 드래곤 로드(용왕)들을 보내 그들을 사냥한다.

중립신들은 추적을 피해 달아나다가 멀고 먼 남쪽의 신천지에 이르지만, 머지 않아 도래할 드래곤 로드들의 대군세에 대한 염려로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런데 그때 문뜩 페네스가 묘책을 짜내니, 본래의 몸을 버리고 짐승의 육신을 입음으로써 추적자들의 이목에서 벗어나자는 것이었다. 페네스가 앞장서 은빛 늑대의 몸을 입자 다른 이들도 각기 동물을 골라 깃들었고, 과연 드래곤 로드들은 그들을 찾아내지 못한다. 다만, 페네스의 기지 덕에 목숨을 건지긴 했으나 짐승의 몸은 신들이 원래 가졌던 육체와는 너무 달랐기에 중립신들의 힘은 격감하게 된다.[1]

이렇게 짐승의 몸이 된 신들을 신수(神獣)라고 부른다.

주기의 시대[편집 | 원본 편집]

비록 중립신들이 본래 몸을, 신의 육체를 잃었다고는 하나, 세계를 완성하고자 하는 열망마저 상실한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페네스가 동물의 몸을 빌려서까지 살아남으려 한 건 세계 창조를 완수하기 위함으로, 그는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 자신이 도달한 신천지, 크리스타니아를 완전한 세계로 만들고자 한다.

페네스의 이러한 생각은 즉각 신수들의 호응을 얻었고, 그들은 회합을 가져 의견을 모아 크리스타니아를 완전케 할 방안을 마련하니, 그것은 '불변의 신수왕' 루미스의 결계, 훗날 '신의 성벽'이라 불리는 높다란 절벽으로 대지를 융기시켜 혼돈의 영역인 바다로부터 떼어내고, 마찬가지로 혼돈의 산물이자 변화를 초래하는 '시간'을, 자신들이 짠 완전무결한 예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주기'로 대체한다는 것이었다. 일정하게 거듭되는 순환을 통해 일체의 혼돈을 배제하고 완전을 이루겠다는 발상이었는데, 이렇게 신수들의 총의에 의해 확립된 주기는 이윽고 크리스타니아의 절대 법칙이 된다. 이른바 주기의 시대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페네스는 주기를 비롯해 크리스타니아의 대소사를 논의하는 신수 회합의 장으로서 수천 년의 세월 동안 크리스타니아를 무사히 이끈다.

주기의 끝과 그 이후[편집 | 원본 편집]

그러나 그런 평화와는 별개로, 사실 애당초 주기 적용 초기부터 고민족(古の民)의 맹렬한 반발[2][3][4]로 인해 크리스타니아 전체를 주기로 통제한다는 원래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데다, 또 그로부터 한참 뒤의 일이긴 하나, 대백조의 신수 후지가 회합의 판단에 불만을 품어 자신의 지배지역인 다낭을 신의 성벽 아래로 하강시키는, 주기의 미비를 드러내는 사건이 발생하고, 결정적으로 크리스타니아의 절대자가 되고자 했던 야심가, '지배의 신수왕' 바르바스가 여러모로 부적합한 짐승의 몸 대신, 신의 힘을 고스란히 담아낼 제대로 된 '그릇'을 찾아내는 바람에 주기 체제는 심대한 위기에 봉착한다.

결국 새로운 육체를 손에 넣은 바르바스가 신왕(神王)을 자처하며 전쟁을 일으키고, 또 그 여파로 주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질적인 무리, 암흑민족과 신민족이 크리스타니아 본토로 유입되면서 주기는 사실상 붕괴하게 된다. 이에 페네스는 대응책을 찾고자 회합을 개최해 신수들을 불러모으지만, 토론 끝에 그 불가함을 깨닫고 끝내 주기의 포기를 선언한다. 비단 현상을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만이 아니라 회합에 참관한 피조물들의 모습을 통해 주기, 나아가 그로 대변되는 자신의 간섭이 더 이상 불필요함을 납득한 것이었는데, 그로써 신화 시대 이래 계속해서 크리스타니아를 규율하던 질서, 주기는 종언을 고하고, 신수들은 통치 일선에서 물러난다. 주기의 신수왕으로서 페네스가 남긴 마지막 말은, "크리스타니아의 미래를 보이라."였다.

다만, 페네스를 위시한 신수들이, 자신들이 주체가 돼 미래를 이끄는 것을 관두긴 하나, 크리스타니아를 저버린 건 결코 아니기에, 가만히 피조물들을 지켜보다가 그들의 능력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생기면[5], 힘을 보태주고 있다.

각주

  1. 사실 엄밀히 말해 약해졌다기보단 몸이 맞지 않아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지만….
  2. 왜 반대했냐면 고민족은 신의 영혼 뿐만 아니라 그 육체까지도 숭배하는 자들이었는데, 그들 관점에서 보자면 동물의 몸을 입은 신수는 더 이상 신이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괴이한 존재들이 주기니 뭐니 별 이상한 소리를 해대며 자신들의 운명을 멋대로 좌우하려 들자 이를 거부한 것. 심지어 고민족은 살아남은 신수들보단 되려 온전하게 부활할 여지가 있는 죽은 신들을 더 중시하였다.
  3. 여기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렇지 않아도 줄곧 이들을 마뜩찮게 여기던 루미스는 고민족이 주기마저 거부하려 들자 크게 분노해 아예 그들을 재액을 초래하며 세계의 완성을 방해하는 무질서, 즉 혼돈으로 규정하고 직접 나서 소탕하려 한다. 추후 '전란의 대주기'라 칭해지는 큰 소동이었는데, 결론만 놓고 말하자면 놀랍게도 고민족이 루미스를 막아내는 데 성공한다!
  4. 명색이 신수왕인 루미스가 그들을 굴복시키지 못했던 건 고민족이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저항한 탓도 있지만 전투가 너무 격렬해지자 그 여파가 크리스타니아 전역에 미쳤고, 이를 우려한 페네스가 싸움을 제지했기 때문. 결국 고민족이 살던 포레슬 지방은 주기에서 제외된다.
  5. 예를 들자면 '백안의 용왕', 드래곤 로드 아르고스의 봉인이 풀렸을 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