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신부/작중 행적/3기 1부

2기 완결 이후, 정확히는 2기 2부 14화(크롤카가 무명사에서 폭주한)에서 일주일 후의 시점이다.

구출(1화~12화)[편집 | 원본 편집]

패트릭은 뜻밖의 소식을 전해들었다. 크로미가 연단술사들에게 붙잡혔다는 것이다. 크로미는 패트릭과 마가레타에게 가족 그 자체였다. 허나 크로미는 호문쿨루스고, 대다수의 비밀 조직들은 호문쿨루스를 만들어진 생명이라며 부정적으로 생각해왔다. 연단술사나 교회도 마찬가지. 크로미가 연단술사들에게 어떤 일을 당할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만, 교회가 그녀가 석방될 수 있게 도와줄 리 없다. 패트릭은 따로 연단술사들에게 연락을 넣어 봤지만, 응답은 오지 않았다.

패트릭은 마가레타와 함께 무명사에 왔다. 새로 대스승이 된 종정 스님에게 크로미의 일에 대해 상담할 생각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당분간 그를 도울 생각이기도 했다. 종정 스님은 크롤카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조언했다. 크롤카는 쉬타카두르와 맞먹는 물리력을 지녀, 연단술사 조직 전체가 덤비더라도 당해내지 못할 강자였다. 또한 어떤 비밀 조직에도 속해있지 않아, 다른 분쟁을 일으킬 여지도 없다. 패트릭은 그의 조언대로 크롤카를 찾아갔다. 크롤카가 연단술사 총본산에 가서 억류된 크로미를 석방하면, 그녀의 포인트무버 능력으로 패트릭과 마가레타를 비롯한 무명사 사람들을 총본산으로 이동시켜, 그곳에 감금되어 있는 다른 이들을 구출할 생각이었다. 계획은 성공하여, 발루치와 크로미는 무사히 구출되었고, 총본산에 억류되어 있던 연단술사들도 모두 무명사로 데려올 수 있었다. 연단술사들의 새로운 수장 이선생은 “최근 있었던 연단술사들의 만행은 왕제천이란 자가 주도한 것이고, 본인은 무력하여 그의 전횡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다...

Omen(12화~14화)[편집 | 원본 편집]

마루에 홀로 앉아 있는데, 종정 스님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크로미와 마가레타는 별채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같이 있어주는 게 좋지 않겠소?” 그러나 지금 본인이 간다면 크로미에게 잔소리만 늘어놓을 테니,(...) 크로미가 기운을 추스른 후에 만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패트릭은 무명사의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감탄했지만, 종정 스님은 이곳은 위험하니 빨리 떠나는 것이 좋다고 딱 잘라 말했다. LC가 모든 것을 치료하기에, 오래 있을수록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종정 스님은 자신이 대스승이 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 했다. 그는 수십 년간 무명사에서 지냈다. 노쇠한 지금의 몸으로 이곳을 나선다면, 그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설혹 종정 스님이 타락하여 대스승의 권력을 남용한다 해도, 무명사에 속박된 몸으로는 비밀 조직들과 이 세상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 또한 종정 스님은 무명사를 나서지 않을 것이고(불도를 닦는 몸으로 자살을 할 수는 없으므로) 무명사는 어떤 생명도 죽지 않게 하는 곳이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그는 쉬타카두르가 그랬듯이 영원히 대스승으로서 헌신해야만 한다. “진정으로 개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소이다.” 종정 스님은 자신의 상황을 그렇게 표현했다.

종정 스님은 너무 자기 이야기만 했다면서, 화제를 바꿨다. 패트릭은 잠시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사실은 종정 스님에게 할 말이 있기에 마루에 앉아 미리 기다리고 있던 것이기도 했고.. 패트릭이 종정 스님을 찾아온 데는, 그를 돕는 것이나 크로미를 구하는 것 외에 다른 이유도 있었다. 패트릭은 호문쿨루스 라크리모사를 거론했다. “그가 여기에 왔을 때 뭔가 이상한 낌새 같은 것 못 느끼셨습니까? 어떤 프로핏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가 무명사에 도착했을 즈음에 일입니다. ‘지옥’에서 ‘인류의 적’이 될 씨앗이 자라나고 있다고.” 패트릭은 라크가 인류의 적이 될 만한 인물인지 물었다. 종정 스님이 패트릭에게 되물었다. “단지 남자 호문쿨루스라는 게 ‘인류의 적’이 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시오?” 패트릭은 자신의 생각을 털어 놓았다.

