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Unter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1월 12일 (일) 20:04 판
CD 앨범

음반(音盤, 영어: Record 레코드)은 소리를 기록한 매체이다.

역사

근대의 과학 기술 발전과 함께 소리를 저장하려는 시도 또한 시작되었는데, 최초로 성과를 낸 것은 19세기 말엽이었다. 1877년 토머스 에디슨의 실린더형 축음기가 최초로 소리의 녹음, 재생에 성공했다. 그러나 에디슨의 축음기는 대량생산이 어려웠고 음질 역시 좋지 못했다. 이후 1887년 에밀 베를리너가 금속 원판 형태의 표준시간 음반(Standard-Play, SP)을 발명해냈고 이것이 음반의 효시가 되었다. SP는 에디슨의 실린더를 제치고 약 50년간 음반의 주류를 차지했으나, 재생 시간, 내구도, 음질 등에 문제가 있었다. 이에 1948년 콜롬비아 레코드에서 신소재 플라스틱을 사용해 기존 SP의 단점을 크게 개선한 장시간 음반(Long Play, LP)을 발표했다. LP는 이후 음반 매체의 표준이 되었다. 이후 카세트 테이프, CD, USB 메모리 등 시대에 따라 음반의 형태는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아날로그 시대가 끝나고 디지털 시대가 되자 음반의 개념은 크게 변화했다. 소리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는 기술이 상용화되자, 소리의 기록 매체인 음반의 수요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디지털 음원의 공유, 스트리밍이 대중화되며 음반의 실용성은 극히 낮아졌다. 음악가, 음반사 측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방도를 찾고 있다.

음반의 종류

  • SP: Standard-Play. 표준시간 음반으로, 흔히 78rpm 음반이라는 명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면당 2분 30초 정도의 재생이 가능했으나 개량을 거쳐 9분까지 재생할 수 있게 되었다. 구리 재질이라 축음기의 재생용 바늘을 마모시키는 데다 열과 습기에 약하다. 내구도가 낮아 재생을 거듭하면 할수록 음질이 점점 떨어진다. 19세기 말~20세기 초까지 널리 쓰였으나 LP의 등장 이후 밀려가다 1963년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 LP: Long Play. 장시간 음반. 플라스틱 재질이라 바이닐(Vinyl) 음반이라고도 불린다. 한 면당 초기에는 22분, 개량 이후는 30분을 재생할 수 있었으며 음질 역시 SP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다. CD의 등장 이전까지 음반의 주류를 차지했으며 21세기 이후로도 매니아층이 있다.
  • EP: Extended Play. 콜롬비아의 LP에 대항하기 위해 1952년 빅터 사에서 개발했다. 면당 7분 30초만 재생할 수 있었지만 음질은 LP와 같고 기존의 SP 음반용 축음기로도 재생할 수 있었다. LP의 아성을 꺾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사용되었다.
  • 카세트 테이프
  • 컴팩트 디스크
  • DVD
  • 블루레이 디스크
  • USB 메모리
  • SD 카드

음반의 발매 형식

싱글

싱글 음반(Single Record)은 1~3곡이 담겨있는 음반을 말한다.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음반의 발매 형태이며, SP 시절부터 존재한 가장 오래된 발매 형식이다. SP 시절의 음반은 재생 길이의 한계로 앞면에 1곡, 뒷면에 1곡으로 음반 하나에 2곡만이 담길 수 있었다. SP의 몰락과 LP의 등장 이후로도 싱글 음반은 7인치 음반[1] 형태로 꾸준히 발매되었다. CD 시대에는 CD의 원가가 워낙 쌌기 때문에 특별한 전용 규격 없이 일반적인 CD의 형태로 유통되었다.[2] 디지털 음원이 보편화된 현재 싱글 음반은 '디지털 싱글'로서 음반 없이 다운로드/스트리밍만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음반의 앞면을 A사이드, 뒷면을 B사이드라 해서 A사이드에는 "표제곡"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얻을 만한 대표곡을 싣고 B사이드에는 아티스트의 의향에 맞는 곡을 넣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는 CD 시대에서도 여전히 지속되어서 인기곡 하나에 실험적인 한두 곡을 넣은 싱글 음반이 많았다. 이러한 B사이드 곡은 보통은 인기를 얻지 못하지만 예상 외로 A사이드의 표제곡이 묻힐 정도의 히트를 치기도 하고, 이런 B사이드 곡만을 모은 컴필레이션 앨범이 발매되기도 한다. 현재 디지털 싱글에서는 이러한 구분은 거의 사라진 상태로 통상 "커플링 곡"이라고 부른다.

앨범

앨범(Album)은 여러 곡이 들어있는 음반을 말한다. 앨범의 기원은 SP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SP가 보급된 이후 대중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음악들이 음반으로 출시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수요가 제일 컸던 것이 《카르멘》, 《호두까기 인형》 등의 클래식 음악이었다. 그러나 그런 음악들은 SP의 재생 시간의 한계로 음반 한 장에 수록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에 음반사들은 궁여지책으로 곡을 여러 장의 음반으로 나눠 담은 다음 사진첩(Album) 형태의 케이스에 담아 판매했는데 이것이 앨범의 시작이 되었다. 이후 여러 곡을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LP가 보급되자 앨범은 음반의 주요 형식이 되었다.

초기의 앨범은 단순히 여러 곡을 모아놓은 음반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1965년 비틀즈의 앨범 《Rubber Soul》을 기점으로 예술 형식으로서의 "앨범"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앨범이 단순히 여러 곡들을 모아놓은 것만이 아니라 주제, 곡 사이의 유기성, 기승전결 등을 고려해야 하는 하나의 작품이 된 것이다. 이는 대중음악에 큰 질적 성장을 가져다 주었다. 현대에도 대중음악의 음악성을 따지는 데에는 앨범이 큰 비중을 차치하고, 대부분의 음악가들은 앨범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대한민국에서는 기형적 시장으로 인해 197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 디지털 음원이 대중화될 때까지 앨범이 음반 시장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타이틀곡이라는 한국만의 독특한 구조가 탄생했다.

EP

익스텐디드 플레이(Extended Play, EP)는 음반의 발매 형식 중 하나이며, 미니 앨범(Mini Album)이라고도 불린다. 주로 5~6곡이 들어있고 재생시간 30분 이하인 음반을 가리킨다. 동명의 음반 규격으로부터 비롯되었다. 1952년 등장한 EP는 LP의 재생 시간을 채울 만큼 곡이 많지 않은 신예 뮤지션들이나 LP를 발매하기엔 자금 사정이 넉넉치 못하던 인디 뮤지션들, LP로 내기에는 부족하고 그렇다고 싱글로 내기에는 곡들이 남아돌던 기성 뮤지션들이 사용하던 음반 형식이었다. 음반 규격으로서의 EP가 사장된 이후에도 발매 형식으로의 EP는 존속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앨범에 밀려 거의 사용되지 않다가 2000년대 후반 아이돌 열풍 당시 빅뱅이 《ALWAYS》를 발매하며 대중화되었으며, 2019년 현재 한국 음반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각주

  1. 지름 7인치, 즉 약 18cm의 45rpm LP.
  2. 싱글 음반용으로 24분 분량의 미니 CD가 나왔으나 일본에서만 사용되었다.