패트릭은 신학생이었던 시절 이런 고민을 하곤 했다. 교회에서는 창조론을 믿는다. 창조론이란, 생명은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주장이다.[1]모든 생명에는 신이 부여한 어떤 의미가 존재한다는 것. 패트릭이 보기에, 인간은 신체적으로 다른 동물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집단을 이루어 살아야 한다. 또한 신체 구조상 살기 위해서 자원을 소비해야만 한다. 집단의 규모가 커지면 필요로 하는 자원의 양도 커지게 된다. 그리하여 집단의 수요가 그들이 소유한 땅이 공급해줄 수 있는 자원의 양을 초과하게 되면, 집단 간에는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즉 인간이란 살기 위해, 동족 살해를 저지르도록 만들어진 존재다. 이는 언젠가 지구가 인류가 필요로 하는 자원을 감당하지 못하는 날이 오면, 인류가 자멸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닐까? 호문쿨루스는 인간 이상의 힘을 지니고 있어서 집단을 이룰 필요가 없다. 무언가를 먹지 않아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불로의 몸을 가지고 있어서, 자손을 남기는 것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점 때문에, 패트릭은 호문쿨루스는 인간을 보완한 새로운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아딤이 라크리모사를 남기고 가는 것이, 그 ‘자멸’의 때가 가까워 왔다는 ‘멸망의 징조’라고 생각하시오?” 종정 스님의 표정이 굳어졌다...

괴짜 신부(15화)[편집 | 원본 편집]

패트릭과 종정 스님은 별채로 향했다. 파즈39는 조금 있다 올 거라 한다. “그나저나 당신도 참 별종이로군.” 종정 스님은 패트릭을 기이하게 여겼다. 종교가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한 것이나, 아딤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신부가 흔히 할 만한 행동은 아니기 때문이다.

허허, 우리가 이 세상에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아딤은 그 중에 하나겠죠. 세상 모든 일을 다 안다는 듯이 자기 생각을 종교에 우겨넣으려 하는 것처럼 바보 같은 짓이 어디 있겠습니까.

제 신앙은 오랜 역사가 있는 만큼 많은 잘못 또한 저질렀습니다. 마녀사냥, 면죄부.. 하지만 그중 가장 나쁜 건 바로 현실을 위해 거짓 신화를 꾸며댄 일이죠.

중세에는 사제들은 왕이나 귀족의 계급 제도를 지탱하고, 자신들의 지위를 보존하기 위해, 거짓으로 신화를 만들어버렸습니다. 그중 하나는 악마나 천사들에게 인간처럼 계급을 붙이고, 그것을 마치 진실인양 세상에 퍼뜨린 것이지요. 죽은 뒤의 세상에도 계급이나 지위가 있고, 그건 신성한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죠. 그리고 왕과 귀족을 정한 건 자신들의 신이니, 사제의 권한을 넘보지 말라는 것도 있죠. 누구보다도 평등을 이야기해야 했을 자들이, 현실과 타협해서 권력을 가지려고 한 거죠.

문제는 그 잘못된 신화들이 시간이 흘러서 진짜로 굳어졌다는 것에 있습니다. 로가텐이 믿음을 매개체로 그걸 진짜 현실로 불러오니까요. 로가텐의 힘으로 그 수많은 거짓이 진짜가 되어 이 세상에 나온다면... 제가 믿는 종교의 죄가 아무런 상관없는 일반인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게 될 겁니다. 그럼 그거야말로 신성모독이겠죠.

패트릭의 말을 듣고 종정 스님이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의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까지 걱정하는 건가?
역시 당신은 별종이오, 패트릭 신부.
허허, 죽고 나서 신을 뵈었는데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잖냐, 한번 말하면 못 알아 처먹냐?”
라고 혼내시면 큰일 아닙니까?
혹시 내가 죽어서 당신네 신 앞에 불려 가면 좋게 소개 좀 해주시겠소?
글쎄요..
우선 ‘제가 말한 그 분이 맞죠?’라고 스님을 놀릴 겁니다.
째째하긴..

각주

  1. 이 말을 듣고 종정 스님은 "나도 눈이나 팔이 좀 더 달렸으면 편했을 거 같다고 생각은 해봤다."라며 시크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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